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끊긴 편집국 내년 운영 장담못해
우석대신문사는 현재 3학년 1명, 2학년 3명 등 모두 4명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아직 편집장을 선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달 초 수습기자 모집공고를 냈지만 아직 문의도 없는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대학신문사의 운영도 어렵지만 후배기자를 양성하지 못해 당장 내년 운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주대신문사도 현재 기자 5명이 취재와 편집까지 담당하며 대학신문을 만들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초에 선발했던 수습기자 2명은 학기 중 그만둬 인력난이 더 심해지고 있다. 전주대신문사는 올해 수습기자 모집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면접은 약화시키는 방법으로 신입기자들을 충당할 계획이다. 학업과 취재 병행 부담 때문에 중도에 이탈할 것을 감안, 연초에 최대한 많이 모집하자는 고육지책이다.
대학신문사들이 학생기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써 선발한 수습기자도 1년이 지나기 전에 절반 이상 그만두고 있다.
우석대신문사 오지혜씨(3학년)는 "최근 몇 년 동안 6명 이상이 일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인력난이 심하다. 대학신문을 발행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남은 이들도 꽤 있을 정도다"며 "대학신문사 인력난은 우리 뿐 아니라 대부분 대학신문이 겪는 문제다"고 말했다.
도내 대학신문사는 1954년 최승범(전북대 교수), 한승헌(전북대 석좌교수)씨 등이 주축이 돼 만든 전북대신문사의 탄생으로 비롯됐다. 대학신문은 60년대 초중반까지는 문예지적 성격을 지녔지만 70~80년대 들어서는 사회문제에 대한 대학 내 언로로 작용하면서 발행일날에는 신문을 받아보기 위해 학생들이 장사진을 이루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또 진보적 성향을 대변하면서 논쟁의 기폭제가 돼 경찰, 안기부의 검열을 받아야만 했고 80년대에는 대학신문 필화사건도 벌어졌다.
80년대까지 모집 경쟁률 3대 1을 웃돌던 대학신문이 몰락의 길에 들어선 것은 90년대 중반부터. 사회주의권의 몰락과 학생들의 관심이 취업과 진로로 바뀌면서 대학생기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한때 공동취재까지 진행했던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과 호남지역대학신문기자연합 등 대학신문사들끼리의 네트워크도 약해져 현재는 도내 대학신문사 편집장들이 간헐적 만남을 갖고 있지만 협력은 사라진 상태다.
요즘 대학신문은 대학의 홍보지로 전락하고 비판적, 대안제시적인 성격을 잃어간다는 목소리도 높다.
도내 한 대학신문 관계자는 "예전에 비해 인원도 적고 역량도 다소 부족해 비판적 기사쓰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대학사회도 취업난 등으로 어두운데 밝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자는 취지도 있어 대학과 학생들의 얘기를 많이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학신문사에 새로운 시도도 일고 있다. 전주대신문사는 대학 내에 중국유학생이 많은 점을 감안해 이들 2명을 기자로 채용, 중국어 지면을 만들고 있다. 원광대신문사는 부족한 인원을 채우기 위해 객원기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올해 수습기자모집에서는 전북대 10여명, 전주대 10여명 가량 지원하는 등 예년에 비해 지원자가 크게 늘었다.
전주대신문사 김현준 편집장은 "촛불문화제를 겪은 세대가 대학에 들어오면서 대학신문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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