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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근 스승의 소리 앞으로 보존 계승해야죠”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흥보가)’ 보유자 이난초 명창
77년 선생님의 소리에 빠져 소리배우기 위해 남원에 정착
고 강도근 명창, 당시 어린 이난초 명창에 “너는 목이 타고났다” 칭찬

이난초 명창
이난초 명창

 

“스승(강도근)의 소리를 보존·계승하기 위해 앞으로 많은 노력을 할 것입니다.”

최근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흥보가)’ 보유자로 인정된 이난초(59)명창의 소감이다. 이 명창은 남원 국악의 상징인 고 강도근(본명 강맹근) 명창(1918~1996)에게 소리를 배우고 이어받았다.

전남 해남 출신인 이 명창과 강도근 스승의 만남은 운명과도 같았다. 1977년 여수진남제대회에서 강 명창의 소리를 접하고 이에 반해 남원의 강 명창을 찾아갔다. 다행히 스승은 “너는 목이 너무 좋다. 타고난 목소리”라는 칭찬과 함께 그를 제자로 받아들였다.

이 명창은 “스승의 칭찬에 당시 기분이 너무 좋았다”면서 “스승을 찾아간 것은 운명과도 같은 만남이었고 단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게 수업을 시작한지 10년 후, 스승은 이 명창에게 남원춘향제 판소리명창 경연대회(현 대한민국 춘향국악대전) 출전을 권유한다. 첫 대회 출전에 3등을 한 후 1년 뒤 1992년 이 대회에서 명창부 장원으로 대통령상을 받으며 명창 반열에 올랐다.

“춘향제에서 선생님의 소리를 이어받아 대통령상을 받은 사람이 당시에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내가 선생님의 소리를 계승해 대통령상을 받은 그 감동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이 명창은 자신의 소리인생은 ‘강도근 명창 없이는 없다’고 할 만큼 스승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감추지 않았다. 스승이 생존했을 때 그의 목표도 명창 칭호를 얻어 자랑스러운 제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가 기회될 때마다 ‘흥부가’ ‘수궁가’ ‘춘향가’ ‘심청가’를 완창한 이유도 스승의 소리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단다. 스승의 이름을 내걸고 오는 10월 대회도 계획하고 있다.

이 명창은 “국가무형문화재라는 타이틀이 주어졌지만 나는 스승님의 제자이고 앞으로도 스승님의 소리가 훼손되지 않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스승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명창은 강도근 스승에게 동편제 판소리 다섯바탕을 모두 익힌 데 이어 성우향 명창에게서 김세종제 ‘춘향가’를 익혔고, 안숙선 명창에게서 강산제 ‘심청가’를 배웠다. 동편제의 서슬과 보성소리의 섬세함을 동시에 갖춘, 두 계통 소리의 장점을 계승한 것이다.

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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