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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오묘한 먹색으로 내 생각 그리고 내면도 갈고 닦죠”

세종한글서예연구회 ‘제40회 학생붓글씨대회’서 서예교육자상 받은 김연 서예가
‘김연서예학원’ 운영, 전북대 평생교육원 및 원광대 동양학대학원 등서 학생 지도
“서예공부하며 창의력과 끈기 길러가는 초등학생들 지도하며 느끼는 보람도 커”

훈민정음 반포 573돌을 맞은 지난 9일, 전주 남초등학교 체육관에서 한글날 기념 학생붓글씨대회가 열렸다. 세종한글서예연구회가 개최한 이 대회는 올해로 40회째 붓글씨를 통해 한글의 우수성과 예술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대회 시상식에서는 전라북도교육감상인 대상 1명, 금상 3명, 은상 6명, 동상 15명, 장려상, 30명을 선정했다. 이날 김연서예학원장 김연(47) 씨는 ‘서예교육자상’ 을 수상, 학생 서예지도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난 1996년부터 20여년간 전주 송천동에서 서예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연 씨는 제자 10여명과 함께 이번 대회를 찾았다. 본인의 수상보다 제자들의 수상 결과가 더욱 자랑스럽다는 김연 씨는 수상소감으로 ”아이들이 자라서 자신이 배웠던 전통수묵화, 서예, 문인화의 가치를 더 널리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요새 입시 위주의 사교육시장에서 어린 아이들이 서예를 배울 기회가 적은 게 현실“이라며 ”큰 수익을 내겠다는 욕심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천천히 성장해나갈 수 있다는 데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연 씨는 서예의 아름다움을 과장해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붓 끝으로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고 나를 대변할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담담히 이야기했다.

김연 씨가 학생들을 지도하며 느낀 서예의 이점은 이렇다. 어린 나이부터 서예를 배우면 끝까지 해낼 수 있는 집중력과 지구력을 기를 수 있다. 또 한글로 된 좋은 글과 논어·맹자·공자 등 고전 속 글귀도 자연스레 익히게 된다.

특히, 문인화를 하면서 느낀 즐거움 중에 가장 큰 것은 “많은 시와 문학작품을 더 세심하게 살펴보고 그 느낌을 작품화하는 과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예가 나를 비우고 종이에 담아내는 과정이라면 하나의 먹으로도 여러 감정을 드러낼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 있었던 인상깊은 일화도 하나 소개했다. 마감 10분을 남겨두고 점 하나를 잘못 찍은 학생이 있었는데, 서예의 특성상 실수를 가리거나 지울 수 없다보니 무척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선택권은 학생 본인에게 있었고 학생은 실수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처음부터 새로 그려 제출했다고 한다. 결과는 값진 장려상이었다. 이제 겨우 초등학생인 아이는 이날 배운 실수를 이겨내는 힘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나갈 터다.

이번 대회에서 수상한 특선 이상의 작품은 오는 11월 4~8일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진행할 세종한글서예연구회 정기회원전 ‘한글서예로 꽃피우는 동요’ 작품과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김연 씨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아이들이 한 뼘 더 성장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먹은 화려하게 드러나진 않지만 맑고 담백한 고유의 아름다움이 있어요. 서예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먹과 붓을 친구 삼아 세상을 좀 더 포근하게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연 씨의 이름 앞에는 ‘소박한 편안함’이라는 뜻의 호 ‘소안당’이 붙었다. 지도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전북대 평생교육원 문인화반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매년 ‘소안화묵회’라는 이름으로 작품전시를 열고 있다.

원광대학교 미술대학과 동대학원에서 서예를 전공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과 전라북도 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했으며 현재 김연서예학원장, 원광대 동양학대학원 강사, 전북대 평생교육원 강사, 전주시 평생학습관 강사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더불어 오는 11월 10일까지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리는 ‘2019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 참여작가로 함께하고 있다.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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