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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전북대 만화동아리 '푸른나무'

만화 속 끼·재능 발산…나의 꿈을 찾는다

전북대 만화 동아리 '푸른나무' 회원들이 전시회 작품을 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desk@jjan.kr)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요즘 대학가에서 '낭만'이 사라진지 오래다.

 

학점과 일자리를 구하는데 급급한 학생들은 전공과목은 말할 것도 없고, 토익 토플 점수를 일정하게 확보해야 하며, 봉사활동 등 다양한 스펙을 쌓는데 여념이 없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초·중·고생들도 마찬가지여서 학업에 내몰리면서 이들은 진정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에 매진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속에서도 젊은이들은 저마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찾아 나선다.

 

대학가는 물론 초·중·고생들이 평소 생활속에서 어떤 생각으로 무슨 가치를 추구하는지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해 게재한다. <편집자 주>

 

▲ 전북대 만화동아리 푸른나무

 

"기성세대의 눈으로 보면 (아까운 시간 낭비하면서) 무슨 쓸데없이 만화나 그리느냐고 핀잔을 줄지 몰라도 우리에겐 만화가 있기에 삶의 즐거움이 있죠."

 

전북대 학생회관에 몰려있는 동아리방의 하나인 푸른나무(회장 임세창)를 찾았다.

 

7∼8명의 학생들은 수업이 끝난 오후 시간에 뭔가에 열중하고 있다. 어떤 이는 만화를 보고 있고, 일부는 만화를 그리거나 스토리를 쓰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만화라고 하는 독특한 문화를 중심으로 해서 모인 사람들이다.

 

단순히 읽기를 좋아하든, 그리기를 하든, 아니면 그럴듯한 스토리 작성에 관심이 있든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적어도 만화를 통해서 단단한 유대를 가지고 있다.

 

만화를 좋아하면 되며, 실력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만화라는 공통의 소재를 통해 만났을 뿐, 이들은 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그저 평범한 다른 학생들처럼 함께 모여 고민을 나누고, 우정을 쌓고, 소주잔을 기울이며 인생담론도 주고 받는 모임이다.

 

푸른나무의 뿌리는 정확하게 20년전인 80년 초반 '말뚝이'란 동아리로 출발했다.

 

많은 선배들이 지금까지 애니매이션 영화제를 열었고, 캐릭터 전시회도 가졌다.

 

전통은 후배들에게도 꾸준히 이어져서 회원들은 "내 삶에서 만화를 뺄 수 없다"고 말할만큼 만화가 생활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

 

임세창(화학과 2년) 회장은 "만화동아리에 들어와 애니매이션 감상을 즐기다보니 자연스럽게 외국어 회화에도 큰 도움을 얻게 됐다"며 자신이 좋아서 하다보면 생각지 않은 부수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만화를 통해 진보적이고 진취적인 이상을 꿈꾸고, 좀 더 창의적인 대학문화를 이끌어내는데 자신들이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제법 강했다.

 

장준우(경제학과 2년) 학생은 동아리 회원중에서도 그림 그리는 실력이 탁월하며, 특히 수묵을 잘 살려 그리는 흑백화를 특기로 삼고 있다. 그는 다른 회원들에게 원고의 연출 기법, 각종 기초적인 만화작법 및 세부 기술을 가르칠 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차기 회장인 김지섭 학생(IT정보공학부 1년)은 그림 그리는 실력은 별로인데, 워낙 글 쓰는 걸 좋아해 동료들에게 스토리를 제공하거나 연출을 잡아주는 등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다.

 

최혜진(국문과 1년) 학생은 고교 시절부터 만화동아리에서 활동할만큼 만화에 관심이 많다. 현재 동아리내에서도 작화 실력이 뛰어나다는 게 친구들의 귀띔이다.

 

주수빈(사회기반공학과 1년) 학생은 중학교때부터 소설쓰기를 해올만큼 재능이 뛰어나다. 소설뿐 아니라 만화 스토리를 짜는데도 관심이 많다고 한다.

 

만화 동아리라고 해서 회원 모두가 만화에 일가견이 있는 것만은 아니다.

 

정회준(물리학과 2년)·이민석(기계시스템공학부 1년) 학생 등은 "단순히 만화에 호감을 가져서 동아리에 들어왔는데 만화뿐 아니라 사람과의 만남에서 즐거움을 찾고 있다"며 자전거 여행, 바다 여행, 등산 등 친목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 과연 이들은 만화를 통해 무엇을 얻고 배울까.

 

회원들은"솔직히 당장 학점 따고, 좋은 직장 얻는데 만화가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진정한 삶의 의미라는 점에서 본다면 너무나 소중한 만남이고, 귀중한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힘들다가도 만화만 보면 얼굴이 활짝 펴진다는 학생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뭔가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위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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