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도인 제2사회부기자·남원
18일 남원과 전주 정읍 등 도내 5개 지역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은 평일인데도 이날 하루 학교를 쉬었다. 도내 각 초·중·고등학교들이 교육자 대회를 위해 집단 휴교를 했기 때문이다. 교육자 대회는 교사들의 친목 도모와 사기 진작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기념식과 체육대회, 단합대회 등의 프로그램으로 짜여진다. 이름은 그럴 듯 하지만 사실상 교사들이 하루 쉬며 노는 날에 가깝다. 오래전부터 도내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져왔지만 그 동안 별다른 문제제기도 없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등교를 하지 않으면서 학부모들은 난감한 표정이다.
‘교사들이 자신들이 놀겠다고 학교를 쉬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이는 전화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어린 학생을 둔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 맡길 곳을 찾느라 이날 하룻동안 정신이 없었다.
한 학부모는 “교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타 시도처럼 주말이나 공휴일에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서울시나 경기도 등 다른 시도에서는 학부모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교육자 대회를 개최하지 않거나 주말 등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행사를 주관하는 도내 교원단체나 전북도교육청은 “학교 일정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교육자 대회를 열고 있는 만큼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어짜피 법정 수업일수만 맞추면 되기 때문에 이날 쉬나, 방학때 쉬나 마찬가지로, 조삼모사가 아니겠느냐”고도 했다. 물론 법정 수업일수만 지킨다면 학교를 쉬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교사들의 편의를 위해 이루어지는 평일 집단 휴교의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이 존중되고 배려될 때 진정으로 학교와 교사의 권위와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지나친 욕심일까?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