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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방과후 코로나 방역, 유관기관 협조 급하다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던 학생 등교개학이 3주째를 맞아 방과후 방역에 대한 유관기관 협조체계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1일부터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어린이집 휴원 명령이 해제되고, 오는 3일에는 고교 1학년과 중학교 2학년, 초등 3~4학년을 대상으로3차 등교수업이 이뤄지면서 집단감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학교에서 방역준칙을 철저히 점검이행한다 해도 학생들이 몰려 있는 환경에서 근본적인 방역엔 한계가 있다. 실제 등교생의 발열체크는 물론 지그재그 책상배열급식실 차단막 설치 등 감염예방 매뉴얼대로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나 점심 급식 이후 학생들간 거리두기 유지는 사실상 불가능한 형편이다. 마스크 쓰기도 예외는 아니다. 학생들이 수업시간 착용 외에는 더워서 마스크를 벗고 친구들과 얘기하고 뛰어 노는 게 예사다. 더욱 심각한 것은 방과후 학생들의 출입이 잦은 다중시설이 아직도 감염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게임방이나 PC방에 갈 때 방역준칙을 제대로 지키는지 안전 보호망에서 벗어나 있어 불안하다. 학생 개인의 감염은 학교에서 다수의 접촉자가 불가피한 점을 감안할 때 집단감염에 대한 가능성이 매우 크다. 1명이라도 확진자가 발생하면 학교는 문을 닫고 그에 따른 후유증도 만만찮다. 도내 등교개학 이후 초중고 생의 코로나19 유증상 검사자가 953명에 이른다는 것도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이처럼 학생들의 집단 파급력을 고려하면 방과후 코로나 예방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렇지만 학교와 교육당국 만으론 역부족인 상황이다. 행정기관을 비롯해 경찰학부모 교육단체 등이 적극 나서 학생들을 안전지대에서 보호해야 할 것이다. 등교개학 이후 교사들도 일손이 부족한 가운데 학생 방역준칙을 지도하느라 힘들기는 매한가지다. 방과후 위험업소 출입통제 등 코로나 예방활동에 관련기관 협조가 절실한 까닭이다.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종교시설 다수의 모임 등에서 연일 발생, 정부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재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교육당국은 물론 사회단체유관기관의 유기적이고 물샐틈 없는 방역이 절실한 때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6.01 18:50

전북도 ‘한국판 뉴딜’ 실효성 있는 사업 발굴을

코로나19 사태 이후 침체된 경기 회복을 위해 정부에서 한국판 뉴딜 정책을 본격 추진함에 따라 전라북도도 실효성 있는 사업 발굴이 중요하다.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가라앉은 국내 경기 부양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로 3차 추경 예산안을 편성하기로 했다. 또한 코로나19의 충격을 조속히 극복하도록 정부 재정의 과감하고 신속한 투입에 나선다. 이른바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은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이 핵심 방향이다.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비대면 산업 육성, SOC 디지털화 등 3대 프로젝트와 이에 맞춘 데이터 5G AI 비대면 서비스 국가기반시설 디지털화 등 10대 중점 추진과제를 시행한다. 전북도는 이에 정부의 한국판 뉴딜과 연계한 실질적인 후속대책 마련에 나섰다.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TF팀을 꾸리고 사업발굴에 착수했다. 이달 초 정부 부처별로 세부 추진방안이 발표됨에 따라 전북도는 정부 정책 동향 파악과 함께 부처별 추진사업 발굴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전북도는 이를 위해 산학연 전문가를 참여시켜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농업농촌, 산업경제, 지역개발SOC, 문화콘텐츠, 환경안전보건의료 등 6개 분야에 대한 과제발굴 및 사업화에 나서기로 했다. 전북도는 5G관련 신산업 선점을 위해 지난해 이미 자체 연구용역을 통해 한국판 뉴딜의 핵심인프라에 포함된 18개 사업을 발굴했고 추가로 12개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관건은 얼마나 실효성 있는 사업을 발굴해 내고 신속하게 추진하느냐에 있다. 전북도에서도 전북만의 특화된 뉴딜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5G 네트워크 구축 및 융복합 사업을 비롯해 스마트팜 확산 및 농생명산업 육성, 자율주행과 제조업 스마트화, 스마트시티 조성, 안전시설 ICT기술 적용 분야 등을 꼽고 속도감 있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타 시도 역시 한국판 뉴딜사업 발굴에 발 벗고 나서 사업 선점을 놓고 치열한 각축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경쟁력을 갖춘 실질적인 사업 발굴과 함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내적 추진 역량을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6.01 18:48

불운의 고3생들

코로나19 사태로 다섯 차례의 연기 끝에 지난달 20일 고3생들이 당초 개학 예정일을 80일이나 넘겨 등교한 뒤 열흘이 지나 벌써 6월을 맞았다. 1학기 절반 넘게 지난 셈이다. 예년 같으면 벌써 중간고사를 끝내고 이미 치른 모의고사 성적등을 토대로 대입에서 수시나 정시 모집 선택을 위한 진학 상담 등으로 한창 바빠야 할 시기인데도 비교할 자료가 없다보니 자신의 실력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6월 들어서 부터는 그동안 못치른 각종시험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중간고사를 비롯 전국 단위 학력평가와 수능 모의평가 등을 치러야 한다. 수능도 12월 3일로 연기돼 추위속 시험이 우려된다. 이같은 촉박한 일정 속에 동아리 활동 등 학생부 비교과 활동까지 챙겨야 한다. 대입 일정이 이처럼 헝클어지다 보니 고3생들과 학부모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인터넷 카페 등에는 입시정보가 아닌 고3생들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모양이다. 한 학기의 절반 이상을 날려버린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온라인 강의를 했다고 하지만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대면수업보다 학습효율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개학 후에도 보충수업과 자율학습도 못하고 있다. 이미 고교과정을 한번 끝마친 재수생들에게 절대 유리해진 전형적인 기울어진 운동장의 대입 환경이다. 현재 고3생들이 체계적인 수능준비 등의 어려움 때문에 상대적으로 재수생 보다 불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니 현재 대학을 다니며 대입 재도전을 노리는 이른바 반수생(半修生)들의 수도 늘어나리라는 전망이다. 고3생들에게는 경쟁자가 그만큼 늘어난다는 얘기다. 지금 고3생들은 한국 축구가 세계 4강에 올라 온 국민을 열광시킨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리던 해에 태어났다. 천재지변이 아닌 질병으로 대입일정이 엉망으로 된 초유의 사태를 겪는 세대다. 올해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이들의 불운이 국민들의 마음을 안쓰럽게 하고 있다. 이들은 중 1년때 처음으로 자유 학기제를 경험하기도 했다. 12학기 동안 학생 참여형 수업을 듣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중심으로 교과과정을 운영하는 제도의 첫 시험대에 오르기도 했었다. 내년에는 개정 교과로 수능 평가방식이 달라진다. 올해 입시에 실패해 내년에 재수를 선택하더라도 결코 만만치 않으리라는 예상이다. 대학입시는 고3 학생들에게는 인생이 걸린 문제다. 올해 고3생들은 출발선에서부터 재수생에 뒤처진게 사실이다. 교육부는 비교과활동 반영 비율 조정 등 평가제도를 유연하게 바꿔 현 고3 학생들만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를 최소화하는 등 보완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6.01 18:48

백내장 수술, 부작용 발생 주의해야

소비자들이 백내장을 고령층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안과질환이며 이에 대한수술도 가벼운 치료로 인식해 쉽게 백내장 수술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백내장 수술 후의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최근 3년간(17년~19년) 접수된 안과 진료 관련피해구제 신청은 총 84건이었다. 질환 종류별로는 백내장이 40건(47.6%)으로 가장 많았고 망막질환(16건, 19.0%), 시력교정(9건, 10.7%), 녹내장(6건, 7.1%)등이 뒤를 이었다. 백내장 치료 관련 피해구제 신청 40건은 수술로 인한 부작용(38건, 95.0%)이 대부분이었고, 나머지(2건)는 검사비 환급 관련 불만이었다. 피해구제 신청인은 60세 이상 고령자가 26건(65.0%)에 달했고, 수술 피해가 발생한 의료기관의 유형은 의원 20건(50.0%), 종합병원 8건(20.0%), 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이 각각 6건 (15.0%)이었다. 백내장 수술 부작용(38건)의 내용을 보면, 안내염과 후발 백내장 발생이 각각 6건(15.8%)으로 가장 많았고 후낭파열 발생 5건(13.2%), 신생혈관 녹내장 발생3건 (7.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수술 부작용으로 인해 수술 전 시력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시각장애까지 이르게 된 경우가 백내장 수술 부작용 사례 38건 중 16건(42.1%)에 달했다. 이 가운데 특히 고혈압, 당뇨 등 내과 질환이나 망막 이상 같은 안과 질환을 갖고 있던 소비자가 14건(87.5%)을 차지해, 기저질환이 있는 소비자는 백내장 수술에 신중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치료하고 근시원시를 개선하기 위해 다초점인공수정체 삽입술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동 수술은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검사비와 수술비가 상대적으로 고가이고, 초점이 잘 맞지 않아 난시, 빛번짐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사례도 있었다. 백내장 수술 부작용 사례 38건 중 다초점 인공 수정체 삽입술과 관련된 건이 8건(21.1%)이었으며, 검사수술비용은 두 눈 모두 수술할 경우 최대 8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충분한 검사를 통해 노안, 백내장 진행 정도, 망막질환 등 안과 진료 결과를 설명듣고 수술 대상인지 정확히 확인하고 결정한다. 기저질환(당뇨, 고혈압 등), 복용 약은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린다. 백내장 수술 효과, 부작용(후낭파열, 안내염, 망막박리, 후발백내장 등)에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신중하게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 다초점인공수정체의 장점, 한계점(난시 발생, 시력저하 및 렌즈 적응기간 등), 총 비용, 부작용 정도를 이해하고 수술을 결정한다. 수술 후 눈에 통증이 있으면 안내염(염증)일 수 있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백내장 수술관련 관련 소비자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1372 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를 통해 중재 및 피해구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소비자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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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01 17:55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

이선홍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커다란 위기는 항상 이전과는 다른 세상을 불러온다. 전 세계를 강타한 오일쇼크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를 개편시켰고, 이후 찾아온 외환위기는 대한민국의 경제사회구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누구는 지금까지 예수의 탄생을 기점으로 BC와 AD로 세상을 구분했다면, 이제부터는 코로나가 창궐하기 이전(BC, Before Corona)과 이후(AC, After Corona)로 세상을 구분해야 할 것이라고들 말한다. 그만큼 코로나19의 확산은 우리의 생활패턴을 완벽하게 바꿨으며, 그 영향력은 생활습관, 문화생활, 근무환경, 교육, 쇼핑, 스포츠, 산업계에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변화를 가져왔다. 이러한 상황에 가장 비상이 걸리는 것은 정부 다음으로 기업일 것이다. 실제로 전염력이 강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곧바로 기업에게 비대면과 원격활동이라는 세계의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많은 기업들이 속속히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대면회의를 화상회의로 현장강의를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하면서 근무환경의 다변화를 꾀했다. 그동안 언젠가 이런 세상이 올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반강제로 갑작스럽게 우리 생활에 적용될지는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이미 2달여간에 걸쳐 언택트 시대를 경험한 세계적인 기업들이 재택근무와 화상회의에 대한 장점을 경험하면서 근무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최근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이 된 후에도 만약 직원들이 원한다면 재택근무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역시 향후 10년 내에 자연스럽게 당사 직원의 50%가량이 재택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이후 시대는 기업의 근무환경 변화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구조의 변화도 예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출을 예로 들면 올해 4월 기준 10개 상위 주요 수출품목 가운데 자동차, 석유제품 등 8개 품목이 두자릿수로 하락했다. 반면 차세대 반도체, 바이오 헬스, 전기자동차 등 8대 신산업 수출 품목이 올해 1분기 기준 작년 동기 대비 17%가 늘었다. 같은 기간 지난 2006년 정부가 선정한 13대 수출 주력 제품(반도체, 기계, 자동차 등)이 3.7% 감소했다는 점에서 확실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전라북도의 경우에도 몇 년간 자동차와 조선업 등이 붕괴된 상황에서도 1위 자리를 지키던 자동차 업종 수출이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4월 농약 및 의약품에 1위를 내어주고 전년 동월 대비 -35.5%의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이제는 기업들이 만약 기존의 사업방식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다면 향후 생존이 불확실해지는 긴박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특히 이럴 때 결정되는 기업의 경영 방향성과 정부의 대응은 향후 그 나라의 삶의 질을 결정하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이 문제가 기업의 문제에 국한되지만은 않다. 따라서 정부는 우리 기업들이 한 치 앞을 헤아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잘 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과 나아갈 길을 제시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정책적인 지원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실행해야 할 것이다. 기업은 지금과 같이 사회경제적 지각변동이 심한 때일수록 이번 위기만 잘 넘기자는 안이한 생각을 버리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전반적인 사업 전략을 재검토해 나가야 하며, 정부의 지원을 발판 삼아 미래의 다가온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만 한다. 아울러 우리 모두는 이번 사태를 겪으며 복잡하게 연결된 사회의 한 구성원임을 절실하게 깨달은 만큼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선홍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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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01 17:55

교사 연수, 새로운 전환이 필요하다

김주영 전주신성초 교사 조선시대 임금이 내리는 휴가가 있었는데 이를 사가(賜暇)라 한다. 특별히, 세종대왕은 젊은 인재들이 마음껏 책을 읽고 학문연구에 전념하도록 사가독서제(賜暇讀書制)를 운영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독서에 전념할 수 있는 독서당까지 지어 책을 읽게 하였다. 실제로 사가독서제를 경험한 학자들이 역사의 전면에서 활약하여 조선왕조의 학문과 문화 융성의 기틀이 되었다고 한다. 어느 직종이든 발전을 위해 다양한 연수가 필요하다. 교사라면 더욱 더 그렇다. 교사는 1년 동안 60시간 이상의 연수를 의무적으로 받는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연수 중에서 비중이 높아진 것이 있다. 바로 온라인 연수다. 비율이 50%를 훨씬 넘어간다. 온라인 연수 그 효용성은 얼마나 될까? 종이책이 디지털책 보다 기억과 학습 면에서 더욱 효과가 있다는 것은 뇌과학자들이 다 밝혀낸 사실이다. 그래서 제안한다. 책 1권을 3시간 연수로 인정하는 것은 어떨까? 1년이면 20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의 4명은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다) 생활지도, 학습심리, 미래 사회, 역사, 관련 교과 등 다방면에 두루 책을 읽는 모습은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모범이 될 수 있다. 2017년 전북지역 초등학생들이 학교도서관에서 빌린 책 대출 권수가 전국 꼴찌였다. 전북지역 성인들의 2017년 독서율 역시 전국 최하위권이다. 이러한 현실을 그냥 바라보고만 있을 것인가? 이 이야기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나라 성인 문해력의 심각성에 있다. 글자를 읽고 쓸 줄 알지만 복잡한 내용의 정보를 이해하지 못하는 실질적 문맹으로 분류된 성인 비율은 22.4%이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조사, 2017) 우리 미래 세대는 난독증으로 더욱 고통을 받고 있다. 영유아 때부터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부모 비율이 점차 늘어나서 앞으로 5년, 10년 후 우리 아이들의 문해력은 어찌 될지 심히 걱정된다. 더 나아가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민주주의는 퇴보하게 된다. 문해력, 공감력, 사고력이 떨어지는데 어찌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겠는가?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교사에게 책을 더 많이 읽을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 교사가 교육과정이다. 책 읽고 생각하고 이를 함께 이야기 나누는(토론) 교사가 많아질 때 교육과정은 더욱 내실을 갖춘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교사에게 소정의 연수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그 정도면 1년에 10권 정도의 책을 사서 읽을 수 있다. 출판사에는 희소식이다. 책을 만드는 출판사는 더욱 양질의 책을 만들 수 있고 또 그런 책을 또 사서 읽을 수 있어서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 온라인 연수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 온라인 연수 이외에 책 읽기도 연수로 포함해 주면 교사 연수는 지금보다 훨씬 성공적이라 믿는다. 세종대왕은 쉬운 글자를 우리에게 선물해 주었다. 그리고 사가독서제와 독서당이라는 획기적인 생각을 하였다. 이제 우리 교사 연수도 새로운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주영 전주신성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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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01 17:55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자

신정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기묘사화가 일어났을 때의 일이다. 조광조, 김정 김식 등의 운명이 바람 앞에 등불 같았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병조판서 이장곤 등은 조광조 일파의 처벌을 극력 반대하는 상소를 올렸다. 이들 사림이 과격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붕당이라고 지목하여 역사책에 쓰면 후세에 보기에도 아름답지 않고 지금 처벌하면 기껏 활성화된 언론이 다시 움츠러들 것입니다. 이들을 요직에 앉혀 그 말을 다 들어준 것도 다 임금께서 하신 일인데 하루아침에 죄를 주면 함정에 빠뜨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요순 같은 임금을 만났다고 생각하고 온갖 이야기를 하다 보니 과격해진 것입니다. 실제로 조광조는 체포 명령을 듣고 중간에서 누가 농간을 부리는 줄 알고 집에서 나오기를 주저할 정도로 마지막 순간까지 상(임금)의 마음을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임금은 그 상소에 꿈쩍도 하지 않고 그들을 벌주려고 하였다. 조광조가 하옥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성균관과 사학의 유생들이 대궐로 달려왔다. 순식간에 천여 명의 유생들이 광화문밖에 모여들어 연좌농성을 벌렸고 밀지를 받은 남곤, 심정, 성운(成雲) 훈구파들이 신무문을 통해 궁중에 들어온 뒤 사림파들과 다투었다. 그 사이 중종은 특명을 내렸다. 남곤을 이조판서에 김근사(金謹思)와 성운을 가(假)승지에, 심사순(沈思順)을 주서에 각각 임명한다. 주서 심사순이 미처 들어오지 못하여 검열 채세영(蔡世英)으로 하여금 대신 조광조 일파에게 죄 주는 교지(敎旨)를 쓰게 하였다. 그러나 주서의 역할을 대신하게 한 채세영은 붓을 쥐고서 그들의 뜻을 따르지 않았다. 채세영은 몸이 약하여 그가 입고 있는 옷조차 버거운 사람이었다. 그는 중종 임금이 지켜보는 앞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들의 죄가 뚜렷하지 않으므로 빈말을 교지를 차마 쓸 수 없다 성운이 붓을 다시 뺏으려하자 채세영은 손을 부르르 떨면서 소리쳤다. 이것은 역사를 쓰는 붓이다. 아무나 함부로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미 이성을 잃어버린 임금과 훈구파 앞에선 부질없는 일이었다. 훗날 채세영이 길을 가면 사람들은 저 사람이 임금 앞에서 붓을 뺏은 사람이다라고 칭송했다고 한다. 잠시 동안 주서를 맡은 채세영은 그 역할을 잠시 무사하게 맡고 있다가 나가면 되는데,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인간의 도리를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걸고 항변했던 것이다. 이런 선비, 이런 사관이 있었기 때문에 조선의 역사가 그 오랜 세월 동안 이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이 나라는 어떤가? 자기 자신의 작은 이익과 명예, 그리고 권력 앞에서라면 회사의 기밀도 나라의 기밀도 빼돌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의리나 지조는 헌 신짝 버리듯 버리고도 아무런 가책을 받지 않고 도리어 그렇게 사는 사람들을 비아냥거리는 시대가 오늘의 이 시대다. 나하고 생각이 같으면 군자고, 나하고 생각이 다르면 소인이라는 생각이 고착되어 정의는 사라지고 불의가 판치는 세상이 되어서 그 문화가 어느 사이 고착되고 말았다. 그냥 답답할 뿐, 방법도 없다. 이 중차대한 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역사가 우리에게 그 길을 제시해 준다. 그래서 올바른 역사가 중요한 것이다. 고위 공직도 그렇지만 아래 자리라도 국가의 녹, 즉 월급을 받고 산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이다. 그런 만큼 그 자리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그 임무를 다하는 것, 공직자들의 임무이자 의무다.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공직에 임해서 그 직분을 다한다면 얼마나 떳떳하고 자랑스러울까? 그래도 이 땅에 올바른 사람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 그 바람이 희망만은 아니길 기원하고 또 기원한다. /신정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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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01 17:53

미래를 준비하면 기회가 보인다

이영희 전북지방병무청장 다가오는 6월 5일은 곡식의 씨를 뿌리는 날로 24절기 중 하나인 망종(芒種)이다. 농사일에는 자연의 시간에 맞춰 씨를 뿌리고 열매를 거두는 것처럼 적절한 때가 있다. 우리의 인생에서 20대 청년기 또한 씨를 뿌리는 것처럼 미래를 준비해야 할 중요한 시기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청년들의 취업이 어느 때 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계청 4월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수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7만 6000명 감소하고 특히, 청년층 취업자는 24만 5000명이 줄어 전 연령대 중 감소폭이 가장 커 코로나로 인해 젊은이들의 일자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먹구름이 드리운 모양새다. 이에 범정부적으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병무청도 청년 실업문제 해소에 적극 동참하고자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병역의무자들을 대상으로 군 복무와 취업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취업맞춤특기병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기술이나 스펙이 없는 고졸이하 학력자를 대상으로 입영 전에 본인의 적성에 맞는 기술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관련분야에서 군 경력을 쌓은 후 전역하여 취업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다. 올해는 작년보다 600명이 증가한 3200명을 모집해 더욱 많은 청년들이 이 제도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했다. 모집 특기는 기계통신정비건설전기 등 기간산업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어 군 입장에서도 현장 임무수행능력을 갖춘 인력을 즉시 활용할 수 있어 전력증강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군 복무기간 단축으로 인한 숙련된 기술이 긴요한 사항에서 안성맞춤이라 할 만하다. 아울러, 군 복무 후에는 고용노동부, 국가보훈처 제대군인지원센터 등 관련 기관으로부터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취업지원과 각종 취업정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도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병무청에서는 모든 병역의무자를 대상으로 병역진로설계 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 입영 전에 전문상담을 통해 개인의 적성과 전공을 군 특기에 연계하여 진로에 맞는 군 복무 분야를 설계하고 복무 중 자기계발을 위한 학습정보와 군 장비의 모의체험 등 군 생활 정보도 제공하는 것이 핵심으로 이를 통해 군 복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인생설계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군 복무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병역이행이 사회와의 경력단절이 아닌 청년들의 사회진출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군 경력을 토대로 일자리 마련 등 미래 설계를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병역의무자들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있어 취업맞춤특기병 제도 등 맞춤정보 서비스를 통해 병역이행의 시간을 자기발전의 기회로 적극 활용한다면 군 복무가 미래의 기반을 다지는 긴요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최근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우리의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래의 시나리오를 예측하는 경제사회학자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일어날 것이며 미래를 읽는 자만이 기회를 포착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미래는 준비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앞으로 전북지방병무청은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 청년들의 병역이행이 곧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청년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영희 전북지방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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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31 16:01

잊지 못할 옛 스승 장소례 선생님

황현택 전북평생독서교육원장동화작가 1951년 4월 1일 초등학교 입학식 날입니다. 유난히 작은 키에 검정색 옷 앞가슴에 이름표와 콧수건을 달고 어머니를 따라 입학식에 참가했습니다. 그때 전교생이 모인 가운데 교장선생님께서 담임을 발표했습니다. 1학년 담임은 제일 얼굴 예쁜 장소례 선생님이었습니다. 어머니보다 예쁜 선생님이 내 앞에 서니 가슴이 울렁거렸습니다. 그 뒤 내 이름 불러주고, 내 손을 잡고 하나, 둘 나는 셋 넷할 때 내 목소리가 제일 크다고 칭찬할 때는 어머니가 먹을 것을 사다 줄 때보다 더 기뻤습니다. 이게 장소례 선생님과 가난한 1학년 입학소년과의 첫 만남입니다 그런 나는 한 달이 지난 5월에는 어린왕자가 됐습니다. 가난하고 늘 배고픈 소년의 가슴 속에 어머니 대신 또 한 어머니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왕자는 1학년 첫 번째 봄소풍 가는 날 보릿고개에 또 한 어머니 담임께서 만들어주신 큰 상 3개를 받았습니다. 보물찾기 상, 누가누가 잘하나 상, 선생님이 주신 도시락 상을 들고 들어온 나를 보며 가난한 우리집 어머니와 두 형은 행복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장소례 선생님의 남자와 여자, 힘 센 아이와 약한 아이 구분 없는 참사랑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입학하고 첫 소풍 가던 날 어머니는 새우젓 장수로 집에서 10여 km가 넘는 째보선창까지 왕복으로 다녀야 했기 때문에 내 첫 봄소풍 준비는 큰형 몫이었습니다. 형이 싸준 도시락은 반찬이 필요 없는 보리 누룽지뿐이었습니다. 이 도시락조차 첫 봄소풍은 신나고 즐거웠습니다. 가난을 탓하지 않는 명랑하고 활달한 나를 어린왕자로 만들어 주는 담임선생님 때문입니다. 즐거운 점심시간이었습니다. 공주산 나루터에서 식사시간 안내를 하는 선생님 주의사항을 듣고 아이들은 제각기 부모 아니면 할머니들과 식사를 하기 위해 헤어졌고 전쟁고아가 된 길연과 현아 두 사람만 덜렁 남았습니다. 남아있는 가난뱅이 두 소년을 불러 앉힌 선생님께서는 돗자리를 깔고 나무 도시락 두 개를 내려 놓으셨습니다. 더욱 놀랍고 고마운 일은 선생님의 질문이었습니다. 현아는 도시락을 누가 싸줬지? 형아가 싸줬어요. 엄마는 어디 가시고? 어머니는 새벽에 새우젓 장사하러 째보선창 나가셨습니다. 누룽지 도시락을 맛있게 잡수시는 장소례 선생님! 지금 생각해 보면 편애 없는 참다운 교육애(敎育愛)라 생각됩니다. 나는 사랑과 교육으로 학년말 종업식에서 우등상이라는 큰 상장을 받았습니다. 1학년 장소례 담임선생님의 올곧은 교육과 사랑이 만든 우등상이 예쁘고 이름다운 꽃씨가 되어 우리 집은 차츰 부자가 되어갔습니다. 내가 학교장이 되고 2004년 시집 청산에 뜨는 그리움 출판기념식 때의 만남이 55년 만의 해후였습니다. 가난한 코흘리개를 57세 4년차 중임 교장으로 성장시킨 장소례 선생님을 잊지 못합니다. 춥고 추운 겨울 금강 변 십자들에 매몰아치던 눈보라 헤치고 교실에 들어선 코흘리개 소년을 당신의 목도리로 안아 주시던 또 다른 어머니 장소례 선생님. 영원히 잊지 못합니다. /황현택 전북평생독서교육원장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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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31 16:01

내겐 정말 그리운 그녀들

송원 배우다컴퍼니 대표 이야기 하나. 14년 전 겨울쯤일까? 아무 기대 없이 보러간 선배들의 연극에서 무대 위 너무도 반짝이던 Y를 처음 보았다. 티비에서 보던 화려한 배우들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배역의 호흡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그녀의 연기에 완전히 매료되어 알 수 없는 울렁거림과 벅참을 느끼며 생각했다. 10년 뒤에 나도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 아마도 그 날 부터였다. 소극장 특유의 쾌쾌함도 휑한 객석도 배고픈 현실도 다 잊을 만큼 매력 있는 직업을 찾은 것 같다고 느낀 순간이. 이야기 둘. 기본기가 짱짱하고 무대장악력도 대단하다는 H선배의 모노드라마를 보러가기로 했다. 현장에서 꽤 자주 마주쳤지만 친근하게 다가가기엔 어딘지 어려웠던 그녀. 평소 남 눈치를 많이 살피는 내 성격상 친해지고 싶다는 말은커녕 씩씩하게 인사도 한번 해본 적 없었지만 공연장으로 응원을 가게 된다면 친해질 기회를 조금은 갖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역시 그녀는 공연내내 그 많은 관객들을 혼자서 울리고 웃기며 배우다움을 마구 뿜어댔다. 완전히 그녀에게 매료되어 버린 채, 나는 생각했다. 아주 오랫동안 배우를 하셨으면 좋겠다. 언젠가는 꼭 같은 작품에서 만날 수 있게. 이야기 셋. 우여곡절 끝에 다시 연극을 시작하게 된 나는 K대표님을 만나 배우 인생에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남성연출가의 시각에서 창조된 여성캐릭터만을 연기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다양한 배역을 시도하게 된 것이다. 대표였던 그녀는 나에게 특유의 집요함과 꼼꼼함으로 매순간 완벽함을 요구하며 오로지 배우로 성장할 것을 강요했다. 혹독했지만 불합리 하다고 느낀적은 없었다. 그녀는 언제나 나보다 더 많은 것들을 더 완벽하게 수행했으니까. 그녀와 함께 하는 매순간 느꼈다. 정말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다. 그녀와 함께 했던 순간들을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 이제껏 어떤 어른도 내게 보여주지 않았던 책임감 있는 모습을 나는 아직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 이야기 넷. 동물적인 감각으로 연기를 하는 C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했다. 풍부한 감정표현과 공감능력을 가진 그녀는 이야기를 상상하고, 상상한 이야기를 사랑스럽게 전달하는 능력 또한 으뜸이다. 환하게 웃는 얼굴은 보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는 이상한 흡입력으로 관객을 빨아들인다. 그러나 그녀의 가장 큰 매력은 매순간 진실한 마음을 녹여내는 방법을 안다는 것이다. 작품에서도 현실에서도. C, 언제나 네가 부럽고 한편으론 자랑스러웠었어. 당신은 정말 타고난 배우야. 나는 그녀들을 다시 무대에서 보고 싶다. 다시금 무대에서 활개 치는 그녀들의 모습이 진정으로 그립다. 누구와 비교해보아도 뭐 하나 빠질 것 없이 잘난 그녀들이 본인의 역량을 뽐낼 수 있는 터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 속에서 그녀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싶고 찐하게 협업하고 싶다. 어쩌면 나 혼자만의 소망이거나 주책 맞은 오지랖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녀들을 현장에서 보내고 싶지 않다. 여전히 이곳은 배고프고 열악하지만 더 많은 여성예술인들과 함께 하고 싶다. 그녀들과 있는 힘껏 연대해 이곳을 바꿔보고 싶다. 그래서 앞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볼 생각이다. 그녀들이 돌아 올 이곳이 안전하고 아늑할 수 있도록. 어떤 이유로도, 여성예술인이 현장을 떠나지 않길 바라며. /송원 배우다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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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31 15:57

함께해 온 70년, 앞으로 전북의 빛이 되겠습니다

전북일보가 6월 1일로 창간 70주년을 맞았다. 1950년 6.25 전쟁의 참화 속에서 창간한 전북일보는 지난 70년간 전북 도민과 함께 웃고 함께 울며 전북의 유일한 정론지로서 소명을 다해왔다. 지령 제21049호를 맞기까지 하루하루의 기록은 켜켜이 쌓여서 전북의 산 역사가 되었고 전북의 이익을 침탈하고 폄훼하는 세력에는 분연히 맞서는 지역의 파수꾼으로서 소임에 충실해 왔다. 무엇보다 전북발전을 위한 첨병으로서 지역의 어젠다를 설정하고 전북인의 힘과 역량을 결집하는 구심체 역할에 앞장서 왔다. 정론을 신념으로 기록해 온 역사 동족상잔의 비극이 시작된 6.25 전쟁 중에 창간된 전북일보는 도민과 피란민에게 전시 상황을 신속히 알리고 도민의 안위와 권익을 보호하는 데 앞장섰다. 창간 당시 전북일보는 도민의 이익을 위해서는 조건이 없다를 사시(社是)로 내걸었고 1973년 전북언론 통합 이후에는 정론을 신념으로, 봉사를 사명으로, 도민을 주인으로를 사시로 내세워 오늘에 이르렀다. 전북일보는 역사의 변혁기마다 정론을 신념으로 역사의 관찰자로서 책무를 다해왔다. 315 부정선거와 419 민주혁명의 도화선이 된 남원출신 김주열 열사의 사망 보도, 516 군사쿠데타, 518 광주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을 가감 없이 기록하려고 노력했다. 특히 광주민주화운동 직전인 1980년 5월 16일 전북일보 기자 30여 명이 자유언론 수호선언에 나섰고 이후 신군부세력의 압력에 의해 9명의 기자가 해직당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전북도민을 폄훼하는 망언망동에 대해선 강력히 대응해왔다. 1959년 월간지 야화에 실린 전라도 개땅쇠 비하 내용 보도를 통해 전북도민의 분노는 탱천했다. 전주중앙초에서 열린 규탄대회에는 수만 명이 참여했고 결국 글을 쓴 필자와 편집인 등이 구속됐다. 이후에도 오영수의 단편소설 특질고 파문을 비롯해 이규호 건설부장관과 김용태 국회 예결위원장의 싹쓸이 뜨거운 꼴 망언에 대한 보도를 통해 전북인을 비하하고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행태를 바로잡기도 했다. 대규모 재해재난과 사고 현장에는 전북일보가 항상 있었다. 120여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1961년 남원 효기리 저수지 붕괴사고, 1966년 진안 곰티재 교통사고, 1969년 전주 북중전주고 화재사고, 58명이 사망실종되고 주택 1900여 호가 파괴된 1977년 이리역 폭발사고, 292명이 사망한 1993년 위도 서해훼리호 침몰사고 등 각종 재난과 사고 현장에 먼저 달려가 신속 보도했다. 2003년 부안 방폐장 유치 파문 때에는 민-관, 민-민 갈등을 가감 없이 보도하기도 했다. 새만금개발 등 지역발전에 앞장 전북발전을 발전을 위해선 누구보다 앞장 서 왔다. 1965년 순창 금과에서 학교에 가던 어린이가 급류에 휩쓸려 숨지는 등 도내 곳곳에서 크고 작은 등굣길 사고가 잇따르자 통학 다리놓기 운동을 펼쳤다. 다음 해 임실 관촌에 통학다리가 준공된 것을 비롯해 고창 아산, 무주 설천 등 곳곳에 다리가 개설됐다. 전북도민의 숙원이던 향토은행 설립을 주창하고 도민 1인1주 갖기 운동을 펼친 결과, 1969년 12월 국내 일곱 번째로 전북은행이 문을 열었다. 정권의 인사 차별과 전북 푸대접에 항의하는 박 대통령에게 드리는 공개서한을 1966년 4월 16일자 신문에 싣고 지역균형발전을 촉구, 정치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단군 이래 최대 간척 사업인 새만금개발은 전북일보가 함께 해왔다. 1987년 대선 공약 채택부터 1991년 방조제 착공과 두 차례 사업 중단, 15년 만에 방조제 연결, 내부 개발과 종합계획 수립, 국가예산 확보 등에 있어서 30여 년 동안 연속 보도와 기획 특집 등을 통해 새만금사업을 선도해왔다. 여기에 계화도 간척사업, 호남고속도로 4차선 확장, 서울에 전북장학숙 설립, 용담다목적댐 건설, 전주~남원 4차선 확장, 만인의총 성역화사업 등을 제창해 실현했다. 그리고 전북인의 구심점인 재경(在京) 신년하례회 주최를 비롯해 신인 작가 등용문인 전북일보 신춘문예, 한국 마라톤의 산실인 역전마라톤대회, 사회 곳곳에서 봉사하는 인물을 발굴해 온 전북대상 보훈대상 무궁화대상 시상 등 지역 사회공헌에도 앞장섰다. 전북 역량 결집 새 성장동력 발굴 이제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의 발달로 신문산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지역의 일과 소식을 전하는 보도 기능과 전북인의 힘과 여론을 결집하는 역할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북일보는 창간 이래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언제나 도민의 편에 서서 전북의 도약과 성공에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을 맞아 퇴조하는 제조업 대신 금융특화도시, 신재생에너지, 그린 뉴딜 등 전북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도 앞장서겠다. 창간 70년을 맞아 전북의 희망의빛이 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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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5.31 15:57

전북병 치유

전북 출향인사 가운데 성공한 사람이 많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정 관 재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이 많다. 이들은 처음에는 단기필마로 올라와 온갖 고생과 노력 끝에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며 성공신화를 만들었다. 학문을 통해 학자로서 자리를 굳혔거나 정치인 의료인 기업인 예술가 공직자 등 다방면에서 성공한 전북 출신이 많다. 그간 이들은 스스로가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겸양지덕을 펴 일반에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경쟁을 통해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인적네트워크도 없이 오직 자신의 머리와 노력으로 성공을 일궈냈다. 시장판을 전전긍긍하며 야간대학을 나와 자수성가 한 사람 가운데는 은근과 끈기라는 두 글자를 새기면서 버텨왔다. 원래 전북인은 머리가 명석하고 우수하다. 조선 선조때 정여립난이 발생하기 이전만해도 과거시험에 한양 다음으로 합격자를 많이 배출했다. 그 이후에는 인재등용이 막혀 동학농민혁명을 거치면서 한을 머금고 살아왔다. 세상에서 경쟁자 없이 성공할 수 없다. 서울 등 수도권은 적자생존법칙이 강하게 작용해 살아 남은자가 강한자다. 경제적으로 어렵게 성장한 전북인들은 지금와서는 인적네트워크를 종횡으로 구축, 윈윈할 수 있도록 노력해 간다. 그간 성공신화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을 의식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주저했다. 하지만 정치적 상황이 바꿔지고 좋은 인맥이 형성되면서 서울 등 수도권 시군 향우회를 통해 활발하게 움직인다. 서울시청 잔디광장에서 무주군이 내고장 농산물 판촉전을 펼쳐 성공한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예전 같지 않게 전북인으로 연대의식을 갖고 살아가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일단 전북발전의 청신호가 켜졌다. 문제는 전북 내부가 문제다. 그간 잦은 선거로 2백만도 안된 도민들이 갈기갈기 찢겨 사분오열 됐다. 피아가 구분될 정도로 편나누기 폐해가 심각하다. 이해관계에 따라 표변하는 의식도 문제다. 전북발전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야 할 때는 못내고 방안퉁수처럼 못 먹어도 좋으니 찔러나 본다는 식으로 부정의식이 팽배하다. 이 같은 현상이 전북병인 무기력증으로 변했다. 그 원인은 도 시군정을 맡은 단체장을 포함 국회의원 지방의원들의 잘못이 크다. 다음으로 오피니언 리더들이 제 역할을 못한 것도 문제다. 정론직필해야 할 언론도 재정적으로 관의존도가 높다보니까 빛과 소금의 역할을 못했다. 지금 전북은 경쟁논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투명하지도 않다. 선거 때 이긴쪽이 승자독식주의라는 미명하에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해 먹어 치우는 구조라서 더 그렇다. 민주당의 지배 구조하에서 집행부와 지방의회가 공생적관계를 형성한 것이 악의 씨앗이다. 21대 총선 결과가 민주당 싹쓸이로 끝나 2022년 지방선거도 민주당 공천이 아니면 안될 것 같다. 21대 국회 개원을 계기로 내외 전북인이 똘똘 뭉쳐 소리를 질러야 한다. 그래야 돈과 사람이 모이는 전북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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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0.05.31 15:57

논란의 댓가

마음 산란해진(?) 이즈음 다시 꺼내본 책이 있다. 일본인 포토저널리스트 이토 다카시가 펴낸 <기억하겠습니다>. 남북한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20명의 생생한 증언을 기록한 책이다. 책은 제목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가 된 남한과 북한의 여성들이란 부제를 더했으나 증언에 나섰던 할머니들은 모두 책이 나오기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난 분들이다. 2014년 일본어로 출간된 이 책은 2017년 한국어로 번역되어 나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사진과 다큐멘터리로 기록해온 안해룡 감독과 번역자인 이은 씨의 공동 작업 덕분이다. 1980년대부터 일본 식민지 지배의 역사를 주목해온 이토 다카시는 1991년 10월, 지금은 고인이 된 김학순 할머니와 처음 만난 이후 일본군의 성노예가 되었던 피해 여성들을 찾아 취재하기 시작했다. 일본과 한국, 대만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전역이 그의 취재 대상이었다. 그가 만난 위안부 피해자들은 90여명. 많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과거의 범죄를 은폐하고 다시 전쟁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일본의 모습을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는 그는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지배하지 않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들 피해자들의 경험을 기록해 후세에 남겨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기록한 사진과 증언을 만나며 새삼 깨닫게 된 것이 있다. 북한에도 위안부 할머니들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김영실 리상옥 김대일 곽금녀 리계월 리복녀 리경생 유선옥 정옥순 김영숙 박영심. 책속에서 만나는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과 사진은 1998년부터 북한 할머니들을 취재하기 위해 수십 번 북한을 방문했다는 저자의 고된 여정을 짐작케 한다. 사실 남한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증언은 여러 통로를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앞장서왔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를 비롯한 시민단체가 어려운 여건에서도 녹취 작업을 통해 출판한 증언집이 그 바탕이다. 돌아보면 위안부 할머니들의 실상을 알리고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을 회복시키기 위한 노정에는 이들 시민단체와 활동가들의 열정과 희생이 고스란히 놓여 있다. 그런데 정대협의 역사를 그대로 계승한 정의기억연대가 논란에 휩싸였다. 들여다보면 확인된 실체 없이 온갖 의혹만 나부대고 있다. 폄훼와 왜곡의 선동이 끼어들지 않을 리 없다. 아니나 다를까 이미 일본 언론과 우익들의 곡해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은 실체도 없는 논란의 댓가가 어디에 이를까 걱정스럽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05.28 19:26

국립 감염병연구소 ‘본원’ 유치가 마땅하다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제안한 익산 소재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를 국립 감염병연구소분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전북대학교 측이 원론적으로 동의하면서 보다 발전적으로본원유치 방안을 내놓아 도내 유치에 긍정적으로 작용이 기대된다. 김동원 전북대 총장은 어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모든 감염병에 대처하는 전방위적 센터 구축을 위해서는 분원 유치로는 역할이 미흡해 본원으로 유치해야 한다"며 규모를 키우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당초의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 설립 취지에 맞게 농생명 관련 감염병 연구를 결코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밝히고, 설립부터 현재까지 교육부 예산이 400억원 가까이 투입된 연구소 시설이 복지부로 이관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 라고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안 마련도 주문했다. 전북대가 대학 산하 중요 연구소의 소관부서 이관에 따른 불편을 감내하면서 까지 연구소 전환에 원론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현재 코로나 사태 위기가 절박한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동물 실험이 가능한 시설 등을 확보해 감염병 연구소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시설과 경비 절감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현재 대학측이 파악한 중앙정부의 방침은 감염병 연구소를 교육부와 복지부가 함께 산하기관으로 두되 인수공통전염병 연구를 병행하면서 전북대가 연구 부문에 참여하는 형태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북대 동물 관련 학과의 연구및 실험 실습 등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간과돼서는 안될 대목이다. 현재 국립 감염병연구소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는 대전과 충북 오송으로 알려지고 있다. 각기 주변 연구단지와의 연계성및 접근성 등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의 장비나 시설등 기존 인프라는 바로 감염병연구소가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익산의 장점은 두드러진다. 감염병연구소가 유치되면 감염병의 콘트롤타워 역할로 지역사회 발전은 물론 국가적 새로운 분야 핵심 거점이 될 것이다. 감염병 대응 연관산업의 도내 입주도 가능해진다. 전북도는 대승적 차원의 결정을 한 전북대의 명분을 살려줘야 한다. 양측은 긴밀한 협의와 협조를 통해 감염병연구소의 도내 유치에 전력을 다해주기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5.28 19:26

전주 항공대대 헬기 소음 민원 합리적 해결 기대

전주 항공대대의 헬기 소음 민원과 관련, 다음 달 초 국방부와 전주시 완주군 등이 3자 협의를 할 예정이어서 합리적인 해결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국방부가 전주 항공대대 헬기의 이착륙을 위해 설정한 장주노선 변경계획을 6월 초 발표하게 되면 소음 문제로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완주 이서면 주민과 완주군의 수용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전주 항공대대 이전 문제는 전주 북부권 개발의 요체다. 이전한 옛 35사단 부지를 에코시티로 조성하는 데 있어서 항공대대가 옮겨가야만 완전하게 마무리된다. 이에 전주시는 항공대대 이전을 위해 10년 넘게 노력했지만 김제 공항 인접지역 주민과 임실 향토사단 인근 주민들 반발로 무산되고 말았다. 고육책으로 전주 덕진구 도도동을 이전부지로 확정하고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인접한 익산과 김제 마을주민들과 보상 협의를 통해 항공대대 이전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전주 항공대대의 헬기 기종이 바뀌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항공대대가 3개 대대로 확대되면서 애초 운행하던 휴이(UH-1H) 헬기 대신 한국형 신형 수리온(KUH-1) 헬기가 배치됐다. 신형 수리온 헬기는 중대형급으로 출력이 높고 작전 반경이 더 넓어 기존에 설정한 장주 노선으로는 이착륙이 불가능하게 돼 장주거리가 대폭 늘어나면서 완주 이서면까지 비행구역에 포함됐다. 이에 완주 이서면 10개 마을 주민들은 극심한 소음 피해를 호소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 주민은 항공대 이전이나 헬기 장주 노선 변경을 요구하며 청와대와 국방부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국방부와 전주시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갈등국면만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8월엔 국회 국방위원장이 완주군을 찾았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갈등 해결의 열쇠는 국방부가 쥐고 있다. 국방부에서 전주 항공대대의 장주 노선을 조정하게 되면 이서면 지역의 헬기 소음 문제는 해소될 수 있다. 또한 옛 항공대대 부지에 대한 기부 대 양여 절차도 마무리돼 전주 북부권 개발도 가속화될 수 있다. 국방부와 전주시, 그리고 완주군과 주민비상대책위원회의 전향적인 자세로 1년 반 가까이 지속되어온 항공대대 헬기 소음 갈등이 이번에 꼭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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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5.28 19:26

[금요수필] 그래도 아직 잘 모르겠다

김덕남 생긴 대로 논다라는 말이 있다. 대체로 무언가에 순응적인 그런 뜻만 있는 것은 아니며 부정적인 상황에서 쓰이는 말투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아는 만큼 행한다는 뜻과도 상통하지 않겠냐는 해석을 해본다. 예술분야의 창작 활동은 타고난 소질과 재능의 바탕위에 숙련의 고통과 열정이 더해야 빛을 발할 수 있다. 문학도 예외일 수는 없다. 글을 쓰는 목적은 감동과 설득을 통해서 독자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이러한 힘은 바로 잘 갖춘 생김인데 그것을 위한 자양분이 될 수 있는 조건들이 있다. 그런데 나는 좋은 글을 쓰기에 적합하게 갖춰진 생김도 힘도 조건도 일천하다. 남들처럼 고전을 많이 읽기를 했나, 음악에 심취해 보기를 했나, 그림에 미쳐보기를 했나, 멋지고 우아한 춤에 빠져보기를 했나. 이런저런 핑계로 어느 것 한 가지에도 마음을 쏟지 못하고 욕심만 앞세운 시늉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황혼에 들어서 요즈음 쓰고 있는 글들도 다정다감한 끌림이나, 감미롭고 부드러운 미사여구의 문장은 꾸미지 못하고 무미건조하기만 하다. 이것이 본디 내 감성의 생김이라는 방증으로 생긴 대로 놀고 있다. 솔직히 고백하면 나는 어려서 부터 애완동물을 길러 보고 싶은 애착이나 예쁜 꽃을 피우는 식물을 가꿔 보고 싶은 의욕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엄밀하게 말하면 예쁜 강아지나 꽃들을 외면할 만큼 냉혈한은 아니었지만 그런 전원적인 환경에서 자라지 못한 탓도 크다. 어찌했건 이렇게 척박한 가슴과 머리로 글 농사를 지어보겠다고 무모하게 덤볐다. 그러고는 기름진 남의 밭 수확만 부러워했다. 그러면서 가끔은 비록 취미삼아 쓰는 글이지만 꼭 이래야 하나?며 가슴이 아파 그만 내려놓고도 싶었다. 언젠가 귀한 분으로부터 목성균 선생님의 책 누비치네를 선물 받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글의 힘과 생김, 그 분만의 색깔을 참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모든 글은 나의 수필 쓰기의 지침서였다. 나도 그의 글처럼 가슴을 울리는 좋은 글을 닮게 써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읽고 또 읽었다. 그런데 내 글이 에세이스트 최근호 <문제 작가 특집>에 실렸다. 문제 작가! 무엇이 문제라는 말인가? 설마 군대에서 말하는 관심 병사는 아닐 테고, 적어도 문학계에서의 문제라면 문학의 감각, 반향, 선풍 등을 뜻하는 센세이션을 일으킬만한 관심거리라는 좋은 쪽의 의미일 것이다. 내가 이런 문제 작가의 단 위에 섰다니 실로 나에게 큰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특집의 특은 일반적인 것을 뛰어넘어 유별나게 돋보인다는 개념이다. 문제적 작가로 관심 대상이 되고 있으니 남다르게 특별히 새롭고 좋은 글을 써보라는 주문일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 변명으로 늘어놓은 배경처럼, 내 힘이나 내 생김이 하루아침에 달라질지가 큰 고민이다. 여태 엉터리일 수도 있는 글을 써 놓고도 내 그릇이고 내 색깔이라며 뻔뻔했다. 5년 전, 에세이스트 신인상 무대에서 학사학위를 받았다. 이제 특집작가의 반열에 세워졌으니 석사 학위 자격의 모자를 쓴 셈이어서 어깨도 무겁고 걱정도 크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참 기쁘고 특히 나의 멘토인 남편 앞에서 더 자랑스럽다. 그리고 이제 내친김에 박사 학위까지도 넘보라며 부추길 것이 분명하다.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쓰는 노력만이 그 해결의 답일 것이다. 앞으로 그야말로 문제작을 양산하는 문제작가가 되고 싶다. △김덕남 수필가는 초등 교장으로 정년하고 에세이스트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향촌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수필집 <아직은 참 좋을 때> <추억의 사립문>이 있으며 삽화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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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8 17:17

공공의료 확충과 감염전문병원이 시급하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코로나19가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시민들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방역 당국과 의료진의 헌신과 시민들의 적극 동참으로 안정기로 접어드나 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터진 대구 신천지, 이태원 클럽 감염 확산은 쉬이 넘어갈 것처럼 보였던 코로나19가 치료약이 나오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암울한 생각을 갖게 한다. 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되는 즈음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속출하며 코로나19 확진자가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다행히 전북은 코로나19 확진자도 적을뿐더러 아직까지 2차 감염자가 나오지 않아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와 마스크 착용, 손 씻기를 일상화하며 밀폐된 공간에서의 행사와 모임 등을 자제한다면 현 상황을 유지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예측을 하게 된다. 하지만 학생들의 등교가 순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이전과는 다른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한마디로 모든 일상이 파괴되거나 중단되고 단절된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그로 인한 피해는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과거로의 복귀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며 이러한 상황이 일상화될 것이라는 경고를 하기도 하지만 환자 발생 없이 학생들의 등교가 이루어지고 일상생활을 회복한다면 큰 피해를 입었지만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전라북도는 코로나19 이후의 전북이 역점을 줄 8대 과제를 통해 재난 극복을 위한 청사진과 미래 전북의 역점 사업을 제시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어마어마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일차적 피해가 서민들에게 집중되고 있으며 서민 경제를 파탄지경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피해를 입지 않은 영역이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발 빠르게 각종 재난 수당을 지급하며 최소한의 생활과 경제활동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일회성의 재난 수당 지급과 저금리 대출은 이미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거나 폐업한 중소상인과 소규모 자영업자, 실업자, 해고자들에게는 조족지혈이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바라고 있다. 이는 정부와 지자체, 정치권의 몫이다. 이번 코로나19에 정부와 방역 당국은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2015년 메르스 때의 실패를 교훈 삼아 슬기롭게 상황을 헤쳐 나가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사태가 진정된다면 이번 코로나19 방역과정의 문제들과 감염병 확산 양상을 분석하여 더욱 치밀한 방역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질병관리청 승격은 시작일 뿐이다. 이를 위한 제도적 밑받침이 촘촘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코로나19는 방역 당국의 사전 준비와 대응, 의료인의 헌신적 노력으로 큰 산을 넘고 있지만 앞으로 있을 감염병 대응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공공의료기관을 촘촘히 구축하고 적정 수준의 전문 의료 인력의 확충이 우선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전북지역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정읍. 고창. 부안을 비롯한 서남부 지역이 공공의료가 취약하다. 서남부권에서 정읍 아산 병원이 일정 역할을 수행한다고 하지만 한계가 분명하고 공공의료병원이 확충되어야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할 것이다. 또한 감염전문병원과 일반병원이 확실하게 분리, 구별되는 체제로 존재해야만 감염 확산 차단이 가능하고 일반 환자들의 진료도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운이 좋을 수도 없고 현재보다도 훨씬 위급한 상황이 도래할지 알 수 없는 여건이기에 철저한 준비만이 대구와 같은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전라북도가 앞장서서 남원 공공의료 대학 유치와 함께 전북 전체의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예산확보와 제도 개선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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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8 17:17

자녀 있는 현역병 대상자의 상근예비역 신청

현역병 입영대상자 중 자녀를 양육하는 사람으로 상근예비역 복무를 희망하는 경우에는 상근예비역 선발 신청이 가능합니다. 상근예비역 선발 신청은 출산에 의한 자녀(입양에 의한 자녀 제외)를 양육하고 있는 경우에 가능합니다. 미혼부 및 이혼부의 경우에는 출산에 의한 자녀가 있는 사람으로서 자녀의 양육권과 친권이 있는 사람에 한합니다. 다만,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사람이라도 박사학위 과정 입학 이상의 학력자, 국내의 의치의한의수의과 대학(원)을 졸업(졸업예정자 포함)한 사람은 상근예비역 신청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상근예비역 선발 신청 시기는 현역병 입영통지서를 받은 후 입영일 전일까지이며, 신청 방법은 상근예비역소집대상자 선발신청서와 혼인여부 등에 따른 자녀의 출생 및 양육?친권에 관한 증빙서류를 구비하여 관할 병무청에 인터넷, FAX, 우편, 방문을 통하여 제출하면 됩니다. 인터넷 신청방법은 『병무청홈페이지(www.mma.go.kr)병무민원현역/상근입영상근예비역소집대상자 선발 신청』화면에서 신청 가능하며, FAX 및 우편은 상근예비역 소집대상자 선발신청서 서식과 관련 증빙서류를 첨부하여 FAX(063-281-3339) 또는 전북 전주시 완산구 관선3길 14, 전북지방병무청 현역입영과 상근예비역 담당(우편번호 55033)으로 보내면 됩니다.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사유로 상근예비역소집대상자 선발신청서가 관할 지방병무청에 접수되면 접수한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선발 여부를 결정하고, 선발된 사람에 대하여는 선발전의 입영일자 및 입영부대에 상근예비역 소집대상자로 입영하게 됩니다. 다만, 그 입영일자 및 입영부대에 상근예비역 입영계획이 없는 경우에는 가까운 일자에 입영할 수 있습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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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8 17:17

하얀 제비꽃

나태주 시인한국시인협회장 모처럼 데레사 수녀님이 공주에 왔다는 전갈에 서둘러 외부 일정을 마치고 루치아의 뜰로 갔다. 루치아의 뜰은 공주의 옛 거리에 있는 찻집으로 오래된 한옥 하나를 고쳐서 만든 찻집이다. 공주의 바닥 사람들에게보다는 외부 사람들에게 오히려 더 잘 알려진 찻집이다. 왜 루치아의 집인가 하면 찻집 주인의 세례명이 루치아이기 때문이다. 짐작하시겠지만 루치아는 천주교 신자. 그래서 찻집 이름도 루치아의 뜰인데 이 집에는 그런 연고로 바깥에서 신부님이나 수녀님들이 자주 찾아오신다. 내가 찻집에 들어섰을 때 수녀님 세 분과 운전을 맡은 남자 한 분이 루치아 내외와 함께 있었다. 데레사 수녀는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동안의 수녀님이다. 마치 동화 나라에서 등불 하나를 들고 이 세상으로 나왔다가 다시 이 세상의 등불로 바꿔 들고 동화 나라로 돌아가는 아이와 같다. 그렇구나. 데레사 수녀님에게는 우리 공주가 동화 나라일 수도 있겠고 또 다른 세상일 수도 있겠구나. 그러기에 그렇게 수녀님은 수녀원에서 짬만 생기면 공주를 찾는 것이고 또 루치아의 뜰과 우리 풀꽃문학관을 방문하는 것이겠구나. 들어보니 수녀님 일행은 이미 풀꽃문학관을 다녀왔다고 했다. 그러나 마침 월요일이라 직원이 출근하지 않았으므로 문학관 안은 들어가 보지 못하고 집 둘레와 꽃밭만 보았노라 한다. 그런데 일행 가운데 나이가 좀 드신 수녀님이 문학관의 꽃밭에서 제비꽃 사진을 여러 장 찍었노란다. 알고 보니 그 수녀님이 데레사 수녀님이 머물고 있는 수녀원의 원장 수녀님. 수녀님, 왜 제비꽃 사진을 찍으셨어요? 다른 꽃들도 많은데. 네, 보통 제비꽃은 보랏빛인데 문학관의 제비꽃은 하얀 색깔이더라구요. 그래서 찍었어요. 그러하다. 우리 문학관에는 하얀 제비꽃이 있다. 있더라도 아주 많이 있다. 본래 문학관에는 하얀 제비꽃이 없었는데 문학관 관장의 일을 보는 조동수 선생이 다른 데서 캐다가 심어서 하얀 제비꽃이 살고 있다. 심더라도 아주 많이 심었다. 문학관 둘레 마당과 담장 아래에 촘촘히 가득 심었다. 그걸 또 야생화 연구가인 백승숙 여사가 와서 보고 깜짝 놀라며 말했다. 원장님, 이 제비꽃 이렇게 많이 심으면 안 돼요. 이 녀석들 번식력이 강해서 나중에는 아예 제비꽃 밭이 됩니다. 그래서 꽃을 심어준 조동수 선생의 눈치를 살피며 제비꽃들을 대충 뽑아냈다. 결국은 지금 문학관 뜨락에 피어있는 모든 하얀 제비꽃들은 그때 조동수 선생이 심었는데 뽑지 않은 몇 그루 제비꽃들의 후손이다. 말하자면 조동수 선생의 제비꽃인 셈이다. 그래서 나도 더러는 그 꽃을 뽑지 않고 그대로 둔다. 그러면 왜 조동수 선생은 그렇게도 많은 제비꽃을 캐다가 문학관 뜰에 심었을까? 이야기인즉슨 이렇다. 조동수 선생은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은 시절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단다. 이미 오래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므로 한 분밖에 남아 있지 않던 육친마저 돌아가신 것이다. 젊은 나이이고 집안 대소가도 많지 않아 두서없이 간소하게 어머님 상을 치렀다 한다. 적적하게 어머니 상여 뒤를 따라가면서 둘러보니 자기의 슬픔을 알아주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더란다. 그때 문득 눈에 들어온 꽃이 길가에 피어있는 하얀 제비꽃이었다는 것이다. 그래, 내 슬픔을 알아주는 것은 너뿐이구나. 그런 뒤로 조동수 선생에게 하얀 제비꽃은 어머님의 꽃이 되었고 어머님을 생각하는 꽃이 되었단다. 그러니 어찌 내가 문학관 뜰에 심은 하얀 제비꽃을 깡그리 뽑아낼 수 있었겠나. 몇 그루라도 하얀 제비꽃을 그냥 놔두기를 잘했다 싶다. 이런 조동수 선생의 마음이 해마다 하얀 제비꽃으로 피어나는 것이다. 하얀 제비꽃이 조동수 선생의 어머니이고 조동수 선생의 마음이다. 이것을 원장 수녀님이 느끼시고 영혼의 손으로 받아들이신 것이다. 그래서 수녀님은 다른 예쁜 꽃들, 화려하고 큰 꽃들을 제치고 초라하고도 작은 하얀 제비꽃을 사진기에 담으신 것이리라. 그러고 보면 또 수녀님 마음이 하얀 제비꽃의 마음이고 조동수 선생의 마음이고 또 조동수 선생 모친의 마음이기도 하다. 이래저래 세상의 일들은 참으로 깊고도 멀고도 아득하다. 유정하다. 서럽도록 아름답다. 노을 속으로 꽃잎을 싣고 가는 저녁 강물 하나를 본다. /나태주 시인한국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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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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