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식(가명)이가 숨지기 6일 전 납치된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는데…. 숨지고 나서야 수사를 진행하다니…. 더이상 대한민국 경찰을 믿을 수가 없어요.”
지난달 27일 오후 전주시 금암동 모 여관에서 가족이 숨진 채 발견되자 유족측은 슬픔과 함께 분노로 가득했다.
쾌활하고 착했던 하나뿐인 아들의 죽음 소식에 유족측은 절망과 뼈에 사무치는 아픔 때문에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했지만 경찰의 안일한 태도에 대해서 만큼은 성난 분노를 잇따라 표출했다.
최근 한 대학생의 의문의 죽음과 관련, ‘자살 도우미’ 개입여부 사건을 맡은 경찰이 유족측을 조사하자 이 같은 태도가 거침없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우리가 왜 경찰수사에 협조해야 합니까.”유족측은 조사에 응하기에 앞서 거센 항의부터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미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가버렸는데 수사를 진행한다고 죽은 종식이가 살아납니까. 더이상 경찰을 믿지도 못하겠으며 또다시 악몽을 떠올리고 싶지도 않습니다”라는 단호한 입장이었다.
한 유족이 가까스로 나머지 가족 구성원을 설득, 또다른 희생자를 막기위해서라도 경찰에 협조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된 증거를 제시했다.
경찰 또한 이번 사건은 단순한 자살로 처리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면서 현장에 형사를 또다시 내보내는 등 사건해결에 상당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자살 사이트의 접속여부를 알기위해 대학생이 살았던 동네 인근 PC방의 컴퓨터를 조사하는 한편 직접적 사인인 청산가리의 출처를 파악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또 사건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은 대학생의 휴대폰 통화내역 등을 추적하기 위해 검찰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
이와함께 계좌번호 소유주를 파악하기 위해 제주경찰과 공조수사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사건해결에 질주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유족측은 경찰의 이런 태도에 여전히 냉소적이다. 불신감만이 팽배해 있다.
외아들의 석연치 않은 죽음. 명확한 진실규명을 간절히 원할텐데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화나게 했는가.
지난달 22일 전북경찰청을 직접 방문했을 때 경찰이 초동대처에 미흡하지만 않았더라도 이 같은 원망은 듣지 않았을 것이다. 경찰은 이제부터라도 명확한 수사를 통해 한(恨)과 분노로 가득한 유족의 상처를 씻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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