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봉사약국' 이재민 지원 나선 이민경 전라북도 여약사회장
“정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잖아요. 이럴 때일수록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저뿐만 아니라 저희 약사회 회원분들 다 마찬가지 마음이에요. 많은 분들의 마음을 담아 대신 전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요.”
전북지역의 약사들 몇몇이 지난 19일 남원으로 향했다.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이재민들을 보듬고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보태기 위해서다. 앞선 지난 15일에도 주위 동료들과 함께 남원에 온기를 전한 이민경(50) 전라북도 여약사회 회장은 쉽지 않은 일을 했다는 말에 부끄럽다며 연신 손사래를 쳤다.
이날 이 회장 일행은 남원시 금지면 문화누리센터에 마련된 임시주거시설을 찾았다. 대한약사회 소속 약사들과 전북지역 약사들, 그리고 남원지역 약사들이다. 이들은 의약품을 필요로 하는 이재민들과 피해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무료 투약활동을 진행했다. 수해복구 작업 중의 찰과상에서부터 고온에 의한 탈수증상 등 상비약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현장에서 이재민들을 부둥켜안고 함께 아픔을 나눴다. 수마가 휩쓸고 지나간 마을에는 연로한데다 자녀가 외지에 있어 딱히 의지할 데가 없는 한 노부부가 있었다. 게다가 할아버지는 거동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임시숙소에 거처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미 다 쓸려 내려가 버린 집 앞의 평상에서 주무시고 할머니가 식사 마다 끼니를 챙기느라 오가기를 반복했다.
“도움이 손길이 있더라도 그분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며칠 밤낮 복구작업에 나선 군인들과 공무원분들 덕분에 상황이 조금은 나아졌지만요. 혹여 편찮으신 곳은 없는지, 필요한 약은 없는지 약사로서 성심껏 챙기는 게 그나마 할 수 있는 역할이었어요.”
그가 봉사에 나선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전북약사회 차원에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사업이나 겨울철 사랑의 이불 전달사업 등 지역사회에서 역할을 고민하고 실천해 나가고 있다. 주위를 세심히 살필 줄 아는 그의 성품과 관심이 그 동력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이 아닌 주위에 공을 돌렸다.
“도움이 절실한 분들이 정말 많아요. 약사회 차원에서 항상 관심을 갖고 다양한 방법으로 역할을 하고 있어요.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 사업을 고민했고, 지역 내 복지관에 도시락 지원 사업을 했지요. 저 혼자가 아니라 약사회 차원에서요.”
그는 스스로에 대해, 그리고 약사회의 봉사에 대해 ‘직능의 오지랖’이라고 표현했다. ‘사회적 연대’라고도 했다.
“우리 전북은 원래 풍요롭잖아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가능성도 많고요. 그 중에서도 특히 서로 돕고 나누는 정서가 좋은 것 같아요.”
그는 스스로가 하고 있는 관심과 나눔에 대해 “그렇게 해야 되는 것, 많은 이들이 그렇게 하고 있는 것, 다들 그렇게 했으면 하는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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