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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문서 잇따라 출간한 완주군농촌지도사 장상록 씨

장상록 농촌지도사
장상록 농촌지도사

“역사를 따라 걷다보면 우리는 어느덧 케케묵은 흑백사진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직면한 화두에 부딪히게 됩니다. 역사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되새기고, 인물과 사건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면서 독자는 더욱 깊이 있는 삶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감히 생각합니다.”

지난해에 펴낸 ‘채식주의자를 혐오하는 사회’에 이어 최근 두 번째 저서 ‘역사의 숲을 거닐다’를 출간한 완주군농업기술센터 장상록 농촌지도사(53). 농업인들의 농사 고민을 풀어주는 농촌지도사인 그가 전문 분야가 아닌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삼아 삶의 고민을 풀어주는 인문학 도서를 잇따라 두 권이나 출간했기 때문이다.

그는 특정 역사적 사건(사실) 등을 화두 삼아 치열하게 비판하고, 또 이쪽저쪽으로 비틀어 가면서 사유의 깊이를 더해간다. 우리가 아는 역사적 사건을 날줄과 씨줄로 엮어가며 숨은 의미를 끊임없이 찾아 나선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 삶의 자세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한다.

장씨는 두 번째 책 ‘역사의 숲을 거닐다’에서 국내·외 굵직한 역사적 사실 등을 놓고 비판과 철학적 사유를 이어간다. 그는 사건이나 인물들의 선택과 위치, 과정, 결말 등을 놓고 현재 살아가는 우리들 모습에 대해 나름대로의 담백한 고백을 하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 최대 화두 중 하나인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해법을 로마시대에서 찾는다. 그는 ‘사비니 여인들의 중재가 불편한 이유’ 편에서 고려시대 환향녀의 비극을 끄집어내고, 일본이 제대로 된 사과를 계속해서 거부해 결국 한일 양국 외교의 심각한 장애물이 되어버린 위안부 문제의 본질까지 사유의 폭을 넓혀간다.

사비니 여인은 로마를 건국한 로물루스가 자기 부족의 아이를 더 많이 낳기 위해 납치한 사비니 부족의 여인들로, 고려시대 때 원나라에 끌려갔다 온 환향녀의 비극을 보여준다.

사비니 왕 타티누스가 3년 전 납치된 딸 헤르실리아를 구출하러 로마로 진격했다. 그러나 비극이 벌어졌다. 로물루스의 아내이자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버린 헤르실리아는 어찌할 바를 몰랐고, 결국 양국 군대 사이에 서서 “과부가 되거나 고아로 사느니 죽는 게 낫다”며 양국이 살육전쟁을 멈추고 화해하도록 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장씨는 “공녀와 환향녀, 위안부와 기지촌까지 한국역사는 수많은 사비나 여인을 만들어 왔다. 그렇기에 수많은 중재도 있었을 것이다”며 “그것이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로 포장되어 있다면 그것을 거부할 명분도 약하겠지만, 더 이상 이런 중재는 없어야 한다”고 일침 했다.

전북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2004년 장성원 국회의원실에서 근무하며 정치인의 꿈을 키우기도 했던 장상록 농촌지도사는 2007년 완주군에서 농촌지도사의 삶을 시작했다.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했던 그는 한국문인협회 회원, 우계문화재단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글을 써왔다.

그는 “살아가면서 문득 나의 말, 나의 글에 얼마나 부합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 되묻는다”며 “우리 삶의 자세를 되돌아 보고 살찌워 나갈 수 있는 글을 계속 쓰고 싶다”고 말했다.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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