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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부모가 빚이 많다면 고려해야할 사항

얼마 전 의뢰인은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유산이 있지만 상당한 빚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난감해하며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그 빚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가 없지만 상속재산을 받고 불안하다면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고려해보라고 조언해드렸습니다. 한정승인은 상속인이 상속으로 인하여 취득할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할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상속인의 의사표시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피상속인의 상속채무가 상속재산보다 많다고 예상되는 경우나 상속채무 규모를 잘 알지 못할 경우 상속인이 취할 수 있는 조치입니다. 하지만 한정승인의 결정이 되었다 하더라도 신청한 상속인은 상속을 받는 것이므로 납부할 상속세가 없더라도 상속세를 신고할 의무가 생깁니다. 게다가 상속부동산을 상속인이 매각하거나 경매로 넘겼을 때 공시가격이 오른 경우 양도세 부담의무가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이때 경매로 매각된 대금이 모두 채권자들에게 배당되었더라도 양도세를 내야만 합니다. 그리고 한정승인으로 인한 세금문제 이외에도 한정승인시 재산목록을 작성해야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재산목록에 기재되지 않은 상속재산에 대하여 고의 누락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고의누락인정시 상속을 단순승인으로 간주하게 됩니다. 한정승인과는 달리 상속포기의 제도가 있는데 상속포기는 재산에 대한 권리와 부채에 대한 의무를 모두 포기 하는 겁니다. 상속인의 권리를 포기하는 제도이기에 상속관련 세금문제에서 자유로울수가 있지만 상속을 포기한 상속인의 상속분은 후순위 상속인에게 넘어가게 됩니다. 후순위자들이 많을 경우 이를 기한 내 알려줘야 피해를 보지 않습니다. 따라서 상속포기는 전체 상속인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절차가 상당히 번거롭고 전체 상속인의 상속포기가 필요한 부분이라 상속포기보다는 한정승인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신청하면 상속포기와 달리 후순위자들에게 순서가 넘어가지 않습니다. 세무회계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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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02 17:01

육체노동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

나는 전주에서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책방은 일곱 평 정도의 아담한 크기이다. 대부분의 책이 시집이고 나머지는 시인들의 에세이나 시론집 등 있다. 책방에서는 책을 정리하고 청소하고 사람들에게 소개할 책을 고르며 책방을 돌보기도 하지만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읽고 쓰면서 보내고 있다. 멀리서 보면 낭만적이다. 구도심의 작은 책방에서 혼자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보내는 일상.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부러워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도 즐겁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책방으로는 생활에 필요한 만큼 돈을 벌지 못한다. 현재 책방 수입은 대부분 책방 운영비로 다시 들어가고 있다. 그래서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나는 매일 새벽 다른 일을 하고 있다. 바로 택배 하역이다. 택배 물류센터에서 화물차로 들어오는 택배를 컨베이어에 올리는 단순한 일이다. 보통 새벽 다섯 시 반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한다. 조금이라도 더 자는 것이 좋기 때문에 아침은 먹지 않는다. 곧 땀을 흠뻑 흘릴 것이기 때문에 씻지도 않는다. 이십 분 정도 차를 운전해서 전주 장동의 한 택배 물류 센터로 간다. 차에서 내려 오 분 정도 스트레칭을 한다. 스트레칭이 끝나면 물류센터로 들어가 안전 장구들을 착용하고 컨베이어 라인 앞에 선다. 잠시 후 여섯 시 반이 되면 물류센터에 벨이 울리고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나는 택배를 가득 실은 화물차 안으로 들어가 물건을 컨베이어 벨트에 올린다. 계속 같은 것을 반복한다. 무거운 물건도 있고 가벼운 물건도 있다. 한 시간마다 오 분에서 십 분 정도 휴식한다. 근무 시간은 들쭉날쭉하지만 보통 네시간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몸이 힘든 작업이다 보니 체감상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 노래나 시를 떠올리며 일하거나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 더욱 그렇다. 근무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 씻고 점심을 먹고 책방으로 출근한다. 책방 사장의 일상과 택배 하역 노동자의 일상이 잘린 듯 나누어져 나의 하루를 이루고 있다. 누군가는 빨리 물류센터에 출근하지 않아도 될 만큼 책방의 매출 올랐으면 좋겠다고 했다. 맞는 말이었지만, 그 말을 들었을 때 조금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가 은연중에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시간은 버려지는 시간이라는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에 언짢았다. 또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 슬펐다. 하지만 두 일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안다. 하나의 몸으로 양쪽 일을 하고 있는 이상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어느 한쪽이 버려지는 시간이 아니다. 그 단적인 증거가 이 글이다. 이십 킬로그램짜리 쌀가마니를 들고 내려놓으며 머릿속으로 이 글의 초안을 상상했다. 독자가 읽기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 정도의 생각이 드는 미지근한 글이 되기를 원했다. 반대로 책방에 앉아서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물류센터를 끊임없이 생각했다. 짐이 컨베이어 벨트에 내릴 때 나는 쾅쾅거리는 소리, 절인 배추 박스의 무거움, 잠깐의 휴식 시간에 마시는 믹스커피. 현실적으로도 하역 노동은 나와 책방을 지탱해 내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생활에 필요한 돈을 벌 수 있게 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나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생겼고, 근육이 붙었다. 이것만으로 만성적인 우울함이 많이 나아졌다. 어떤 시간은 다른 시간을 위해 버려지는 것이 아니다. 의미 없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도 나를 긍정적으로 만들어줄 요소는 분명히 있다. 나는 언제나 나이기에. △천기현 대표는 전주에서 시집책방 조림지를 운영하고 있다. 천기현 시집책방 조림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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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02 17:01

[금요수필] 손톱

손톱이 부러졌다. 아니 손톱이 찢어졌다는 게 더 맞는 말이다. 어디에 걸려 이렇게 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도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살갗을 파고든 손톱은 절반가량 찢어져 사선으로 비스듬히 덜렁거렸다.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손끝이 쏙쏙아렸다. 옷을 입을 때, 머리를 감을 때도 날 선 면도날처럼 찢어진 손톱이 신경에 거슬렸다. 무엇이든 그 절실함을 모를 때는 그것의 존재와 고마움을 잊고 살아간다. 손톱이 그랬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푸대접받은 게 억울했던지 말썽을 피우기 시작했다. 손가락 중 쓰임이 제일 많은 집게 손가락이라 더 까다롭다. 시간이 가면 났겠지, 하고 임시방편으로 일회용 밴드로 감아 두었다. 그러나 손에 물 마를 날이 없는 집안일 때문에 일회용은 오래 배겨내지 못했다. 물에 젖은 밴드를 풀어보니 피부가 퉁퉁 부풀어 올라 있었다. 뾰족한 수가 생각나지 않아 다시 자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이런 내 모습을 지켜보던 아들이 청소며 잔심부름을 도와주었다. 오래전 남편을 도와 사업을 할 때다. 그때 아장아장 세상을 향해 발을 떼기 시작한 두 살배기 아들은 팍팍한 내 삶에 단비처럼 커다란 기쁨이 되어 주었다. 사무실 하나에 방 한 칸이 전부였던 작은 공장은 매일 같이 시끄러운 기계들이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위험한 곳이었다. 기계 때문에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아들은 유치원에 간 누나가 돌아올 때까지 온종일 혼자서 놀아야만 했다. 착하고 유순한 아들을 보고 사람들은 부모가 바쁜 것을 아는 듯 얌전하다며 칭찬이 자자했다. 그러나 나는 그때 다른 아이들처럼 엄마 손잡고 마음껏 뛰어놀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했다. 우두커니 혼자 노는 단칸 방문을 열어 보면 아들의 친구는 달랑 장난감 로봇 하나뿐이었다. 그해 여름, 공장의 후텁지근한 기계 열 때문에 환기를 시킬 요량으로 방문을 조금 열어 놓았다. 그때 공장 한쪽에서 숨넘어가는 듯한 아이 울음소리가 기계소음을 뚫고 들려왔다. 황급히 뛰쳐나가 보니 아들이 공장 유리문 틈에 엄지손톱이 끼인 채 자지러지게 울고 있었다. 작고 여린 손톱에서는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 선홍색 피는 아들의 새하얀 손가락 사이로 삽시간에 번져 나갔다. 파랗게 질린 아이는 마침내 울음소리도 못 내고 있었다. 아들의 작고 얇은 손톱은 바닥의 흥건한 피 위에서 종이배처럼 둥실 떠 있었다. 아이 손톱을 주워든 나는 슬픔을 느낄 새도 없었다. 부러진 손톱은 영양분이 바튼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지곤 하였다. 도무지 자라날 생각도 하지 않았다. 손톱 때문에 심사가 뒤틀리고 만사가 귀찮아졌다. 평소 이보다 더한 아픔도 참고 견뎌내던 때와는 달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주위 사람들은 이제 손톱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신경이 날카로워진 나를 더 경계하는 것 같았다. 떼어버리고 싶어도 뗄 수조차 없는 화근덩이는 점점 살갗을 파고 들더니 누런 고름이 잡혀갔다. '쇠갈퀴가 몸속 여기저기를 박박 긁어대는 것만 같다' 고중얼거리던 어머니 말씀이 떠올랐다. 천성이 부지런한 친정어머니는 손톱 두 개가 없다. 왼손의 새끼 손가락은 손톱이 비틀려 뭉뚝하고, 네 번째 약지는 아예 첫 마디가 잘려나 가고 없다. 어머니의 손가락은 내가 아주 어릴 때 공장 기계에 끼어 마쳤다고 했다. 그래서 어머니는 반지를 잘 끼지 않으신다. 아니, 반지를 낀다 해도 손가락이 뭉뚝해 예쁘지 않다. 아버지가 해주신 보석 반지들도 간직하기만 할 뿐 끼지는 않으셨다. 얼마 전 친정에 갔을 때였다. 어머니는 내가 자리에 앉기도 전 '파란색 보석이 행운을 안겨준다더라.'하며 몇 개 남은 반지 중 마음에 드는 걸 골라 보라고 했다. 내가 망설이고 있자 제법 알이 굵직한 반지를 선뜻 건네었다. 나는 평소 어머니가 아끼던 반지니 그냥 가지고 계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아침에 일어나니 허연 손톱 하나가 이불 위에 덜렁 빠져 있다. 벽에 걸린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 하나를 그렸다. 며칠 뒤면 친정어머니의 생신이다. △박경숙 수필가는 <계간수필>에서 수필 천료로 등단하였으며 전북 수필문학회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전북수필문학상, 산호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수필집 <미용실에 가는 여자>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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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02 17:00

2025년 정치 개혁의 리더십을 기대한다

방향은 분명하다. ‘제왕적 대통령 권력의 분산과 승자독식에 따른 독선과 무능의 리더십에서 유능한 민주적 리더십’으로의 전환이다. 대한민국 공동체의 민폐가 아니라 ‘국민 통합의 구심점이자 미래 선도의 정치 리더십’을 지향한다. 1987년 체제의 핵심은 ‘1인 장기집권의 방지’였다. 당시 집권 가능성이 높았던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권력의 자리에 올라야 해서 5년 단임의 암묵적 합의였다는 말도 있다. ‘제왕적 대통령과 승자독식의 제도’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대통령으로의 권력 집중과 승자 독식의 선거제도는 정권 말기마다 교체 요구와 정치 보복으로 이어졌다. 진영 간 극단적 대립은 정치적 통합과 협력을 막는다. ‘여야가 5년 동안 죽어라 싸우게 하는 게 대통령제’가 되어 “‘상대가 악’이라는 선악 구도만 매몰”된 정치다. 최근에는 법조인 출신의 정치가 대세로 미래가 아닌 과거의 잘못만 따지는 과거 지향의 정치다. ‘갑툭튀의 끝판왕’ 윤석열 캐릭터의 등장과 계엄 그리고 탄핵은 겸손한 승리와 책임 있는 패배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체제가 보여주는 최악의 모습이다. 대통령제가 “민주주의의 죽음의 키스”라는 말을 듣는 이유다.OECD 37개 국가 중에서 대통령제는 6개국뿐이다. 제왕적 대통령제는 ‘권력 사유화와 교착 정치의 상시화’로 이어진다. 노무현의 “코드인사” 이명박의 “고소영 강부자 인사” 박근혜의 “수첩 밀봉 인사” 그리고 문재인의 “캠코도 인사”가 대표적이다. 교착 정치는 ‘정치 실종’이다. 직선 대통령의 권력은 국회 다수당과 대립한다. 일상화된 여소야대의 분점 정부다. 견제와 균형의 원칙은 사라지고 극단적 대치와 교착 상태다. 우리가 본 거야의 입법과 대통령 거부의 악순환이다. 결과는 ‘정치의 사법화’다. 정치적 갈등을 정치적으로 풀지 못한다. 협상과 타협 대신 법적 해결에 의존한다. 정치 쟁점이 법정으로 넘어가면서 대화와 통합 그리고 미래의 정치 리더십은 사라진다. 법적 공방과 정치적 책임 회피는 시민들의 무관심과 냉소의 대상이 된다. 극단화된 ‘팬덤 정치’는 악화된다. 양당과 양 진영 모두 각자의 지지층만을 바라보는 정치를 지향한다. 팬덤의 양당과 진영 정치는 대화와 타협의 여지를 줄인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저주와 분열 그리고 내전의 정치다. 승자독식 구조의 핵심은 선거제도다.정치적 양극화의 출발점이다.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한 표라도 더 얻은 사람이 당선되는 제도로 2위 이하의 표는 국정에 반영되지 못한다.단순다수제와 소선거구제는 지역주의와 결합하면서 양당 중심의 대결 구도를 심화시킨다. 지역주의 기반의 양당 체제는 기득권화되고 폐쇄적인 엘리트 구조로 변질된다. 양당의 극단적 대립과 양극화는 당연한 결과다. 어느 쪽이 집권하든 여당은 대통령의 하수인으로 전락하며 정책 보다는 정쟁과 대립을 주도한다. 변화의 방향은 분명하다. ‘포용적 정치 시스템과 포용적 선거제도’다. 민주주의를 “집단 지성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개인의 성장을 촉지하는 체제”라고 한다면 상호 존중과 인정을 전제로 공동체의 함께 기여를 위해 경쟁하는 것이다. 협조와 협치와 공존과 공영의 정치가 불가피 하도록 제도적으로 강제해야 한다.대통령 권한의 분산과 결선투표 그리고 도농복합선거구제의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원칙인데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출발점이다. 국민여론도 우호적이다.유권자 10명 중 6명 이상이 “현 대통령제를 개헌해야”한다고 본다.“권한 축소한 대통령제의 선호가 가장 높아” 70%에 이른다는 조사도 있다. 개헌 시기를 ‘다음 대선 전’으로 하자는 의견도 국민 다수다. 보수보다 진보에서 더 개헌을 원하는 양상이다. 민주당 지지층이 국민의힘 지지층 보다 더 개헌을 바란다. 헌정회 여야 원로들은 “선 개헌 후 대선”을 제안하며 “탄핵 정국이 개헌의 적기”라고 한다. 문제는 오해의 소지다. 이재명 대표는 “한가한 소리” “탄핵 관철에 집중할 때”라고 말한다.개헌을 얘기하는 사람들을 “내란 동조 세력”으로 규정하며 정치적 물타기를 의심한다. 탄핵 지연이나 권력 연장의 정략적 의도로 본다. 헌정 질서의 회복이 우선이라는 말이지만 정대철 헌정회장은 “권력이 눈앞에 보이니 성급해진다.”고 진단한다. 이 대표와 민주당의 결심이 중요하다. 특히 100명이 넘는 수도권 의원들의 선택이 핵심이다. 영남 출신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그 다음이다. 선거제도 개혁의 갈림길로 스스로 기득권을 포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공익우선이냐 사익 우선’이냐다. 2025년 새로운 정치 리더십의 등장을 기대한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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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02 17:00

폭력사건으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현역병으로 입영이 가능한가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면 현역병 입영 대상자입니다. 다만 상근 예비역 소요 제기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면, 상근 예비역으로 우선 선발됩니다. 상근 예비역이란 현역병으로 입영한 사람이 기본 군사훈련 후 지역방위 업무를 수행하는 군부대 또는 이를 지원하는 기관에서 복무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다만, 수형 사유로 상근예비역 선발 시 수형의 사유가「병역법」(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의 원인이 병역법인 경우 포함), 「도로교통법」,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을 위반한 경우에는 사유가 있더라도 상근 예비역으로 선발되지 않습니다. 형량에 따른 병역처분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병역법」, 「도로교통법」,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외의 법위반으로 6월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 및 1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은 상근 예비역 선발 대상이고 보충역 대상자는 「병역법」제86조에 따라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써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제외한 6월 이상 1년 6월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 및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이 보충역 대상자입니다. 여기서 보충역이란 병역판정검사 결과 현역 복무를 할 수 있다고 판정된 사람 중에서 병력수급 사정에 의하여 현역병 입영 대상자로 결정되지 아니한 사람을 말합니다. 전시근로역 대상자는 「병역법」제86조에 따라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써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제외한 1년 6월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대상이며 6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병적에서 제적됩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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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02 16:49

신년하례(新年賀禮)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시작됐다. 예전에는 새해에 연하장(年賀狀)을 주고 받았다. 직접 만들기도 하지만 대개 인쇄된 것을 사다가 새해를 축하하는 몇 마디를 적어 보내곤 했다. 우체국에서 파는 연하우편은 따로 우표를 붙일 필요가 없어 간편했다. 일부 화가나 서예인들은 자기의 작품을 넣는 경우도 있었는데 예술성과 함께 정성이 깃들어 좋았다. 연하장에는 으레 송구영신(送舊迎新)과 함께 ‘근하신년(謹賀新年)’ 또는 ‘하정(賀正)’과 같은 문구가 들어갔다. 『표준국어사전』에 따르면 ‘근하신년은 삼가 새해를 축하한다는 뜻으로 새해의 복을 비는 인사말’이라고 되어 있다. 이러한 근하신년은 1800년대 말부터 일본에서 널리 사용된 인사말로, 우리나라에는 1925년쯤부터 쓰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는 달리 하정은 삼국시대부터 쓰였다. 신라말 최치원이 당나라 황제에게 바치는 글인 하정표(賀正表)가 그것으로, 지금까지 남아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신년축하 인사말이다. 하정표에는 ‘새해가 시작을 알리는데 큰 복이 오직 새롭기 바랍니다(元正告始, 景福惟新)’는 글귀가 나온다. 며칠에 걸쳐 연하장 수십장을 써보낸 기억이 새롭다. 그러던 것이 점차 줄어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대신 스마트폰으로 보내는 카톡이나 문자가 대세를 이룬다. 종이 연하장보다 감동이 덜 하지만 없는 것 보다는 반갑다. 간편함을 추구하는 세태나 기술 발전으로 보아 이것이 또 어떻게 발전할지 모를 일이다. 이와 함께 새해가 되면 관공서나 회사에서 시무식 또는 신년하례회를 갖는다. 신년하례(新年賀禮)는 원래 새해를 맞아 상대방을 직접 찾아 얼굴을 맞대고 인사를 나누며 축하의 예를 갖추는 것을 말했다. 그런데 요즘은 시간을 내 일일이 인사하는 게 번거롭게 되었다. 그래서 한 곳에 모여 단체로 인사를 나눈다. 전주상공회의소에서 해마다 연초에 개최하는 ‘신년인사회’나 재경전북도민회가 여는 ‘재경 전북도민 신년인사회’같은 게 대표적이다. 또 김제 금산사 등 산사에서도 신년하례법회를 갖고, 대학이나 고교 동창회에서도 동문들끼리 모여 덕담을 나누는 신년하례회를 갖는다. 지난해 말에는 우리나라에 유난히 큰 일이 많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월 3일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해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 한국 민주주의를 45년 전으로 후퇴시켰다. 다행히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탄핵이 진행 중이다. 또 설성가상으로 12월 29일에는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이 전남 무항공항에 추락해 179명이 희생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새해에는 이런 청천벽력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나태주 시인은 ‘새해인사’라는 시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제, 또다시 삼백예순다섯 개의/ 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공짜로 받을 차례입니다/ 그 위에 얼마나 더 많은 좋은 것들을/ 덤으로 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게 잘 살면 되는 일입니다”라고. 새해에는 모든 날이 평안한 새날이길 바란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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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25.01.02 16:12

‘더 특별한 전북, 더 좋은 삶터’ , 힘찬 발걸음을

혼돈의 새벽이다. 탄핵정국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안공항 참사까지 겹쳐 정치·경제·사회적 불안정과 혼란의 그림자가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실의에 빠져 있을 수는 없다. 을사년(乙巳年), 새 아침이 밝았다. 다시 희망의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어야 한다. 특히 전북은 2025년, 지역소멸 위기를 떨쳐내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 서 있다. 전북은 오는 18일 특별자치도 출범 1주년을 맞는다. 개정된 전북특별법이 지난달 말부터 시행되면서 ‘더 특별한 전북’을 만들기 위한 ‘전북형 특례’사업을 새해부터 본격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특별법에 규정된 전북형 특례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더 좋은 삶터’를 만들어 가야 한다. 새해 벽두, 서둘러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갑작스러운 탄핵정국으로 국회에서 해를 넘긴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대광법)’ 개정안 처리가 급하다. 그동안 전북은 광역시가 없다는 이유로 국가의 광역교통망 확충계획에서 철저히 소외됐다. 대광법 개정을 통한 교통 SOC 확충은 전북 재도약, 그리고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과제다. 또 국가예산 추가 확보에도 역량을 모아야 한다. 지난 연말 예기치못한 비상계엄·탄핵정국으로 인해 국회 단계에서의 전북예산 증액 노력이 무산되면서 다수의 지역 현안사업이 반영되지 않았다. 지자체와 지역 정치권에서 당장 ‘추경 확보’전략을 마련해 총력 대응해야 한다. 이와 함께 새해 ‘2036 하계올림픽 유치’와 ‘전주·완주 통합’, ‘군산~목포 서해안철도 국가계획 반영’,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 등 지역 현안도 슬기롭게 풀어가야 한다. 을사년 새해, 새만금도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우선 ‘새만금~전주 고속도로’가 완공될 예정이고, 변화된 개발여건을 반영한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 절차도 완료된다. 또 2029년 개항을 목표로 ‘새만금국제공항’을 착공하고, 새만금 수변도시도 첫 분양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새해에도 도민 모두 한마음으로 뭉쳐 전북의 미래, 지역의 희망을 만들고 키워가야 한다. 특히 지자체와 지역정치권이 앞장서 새만금을 비롯한 굵직한 현안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지역의 역량을 결집하고, 서민생활 안정에도 특별히 신경써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1.02 14:36

안전한 사회 만드는게 첫번째 과제다

크고작은 사건 사고로 점철됐던 한해가 지나고 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저마다 새해를 맞는 각오는 다르겠지만 일단 올해는 평온한 한 해가 되길 간곡히 소망한다. 계엄과 탄핵, 제주항공 참사로 대표되는 사고는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을사년 첫날인 지난 1일까지 전국 지자체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합동분향소에 무려 15만명이 넘는 시민이 찾았다고 한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참사 희생자와 가족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은 안타까움의 발로 그 자체다. 하지만 또다른 저변에는 사회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각종 사건과 사고에 대한 불안심리가 광범위하게 깔려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정상궤도를 이탈한지 오래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이태원 참사, 서울시청 앞 차량 질주, 금성호를 비롯한 각종 해난사고 등 이루 헤아리기도 어렵다. 문제는 매번 유사한 패턴의 사건사고가 반복된다는 거다. 과거의 잘못을 잘 반추하고 제어시스템을 만들면 조금씩이라도 피해를 줄여나갈 수 있을텐데 어찌된 영문인지 나아지는 기미가 없다. 그래서 새해에는 우선 철저한 안전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둬야한다.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는 말이 더 이상 나와서는 안된다. 이는 단순히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 맡길 일이 아니다. 당장 나부터 주위를 철저히 점검해야만 한다. 그래야 비로소 시민들이 행복할 수 있고, 불안감을 떨칠 수 있다. 사회안전망 확보도 더 박차를 가해야 할 중대한 과제다. 빈곤을 겪고 있는 취약한 가족과 개인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한편에선 흥청망청하는데 바로 옆에 있는 이웃은 단돈 몇만원이 없어 소중한 목숨을 끊는다면 그게 과연 제대로 된 사회인가. 일주일이 멀다하고 전해지는 어려운 이들의 극단적 선택은 분명히 말하건데 그 책임의 일단이 우리사회에 있다. 2일 각급 기관에서는 저마다 시무식을 개최했다. 올 한해만큼은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자고 다짐했다. 민생 안정, 지역경제 활성화, 지방 소멸 위기 극복 등 전북이 처한 과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전북특별자치도로 본격적인 도약을 꿈꾸고 있는 지역사회에서는 기회발전특구, 새만금 고용특구 등 다양한 특례를 통해 경제가 좀 더 나아질 전망이다. 2036 올림픽 유치의 꿈도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안전시스템과 사회 안전망 확보 여부다. 새해 벽두 사회 구성원 모두가 거듭 새겨야 할 첫번째 과제임을 명심, 또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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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1.02 13:37

새해는 인성(人性)을 성근(誠勤)히 하자

오늘날 사회는 물질만능 주의가 인격위에 군림하여 인성은 찾아보기가 힘든 세상이 되었다.그러다 보니 공허한 마음속엔 늘 불안과 혼돈이 존재해 방황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안타깝다. 옛날에는 집성촌에 일가친척이 자연스럽게 함께 살면서 어울림으로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여, 옳고 그름을 제시해 주며 바른 길로 인도하고, 관심과 사랑 안에서 성장, 평생을 함께 소통하며 끈끈한 유대로 인성(人性)은 늘 중심에 있었다. 사회 생활도 인성은 근간이 되어 자신과 가문에 누가되지 않기 위해 정도를 알고 힘쓰며 살아왔다. 그러나 사회의 고도성장과 외국 문명이 쓰나미처럼 밀려와 새로운 변혁기에 적응하다보니 지역에서 도시로 대부분 이주하게 된다. 함께 공유했던 일가친척과 정겹게 나누던 이웃은 흩어져 이산가족이 되고 말았다. 핵가족화로 가정은 정신학적 결핍의 굴레가 되었고, 자녀는 온실속 화초로 자라 이타심이란 찾아보기 힘들다. 이기심은 강해져 개인주의로 울타리를 치면서 끼리끼리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자녀들은 유치원부터 경쟁하며 우열속에서 신음하고 불안의 심리를 안고서 자라고 있다. 돈이 있어도 없어도 불안하고, 직장을 다녀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으니, 직장마저 없는 사람은 얼마나 힘들겠나 싶다. 이때 나를 일으켜 세워주고 자존감을 주는 것이 정심(正心)이다. 정심이 마음뜰에 성근(誠勤)하게 자란다면 어떻한 고난과 시련이 오더라도 능히 뚜벅뚜벅 세상을 향해 도전하고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이 진리이다. 영원없이 공허하게 세월을 보내는 것은 우둔한 짓이다. 인생은 되돌아 오는 길이 없고, 빈손으로 왔다 가는 게 인생인데 빛나는 이름은 아닐지언정 부끄럽지 않은 이름을 남기도록 우리는 성심을 다해 살아야 한다. 소크라 테스는 30년을 아테네 시민 정신혁명을 위해 생을 바치신 분이다. 부패하고 타락한 아테네 사람들의 양심과 생활을 바로 세우기 위하여 방황하는 청년들을 향해 호소하고 계도에 힘쓰며, 인격을 각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하셨다. “시민들이여! 청년들이여! 지혜와 진리와 자기의 인격을 깨끗하게 하는 일에 노력을 합시다. 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바르게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째로 진실하게 사는 것이요, 둘째로 아름답게 사는 것이며 , 세째로 보람있게 사는 것입니다. 항상 철학자처럼 사색하고, 농부처럼 일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인간상입니다” 라고 열변을 토하고 다녔다. 생각은 인생의 소금같은 것이다. 말과 행동을 하기전에 생각하고 행동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좋은 말은 덕(德)으로, 나쁜 말은 화(禍)로 온다. 선과 악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선악이 구별받는다. 육조 혜능대사는`불사선 불사악`(不思善 不思惡)이라 하셨다. 상황에 따라 선악은 넘나들고 있으니 생각하지 말라는 뜻이다. 미움은 사각에서 오고, 이해는 자각에서 오며, 사랑은 생각에서 온다. 생각은 천사가 주는 마음이고, 사각은 악마가 주는 마음이며, 자각은 자기 생각을 가지는 마음이다. 고마운 것들은 마음에 담고 기억하며, 섭섭한 것들은 물에 새겨서 흘려보내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자신을 수양하고 가정을 잘 다스리면 나라를 다스리고 태평해 진다는 뜻이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여기에도 정심(正心)에서 시작되고 있다. △오동근 위원장은 (주)금산영상사업단(영화제작)대표를 역임했고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동근 재경남원문인협회 기획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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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01 15:18

수양이 부족한 대통령

고대사에서 근대사까지 이어져오는 지구촌의 통치역사를 더듬어 보면 천태만상의 군주들이 등장하게 된다. 그 중에는 성군으로서 백성을 내 몸같이 여기는 통치자도 있지만 끔찍하리만큼 폭정을 휘둘러 백성을 굶주리게 하고 나라 전체를 붉은 핏빛으로 물들게 한 군주도 있었다. 우리의 역사를 살펴보아도 굵직한 파도가 요동치는 시대가 있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오명을 가슴에 담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수 십년이 지났는데도 계엄이라는 군화발에 무참히 짓밟혀 못다 핀 꽃망울로 운명을 달리한 자식의 그림자가 시도 때도 없이 가슴팍을 헤집고 들어오는 날이 어디 한 두 번인가. 비오는 날 먼지 나듯이 얻어 맞고 그래도 살겠다고 담장을 뛰어 넘어온 젊은 청년을 뒤 쫓아오던 계엄군이 먹살을 휘어잡고 나간 뒤로 지금까지 소식이 없다. 군중 속에서 이런 말이 들려왔다. 한반도가 또 다시 삼국시대로 돌아간 것 같다고 하였다. 직설하자면, 북한이 남한을 적국이라고 하였고 대한민국은 언제부턴가 여당과 야당은 적대적으로 협치는 온데간데없고 오직 서로 죽기 살기고 싸움질만 하고 있으니 이런 해괴망측한 말이 나돌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민초는 한 줄의 글로서 세계만방에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떨치고 있는데 백성의 안위를 걱정하고 나라의 안녕을 위하여 온 몸을 던져야 할 대통령이라는 자가 어찌 망나니만도 못한 짓을 저질러 나라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국민들을 분열의 독아지속으로 몰아넣어 혼란을 자초하는지 참으로 혼몽스럽기 이를 데 없는 오늘이다. 그렇지 않아도 하루가 멀게 옥죄어 오는 열강의 틈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몸부림치며 쌓아 놓은 대외적 외교성장이나 경제성장을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뜨린 자가 다름 아닌 이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것에 통탄스럽기만하다. 모름지기 수양이 부족한 대통령은 자기 백성을 망하게 한다고 하였다. 이 말은 2000년 전부터 우리에게 전해 준 말이다. 통치자는 백성을 다스리는 통치력이 있어야 하고 군주철학 중의 의뜸인 덕목이 있어야 한다. 법으로 다스리는 백성은 어두운 밤 같으며 덕으로 다스리는 백성은 밝은 대낮과 같은 것이다. 애초에 미래가 아닌 과거사를 찾아내어 서슬퍼런 칼날 위에 올려놓은 것을 직업으로 하는 자를 통치자로 세운 자체부터가 오늘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백성이 깨어 있어야 한다. 국민이 깨어 있어야 한다. 한 순간의 달콤한 언어에 휘말리면 오늘과 같은 곤혹을 치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는 나라의 주인인 국민을 위하여 내 한 몸 헌신짝처럼 던질 수 있는 자를 군주로서 국민은 선택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스스로 자멸하여 얼마나 많은 설음과 고통을 당해왔는가. 이 난국을 하루 빨리 지혜롭고 슬기롭게 회복하지 아니하면 또 다시 주변 열강들의 식탁 위에서 피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 이형구 전북지방법무사회 회장·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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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01 15:18

2025년 #아보하·무해력

을사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맞아 희망과 설렘으로 가득해야 할 순간이지만, 지난 연말의 가슴 아픈 비극 앞에 잠시 멈춰 섭니다. 제주항공 참사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으신 유족 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12·3 내란:대한민국의 아침을 흔든 폭거 지난 12월 3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윤석열과 그 일당은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짓밟으며, 헌법기관을 무력으로 유린했습니다. 민주주의의 심장을 겨냥한 폭력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경제와 사회를 혼돈으로 몰아넣었습니다. 환율은 IMF 위기 이후 처음으로 1480원을 넘어 폭등했고, 주식시장에서는 하루 만에 79조 원이 증발했습니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은 국민의 삶을 더욱 위태롭게 만들었고, 특히 서민들은 불안과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이 사태를 초래한 내란 주동자들은 진실 앞에서 침묵하고 있습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내란수괴를 옹호하는 데 급급할 뿐입니다. 단순한 정치적 갈등을 넘어, 대한민국의 존립이 위협당하고 있습니다. #아보하와 무해력: 평범한 하루를 지킬 의무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언급된 두 가지 트렌드,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와 무해력(무해한 매력)은 지금의 대한민국 상황과 묘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아보하’는 특별하지 않지만 평온한 일상에 감사하는 새로운 행복의 기준을 제시합니다. 12.3 내란과 항공 참사는 우리 국민의 ‘#아보하’를 송두리째 빼앗았습니다. 평온했던 하루가 무너지고, 이유 없는 폭력, 예측할 수 없는 재난과 사고 속에서 국민들은 언제 어디서 위협이 닥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더욱이 저성장, 고물가, 고금리라는 삼중고 속에 소비가 위축되고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소상공인들의 상황은 정말로 심각하기까지 합니다. 경제적 불안은 일상적인 삶의 질을 위협하고, 가족과 함께 편안히 그리고 평범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보통의 하루’를 보낼 희망조차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무해력(무해한 매력)’은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받았던 판다 ‘푸바오’처럼, 귀엽고 해롭지 않은 대상이 사랑받을 것이라는 겁니다. 사방에서 우리를 옥죄고, 공격하는 험한 세상에서 ‘무해력’은 편안함을 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총을 쏴서라도 의원들을 끌어내라”,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 “두 번 세 번 계엄을 선포하면 된다”라는, 정말 ‘유해한’ 사고를 가진 대통령이 이끄는 나라는 최소한의 희망도 없습니다. 결국, 평범하고 편안한 일상을 꿈꾸는 국민으로부터 윤석열은 외면당하고 말았습니다. 2025년, 정의와 평화가 되살아나는 한 해가 되기를 그동안 새해 소망이 성장과 번영 그리고 돈과 건강이었다면 올 해의 소망은 이전보다 규모는 훨씬 작아졌습니다. 우리 국민에게 더 이상 특별하고 대단한 행복을 드리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평범한 하루는 잃지 않도록 우리 정치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저 역시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대한민국을 정의와 민주주의가 되살아나는 나라로 만들어가겠습니다. 2025년 새해에는 슬픔과 혼란을 딛고, 국민 모두가 ‘보통의 하루’를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윤덕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정책위원회 선임부의장, 조직강화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윤덕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전주시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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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01 14:35

불확실성의 시대, 전북의 새벽 다시 열자

푸른 뱀의 해, 을사년(乙巳年) 첫 아침이 밝았다. 희망의 한 해를 설계해야 할 새 아침,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촉발된 우리 사회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이다. 탄핵정국의 소용돌이 속에 무안공항 참사까지 겹쳐 2025년 대한민국의 새 아침은 침울하다. 거듭되는 충격과 혼란 속에 민생경제도 직격탄을 맞았다. 우리 사회 갈수록 심각해지는 정치적 양극화와 갈등 속에 지방의 위기는 더 깊어지고 있다. 지방소멸 위기의 시대, 새해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북의 노력도 뜻밖의 암초를 만나 혼돈에 빠졌다. 그래도 새 아침의 여명이 밝았다. 다시 전북의 미래, 지역의 희망을 만들고 키워가야 한다. △ 산적한 현안, 차근차근 풀어야 광복 80주년, 민선 지방자치 30주년을 맞는 뜻깊은 2025년, 을사년 새해다. 윤석열 정부가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국정목표로 설정하면서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역대 정부의 말뿐인 균형발전 정책과 다르지 않았다. 진정한 자치분권 실현을 위한 지방자치권 확대‧재정분권 강화라는 과제도 여전히 남았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지방은 ‘소멸 위기’에 직면했다. 이런 가운데 전북은 새해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 당장 풀어내야할 적지 않은 현안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갑작스러운 탄핵정국으로 국회에서 해를 넘긴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처리가 급하다. 또 국가예산 추가 확보에도 역량을 모아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지역 정치권은 지난해 ‘2025년 국가예산 10조원 시대’ 진입에 공을 들였다. 그런데 새해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전북 국가예산은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국회 단계에서의 증액에 기대를 걸었고, 실제 국회 상임위원회 단계에서 4600억원 가량을 증액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탄핵정국에 모두 물거품이 됐다. 결국 새해 전북 국가예산은 정부 예산안 발표 이후 반영된 부처 가내시 금액과 몇몇 공모사업 예산을 합쳐 9조 2244억원 규모로 확정됐다. 다수의 지역 현안사업이 반영되지 않았다. 전북의 미래를 위해 애써 발굴하고, 역점 추진해온 지역 현안사업이 예산문제로 좌초되지 않도록 자치단체와 지역 정치권에서 당장 ‘추경 확보’전략을 마련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 함께 새해 ‘2036 하계올림픽 유치’와 ‘전주‧완주 통합’, ‘군산~목포 서해안철도 국가계획 반영’,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 등 지자체와 도민의 관심이 쏠려있는 지역 현안도 차근차근 슬기롭게 풀어가야 한다. △ ‘더 특별한 전북’ 특례사업 시동 전북은 오는 18일 특별자치도 출범 1주년을 맞는다. 전북이 자치분권을 실현하고 지역특화발전을 도모하는데 법률적 토대가 되는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및 글로벌 생명경제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전북특별법)’은 지난달 27일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전북특별자치도가 지역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발굴한 ‘전북형 특례’도 새해부터 본격 시행할 수 있게 됐다. 한 차례 개정절차를 거쳐 지난 연말부터 시행되고 있는 현행 전북특별법은 전북특별자치도에 걸맞은 지위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권한 이양, 특례 부여 등 131개 조항, 333개 특례로 구성돼 있다. 특별법에 규정된 전북형 특례가 성공적으로 추진돼 ‘더 특별한 전북’의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 지역 활력 찾기, 민생안정부터 희망의 한 해를 설계해야 할 새 아침, 여느 해와 달리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지방 소멸의 그림자가 더 짙어지는데 대한민국이 순식간에 불확실성의 격랑에 빠져 불안과 혼돈의 새해를 맞았다. 새해 탄핵정국의 끝에서도 정치적 혼란이 지속된다면 각종 지역 현안이 뒷전으로 밀려나면서 지방의 위기가 더 깊어질 수 있다. 그래도 다시 뛰어야 한다. 발등에 떨어진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다시 희망의 새벽을 열어가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사회 결집된 힘이 필요하다. 우선 지역경제 활성화, 민생안정 시책을 역점 추진해 지역사회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더불어 김관영 지사를 비롯한 지자체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의 정치력 발휘가 절실하다. 조기 대선 등 예상되는 정국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위기를 ‘새로운 전북’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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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01 14:34

전북의 문샷(Moon Shot)

2025년 대망의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았다. 2025년은 광복 80년을 맞는 뜻깊은 의미가 있다. 을사년은 60간지 중 42번째 해인데 을(乙)은 푸른색을 의미하고 사(巳)는 뱀을 뜻한다. 한마디로 ‘푸른 뱀'의 해이다. 한국사에서 을사년은 커다란 충격파를 던진 경우가 많았다. 을사늑약이 바로 1905년 을사년에 체결되지 않았던가. 1905년 11월 17일 일본 제국이 강제로 체결한 조약이다. 그 당시 흉흉하고 스산하며 쓸쓸한 나라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말이있다. 사실 여부는 차치하고 ‘을사년’은 ‘을씨년스럽다’의 어원이라는 주장까지 있다. 조선 성종 16년 (1485년) 을사년에는 조선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경국대전이 반포됐다. 이를 괜히 ‘을사대전’ 이라고 하는게 아니다. 조선 명종때인 1545년엔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 장군이 태어나고 그 유명한 을사사화가 발생한다. 을사사화는 명종 때 왕실 외척인 대윤(大尹) 윤임과 소윤(小尹) 윤원형의 반목으로 일어난 피의 복수극이다. 오늘날 한국 천주교의 대표격인 명동성당 또한 을사년과 깊은 관계가 있다. 소위 을사추조적발사건이다. 1785년 정조 때 천주교도들의 비밀 신앙집회를 적발해낸 사건을 말한다. 비밀집회를 가진 장소인 김범우의 집이 지금의 서울 명동이다. 1898년 명례방(=명동)에 명동성당이 건립됐다. 똬리를 틀고 있던 푸른 뱀이 바야흐로 새해를 맞아 솟구치려고 하고 있다. 새해를 맞아 국가나 집단, 개인 모두 더 나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똑같다. 전북은 오랫동안 실패와 좌절이 거듭되면서 부정적 사고가 만연하고 이간질을 일삼는 이들이 도처에서 준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젠 달라져야 한다. 이간질 하면서 무조건 남의 탓을 하는 이들이 잠시 득세할지 몰라도 그 끝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게 바로 준엄한 역사다. 을사년 새해엔 전북도민의 마음가짐도 크게 달라져야 한다. 긍정과 도전, 성취와 배려로 무장해야 한다. 1962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달에 갈 수 있는 탐사선을 만들어 달에 가겠다는 소위 문샷(Moonshot)을 화두로 던졌다. 달을 더 잘 보기위해 망원경의 성능을 높여야 한다고 모두가 말할 때 케네디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혁신과 용기를 강조했다. 앞서 1957년 소련은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를 쏘아 올렸다. 대충격에 빠진 미국은 그 이듬해에 나사(NASA)를 만들고 마침내 케네디 대통령은 문샷을 제시한 것이다. 10년 내에 인간을 달로 보내겠다는 연설을 했는데 7년 만인 1969년에 아폴로 11호가 달에 도착했다. 스푸트니크 같은 위기가 닥쳤을때 잘 극복하면 일거에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게 세상사다. 지긋지긋한 소외와 체념에 빠져있던 전북은 을사년 새해 단합하고 노력하면 뜻밖의 도약도 이룰 수 있다. 2036 하계올림픽 유치가 을사년 새해 전북의 문샷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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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4.12.31 13:52

어제의 용사들

한덕수의 망나니짓에 열받아 광화문행 탄핵버스 번개를 쳤다. 하지만 성원 불성립으로 정운이 후배와 탄핵열차로 상경해야 했다. 그런데 열차표가 매진이다. 다행히 종삼이 친구의 발품으로 용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제발 공부 좀 하자~'라는 푯말을 든 여학생 무리를 충무로역에서 보았다. "학생~몇 학년인가?" "고1요~" 대견스럽다. 한편 휴일이라고 자빠져 핸드폰 만지작거리고 있을 중3 아들을 생각하니 괜스레 열불이 났다. "토요일이라 영업 끝났는데요. 혹시 촛불이세요? 그럼, 잠깐 들어오세요." 늦은 점심을 먹으러 안국동역 인근 순댓집을 찾았다. "고맙소. 눈의 고장, 정읍에서 왔소." "정말요? 우리 아버지 고향이 정읍 잔다리목이에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깍두기가 새로 나왔다. 고향의 힘이다. "염의원~정읍에 눈이 겁나게 왔담서~" 영일만이 아닌 광화문 친구 민식이와 영천이다. 계엄선포 후 주말마다 집회에 참석하는 정의로운 꼰대들이다. "윤석열 탄핵 안 되면 박근혜 억울해서 못 죽을 거셔" 박근혜 탄핵에 앞장섰던 '어제의 용사들'이다. 국정농단은 내란죄에 비하면 그 죄질이 새 발의 피다. 윤석열의 국회의원 체포와 발포명령 지시, 북한군 위장과 국지전 유도 등 내란 죄목이 차고 넘친다. 그럼에 불구 소환에 불응하는 것은 법꾸라지 전술이다. 치졸하다. 당신 때문에 숱한 똥별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비겁하다. 무소불위 검사의 민낯이 아닐 수 없다. 조속 탄핵과 조기 선거만이 대한민국의 살길이다. 헌법은 이를 위한 로드맵으로 대통령 권한대행 제도를 두었다. 내란에 동조했거나 공모한 여러 정황이 있지만 국정 안정이 우선인지라 한덕수에게 그 역사적 중책을 맡겼다. 하지만 그는 생선가게 고양이었다. 여야 합의라는 얼토당토않은 전제조건을 달아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했다. "내 조카뻘인 데 그렇지 않아도 족보에서 빼라고 난리네" 정읍 소성이 고향인 어제의 용사, 한명근이 육두문자를 난사한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운 법이다. "원장님~ 새댁이에요. 남편 휴무에 맞춰 서울로 가족휴가 왔어요" 학원장 시절 수영동호인 성희씨를 안국동에서 상봉했다. 광화문 집회는 아이들에겐 현대사와 민주주의의 살아있는 교육장이다. 실로 자식에게 물려줄 가장 큰 유산은 민족의 자존과 민주주의다. 식민과 독재 치하에서 땅과 권력 그리고 명예를 물려준들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지난 7일, 14일에 이어 세 번째 범시민대행진 집회 참석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눈시울이 붉어진다. 어찌 필자뿐이겠는가. 50만 어제의 용사들이 촛불 대신 응원봉을 들었다. 윤석열을 비롯한 썩어 빠진 국무위원들은 국민을 개돼지로 여겼다. 그렇지 않고서야 국민소득 3만 5천 불의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대명천지에 이런 미친 짓을 도모할 수 있단 말인가. 이제 당신이 그토록 충성했던 조직, 검찰의 강제소환 포승줄을 받으시라. 내란공범인 국민의힘은 다가오는 총선에서 국민의 쓴맛을 고대하시라. 최상목 권한대행은 을사오적 한덕수를 반면교사 삼으시라. 인과응보다. '우리는 조국의 번영과 통일이라는 촛불혁명의 완수를 위하여 조국이 부르면 '어제의 용사'가 되어 백발 휘날릴 때까지 광화문으로 달려간다.' 2016년 11월 26일 세종문화회관 뒷마당에서 '광화문 친구들' 결성 강령이다. 그 촛불혁명은 아직 진행 중이다. 나라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승객 179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 가운데 전북 도민 6명도 희생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염영선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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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30 17:21

정치 불안, 경제 불확실성이 재정위기로 전이되지 않기를

최근 신문이나 방송 매체의 주요 키워드는 “충격”, “위기”, “쇼크”, “급락” 등 부정적인 이미지의 말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내용 또한 암울하기 그지없다. 매일 신문이나 경제지, 보고서 등을 보는 필자 또한 한숨부터 나오니 이런 경제적 상황과 직접 관련이 있는 기업인들과 투자자, 소상공인들은 오죽하겠는가. 현재 우리나라는 대내적으로 대통령 탄핵 정국에 있으며 대외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 및 중국의 경기 둔화 등 글로벌 무역, 통상 환경 변화에 따른 복합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사실 우리 국민들에게 대통력 탄핵이 낯선 국면은 아닐 것이다. 이유인즉슨 가깝게는 2016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었었고 그 이전인 2004년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되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우려되는 것은 이전 탄핵 국면과 경제 환경이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즉 지난 2004년에는 대외적으로 중국의 경기 호황이 있었고 2016년에는 반도체 호황 사이클에 진입하는 등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당시 탄핵 국면에서는 국내 경제에 큰 제약이 없었다. 하지만 금번 탄핵 국면에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덤핑 판매, 반도체 가격 하락, 미국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며 국내 경기의 하방 압력이 높아졌다. 실제로 지난주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국내외 경제전문기관들이 앞다투어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국내 경제의 하방 압력이 커지며 정치권에서는 추경에 대한 말이 오가고 있다. 즉 경기 침체를 방어하고자 국채를 발행하여 소득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이는 정치인들이 소모적인 싸움에서 벗어나 민생을 위해 여러 정책을 논의하고 있다는 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추경을 통한 재정정책을 실시함에 있어서 단순히 국가가 빚을 늘려 무차별적 현금 살포를 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이유는 국가부채가 증가하는 재정정책은 엄연한 나라의 빚으로 미래세대에 대한 부담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세금 부담을 증가시켜 경제성장률과 일자리를 제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생산성 증가 없이 통화량만 증가할 경우 최근 안정기에 접어든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으며, 국채 발행 증가가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투자와 소비가가 위축되는 구축효과(Crowding-out effect)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국가부채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부채(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주요국 대비 아직 높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주요국들의 국가부채가 정체되어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우리나라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또한 지난 12일 기재부에서 발표한 “2023회계년도 일반 정부 및 공공부문 부채 집계 결과”에 따르면 국내 국가채무(D1)는 1,126조 7천억 원으로 GDP 대비 50.7%이지만 비금융 공기업 부채까지 포함한 공공부문 부채(D3)는 1673조 3000억 원으로 GDP 대비 70%에 육박하고 있다. 즉 공공부채까지 포함하면 우리나라의 부채 수준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엄중한 경제 상황에서 국가부채 증가를 제한하며 경기 침체를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방법으로 현재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저소득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재정을 실용적으로 지원하되 이에 대한 재원으로는 내년 예산의 조기 집행을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차선으로 제한적인 국채 발행과 재정증권을 병행 발행함으로써 국가 부채 부담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최남진 원광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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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30 17:20

새해에는 철 좀 들을까요?

새해가 밝았고, 누구나 똑같이 나이를 먹었다. 한 살 더 먹었으니 철이 좀 들려나? 언제 철 들래? 이 말은 왠지 공자님도 들었을 것 같다. 철(鐵)을 먹으면 철이 들까? 우스갯소리지만 묵직한 철을 먹으면 사람도 좀 무게감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바람일 것이다. 철 드는 법은 죽을 때까지 모를 것 같지만, 철(鐵)은 생각보다 훨씬 우리 주변에 가까이, 그리고 많이 있다. 2023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철강 생산량이 세계 6위이다. 영토면적으로 109번째인 우리나라에서 철강 생산량이 6번째라고 하니, 철이 우리의 산업을 선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의 발달도 도구의 재료를 기준으로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로 구분하고 있으며, 아무리 실리콘·탄소섬유와 같은 신소재가 개발된다고 해도 철 만큼 인류 발달에 큰 변화를 준 물질은 아직 없다. 기원전 2000년경 튀르키예 아나톨리아 고원에서 발명된 철(鐵)은 실크로드를 따라 고조선시대 한반도로 들어왔다. 압록강유역을 중심으로 철기유적이 확인되며, 이후 한반도 철기문화는 바닷길을 따라 남쪽으로 유입되는데, 북한을 제외하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철기문화가 시작된 곳이 어디일까? 한강 유역의 서울일까? 천년 고도 경주일까? 남한지역에서 처음으로 철기문화가 싹 튼 곳은 바로 전북혁신도시 일대이다. 전북혁신도시가 어떤 곳인가? 준왕이 남래하여 마한이 시작된 곳, 세계 최고의 정교함을 자랑할뿐더러 21세기 첨단기술로도 재현하기 어려운 청동거울이 가장 많이 제작·사용된 곳, 기원전 2~3세기 한반도 수도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유적이 밀집된 곳이다. 선진문화와 고도로 발달된 기술력이 바탕이 되어 다양한 청동기가 제작되고, 철기문화가 발전한 것이다. 전북혁신도시는 대한민국 철기문화의 발상지이자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금속문화의 메카이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완주 갈동유적에서는 발굴된 유물이 2건이나 보물로 지정되었다. 우리지역에서 발굴된 유물이 보물로 지정된 예는 갈동유적이 처음이며, 한 유적에서 2점 이상 국가유산으로 지정된 사례는 전국적으로도 왕릉급 무덤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 만큼의 역사적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 찬란한 문화유산은 얼마나 보존되고 알려져 있나? 혁신도시로 선정된 10개 지역 가운데 전북은 전국에서 가장 넓은 면적이 개발되었으며, 그 면적은 무려 3백만 평에 달한다. 그러나 전북혁신도시를 아무리 둘러봐도 문화유산을 알리는 전시관이나 박물관 하나 없는 게 현실이다. K-컬쳐가 세계를 주도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도 과거 문화유산에 너무나도 인색하다. 어디 이 뿐인가? 2022년 전라북도는 지정유산 1,000건이 넘었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였다. 당시 기사를 보면, 특별기획전과 문화유산을 활용한 상품개발 등 다양한 기획과 마케팅이 차고 넘쳤다. 하지만 2년여가 지난 지금, 뭐가 얼마나 달라졌나? 현재 우리지역은 가장 위험한 문화재만 엄선하여 보수만 하는 수준이다. 중환자실만 운영해서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종합병동과 같은 실정인 것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예산 부족이다. 20여년 넘게 거의 동일한 예산으로 늘어난 문화유산을 관리하기는 불가능하며, 활용이나 조사·연구는 꿈도 못 꾸는 게 전북특별자치도 K-문화유산의 현실이다. 이러다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호미나 가래 모두 철로 만드니, 새해에는 여하튼 모두 철 들고 볼 일이다. 한수영 고고문화유산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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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30 17:18

AI교과서와 종이책

교육계가 혼란에 빠졌다. 설상가상이다. 예기치 못한 격랑에 휘말린 연말, 교육현장이 난리다. 불확실성의 시대, 종말의 길로 향하던 종이책의 수명이 다시 연장될 것 같다. 국회가 지난 26일 AI디지털교과서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새해부터 초·중·고교 일부 교과에 AI교과서를 일괄적으로 도입하고 이를 점차 확대하려던 교육부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불과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 정부가 AI교과서 도입을 예고했던 새 학기까지. 계획대로라면 이미 AI교과서 선정절차를 마치고 수업 준비에 들어갔어야 할 시점이다. 학교현장의 혼란을 짐작할 수 있다. 사실 교육부가 역점 추진한 AI디지털교과서 도입을 놓고 오래 전부터 우리 교육계의 견해가 엇갈렸다.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전교조를 포함한 100여개 교육·시민사회단체에서는 ‘AI디지털교과서 도입 중단 촉구 범국민 서명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여기에 각 시·도 교육청의 견해도 엇갈려 혼선을 키웠다. 당장 학교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한 시·도교육청 차원의 긴급 대책이 요구된다. 어쨌든 새해로 예정됐던 초·중·고교 AI디지털교과서 도입 시기는 더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교육부는 당초 AI디지털교과서를 서책형 교과서와 함께 수업을 지원하는 도구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AI디지털교과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된다면 기존 종이교과서의 미래는 뻔하다. 또 종이교과서가 종말을 고한다면 다른 종이책의 미래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어려서부터 디지털교과서에 익숙해진 세대에게 종이책 독서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21세기 들어 많은 사람이 종이책, 종이매체의 종말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디지털 교과서와 전자칠판 등 첨단 디지털 기기가 바꿔놓을 미래 교실에 대한 걱정은 기우(杞憂)가 아니다. 최근 우리 청소년들의 문해력 저하를 놓고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다. 디지털 매체에 익숙해지면서 글이나 말로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데 서툴고, 복잡하고 긴 문장의 해독에도 어려움을 느낀다. 그래서 스웨덴 등 북유럽을 중심으로 몇몇 국가에서는 디지털 교육에 제동을 걸고, 아날로그로 회귀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이 종이책과 연필을 놓고, 디지털 화면만 들여다본다면⋯. 그래도 괜찮을까?’ 시대에 동떨어진 구닥다리 사고를 좀처럼 떨쳐낼 수 없다. AI시대, 교육현장에 디지털교과서가 자연스럽게 안착하더라도 종이교과서, 종이책의 쓰임새는 여전히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첨단 디지털 기기가 우리에게 더 나은 삶을 가져다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우리가 잃은 것, 지금 잃고 있는 것의 가치도 되짚어 봤으면 한다. 새해가 아니더라도 어쨌든 전면 도입될 게 분명한 AI디지털 교과서에 밀려 종이교과서, 종이책이 어느 순간 작별인사도 없이 우리 곁에서 사라지기 전에.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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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4.12.30 16:26

무안공항 참사 희생자에게 깊은 애도를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참사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잃은 희생자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시한다. 동트는 을사년 새해를 설계하면서 특별한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났던 이들의 꿈과 희망은 일거에 수포가 됐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아픔을 어찌 필설로 형언할 수 있으랴. 저마다 사연이 없는 이가 없겠으나 속속 전해지는 저간의 사정은 듣는 이의 가슴을 아리게 한다. 과연 희생자들과 그 유족들에게 전할 위로의 말이 있기나 하겠는가. 그저 지금은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고 묵묵히 지켜보면서 하나하나 제자리를 잡을 때까지 하염없이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릴 뿐이다. 대참사를 접한 전북도민의 심정은 남다르다. 바로 이웃동네에서 참사가 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희생자들중에는 전북인들이 6명이나 된다고 하니 안타깝고 또 안타까울 뿐이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어루만지는 가운데서 희생자 수습과 확인이 조속이 마무리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행여 유가족들의 마음에 생채기가 날 수도 있는 언행을 하지 않도록 모두가 유념하자.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단 한 점의 의혹도 남아선 안된다. 지금은 어떤 결론도 미리 예단해선 안된다. 철저하게 실체적 진실과 현상 그 자체에 근거를 둬야 한다. 살아남은 이들이 해야 할 일은 이뿐만이 아니다.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참사와 비극이 반복돼선 안된다. 철저한 반성과 실체적 진실 규명및 응분의 책임을 묻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충분한 지원이 이뤄져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중요한 것은 재발책 마련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30일 오후 2시 도청 공연장동 1층에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를 설치, 정부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한 내년 1월 4일까지 운영한다. 많은 전북도민들이 이번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추모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새만금국제공항을 건립중인 전북에서는 이번 참사가 ‘버드 스트라이크’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면서 철새 이동경로와 관련해 비상한 관심을 끈다. 새만금국제공항 노선은 철새들의 이동경로와 겹쳐 항공기에 대한 조류충돌 위험이 상존한다는 지적에도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새만금국제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국내 공항 가운데 최단 거리인 2500m 여서 전남 무안공항 2800m, 청주공항 2744m보다 짧다는 점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 그냥 어물쩍 넘어가면 훗날 또다시 재앙을 마주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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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12.30 14:57

새만금특별지자체, 용역만 하면 뭐하나

전북자치도가 올해 6월부터 진행한 ‘새만금권역 공동발전 전략연구’ 용역을 마무리했다. 새만금특별지자체 설치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실행 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새만금특별지자체 대상인 군산시와 김제시, 부안군은 관할권 다톰 등으로 한걸음도 나가지 못해 용역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전북자치도는 용역 같은 페이퍼 작업 보다 3개 시군이 서로 손을 잡도록 실질적인 물밑 협력부터 이끄는 게 먼저다. ​특별지자체는 2개 이상의 지자체가 공동으로 특정한 목적을 위해 설치하는 단체다. 공동 지방의회를 꾸려 조례를 만들고, 공동 단체장이 공무원도 임용한다. 새만금지역의 경우 인접한 군산과 김제, 부안이 대상이다. 전북도가 조례 등을 만들어 주도하고 있으나 첨예한 관할권 다툼으로 첫걸음도 내딛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김관영 지사는 지난 7월 민선 8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올해 안에 군산·김제·부안 3개 시군을 포함하는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출범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진전이 전혀 없는 상태다. 3개 시군이 해묵은 관할권 문제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만금 방조제 귀속 문제를 비롯해 동서도로와 신항만 방파제 관할권을 둘러싼 갈등의 골은 오히려 더 깊어졌다. 지역 국회의원과 단체장, 지방의회 등이 나서 서로 다투고 있다. 그러나 이들 3개 시군이 극단으로 대치하고 있는 사이에 대전·세종·충북·충남 등 충청권 4개 시도로 구성된 ‘충청광역연합’이 지난 18일 출범했다. 조직은 2개 사무처 60명으로 구성됐다. 충청권 특별지자체는 초광역 도로·철도망 구축과 초광역 발전 선도사업 육성, 관광체계 구축 등 20개 자치단체 이관사무와 국가 위임사무인 광역간선급행버스체계 구축·운영 등 단일 시도만으로 대응이 어려운 광역사무를 수행한다. 대구와 경북, 부산과 경남 행정통합도 윤석열 탄핵으로 주춤하긴 하지만 진척을 보이고 있다. 이들 광역지자체가 통 크게 움직이고 있는데 비해 그렇지 않아도 왜소한 전북은 갈등과 분열로 날을 지새고 있다. 새만금특별지자체뿐 아니라 전주·완주 통합도 마찬가지다. 새만금특별지자체는 새만금 개발의 속도감 있는 추진과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적이다. 전북자치도는 타협을 이끌어 내고 3개 시군은 한발씩 양보하는 자세를 가져주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12.30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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