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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최전선 대응 앞장선 전주 출신 정한영 공중보건의

“의료인으로서 어느 곳에서든 최선 다할 터”
지난해 전남 신안 근무 중 대구 현장파견 자원
드라이브스루 도입·진료방식 변경 제안 등 솔선수범

정한영 공중보건의
정한영 공중보건의

“국민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의료인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힘들이 모여 코로나19 사태 진료환경을 개선하고, 함께 이겨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주 출신 정한영(32) 전남 신안군 공중보건의사(암태보건지소장)는 지난해 대구를 중심으로 첫 국내 대규모 코로나19 감염사태가 터졌을 당시 선제적으로 자원해 초기진압에 힘쓴 인물이다.

대구 사태가 진정된 후 근무지인 신안군에 돌아와서도 주민들을 위한 코로나19 대응책을 기획하며 1년간 섬마을 방역진료의 모범사례를 이룬 정한영 공보의. 그가 전주에서 나고 자라 전북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전북 출신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전북 의료인들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정한영 공중보건의사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의사 윤리강령)는 괜히 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주변 공보의 동료 등 의료인 누구나 책임감을 느끼고 있지만 본인이 나서고 싶은 때와 마음의 기준은 다 다를 것이다. 나의 경우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책임과 봉사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겸손함을 표했다.

그는 1년 전 이맘때인 지난해 2월, 신천지 교인 확진에서 비롯된 ‘대구 코로나 대확산’ 현장에 신안군 내 처음이자 유일한 자원자로서 파견근무를 갔다.

그는 “모든 국민이 코로나19로 깜짝 놀랐을 시기”라며 “대구 동성로에 숙소가 있었는데 거리가 유령도시와도 같았다. 시민들이 경각심을 가졌구나 안심하면서도 스산한 긴장감이 맴돌았다”고 회상했다.

대구에서의 경험이 코로나19 시대 의료활동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하는 정 공보의.

그는 “처음엔 의료물품이 부족해서 검사로 투입되는 의료진들이 감염위험으로부터 완벽히 보호되진 않았다. 레벨D 방호복을 입었는데, 당시 얼굴부분엔 고글만 써서 피부가 그대로 노출됐다. 이후 개선 논의를 거쳐 페이셜마스크를 쓰게 됐다”며, “의료진일지라도 코로나19 사태는 누구나 처음이었으니까 같의 의논하고 개선해나갔던 게 기억에 남고, 자양분이 됐다”고 했다.

특히 당시 대구집담감염 사태에서 자가격리 지침도 재논의가 필요함을 느꼈다. 한집에서 가족 구성원 중 한명이 자가격리하면 결국 방을 따로 써도 화장실과 주방을 공유하면서 감염위험이 있기 때문에 분리격리의 중요성을 경험했다.

대구에서 무엇보다 완벽한 접촉차단과 격리가 중요함을 깨달은 정한영 공보의는 신안군에서 돌아와 드라이브스루 검사, 검사순서에 따른 진료실 재구축 등을 제안해 도입됐다.

그는 “보건소를 찾는 많은 인원을 어떻게 안전하고 빠르게 검사할 수 있을까를 동료 공보의들과 함께 의논했다”며, “의료진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직접 경험하고 행정에 요청해, 방역에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행되는 것을 봤을 때 뿌듯했다”고 했다.

이어서 그는 “나는 불도저같은 성격이어서 적극적으로 개선책을 협의하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 상황도 있을 것”이라며 “공중보건의사들의 전문성을 인정해주고 투입된 사람들의 의견과 근무환경 실상을 반영하면, 시·군 방역·진료가 더욱 원활하고 탄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됐지만 감염사태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정한영 공중보건의사는 “코로나는 의료진만으로 해결할 수 없지만 의사가 필요한 곳이라면 공보의로서 내 관할 지역은 물론 어느 곳이든 최선을 다해 돕고 싶다”며, “앞으로 전북에서 전문의 활동을 하게 돼도 의료봉사를 다니며 주도적인 봉사와 나눔의 신념을 지켜가겠다”고 했다.

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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