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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종교개혁

권순택 논설위원

삽화=권휘원 화백
삽화=권휘원 화백

10월 마지막 주간은 기독교계에서 기념하는 종교개혁주간이다. 503년 전 마르틴 루터가 로마 가톨릭의 부패와 타락상을 비판하면서 오직 성경으로, 오직 믿음으로 돌아가자고 촉구한 교회 개혁운동을 기리는 기념일이다.

3년 전 한국 교회는 종교개혁일 50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기념행사와 함께 대각성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초대형교회의 부자세습을 허용하고 일부 목회자들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나면서 한국 교회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잃어가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 시대를 맞아 현장 예배를 강요하던 일부 교회들을 통해 바이러스가 퍼지고 전광훈과 같은 엉터리 목회자들로 인해 지탄과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더욱이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는 비대면 시대를 맞아 한국 교회는 기로에 섰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독교 역사상 예배당 밖에서도 예배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교회는 위기를 맞고 있다. 온라인 예배를 선호하는 신자들이 늘어나면서 교인 수가 줄고 교회 재정도 감소하고 있다. 일각에선 한국 교회가 영국과 미국 교회처럼 교인은 떠나고 건물만 남는 공동화(空洞化)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를 내놓는다.

이러한 교회의 위기 속에 의식 있는 목회자들이 교회 개혁을 촉구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교회 회복 연합운동을 펼치는 ‘2020 다시희망’은 종교개혁주간을 맞아 ‘개신교 죄책 고백과 희망 선포의 날’ 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교회 개혁을 위한 20개 조항을 내걸고 스스로부터 실천을 다짐했다. 교회 십일조의 사회 환원과 사회적 약자 구제, 교회 세습 불허와 전광훈 같은 개신교와 단절, 거짓 증언 행위 중단, 목회자들 영적 도덕적 불감증 단호 대처 등을 선언했다.

중견 목회자 그룹인 ‘아드폰테스’도 종교개혁 503주년을 기념해 공동 기도문과 설교문을 공개하고 교회 갱신과 공공성 회복을 결의했다. 지난해 서울 명성교회 부자세습 허용 당시에도 아드폰데스는 교회의 헌법 질서를 무너뜨렸다며 종교개혁 정신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했었다.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구호이기도 한 아드폰데스(Ad Fontes)는 라틴어로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다. 한국 교회가 성공과 축복을 추구하는 기복주의, 돈과 물질을 앞세우는 맘몬주의, 교인 위에 군림하는 교권주의 등을 철저히 배격하고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오직 복음으로, 제2의 종교개혁운동이 필요할 때다. /권순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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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kwonst@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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