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5 04:11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수해 진상규명 뒷짐 진 민주당 국회의원들

415 총선에서 압승한 전북지역 국회의원들은 전북도가 마련한 첫 정책간담회에서 원팀을 강조하며 역동적으로 일하겠다고 다짐했었다. 도민 이익과 전북발전에 관한한 한 목소리를 내며 정치력을 극대화, 성과를 내겠다는 뜻이겠다. 불과 두달 전의 일이다. 그런데 국회 등원 두달째인데도 역동성은 찾아볼 수 없고 현안 대응에 뒷짐을 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례 없는 폭우 피해에 기민한 대응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시점은 수해가 확산된 원인을 규명하고 피해복구와 보상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최대 현안이다. 아울러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는 입법을 통해 보완할 것은 보완하고, 지원방안을 강구할 것은 강구하는 등의 주민 눈높이 대책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다 아는 것처럼 남원지역과 무진장지역 등 도내 거의 전역이 심각한 폭우피해를 겪었다. 주민대책위가 지적한 바와 같이 용담섬진강댐 방류 조절 실패로 피해가 크게 확산됐고, 이에따른 원인규명은 시급하다. 원인이 규명돼야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 대책도 마련될 것이다. 피해보상 역시 원인 규명이 우선돼야 보상주체와 보상규모도 가려진다. 또 피해가 큰 소규모 읍면동 마을에 대해서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시급한 현안이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북 국회의원들은 이와관련한 입장 표명이 없다. 수해복구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할 일 다했다는 식이다. 전남과 천안 등 다른 지역 국회의원들의 활약과도 대비된다. 오히려 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조사특위 또는 대책위 구성, 환경부장관 및 수공사장 면담, 수공본사 앞 1인 시위 등 주민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지역 국회의원들 무기력한 원인은 중진 국회의원이 없는데다 중앙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우려했던 취약한 정치력과 일당 독주 현상의 폐해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중앙당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직무유기이자 존재할 이유도 없다. 말로만 원팀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전북현안에 대해서는 역동적인 활동을 통해 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 9월 국회는 예산국회다. 국가예산과 사업, 정책현안들 역시 이런 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8.19 17:06

희망을 보다

탁경진 재경도민회 사무총장협의회장 얼마전 전북이 고향인 국회의원 당선축하 행사가 재경 전북도민회 주관으로 서울의 P호텔에서 있었다. 전북출신 연고 국회의원,애향단체 주요임원,전북과 연고가 있는 각급 기관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서로 소통하고 아름답고 품격있는 행사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애향심을 고취하는 행사였다고 생각한다. 제21대 국회의원 300명중 우리고향 지역구 국회의원10명과 출향인중 전북출신과 연고가 있는 국회위원 36명으로 총 46명이 함께 하였다. 필자는 애향단체 임원으로 참가하여 몇몇 의원들과도 격의없는 대화도 가질 수 있는 행운도 얻었다. 중진 고향출신 국회의원이 당선자 전원을 소개하고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소감을 발표하는 의원들마다 진한 고향애를 느낄수 있었으며 이분들이 합심하면 우리 전북에 크고 작은 국책 사업등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참석한 의원들은 이구동성으로 고향의 정과 고향의 민심으로 희망의 씨앗을 뜸뿍 받아 국가를 위해 일할수 있는 기회를 주어 감사하다는 내용과 출향인 국회의원들은 어머니 품속같은 따뜻하고 포근한 내 고향을 위해서라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와 단합의 자리였다고 본다. 덕담과 고향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오늘만 같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늘 행사가 주는 의미는 아주 좋았다고 보면서 몇가지 당부하고 부탁하고 싶다. 모임 때 분위기처럼 서로 다짐하고 고향을 위해서 함께 하겠다는 초심을 끝까지 가져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전체 국회의원들의 약 15%가 우리 전북과 연관이 있고 함께 하겠다고 다짐한 만큼 우리 전북의 지자체별 크고 작은 현안 사업등이 산적해 있는 내용들을 우리고향의 발전을 위해서 물꼬를 터주는 역할과 어떤때는 교두보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소망해 본다. 아울러 지역구 의원분들은 현장과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고향을 자주방문 하겠지만 출향인 의원분들은 고향을 자주 방문한다는 것은 지역구 민생해결 현안사업 해결 등 의정활동으로 고향방문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러나 고향인들은 고향을 찿아주는 그자체가 큰 영광이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고향의 크고작은 행사를 통해서 고향의 존재감을 느끼고 고향인들이 각 분야에서 국가발전에 공헌하고 있음을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존경하고 있다. 고향방문은 고향사람에게는 큰 위안과 희망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시간을 자주 내지는 못하겠지만 고향을 자주 찿아주기를 부탁 드리고 고향인들은 먼 객지에서 찿아오는 자식들 이상으로 환영하고 반갑게 맞이할 것이다. 금번 행사를 주관한 재경 전북도민회 회장 및 관계자 분에게도 감사함을 전하고 묵묵히 고향발전과 화합을 위해 선봉자적 역할을 다하고 있는 재경시군민회 사무총장께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코로나19의 상황 속에서도 전북사랑이란 순수한 마음으로 소중하고 의미있는 자리에서 전북인의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하고 고향발전에 초석이 되겠다는 당찬 모습에서 고향발전의 희망을 보았다. 전북인으로 국가정책,입법을 다루는 국회의원 분들에게 늦은감은 있지만 다시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사명감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후대에 귀감이 되는 영원한 자랑스러운 전북인의 표상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탁경진 재경도민회 사무총장협의회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0.08.19 16:21

국토부의 시설물유지관리업종 폐지정책은 한국 건설산업을 퇴보시킨다

이기원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전라북도회장 국토교통부에서 2018년 3월 건설산업혁신위원회를 만든 후 2년 3개월이 지난 지난 5월 건설산업생산체계 개편 방안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지금 각 건설단체등에서는 많은 반발이 일어나고 있어서 누구를 위하고 무엇을 위한 건설혁신 개편안인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개편방안을 보면 전문건설업종 29개를 통폐합시켜 14개업종으로 줄이는데 그중 시설물유지관리업을 폐지하고 유지관리업 자격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25년간 신기술 축적과 노후시설물의 유지 보수 보강공사를 아무 탈 없이 수행하였는데, 갑자기 새로운 유지관리공사 자격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정부에서 시설물의 안전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도입한 업종이 바로 시설물유지관리업이다. 그 후 벌써 25년간 업역실적을 쌓았고 전국에 7200개 업체와 6만여 기술자들이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노후 시설물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에 시설물유지관리 기능의 전문성을 키우는 것은 국민생활의 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지금 국토교통부에서 추진하는 건설산업 혁신방안 중에 전문건설업종을 대업종화하는 방안은 29개로 분류된 전문건설업종을 14개 내외로 줄이는 것으로, 3만개 이상의 면허수가 줄어들게 됨에 따라 약 7만명 이상의 전문기술자가 실업자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 역행하는 실업자 양산이 아니고 무엇인가? 시설물유지관리업은 전세계 각 나라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육성 발전시키려고 하는데 우리 국토부는 거꾸로 시설물유지관리업을 만들어 놓고 왜 다시 없애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건설업 면허를 어떤 것은 살리고 어느것은 죽이는 것이 혁신이 아니다. 국토부는 해외 사례가 없다는 궁색한 논리를 전개하고 있는데 자기들이 만들어 놓고 없애겠다고 하는 것이 말이나 되는지 의문이고, 지금 전문건설업 29개 업종 중 건설분야 면허 18개 중 10개 업종 이상이 개편안에 반대하고 있다. 국토부의 건설산업 혁신계획 수립 이전에 2017년 3월 국토연구원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건설시장은 시장구조, 기술특성, 시장경쟁등을 종합해 볼 때 전문업종은 실내건축공사업, 시설물유지관리업, 건물설비공사업, 시설물축조공사업, 기반조성공사업, 조경공사업 등 6개 업종으로 분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이미 3년 전에 결론을 낸 바 있다. 이 당시에는 건설산업 업역개편 등에 관심이 전혀 없었던 때에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가장 바람직한 보고서이므로, 2017년 국토연구원의건설시장 여건 변화에 대응한 건설업역체계 합리화 방안을 다시 한 번 직시하고, 업종개편 혁신안을 이해 당사자인 모든 건설단체 등 업계를 배제하고 한국 건설산업의 문제점을 바로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제3의 해외 전문 컨설팅기관에 과감하게 맡겨야 한다. 2017년도 대한민국 건설 신기술 등록현황에 따르면 870건 중 유지관리공사 분야가 30%인 247건이고, 그 247건중 시설물유지관리업 업체가 50%인 118건의 신기술을 개발하였다. 이렇게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시설물유지관리업을 없애겠다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건설산업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고, 건설산업을 퇴보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기원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전라북도회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0.08.19 16:21

‘비정규직 우대 임금제도’를 도입하자

윤준병 국회의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으로 의정활동을 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심화되고 있는 노동의 양극화를 완화하고 바로잡고 싶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노동시장의 유연화라는 미명 하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비정규직이라는 고용 형태가 노동의 양극화를 초래한 주요 요인이다. 그간 경영계는 고용 유연성 확보를 명분으로 비정규직을 확대해 왔지만, 정규직 근로자와 동일한 수준의 노동을 요구하면서도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낮은 임금과 열악한 처우를 제공하는 등 비정규직 제도를 비용을 줄이는 수단으로 악용한 측면도 있다. 통계청 자료(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는 정규직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 간의 임금 및 처우의 차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317만원, 이에 비해 비정규직 근로자는 정규직 근로자 월평균 임금의 54.6% 수준인 173만원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 가입률의 경우 정규직 근로자는 87.2~91.5%에 달하지만, 비정규직 근로자는 37.9~48.0%에 불과했다. 아울러 정규직 근로자의 91.7%가 퇴직급여를, 86.4%가 상여금을, 60.9%가 시간외수당을, 80.1%가 유급휴가를 받은 반면 비정규직 근로자의 퇴직급여상여금시간외수당유급휴가 수혜율은 각각 42.9%, 38.2%, 25.9%, 33.0%로 정규직 근로자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나타났다. 동일 노동의 경우 고용안정을 보장받은 정규직 근로자가 임금 등 처우에서도 비정규직 근로자에 비해 높은 것은 그 자체로 차별적인 행위이다.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 근로자를 임금 등 처우에서도 정규직 근로자에 비해 열악하게 만드는 현행 고용체계는 사회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 정규직 근로자가 고용안정고임금 모두를 보장받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근로자 간 계층 분리는 심화 되고, 사회적 갈등은 고조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비정규직의 경우 사회적 약자나 소외계층으로 인식될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일자리는 그 누구도 선호하지 않게 되어 노노 간의 갈등을 심화시키며, 결국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당초 취지도 상실될 것이다. 따라서 노동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비정규직의 불필요한 양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필자는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의 갈등구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동일 노동이라도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 근로 여건에서의 임금이 신분이 보장되는 근로 여건에서의 임금보다 높게 운영될 수 있는 제도를 도입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지금이 소위 비정규직의 우대임금제를 도입할 적기라고 판단해 (가칭) 비정규직 우대임금법(패키지4법) 입법 준비를 하였다. 근로기준법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고용정책 기본법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와 사용사가 비정규직 근로자의 처우를 정규직 근로자의 처우보다 우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이를 균등한 처우로 보도록 하는 규정을 반영하였다. 비정규직의 우대임금제 도입은 비정규직에 대한 패러다임의 대전환이기에 입법동의 과정에서 사회적 논의와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도 기울여 나갈 것이다. 노동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비정규직 우대임금법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앞으로도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다양한 민생법안을 만들어 나갈 것임을 약속드린다. /윤준병(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정읍고창)

  • 오피니언
  • 기고
  • 2020.08.19 16:20

코로나19 확산 심각, 방역수칙 반드시 지켜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추세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시작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질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지난 연휴 동안 수도권지역 확진자 수가 1000명에 육박하는 데다 서울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수만 460여 명이 넘었다. 대구 신천지교회발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단 감염사례로는 최대 규모인 데다 연휴기간 서울 광화문 집회에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주도적으로 참가함에 따라 다시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걱정된다. 전북도 지난 연휴동안 서울 사랑제일교회 교인과 해외 입국, 수도권 방문자 등을 통한 감염 확진자가 18일 현재 9명에 달해 방역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 도내에 거주하는 서울 사랑제일교회 교인 34명 가운데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들이 서울 집회 참가 및 고속버스 이용 등으로 추가 확진자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전북 4748번 확진자는 서울서 전북 44번째 확진자와 접촉했던 것으로 확인돼 2차 감염자로 드러났다. 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은 매우 엄중한 상황이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코로나19 감염증이 확산되고 또한 2차, 3차 감염사태가 이어지면서 대유행 초기 단계를 맞고 있다. 전국에서 n차 감염이 확산되면 제방이 무너지듯 그동안 잘 통제해오던 국가 방역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다. 정부는 조만간 서울경기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들어갈 방침이다. 수도권 교회에서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어린이집 콜센터 병원 군부대 경찰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 지난 6월말 6명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최근 사흘 새 9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집단 감염 우려가 높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느슨해진 경계심을 다시 세워야 한다. 모임과 외출 자제,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의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 하는 생각은 큰 오산이다. 만약 국가 방역체계가 무너지면 우리가 감당해야 할 사회적 경제적 부담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우리 공동체 모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방역수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8.18 19:08

‘주민소환’

김제 시민들이 뿔났다.동료의원 불륜스캔들로 전국 망신살을 뻗친 김제시의회 때문에 자존심이 상한 것이다. 전례가 드문 일이라 사태 투이를 지켜 보다가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성 추문이 불거진 뒤에도 막장드라마를 연출했던 당사자 두 의원은 제명됐고, 늑장 대처로 오히려 화를 키운 온주현 의장을 상대로 주민소환(탄핵)을 추진하고 있다. 말 그대로 시민들 명예를 깎아 내린 책임을 직접 묻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출한 셈이다. 온 의장을 바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불륜 스캔들에 이어 후반기 의장선거를 둘러싼 의혹 때문이다. 주민소환 추진위는 의장이 불륜 사건이 공개돼 비난이 빗발치고 언론 표적이 됐음에도 신속한 징계를 하지 않아 사태를 악화시켰다면서후반기 의장선거 에서도 불륜 여성의원의 캐스팅보트 덕분에 1표 차로 당선된 것 아니냐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주민소환 절차는 온 의장 지역구(김제 나선거구) 유권자가 2만9000명 임을 감안할 때 5800명(20%)이 서명해야 가능하다. 이 소환투표가 2007년 시행된 이후 3차례 추진됐지만 모두 정족수 미달로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결과야 어찌됐든 이번 주민소환 카드는 신선한 충격이다. 유권자가 결자해지에 나서 투표로 뽑힌 의원을 재평가 함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 일지도 모른다.지방의회 무용론이 계속 제기될 만큼 이들의 전횡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권인사개입은 물론 갑질성추문 등이 대표적이다. 오죽하면비리 온상으로 낙인 찍혀 정당공천 이라는 연결고리를 끊고자 시도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지방의회는 1991년 풀뿌리 민주주의가 부활하면서 무보수 명예직으로 출발했다. 초기엔 정치 신인들이 대거 등장해 의욕적인 활동으로 주민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기초 의원으로 시작해 단체장을 거쳐 중견 정치인으로 거듭난 이도 적지 않다. 하지만 견제장치가 작동되지 못함으로써 권력집단으로 변질되고 2006년 유급제 이후엔 평균연봉 3858만원의직업인이 된 것이다. 일부 이지만 이들의 궤도이탈은 이미 선을 넘었다. 동료 의원을 성추행해 재판에 넘겨지거나 억대 도박에 휘말려 체면을 구기는 가 하면 음주운전과 해외연수 추태는 단골메뉴가 된 지 오래다. 심지어 골프채로 아내를 때려 죽이고 ATM기에 놓고 간 현금을 슬쩍 훔쳤다가 들통 난 시의장도 있다. 파렴치 범죄로 쇠고창을 차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2018년 지방선거 출마자 중 40%가 전과자다. 끝 모를 추락은 이뿐 아니다. 황제 의전요구에 공무원들은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또 걸핏하면 감투 싸움과 밥그릇 챙기면서 벌이는 이전투구 양상은주민 대표자란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자정능력을 상실하면 이번 김제시의회 처럼 유권자가 회초리를 들 수밖에 없다. 주민소환이 늘어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은 왜 일까.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08.18 19:08

코로나19 확산 와중에 의료계 집단행동이라니

수도권에서 나흘 연속 세자릿 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서 의료계가 집단파업을 강행할 태세다. 대형병원의 핵심 인력인 전공의들이 지난 7일 24시간 파업을 벌인데 이어, 2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또한 대한의사협(의협)도 지난 14일 하루 파업에 이어 오는 2628일 2차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도내의 경우 지난 7일 전공의들의 파업과 지난 14일 개원의들의 휴진 때 병원급 의료기관과 지방의료원 등이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원에 나서고, 집단휴진 참여 의원도 도내 전체의 35% 정도에 그쳐 당초 우려와는 달리 의료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공의들이 무기한 집단행동에 나서고, 개원의들이 3일간이나 문을 닫게 되면 문제는 달라진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도내에서도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큰 의료공백이 걱정된다. 가뜩이나 홍수 피해도 계속 늘고 있는 상황에서 민심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비대면 진료 육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의료계의 파업은 정부 계획의 철회를 요구하면서 비롯됐다. 정부는 매년 400명 씩 10년간 한시적으로 의대 정원을 늘려 지역의료 불균형을 해소하고, 공공의료 및 전문 분야 의료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역 의료인력 부족은 여러 통계가 잘 보여주고 있고, 공공의료 및 전문 분야 의료인력 부족 현상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전파율이 높은 감염병이 예고없이 덮치면서 의료인력 부족 사태를 경험한데다 앞으로 더 자주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감염등 전문분야 의료인력도 모자라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의료인의 장기적 양성은 국민의 생명 보호를 위한 유비무환적 의료정책이다. 의료계가 내세우는 주장이 명분이 없어 국민들로부터 제 밥그릇 지키기 차원의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의료 공백 우려 등 국민 불안을 막기 위해선 정부와 의료계가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바란다. 국민 건강을 우선 고려하면 정부와 의료계가 조속히 협상에 나서는게 마땅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8.18 19:08

‘어떻게 살 것인가’에 답을 준 박승 전 한은총재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어떻게 살 것인가.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세상을 헤쳐 나간다. 없는 길을 걷다보면 길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단풍 든 숲속에 두 갈래 길에서 어느 길을 선택할까 망설이기도 한다. 그러한 길이 모여 인류의 역사가 된다. 우리의 근현대사는 가시덤불 같은 험한 길이었고, 그 길에 많은 사람들이 자취를 남겼다. 그 중 선한 영향력을 미친 사람, 특히 노후가 아름다운 분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 김제 백산 출신으로, 올해 84세인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그분이다. 어려서는 역경을 이기고, 젊어서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늙어서는 기부와 나눔을 실천했다. 갈수록 메말라가고, 나와 내 가족만을 챙기는 세태에서 마치 인생의 교과서를 만난 듯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어린 시절 가난한 소작농가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논밭일, 땔감 마련 등 온갖 농사일을 하며 자랐다. 백석초를 졸업하고 이리공고까지 6년간 새벽에 집을 나와 왕복 14km를 걸어 기차통학을 했다. 대학입학시험을 보기 위해 난생 처음 서울에 갈 때는 점심으로 고구마를 싸들고 기차에 올랐다. 서울대 경제학과에 들어가서는 장리나 곱빼기 빚을 얻어 등록을 해놓고 고향에 내려가 농사일을 해서 빚을 갚아야 했다. 고난은 당장 고통스럽지만 큰 길과 기회를 주었다. 다행히 졸업과 함께 한국은행에 합격해 안정을 찾은 것이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해외연수생에 뽑혀 36살의 나이에 미국 뉴욕주립대로 유학을 떠났다. 그리고 2년 만에 석사와 박사를 마쳤다. 송곳으로 바위에 구멍을 뚫듯 공부한 덕분이다. 귀국 후 중앙대 교수로 25년간 후학을 가르쳤으며 각종 공직을 맡아 국가와 사회에 헌신했다. 그는 드물게 보수와 진보정권에서 두루 발탁됐다. 박정희 정부에서 서울신문 논설위원, 전두환 정부에서 금융통화위원, 노태우 정부에서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과 건설부장관, 김영삼 정부에서 대한주택공사 이사장,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한국은행 총재,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자문 국민원로회의 위원으로 국정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노태우 정부에서 분당 일산 등 5대 신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200만호 건설을 진두지휘해 부동산 폭등을 잠재웠고, 한국은행 총재 시절엔 중앙은행 독립을 확고히 했다. 학문분야에서도 한국경제학회장 등을 지냈고 모교인 뉴욕주립대에서 자랑스런 동문상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화려한 경력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노후의 기부 실천이다. 2010년과 2011년 백석초에 도서관 건축비 4억원과 장학금 1억원을 기부했다. 2층으로 된 이 도서관은 98명의 재학생은 물론 지역주민의 문화구심체 역할을 하고 있다. 2018년 김대중평화센터에 7억원, 2019년 이리공고에 7억원의 장학금을 기부했다. 이어 올해 백석초에 또 다시 10억원의 장학금을 기부했다. 이 기금은 하나은행의 신탁자산으로 표면금리 3.17%의 이자가 분기별로 백석초에 영구히 지급된다. 폐교 위기에 몰렸던 이 학교는 그의 고향사랑 덕분에 살아났다. 이번 기부로 최소한의 생활비를 제외한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을 지킨 셈이다. 이와 함께 소외된 사람에게 연봉의 20%를 지원하는 기부의 생활화, 가족만의 검소한 자녀 결혼식, 장기기증 서약 등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해왔다. 그러면서도 그는 단독주택에서 20년 된 소형차를 직접 운전하는 등 검소한 생활이 몸에 배었다. 사람은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간다. 그의 아름다운 인생에 박수를 보내며 나도 조금이나마 닮았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 오피니언
  • 기고
  • 2020.08.18 16:38

전주예고 내년에는 꼭 일반고 전환해 주세요

정태표 전 전주예술고 교장 2006년 교직에서 퇴직한 뒤 특목고인 전주예고에 부임할 당시 기억이 새롭다. 학생들에게 사랑합니다라고 첫 인사를 하자 예술꿈나무들이 크게 환호했다. 학생들은 교장인 필자를 이사도라라고 불렀다. 24시간 돌아다닌다고 해서 학생들이 만들어준 별명이다. 선생님들께도 학생들이 가장 중요하니 사랑과 헌신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아 가르치자고 강조하였다. 그러면서 이사장한테 줄 서지 말고 학생들에게 줄 서라고 농담처럼 이야기 했다. 보람도 있었다. 자찬 같지만 40~50명에 그치던 서울의 대학 진학생을 109명까지 끌어올렸다. 학생에 초점을 맞추고 최선을 다한 결과 대학입시에서 전주예술고가 명문으로 부상했다. 전국 각지에서 전주예고에 오는 학생들도 35%나 되었다. 소녀시대 인피니트가 탄생되고, 전국 무대의 예술마당에는 전주예고생이 두각을 나타날 때의 감회는 늘 뿌듯했다. 2008년 익산 피아노고가 폐교될 때 갈 곳 없는 학생들을 받아들였던 결정도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마땅히 갈 학교가 없어 전북교육청도 난처해 했고 학부모들도 난감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피아노고 학교운영자들이 무능했고 전북교육청이 감독을 잘못해 벌어진 일이지 학생들이 무슨 죄냐며 학생들을 전주예고에서 전격 수용했다. 교원노조 선생님과 학운위도 반대했지만 피아노고 학생들은 피해자다 학생만 생각하자 학생 입 퇴학의 권한은 학교장이다며 반대를 뿌리쳤다. 교육청 직원들도 이런 학교현장의 회의 광경과 열정을 보고 감탄했다. 전주예고는 수업료와 레슨비용을 포함하면 학생 1인당 연간 1천만원 이상을 지출해야 한다. 고등학교가 의무교육으로 수업료 면제를 받지만 전주예고는 이 지원을 받을 수 없다. 그래서 일반고로 전환하려 하는 것이다. 예술교육을 병행하면서 일반고 운영을 하면 학생 부담이 크게 덜어진다. 전주예고는 경영 어려움 때문에 2년째 일반고 전환을 요구했지만 올해도 전북교육청이 미승인 했다. 경남 전남 울산 등의 예고들은 교육청 지원을 받고 있지만 전북은 교육청의 지원이 없다. 필자는 2011년 퇴직했다. 9년이 흐른 사이 학생 숫자는 60% 수준에 그치고 있고 선생님 봉급도 삭감되었다. 법인 전입금 비율이 낮다고 지적하는데 학교법인은 임야 등 부동산 재산이 전부다. 수입창출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능력이 있는 데도 재정을 전입하지 않는다면 처벌을 받을 것이다. 일반직원 과다 문제도 2년 안에 정상화 된다. 어려운 게 아니다. 또 하나는 학생들의 상대적 박탈감이다. 다른 예고들은 일반고로 전환돼 수업료 부담이 없는데 전주예고생은 한 학기에 1백만원 이상 내야 한다. 레슨비 부담도 크다. 학생 학부모 78%가 일반고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수 구하라 사례는 너무 가슴 아프다. 전주예고 1학년을 마치고 수업료 부담 때문에 고향인 광주실업고로 전학을 갔다. 구하라가 만약 3년 동안 전주예고를 다녔다면 극단적 행동은 없었을 것이다. 천진스럽고 웃음이 많았던 학생이었다. 최근에 대전예고는 일반고로 전환했다. 그러면서 모든 권한은 교육감에 있다라고 발표했다. 대전예고처럼 오로지 학생만 생각하면 해법이 나올 것이다. 학생을 사랑하고 선생님들은 우리의 가족이다라는 김승환 교육감의 교육철학은 이 시대 의미가 크다. 전주예고는 1992년 설립된 전북지역 유일한 예술계 특수목적고다. 그런데 재정적 어려움에 봉착해 있고, 고교 의무교육이 실행되는 환경변화를 맞고 있다. 또 대다수 학부모와 학생들이 원하는 만큼 일반고로 전환해 젊은 예술인들이 의무교육의 혜택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정태표 전 전주예술고 교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0.08.18 16:34

조커가 되기까지

이은선 선이오페라앙상블 대표 조커는 태어날 때부터 조커였을까?? 영화를 보고 나온 친한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조커도 힘들었겠네. 나라도 저렇게 될 수 있겠다. 세상의 악인이 태어날 때부터 악하게 태어났을까? 프로파일러 표창원 씨와 희대의 탈옥수라 불렸던 신창원 씨가 다른 점은 성씨 한 글자뿐이나,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 표창원 씨도 어려서 과일서리를 했었고 신창원 씨도 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그런데 그들의 부모님은 다른 선택을 하셨다. 표창원 씨의 아버지는 자식을 야단치고 다시 따뜻하게 품어준 반면에 신창원 씨의 아버지는 자식을 야단치고 바로 소년원에 넣어버렸다. 그 이후 그들은 다른 삶을 살게 되었고 그들은 우리에게 다르게 유명한 사람으로 각인이 되었다. 요즘 뉴스에서는 하루 걸러 한 번씩 아동학대에 대한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아이를 가방에 넣어서 질식사를 시키고, 쇠사슬로 묶고 때리고 학대하는 등 사람이 자라나고 성장하는 데 있어 가장 기초적인 장인 가정에서 이런 일들이 수도 없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다른 곳도 아닌 가정에서,가장 보호받아야 하는 부모에게서 학대를 받는 아이들이 사회에 나와서 어떻게 적응을 하겠고 다른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이 아이들이 어떻게 행동을 하겠는가. 그리고 또 다른 장소인 어린이집,학교에서도 교육자라는 사람들에게 아이들이 당하는 학대 또한 끊임없이 발생한다. 말하지 못하고 힘이 없기에 아이들은 영문을 모른 채 당연하다는 듯 그냥 당하는 것이다. 조커는 태어날 때부터 조커가 아니었다. 아버지에게 버려졌고 어머니는 정신질환자에 본인도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병에 걸렸었고 열심히 살아보려 노력하였으나 모든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악인이 되기까지 그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사실 악인이 되기까지는 우리가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환경들에 노출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악인을 만들어내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어려운 일에 우리가 동참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이 얘기, 저 얘기를 꺼낸 이유이다. 그리고 편견과 선입견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이다. 그 사람이 그렇게 되기에는 어떠한 이유들이 있을 거라 한번 생각을 하고 그의 과거나 지금의 환경에 대해 의문을 품고 그 사람을 궁금해 한다면 미운 마음보다 안쓰러운 맘이 먼저 들 수도 있다. 내 경험상 조금 많이 다른 아이들이나 친구들, 어른들을 보며 왜 저렇게 자라났을까? 생각을 하고 그 사람에 대해 고민을 해보면 꼭 원인이 있더라는 것이다. 세상에 이유 없는 악인은 없다. 어쩌면 내가 소외시켰던, 편견을 가졌던 아이가 위의 사례처럼 부모나 누군가에게 학대를 당했던 피해자일 수도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 아들의 일화를 얘기하자면,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 때 엄마들이 나쁜 친구라 생각하는 아이와 자주 다니는 거였다. 나도 주변에서 저 아이 조심하라고 얘기를 몇 번이나 들었던 터라 아들에게 물었다. 그 친구 어때? 같이 다니는 거 괜찮아? 엄마는 안 좋은 얘기를 좀 들었는데. 난 아들의 답변에 너무 부끄러워졌다. 엄마도 다른 친구들과 똑같이 생각하는 거야? 이 친구가 나랑 다니면서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는 거 아냐? 초등학교 2학년보다 짧은 나의 변변치 못한 생각에 부끄러워 사람을 가려야 한다는 낡은 맘은 버렸다. 우리들도 아이들의 마음으로 누군가를 나쁘다 낙인 찍지 말고 다시 한번 그 친구를 궁금해 하면 어떨까? /이은선 선이오페라앙상블 대표

  • 오피니언
  • 기고
  • 2020.08.18 16:33

권리금을 임대인한테 받는다고요?

의뢰인은 5년 전 권리금을 주고 상가를 임대해 식당을 시작했다. 의뢰인은 계약 기간이 끝나면 식당을 이전할 계획이다. 의뢰인은 권리금을 받기 위해 신규 임차인을 알아보는데, 임대인이 직접 가게를 운영할 거라고 했다. 의뢰인은 이 경우 권리금을 받을 수 있는지 문의했다. 상가 임대차의 권리금 관련 내용만 3회차 쓰고 있다. 임대차 분야에 대해 가장 빈번하게 문의 전화를 받고 있고. 법 개정이 빈번해 바로 챙기지 않으면 모를 수 있으며, 임대차 분쟁은 보통 소송까지 이르지 않아 변호사가 상담을 꺼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칼럼에서 밝혔듯, 2009년 용산참사 이후 2015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는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을 데리고 와 임대차 계약을 요구할 경우,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 체결을 거절하면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권리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하고 있다. 2015년 권리금 조항이 들어오고, 필자는 동료에게 임차인이 손해배상을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얘기해 줬다. 그는 권리금은 임차인끼리 주고받는 건데 어떻게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냐고 반문했고, 법이 그렇다고 얘기해 줬다. 임차인끼리 주고받는 권리금을 임대인에게 청구한다는 것은 전문가이기에 이해하기 더 어려웠다. 보통 권리금 관련 분쟁이 소송으로 간다면, 임대차 계약 기간 종료 후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건물을 인도하라는 명도소송을 하게 되고,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보증금과 권리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반소로 청구하게 된다. 권리금 손해배상을 인정받기 위해 임차인은 계약 기간 종료 전 임대인에게 신규 임차인과 계약을 체결해 달라는 요청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내용증명으로 보내 증거를 남겨야 한다. 이와 함께 임차인이 임대료를 연체하였을 경우 권리금이 보호되지 않을 수 있으니 임차인은 이를 주의해야 한다. /최영호 변호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0.08.17 16:27

여론조사와 통계의 허와 실

황의영 경제학박사 며칠 전 일요일 점심 식사 중인데 여론조사를 한다는 전화가 왔다. 평소 여론조사에 별 관심이 없었고 통계를 통한 오류를 마치 진실인 양 호도하는 경향이 있어 신뢰하지도 않았다. 설문에 응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조사를 꼭 일요일 점심 식사 시간에 진행해야 하는가? 반감이 들었다. 당시 소중한 분들과 식사 중에 자리를 비우고 전화를 받을 정도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응답을 거절했다. 현대를 정보화 시대라 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위를 가리기가 어렵다. 대통령차기 대권후보정당정책 등의 지지도가 몇%라는 보도를 자주 접한다. 사실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다. 국민 지지도를 말하려면 국민 전체에게 묻고 그 답을 토대로 비율을 산출해야 한다. 그렇게 산출하기는 불가능하다. 국민 중 외국에 살고, 병원에 입원하고, 여행가 있고, 유소년 등 질문을 바르게 이해 못 하는 연령대도 있는 등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통계학에서 비율을 산출할 때 조사대상 전체를 모집단이라 하고 실제 조사하는 대상을 표본이라 한다. 신뢰성을 높이려면 모집단 대비 표본 비율이 높아야 한다. 그러나 실제 통계를 측정할 때는 시간과 공간, 경제적 제약을 조건으로 표본의 크기를 결정한다. 대부분의 여론조사는 표본을 1~2천명 내외로 정해 조사하고 통계를 낸다. 국민 5천2백만명 중 1천명은 0.001923%, 2천명은 0.003846%이다. 국민 여론이라면서 고작 0.002~0.004% 정도의 생각을 전체 국민 여론이라 할 수 있을까? 추세를 나타낼 수는 있을지언정 신뢰성은 높지 않다. 여론조사 결과를 접하는 국민이 이런 조건을 안다면 별문제 없다. 그렇지 않고 이를 사실이라 믿는다면 많은 사람이 오류를 범하게 된다. 그리고 설문을 만들 때 어떤 결론을 미리 정하고 거기에 맞게 문항을 만들 수도 있다. 이는 어떤 사실을 은폐하거나 과장 홍보가 필요할 때 사용한다. 역사를 보면 정권이 국민을 속일 때 의도적으로 통계적 오류를 범하기도 했다. 표본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지지도나 호불호를 측정할 때는 표본이 더 객관적으로 정해져야 한다. 국민 여론이라고 한다면 전체 국민의 연령지역남녀성별 등의 비율이 표본에서도 똑같은 비율이 적용돼야 한다. 각 지역의 실제 인구 구성비와 표본의 비율이 같아야 한다. 연령비나 성비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표본을 산출한다면 어느 정도 전체의 여론이 반영된다고 볼 수 있다. 선거 시 특정 후보 지지도나 음악 인기도를 속이기 위해 포탈의 실시간 조회 수를 기계로 조작하는 사례를 봐왔다. 그래서 이를 신뢰할 수 없다. 요즘 여론조사가 표본을 1~2천명 내외로 하여 실시한다. 이것은 통계를 보는 사람의 눈을 속이는 행위라고도 볼 수 있다. 통계는 얼마든지 활용하는 사람의 입맛에 맞게 조작하여 활용할 수 있다. 이에 국민이 속으면 안 된다. 이런 조사는 여론조사라고 할 수 없다. 여론조사기관들이 진실한 국민의 여론을 제대로 측정하고 싶다면 시간과 비용이 더 들더라도 표본을 늘려서 유의성과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 언론기관에서도 이런 통계 작성상의 문제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신뢰할 수 있는 통계가 작성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함께 노력하면 좋겠다. /황의영 경제학박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0.08.17 16:27

전북가야, 사실일까?

최규영 진안향토사연구소장 지금 도내 각 언론에서는 전북은 지붕 없는 가야박물관!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보도가 넘치고 있다. 내용인즉 전북권의 남원, 임실, 순창, 진안, 무주, 장수, 완주, 금산 등이 고대에 가야의 지배권에 있었다는 거다. 하지만 우리나라 고대사를 전면적으로 뒤바꿀만한 이 획기적인 주장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사실을 도민들이나 관계자들이 얼마만큼 알고 있을까? 전북권이 가야였다는 주장의 근거로 제공되는 문헌 자료는 유일하게 『일본서기(日本書紀)』에 적혀 있는 반파국(伴跛國)이 장수 가야를 가리킨다는 추정에 의한 주장뿐이다. 전북가야론자들이 반파국을 장수 가야로 추정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삼국시대의 봉수가 발견되어야 하고, 여러 갈래 봉수로의 최종 종착지이어야 하고, 복원된 봉수로의 최종 종착지에 가야 고총이 자리하고 있어야 하고, 신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야 하는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 준 장수가야는 문헌의 반파국이다. 하지만 이는 심한 논리의 비약이라 할 수 있다. 『일본서기』의 반파국에 대한 해당 기록은 다음과 같다. 3월에 伴跛(반파)가 子呑(자탄)帶沙(대사)에 성을 쌓아 滿奚(만해)에 연결하였다. 烽候(봉후)와 邸閣(저각)을 두어 일본에 대비했다. 또 爾列比(이열비)麻須比(마수비)에 성을 쌓고, 麻且奚(마차해)推封(추봉)에 연결하였다. 사졸과 무기를 모아 신라를 핍박했다.(계체 8년 3월 조) 위를 보면 烽候(봉수)와 邸閣(건물)을 두어 일본에 대비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들은 일본에 대비했다라는 대목은 의도적으로 외면했다. 이 대목이 들어가면 반파국이 바다를 끼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래서 봉수만을 내세워 삼국시대의 봉수가 발견되어야 하고라고 봉수를 내세우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전북 내륙 쪽의 봉수의 존재도 믿기 어렵다. 진안군 지역의 사례만 봐도 그들이 주장하는 봉수들은 봉수로서의 고고학적 근거는 빈약하다. 또한, 그 봉수로들은 지리적으로 장수와 서로 연결도 잘 안 된다. 그 점은 지도상으로도 어렵지 않게 증명된다. 더군다나 그들은 그 봉수들의 운용목적에 대해 유례가 없는 이상한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봉수는 원격지 병변(兵變)에 관한 통신수단이지, 중간지의 감시수단으로 운용되는 시설이 아님에도 그 봉수들이 도내에 산재한 제철지(製鐵地)를 감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봉수는 군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영토가 안정된 국가만이 운용할 수 있는 제도이다. 그래서 백제나 신라도 봉수를 운용하지 못했는데, 읍성(邑城)조차도 없는 가야의 소국 장수(長水)가 백제 영역이던 전북 내륙으로까지 뻗은 봉수로를 운용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기까지 하다. 또한, 가야시대에 그처럼 제철지가 있었다는 주장도 믿기 어렵다. 그들이 제시하는 제철지의 실재 여부는 진안지역의 예를 볼 때 대부분 그 증거를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제철지가 있었다손 치더라도 가야시대에 운용되었다는 근거는 전혀 없다. 이처럼 문헌적 자료나 해석에 있어 비논리적일 뿐 아니라 고고학적 증거도 박약한 판에 심층 연구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전북권이 가야 문화권이라고 강변하는 주장이 전북권의 언론에 횡행할 뿐 아니라 심지어 전북교육청의 역사 교재에도 실려 학생들의 교육에 제공되는 어이없는 현실이 놀랍기만 하다. 만일 입증하지 못했을 때 뒷감당은 어찌할 터인가? /최규영 진안향토사연구소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0.08.17 16:27

비대면 시대, 대면예술의 운명

곽병창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연극은 대면예술이다. 좀 더 넓히면 모든 공연예술은 대면예술이다. 대면예술의 분질은 얼굴을 바라보며 의사소통하는 데에 있다. 이 의사소통은 공연자와 관중 사이만이 아니라 공연자와 공연자, 관중과 관중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그러니 대면을 자꾸 말리는 세상에서 대면예술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이런 기이한 세상을 예상이라도 한 듯이 몇 해 전부터 영국의 국립극장(NT)은 연극을 전 세계에 영상으로 생중계하는 기획을 선보여 왔다. 궁여지책이던 랜선 공연이 이제 주류가 되려 한다. 연극도, 공연예술도 비대면 예술의 시대로 진입해가는 것일까? 그래도 되는 것일까? 코로나 이전에도 이미 기술의 진보는 예술의 존재와 소통방식에 대한 새로운 숙제를 던져주고 있었다. 이른바 DNA(Data, Network, AI) 생태계의 도래에 맞게 예술분야에서도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등을 떠밀고 있다. 세계적인 공공극단인 RSC(Royal Shakespeare Company)가 디지컬 플랫폼에서의 몰입형 실황공연을 선보이고, 유명한 래퍼가 자신의 아바타를 내세운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게 이제 그다지 놀라운 소식이 아니다. 기술의 힘을 맹신하는 이들은 그리스 연극에서의 makina (신들의 하강을 돕던 기계장치, 영어 machine의 어원), 원근법을 무대 위에 실현하던 중세의 극장, 리프트와 조명장치 등을 예로 들면서 역사적으로 연극이야말로 새로운 기술의 실험장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의 연출가, 감독들이 마땅히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무대어법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박할 수도 그럴 필요도 없는 주장이다. 하지만 마키나도, 사실주의극장이나 리프트 무대도 모두 무대와 객석의 대면을 강화하는 장치였다. 지금 우리는, 기술이 무대로부터 관객을 떠나보내는 사상 초유의 상황을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관객이 그 동안 볼 수 없었던 배우의 뒷모습과 숨구멍을 수십 대의 카메라로 속속들이 살피고 무대 바닥과 천정의 기계장치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고 해서, 그것이 현장 대면예술의 가치를 대신할 수 있을까? 공연마다 달라지는 관객의 반응, 상대 배역의 컨디션에 따라 미세하게 달라지는 배우의 숨결을 기계가 다 담아내서 전달할 수 있을까? 옆자리에 누가 앉아있는지에 따라 가라앉기도 들뜨기도 하는 객석의 오래된 생명력을 가상현실 헤드셋이 채워줄 수 있을까? 어쩌면 이런 물음에 대한 답도 기술은 금방 찾아낼지 모른다. 하지만 기술의 진보가 아무리 빨라져도 인간이 인간과 함께 교감하고 소통하면서 새로운 각성을 얻고 활력을 얻던 대면 예술의 소중함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제 세계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으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그 격변의 복판에 인류의 가장 오래 된 소통수단이었던 대면예술의 운명이 던져져 있다. 그런 점에서 대면예술의 담당자들이 다시금 되새겨야 할 덕목은 단순하고 자명하다. 본질을 잊지 않는 것, 인간이 또 다른 존재와 소통하고 공존하는 가장 원초적인 수단, 그리고 최후의 수단이 곧 대면예술임을 되새기는 일이다.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상상력과 첨단 기술을 잘 버무려서 더 나은 인간의 공동체를 만들어낼 대면예술의 미래를 궁리해야 한다. 콩기름 냄새와 배우의 땀 냄새가 뒤섞여 풍겨오던 오래된 소극장의 퀴퀴한 향기는 잊을 수 있다. 그럴지라도, 한 공간에서 함께 웃고 울며 궁극의 교감을 나누던, 그 찬란한 순간을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곽병창 우석대 교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0.08.17 16:20

용담댐·섬진강댐 수해 책임 규명 서둘러야

기록적인 물 폭탄으로 인해 용담댐과 섬진강댐 방류 피해를 둘러싼 책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신속한 복구 대책 마련을 위한 정부와 자치단체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정세균 총리는 13일 진안 용담댐 수해 현장을 방문했다. 지난 10일 남원에 이어 이례적으로 연속 피해 지역을 둘러보고 주민들을 위로한 것이다. 그만큼 이번 물난리 피해상황이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 총리는 이날 댐 방류와 관련해 책임 소재를 가리는 위원회 구성과 정부 지원책 마련을 긴급 지시했다. 그는 장마철 폭우 탓에 댐 방류량 조절 실패로 하류지역 침수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에 대해 수자원공사가 책임회피 태도를 보인 점에 실망감을 내비쳤다. 그는책임 소재가 밝혀지면 그에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7일8일 집중호우 당시 섬진강댐, 용담댐 등의 댐 관리 운영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위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금강에 위치한 용담댐의 경우 이틀만에 방류량을 300톤에서 2900톤까지 10배가량 늘렸다. 때문에 무주군과 충북 영동ㆍ옥천군, 충남 금산군 등 하류지역 주택 204채농경지 745㏊가 물에 잠기는 등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4개군은 공동으로 집단소송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섬진강 지역 순창, 남원, 임실, 전남 광양, 곡성 등 5개 시군 자치단체장도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를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섬진강 수계지역 침수피해에 대해 강수량 보다는 지난 8일 불과 6시간 만에 방류량을 591톤에서 1752톤으로 늘린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함께하지 못한 전남 구례를 포함해 6개 시군 자치단체장이 공동 작성한 건의문도 환경부에 제출했다. 수해 발생 원인 여부는 둘째 치고 주민들 삶의 터전이 하루아침에 물에 잠겨 생계가 막막한 상황인데도 수자원공사는 발뺌하는 데 급급해 눈총을 받았다. 갑작스런 댐 방류로 인한 이번 물난리 피해는 여러 정황으로 비춰 볼때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만큼 정부는 책임 규명 노력과 함께 수해민의 복구 지원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8.17 16:20

쌀의 날

우리 민족의 주식인 쌀은 오래 전부터 단순한 식량 이상의 의미와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자원이다. 각종 제례(祭禮)에서도 가장 중요한 곡물이었다. 제사에 쓰는 떡, 술, 식혜 등 모든 음식의 주재료가 쌀이었다. 아울러 벼농사는 우리 농촌 공동체 그 자체였다. 일시에 많은 노동력이 필요한 모내기와 추수철 등에는 온 마을이 나서 공동작업을 펼쳤다. 쌀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대단했다. 쌀이 주곡으로 자리 잡은 고려시대 이후 모든 재화나 부(富)를 가늠하는 척도나 물가를 측정하는 잣대가 바로 쌀이었다. 천석꾼이니 만석꾼이니 하는 부자 호칭도 쌀이 기준이었다. 화폐 개념으로 통용되면서 쌀은 부동산 등의 거래에서나 급료 기준이 되기도 했다. 주곡이 쌀이었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아무 때나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식량이 아니었다. 농지 부족과 생산성이 떨어져 쌀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1960년대 이전 까지만 해도 농촌에서 식량이 떨어지는 봄철이면 해마다 보릿고개를 힘들게 넘겨야 했다. 1970년대 다수확 품종인 통일벼를 개발 보급하고, 영농기술을 발전시켜 쌀을 자급하기 전까지는 쌀 소비를 줄이기 위한 기발한 정책이 도입됐다. 모든 음식점에서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쌀로 만든 음식을 못팔게 하는 무미일(無米日)을 시행하고, 혼분식을 강제해 학교에서 도시락을 검사하던 때가 196070년대 였다. 학생이 단속에 걸리면 학교장 까지 책임을 물어 인사조치하기도 했다. 쌀을 이용한 술 제조를 금지하고, 쌀밥이 비만과 성인병의 주요 원인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확산시킨 것도 이 때였다. 이같은 쌀의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경제 발전과 생활 수준 향상에 따라 식생활이 서구화 되면서 쌀 소비가 줄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우리 국민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9.2㎏ 으로, 30년 전인 1989년의 121.4㎏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1인당 평균 하루에 먹는 쌀이 겨우 162.1g 에 불과하다. 오늘(18일)이 쌀의 소비를 촉진하고, 우리 쌀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2015년 제정한 쌀의 날이다. 쌀을 뜻하는 한자인 쌀 미(米)자를 파자(破字)하면 여덟 팔(八)자, 열 십(十)자, 여덟 팔(八)자로 풀이되는 점에 착안해 8월18일을 택했다. 쌀 한톨을 생산하려면 모판에서부터 추수 까지 농삿군의 손길이 88번 필요하다는 의미가 담겨있기도 하다. 현재 우리의 주곡 자급률은 겨우 22.5%에 그치고 있다. 쌀을 제외한 주요 곡물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날로 심각해져 가고 있는 지구의 기후위기에 대비하고, 세계 각국이 식량의 무기화를 앞세우고 있는 시점에서 식량 안보 차원에서도 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쌀의 날이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쌀의 가치와 소중함을 되새기고, 안정적인 소비확대로 쌀 재배 농가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8.17 16:20

친일잔재 청산 역사·민족정기 바로 세워야

우리나라가 일제의 압제에서 광복된 지 75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일제 잔재가 여전하다. 해방 이후 친일파들이 득세하면서 친일 행적과 일제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결과다. 친일 부역자를 칭송하는 송덕비나 기념비 등이 우리 주변에 널려 있고 일제 때 창지개명을 통해 바뀐 지명이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 친일 부역자들이 작사작곡한 교가가 학교에서 버젓이 불리고 있고 심지어 일제의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정하거나 미화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의 앞잡이가 돼서 부귀영화를 누린 친일 부역자들이 전북에서만 12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을 기리는 기념물과 작품 등이 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다. 전주 덕진공원에는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포함된 김해강 시비가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와 전주시는 오는 8월 29일 경술국치일을 추념해 김해강 시비 옆에 친일행적 단죄비를 세운다. 앞서 일제의 통치정책에 협력했던 윤치호의 불망비가 철거됐고 일제 수탈에 앞장섰던 이두황의 묘가 있는 전주 기린봉 자락에는 친일행적 단죄 안내판이 세워지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일제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 창업주의 호를 딴 전주 동산동 지명을 여의동으로 바꾸었고 전북도교육청에선 도내 25개 초중고교의 친일 교가 개선작업에 나섰다. 전북도청은 친일인명 사전에 등재된 11대 임춘성 지사와 12대 이용택 지사의 사진을 전북도 홈페이지와 도청 청사에서 철거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 친일 잔재는 수두룩하다. 전북도가 진행중인 친일잔재 전수조사 및 처리방안 연구용역 중간 보고회 결과, 현재까지 파악된 친일 잔재물은 118건으로 드러났다. 전주 가련산 순국학도 현충비와 다가공원 호국영령탑 등이 일본 양식으로 제작돼 있고 정읍 충렬사에 있는 이순신 장군 영정도 친일 작가 작품 논란이 있다. 전주 덕진공원 취향정 내 박기순 칠순잔치 기념현판이나 부안 줄포면사무소 창고에 보관 중인 이완용 송덕비, 친일파 이두황 후손의 기린봉 일대 토지 등도 남아있다.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 바쳐 항쟁했던 선열들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친일 행각과 일제 잔재는 철저히 청산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민족정기와 역사가 바로 설 수 있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8.17 16:20

낡은 공간의 변신과 이벤트

적의 에너지와 맞서 싸우기보다는 그것을 받아들여 새롭게 활용한 것이 우리의 전략이다. 거대한 산과 같은 벽돌건물의 물리적인 힘을 부수거나 축소시키지 않고 그대로 인정하면서 의외의 방향으로 새롭게 받아들이고 싶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객들이 찾아오는 미술관의 하나로 우뚝 선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을 설계한 스위스 출신 젊은 건축가 자크 헤르조그와 피에르 드 므롱이 들려준 이야기다. 20년 이상 방치되었던 화력발전소의 변신은 놀라웠다. 2000년에 문을 연 이 미술관에는 개관 첫해에만 관람객 500만 명이 몰렸다. 당초 예상했던 관람객을 훨씬 뛰어넘는 이 유쾌한 행렬은 오래된 건축물이 미술관으로 재기(?)하는데에서 그치지 않았다. 미술관 앞을 지나는 템즈강 남쪽 슬럼가가 살아나면서 쇠퇴해가던 도시도 활기를 되찾은 것이다. 사실 19세기 산업화를 주도했던 영국은 도시재생의 모범적인 나라로 꼽힌다. 문화와 공간을 중심에 세워 도시재생을 성공시킨 사례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주목해야할 것이 있다. 이들 성공한 프로젝트 대부분이 치밀하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을 바탕에 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테이트 모던 만해도 영국 정부가 추진했던 밀레니엄 프로젝트 사업 중 하나였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대처수상의 뒤를 이은 존 메이저 수상이 1995년 영국의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며 선언한 도시 정책 프로젝트다. 세계 관광객들을 끌어 모은 그리니치빌리지 밀레니엄 돔 , 세계의 최대 회전 그네인 런던아이, 템즈강의 보행자 전용다리인 밀레니엄 브릿지, 그리고 낙후된 템즈강 남부의 재활성화가 이 프로젝트의 주요 사업이었다.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가장 성공적인 테이트 모던 역시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오랜 연구 끝에 만들어진 도시정책의 전략이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오래된 도시들도 도시재생이 한창이다. 그 중심에는 낡고 방치되어 있던 건축물들을 도시 동력의 새로운 통로로 만드는 사업이 놓여 있다. 실제로 이미 새로운 쓰임을 얻어 도시를 알리는 공간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들 공간들이 주목받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도시마다 성공한 사례로 내세우는 재생 공간들의 획일적인 쓰임 때문이다. 우리 지역 공간들도 예외가 아니다. 도시의 역사성과 특성을 고민해 담아내기 보다는 쓰임의 외형적 변신에만 급급한 공간들이 늘고 있다. 낡은 공간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일을 이벤트 정도로나 여기는 현실이 안타깝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08.13 19:03

[금요수필]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

임영희 벌써 반세기가 된다. 서울에서 근무할 때 큰 병원에서는 심리치료로 음악요법도 있었다. 당시만 해도 TV가 별로 없어 FM 라디오에서 듣는 음악이 전부였다. 해거름 퇴근할 때쯤이면 전파상에서 흘러나오는 향수 짙은 고향노래가 나를 달래주었다. 문호 셰익스피어도 음악을 듣는 순간은 모두 아름다워진다고 했다. 그런데 요즈음 모두가 코로나로 불안과 고통 속에 살고 있는데 트로트가 큰 위로를 준다. 태어날 때 4.2Kg의 우량아로 울산에서 태어난 어느 가수는 10살 때 부모와 헤어져 할머니의 슬하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가난하다고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고 맞기도 일쑤였다. 그래서 폭력에 시달리다 폭력 단체에 가담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할머니의 간절한 만류로 간신히 빠져나왔다. 그리고 운명적으로 김천예고 서수용 선생님을 만나 전학을 해서 성악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때 서 선생은 그의 노래를 들어보더니 너는 노래로 평생 먹고 살 수 있겠다고 말해 가슴에서 에밀레종을 치는 소리가 났단다. 그러다 고교 3학년 때 당시 공중파에서 놀라운 시청률을 자랑하던 스타킹에 나오고, 23세 때 다시 그 방송에 나왔는데 패널 가운데 전문교수가 인생의 희로애락을 다 표현된 노래라며 극찬을 했다. 예전보다 안전감 있고 호소력이 훨씬 성숙했다며 청중들의 기립 박수도 받았다. 이후 그 일을 계기로 유명대학 성악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동영상을 본 독일 RUTC 대학에서 제의가 들어와 유학하게 된다. 유학 중에 한국 음식이 너무나 먹고 싶어 찾아다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곰탕을 먹고 있는데 찔레꽃 노래가 흘러나와 곰탕 국물보다도 더 많은 눈물을 흘렸다. 이후 집에 와서도 그의 전축에서는 찔레꽃 노래만 종일 나왔다. <찔레꽃>은 할머니가 생전에 자주 듣던 유일한 노래란다.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배고픈 날 가만히 따먹었다오/엄마 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라는 가사다. 그리고 가끔 한국 노래 CD를 사러 갔는데 루치아노 파바로티 노래를 듣고 웅장함에 매료되어 성악공부를 더 열심히 하여 전설의 카루소처럼 되고 싶었다. 하지만 귀국해서는 예식장 등 닥치는 대로 노래를 불렀으나 전 재산을 소속사에 사기를 당했다. 이후 물탱크 청소 등 궂은일을 하며 라면 하나로 이틀을 버티며 살았다. 그러다 지난 3월 종편에 방송된 트롯 서바이벌 미스터 트롯에 출연해 4위에 올라 유명세를 치렀다. 그는 출연 당시 성악가 출신인 점 등이 화제가 돼 트롯과 성악가 파바로티를 합친 트바로티라 불리며 출연자 중 최고의 주가를 올렸다. 성악을 하다 트롯을 부르려니 부단한 노력을 했으리라. 지금은 스승의 헌신적인 보살핌으로 성공하여 인생의 전환점을 맞아 불우한 과거를 씻어가는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입대도 미루며 영화도 두 번 찍었으니 반가운 일이다. 얼마전 종편 콜센터 신청곡에서 60살 가까이 된 아줌마가 오빠라며 환호할 때는 웃음이 나오면서도 흐뭇하기까지 했다. 또 한 청년은 취업의 고민 중 그의 노래를 신청해 듣고 위로를 받았다. 베트남에서 온 여자 암 환자는 그의 노래를 들으면 기적이 일어날 것 같다고 좋아했다. 이제는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안 계시지만 전국노인복지관에 1억 원 상당 손 소독제를 기부하였다. 음원 수익금으로 돌아가신 할머니의 사랑을 잊지 않고 선한 마음으로 기부한 것이다. 항상 인사 잘하고 남에게 박수 받는 사람 돼라. 남에게 욕먹지 않는 사람 돼라는 할머니의 유언을 되새기며 살아가는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 임영희 수필가는 전북백일장에 시가 당선되어 문학에 입문해 대한문학 수필로 등단했다. 현재 전북문화해설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이야기할머니로 유치원 봉사도 하고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0.08.13 16:29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