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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가'와 '싯가'도 쓰자

‘피의 대가, 반드시 치를 것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레버넌트’라는 영화의 포스터에서 발견한 문구다. 거기 적힌 ‘대가’라는 말이 잠시 혼란스러웠다. ‘대가(代價)’일까, 아니면 ‘대가(大家)’일까해서다. 물론 이어진 말로 미루어 ‘대가(代價)’라는 건 짐작이 갔다. 그렇더라도 ‘댓가’라고 적을 수 있었더라면 좀 좋을까 싶었다.

 

사이시옷은 순우리말에 쓴다. 순우리말과 한자어가 결합된 경우에도 덧댄다. ‘빗물’과 ‘처갓집’ 같은 게 그런 예다. 한자말의 경우는 어떤가. 사이시옷을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곳간(庫間), 셋방(貰房), 숫자(數字),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回數) 여섯 개 단어는 사이시옷을 반드시 적어야 옳다. 그렇게 정해져 있다. 그렇다면….

 

생선회를 파는 식당은 ‘횟집’과 ‘회집’ 중 어느 것이 옳겠는가? ‘횟집’이다. ‘회(膾)’는 한자어지만 ‘집’이 순우리말이어서 그렇다. 거기까지는 좋다. 그 ‘횟집’ 메뉴판에 가격 대신 ‘싯가’라고 적힌 걸 본 적 있을 것이다. 그 ‘싯가’는 우리말 어법에 어긋난다. ‘시가(市價)’가 맞다. 까닭은 뻔하다. 앞서 본 한자말 여섯 개 중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꾸 떼를 쓰고 싶어진다. 이걸 곧이곧대로 ‘시가’라고 ‘우아하게’ 말하는 이는 과연 몇이나 될까. 대부분 ‘싣까’ 아니면 ‘시까’라고 말하기 때문에 하는 소리다. 그런데도 읽거나 말할 때는 ‘싣까’든 ‘시까’든 상관이 없지만, 쓸 때는 ‘시가’가 맞춤법에 맞는 말이라니 도리가 없다. 흔히들 쓰는 ‘시가(媤家)’하고 소리가 같아서 헛갈리든 말든 그건 알 바 아니라는 건가.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앞서의 여섯 개 한자말에만 사이시옷을 쓸 수 있다고 정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대가(大家)’와 구분하는 뜻으로 ‘댓가(代價)’를 표준어로 인정할 수는 없는가. ‘시가(媤家)’와 ‘싯가(市價)’를 나누도록 표준어 규정을 손봐서 다들 ‘댓가’와 ‘싯가’를 마음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해주면 좀 좋을까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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