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11:55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기고
일반기사

국가예산,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우범기 전북도 정무부지사

우범기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우범기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전라북도는 2014년 국가예산 6조원 시대에 진입한 이후 5년만인 2019년도에 7조328억원을 확보하며 비로소 7조원 시대에 진입했다. 2020년 2년 연속 7조원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사상 최대규모인 8조2675억원을 확보하여 불과 2년 만에 8조원 시대를 개막했다.

필자가 부지사에 부임하던 2019년은 2020년도 정부예산안이 한창 마무리되어 가던 시기였다. 당시에는 전라유학진흥원, 익산 왕궁 휴폐업 축사, 장애인복합커뮤니티센터 등 많은 쟁점 예산이 산재해 있었다. 2019년 국회 단계, 2020년 정부안 편성단계, 그리고 그해 국회 단계를 거치면서 모든 쟁점 사업의 예산을 반영했다.

국가예산 확보는 흔히들 발품 행정이라고 하는데 필자의 오랜 경험에 따르면 발품 행정보다 더 중요한 원칙이 있다. 첫째는 창의적 사업설계, 둘째는 설득과정, 셋째는 효율적인 집행 등 세 가지다. 물론 예산 관계자를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서 설명하고 때로는 읍소하는 발품 행정만큼 중요하고 확실한 전략은 없다. 다만, 앞서 언급한 원칙이 수반되지 않으면 그 이상의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그동안 기획재정부, 더불어민주당 예산결산수석전문위원, 광주광역시 경제부시장, 전라북도 정무부지사를 두루 거치면서 얻은 교훈이다.

국가예산확보의 첫 번째 단계인 사업설계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각 지방자치단체가 만든 수많은 사업기획안이 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 중앙부처와 정부출연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그만큼 사업설계는 예산확보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중앙정부 즉, 각 부처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사업을 설계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 동향과 최신트렌드를 정확히 읽어내고 지역의 문제와 연결고리를 찾아 정부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맞는 사업을 만들어야 한다. 사업의 최종수혜자가 요구하는 수요를 정확히 담아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

두 번째 단계는 설득과정이다. 설득은 통상 설명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설득에도 기본원칙이 있다. 내가 아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것이 설득의 지름길이다. 그리고 모든 사업을 한꺼번에 확보하려고 하는 것만큼 비효율도 없다.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확히 정한 다음 하나씩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가예산확보를 위한 마지막 단계는 효율적인 집행이다. 예산은 필연적으로 편성, 집행, 결산 등의 환류 과정을 거치게 된다. 확보한 예산을 설계한 목적대로 집행하고 성과를 내는 것은 다음 단계의 예산을 확보하는 중요한 동력이 된다.

지금은 내년도 정부예산안 부처 편성단계가 끝나고 기재부 심사가 한창이다. 8월 말까지 2차, 3차 심의를 거쳐 정부예산안을 확정하고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부처 단계에서 반영되지 않은 사업은 앞서 언급한 예산확보 원칙에 따라 다시 한번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지금이라도 사업설계를 정부 정책 방향에 부합하게, 또 수혜자 중심으로 변경하고 예산당국이 궁금해하는 쟁점을 해소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예산은 고도의 정치적 산물이라 했다. 내년 대통령·지방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과 후보자들로부터 수많은 공약이 쏟아질 것이다. 새로운 정치 지형과 정책 환경의 흐름 속에서 실리를 얻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 필요한 시기이다. /우범기 전북도 정무부지사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