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부터 ‘오뉴월 장마’라고 했다. 이것은 장마철을 음력으로 친 것으로, 양력으로는 6,7월을 가리킨다. 흔히 장마는 ‘여름철에 계속해서 많이 내리는 비’로 알려져 있다. 기상학적으로는 ‘열대기단과 한대기단 사이에서 비구름대가 형성되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오는 현상’이다. 여기서 열대기단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요, 한대기단은 찬 성질을 지닌 오호츠크해 고기압이나 대륙 고기압을 말한다.
장마의 어원은 ‘오랜’의 한자어인 장(長)과 ‘비’를 의미하는 ‘맣’가 합성된 말이다. 이것이 다시 ‘쟝마’ ‘장마’로 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자로는 임우(霖雨)라 한다. 이와 비슷한 동아시아의 여름 몬순 강우현상을 일본에서는 바이우(Baiu), 중국에서는 메이위(Meiyu)로 부른다. 장마는 남부지방의 경우 평균 6월 23일, 중부지방은 이 보다 늦은 26일께 시작된다. 기간은 약 한달가량. 이 기간동안 내리는 비의 양은 300-450㎜로 일년 강우량의 30%, 어떤 해는 50%까지 이른다. 반면 ‘마른 장마’라 해서 장마기간이지만 가뭄이 나타나는 해도 있다.
문헌에 장마에 관한 기록이 많은 것으로 보아 예전에도 장마피해가 잦았던듯 하다. 증보문헌비고에 의하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 후기까지 123회의 홍수가 났다고 기록되어 있다. 조선시대 왕명 출납을 기록한 승정원일기에도 6,7월 집중호우로 전국이 물바다가 됐다는 대목이 자주 나온다. 태종과 영조 때는 서울에 물이 넘쳐 수심이 10-19척에 달했다고 한다. 1823년 대홍수 때는 293명이 죽고 7600여 채의 가옥이 부서졌다는 것이다.
또 흥덕현(지금의 고창군)의 선비 황윤석이 쓴 일기 ‘이재난고’에는 1787년의 여름장마 대목이 나온다. “비가 오기 시작하여 개기도하고 쏟아지기도 하며 40일을 끊이지 않았다. 서울의 평지 수심이 수척이나 되고 청계천의 커다란 돌제방의 모서리가 무너졌으며 민가와 군 막사가 휩쓸린 것이 극히 많았다”
장마는 해마다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남긴다. 특히 저지대나 산비탈에 사는 서민들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힌다. 속담에 ‘가뭄 끝은 있어도 물난 끝은 없다’고 했다. 또 ‘불난 끝은 있어도 물난 끝은 없다’고도 했다. 그만큼 장마 피해가 무섭다는 뜻이다. 오늘부터 시작된 장마에 미리 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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