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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화려한 축제..그 뒤의 사람들

 

올들어 가장 가을 같았던 날씨. 유독 궂은 날이 많았던 올여름과 초가을, 그러나 지난 21일은 '전형적인 가을날씨'였다. 날씨만큼이나 축제는 뜨거웠다. 세대와 장애를 뛰어 넘었고, 가족끼리 손을 잡은 모습, 그리고 선의의 경쟁을 위해 흘렸던 땀방울도 아름다웠다.

 

21일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2003 전주인라인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물론이고 대회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그 열기에 감탄했다. 스포츠가 갖는 '축제'의 의미도 새삼 깨닫게 했다.

 

교통통제에 대한 불만이나 미숙한 대회운영의 허물이 없진 않았지만 기대이상의 '성공'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지방에서 열린 최대규모 인라인마라톤대회는 특별한 안전사고 없이 진행되었던 점에서도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전주시와 전북대 등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전주시생활체육협의회·전북인라인동호회연합이 함께 준비한 이 대회는 사실상 민간단체가 열정으로 치러낸 행사였다. 조직위에 참여한 사람들 대부분은 인라인 매니아들. 대회를 마무리한뒤 가슴 뿌듯했던 사람들 역시 바로 이들이다.

 

자신 스스로가 인라이너들이었기에 참가자들의 입장에 서서 행사를 운영했던 덕분에 대회는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그러나 대회가 끝나고 이들은 주체하기 어려운 '수천만원의 빚'을 안게 됐다.

 

당초보다 3천여만원이 늘어난 1억6천여만원이 소요됐고, 참가자들이 예상외로 늘면서 적자폭은 커졌다. 전주시의 지원이 있었지만 전체예산의 1/4에도 못미치는 수준. 대회준비과정에서부터 십시일반 호주머니를 털었고, 1천만원 이상을 내놓은 조직위 간부들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2천여만원의 운영비는 조직위 사람들의 몫으로 남았다. 도내 인라인 인구는 30만명으로 추산되지만 대회 하나 없다는 아쉬움으로 시작했던 이들은 그 의욕 때문에 경제적 부담을 고스란히 안을 수 밖에 없게 된 셈이다.

 

"누군가 한번 미쳐야 대회를 열 수 있을 것 같았고, 그 일을 자청했다. 비록 큰 빚이 남았지만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뿌듯함은 좋은 경험이었다.”

 

1천만원이 넘는 사비를 쏟았던 조직위 관계자는 월급 2백만원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이성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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