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짝퉁 뉴스는 그럴듯할수록 더 위험하다

정크뉴스가 넘치는 세상, 국민건강에 좋을리 없어…모두 따져보고 경계해야

▲ 논설위원

짝퉁은 그럴듯하다. 그렇지 않으면 설 자리가 없다. 진짜에 가까울수록 인기가 높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으면 최고의 자격을 부여받는다.

 

짝퉁의 천국은 중국이다. 가짜 계란, 가짜 쇠고기 등 못 만드는 것이 없다. 심지어 시안에서는 가짜 병마용을 만들어놓고 관광객을 모집해 관람시킨 관광지가 당국에 적발되기도 했다.

 

형태가 있는 물건에만 짝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지적생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 뉴스에도 짝퉁이 넘친다.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작년 미국 대선에서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해서 이제는 전 세계적인 고민거리가 됐다.

 

짝퉁 뉴스는 언론에 대한 불신과 정치·사회적인 갈등을 대변한다. 기성 언론을 믿지 못하고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SNS 등을 통해 정보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객관성으로 포장된 기존 언론의 밋밋한 뉴스에 비해 훨씬 맛깔스러운 정보가 넘쳐난다. 대부분은 상대방을 물어뜯고 공격하는 것들이다.

 

짝퉁 상품은 구분이 어렵지 않다. 허가받지 않고 생산된 것은 모두 짝퉁이다. 자연물을 인위적으로 만든 것도 짝퉁이다. 강력한 단속으로 근절할 수 있다. 짝퉁 뉴스는 간단치 않다. 촛불집회에 중국 유학생이 동원됐다거나 미국 동포가 JTBC를 대상으로 3000억 원 소송을 제기했다는 등 진위를 가릴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은 매우 정교하고 그럴 듯하다.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허접한 가짜뉴스는 가짜뉴스가 아니다. 아무리 요리조리 뜯어봐도 아리송한 것이 진짜 가짜뉴스다.

 

우리는 이를 정크 뉴스라고 부른다. 사실을 외면한 거짓이 페이크 뉴스(fake news)라면, 사실을 왜곡한 것이 정크 뉴스(junk news)다. 사실의 조각을 가져다가 편의적으로 짜 맞추고 끼워 넣은 정크 뉴스는 매우 교묘하고 그럴 듯해서 참과 거짓으로 나누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열량만 있고 영양가치가 없다는 점에서는 정크 푸드와 똑같다. 그럴듯한 겉모양(fact)만 있고 진실(truth)은 없기 때문이다.

 

짝퉁 뉴스의 배후에는 진실을 왜곡함으로써 정치적인 이익을 얻으려는 세력들이 도사리고 있다. 일관성과 방향성을 잃은 정치판도 열기를 부추긴다. 럭비공처럼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정치판 속에서는 아무리 파격적이고 믿기 힘든 뉴스라도 별다른 고민 없이 수용된다.

 

세계 각국은 현재 짝퉁 뉴스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독일, 스웨덴, 핀란드 등 10개국은 가짜 언론에 대응하는 국제센터 설립에 협력하기로 했고, 프랑스에서는 페이스북과 구글이 언론사들과 손잡고 차단대책을 세우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5월 장미대선을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포털사이트, 페이스북 등이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짝퉁 뉴스는 그 실체가 드러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실체가 드러난 이후에도 원래의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 SNS 등을 타고 이미 넓게 퍼진 뒤의 일이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절박하게 돌아가는 대선판에서 짝퉁 뉴스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더욱이 가짜 뉴스(fake news)와 달리 정크 뉴스(junk news)는 진위의 경계가 모호해서 단속과 대응이 쉽지 않다. 언론의 자유 보장이라는 주장까지 결합되면 더더욱 어려워진다. 정크 푸드가 인간에 이롭지 않다고 해서 법으로 막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크 뉴스가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겠지만, 정크 뉴스가 넘치는 세상이 국민 건강에 좋을리는 없다. 누가 무슨 목적으로 만들어서 퍼뜨리는지 국민들이 따져보고 경계해야 한다. 겉 모양이 그럴듯하고 맛있게 보이는 것 일수록 화학조미료나 인공감미료가 첨가됐을 가능성이 높다. 국민 개개인이 정신차려야 짝퉁 뉴스가 사라지고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이성원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오피니언[사설] 새만금특자체, 선거 구호에 그쳐선 안된다

오피니언[사설] ‘묻지마’ 프레임 벗겨내야 실효성 있는 치안 대책 나온다

오피니언소녀상 앞의 바리케이드

오피니언도서관, 외형보다 기능이 중요하다

오피니언소설과 영화 ‘잃어버린 지평선’으로 보는 샹그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