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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동양과 서양, 누가 합리적인가

(좌)'대동서' 의 저자 중국의 정치가 캉유웨이, 1883년 태평양을 건너 미국을 시찰한 사절단, 뒷줄 왼쪽부터 세 번째 인물이 '서유견문'의 저자 유길준. (desk@jjan.kr)

■ 쟁점 자료 분석하기

 

<자료 1> 역사는 대동을 향해 나아간다

 

국법은 군대의 법에서 나온 것으로, 실제로는 장수의 명령을 따르고 졸개들을 권위로 다스리는 법을 국가에 행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임금을 높이고 신하를 낮추며 백성을 노예로 여긴다. 집안을 규율하는 법은 통치체제를 따라 생긴 것으로, 원래 족장을 받들고 아랫사람을 다스리는 법을 가정에 적용한 것이다. 그러므로 남자를 귀하게 여기고 여자를 천시하며, 아버지는 자녀들을 권위로 예속시키는 현상이 나타났다. 비록 성인이 새로운 법도를 만든다 해도 세태와 풍습을 따르지 않을 수 없고, 대세가 이미 형성되어 압제가 오래되면 일반적 원칙으로 굳어져버린다. 처음에는 돕고 보호하려고 만든 법이 나중에는 억압과 불평등을 낳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법 제정의 본뜻과 정반대가 된다. 인도가 이렇고 중국도 이를 벗어날 수 없다. 서구의 여러 나라는 대략 승평세에 가깝지만 아직도 여자들은 남자의 사유물 신세로, 공리(公理)에 가깝지만 아직도 여자들은 남자의 사유물 신세로, 공리(公理)와는 거리가 멀고 즐거움을 구하는 도리에는 이르지 못했다.

 

선명하고 성스러운 왕이신 공자께서 일찍이 이를 근심해서 역사의 발전에 하?은?주 삼대가 서로 계승한 원리와 혼란의 거란세, 안정이 시작되는 승평세, 안정이 자리 잡은 태평세의 원칙을 세우셨다. 이는 거란세 후에 승평세와 태평세로 바뀌고, 또한 소란이 가라앉고 안정이 시작되는 소강(小康)의 단계에서 차별 없는 화평의 세상인 대동(大同)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나는 난세에 태어나 이 세상의 괴로움을 목격했으므로 이를 구제할 방법을 연구해왔다. 내가 생각할 때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대동 태평의 도를 행하는 것뿐이다. 세상의 법도를 살펴볼 때 대동의 도를 버리고는 고통에서 벗어날 길도, 즐거움을 구할 방법도 사라진다. 대동의 도는 지극히 균등하고 공적이며 어진 것으로, 통치의 가장 훌륭한 경지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좋은 도가 있다 해도 이 대동의 도를 능가할 수는 없다.

 

백성을 편안히 하려는 자는 군대를 없애야 하고, 군대를 없애려는 자는 국가를 없애야 한다. 국가란 혼란한 시대에는 부득이한 보호책이지만 태평한 시대에는 전쟁이나 살인 등 해를 끼칠 뿐이다. 그러나 옛사람이나 지금 사람들이 항상 천하국가라고 말하면서 인간의 힘으로는 더 이상 줄일 수 없는 것으로 간주했으니 이는 큰 오류이다.

 

지금 백성들의 해를 구하기 위해 태평의 즐거움과 이로움을 이루게 하고 대동의 공익을 구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먼저 국가의 경계를 부수고 국가를 없애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것은 어진 자와 군자가 밤낮으로 마음을 다해 사람들을 설득해야 할 바이다. 국가의 경계를 없애는 일 외에는 백성들을 구할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비록 그렇다 해도 국가는 백성들의 전체 중 가장 차원 높은 것이고, 천제(天帝) 외에는 그 위에 법률로써 제제할 존재가 없어 각자 사사로운 이익만을 도모하니 공법(公法)으로도 억제할 수 없고 의리 따위로 움직일 수 없다. 그러므로 강대국이 작은 나라를 침략하여 약육강식하는 것은 자연적인 것으로 공리(公理)가 미칠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하다면 비록 어진 자가 있어 군대를 없애고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고 국가를 없애 천하를 공명정대하게 하려 해도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중략)

 

그러나 지금의 형세를 보았을 때 비록 국가가 갑자기 없어질 수 없고 전쟁이 갑자기 사라질 수는 없지만, 대세가 흐르는 곳은 반드시 대동세니 그 흐름은 대동세에 이른 후에야 멈출 것이다. 다만 시간이 필요하고 행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뿐이다. 공자의 태평세와 부처의 연화세계, 열자의 담병산,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공산만이 아니다.

 

대동서 / 캉유웨이

 

<자료 2> 근대 문명 국가를 향한 조선의 도전

 

개화란 인간 세상의 천만 가지 사물이 지극히 좋고 아름다운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떠한 것이 개화된 경지라고 한정하기는 어렵다. 사람들의 재주나 능력의 정도에 따라 그 등급이 결정되지만 사람들의 습속과 국가의 규모에 의해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이는 개화의 과정이 한결같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 실천하는가 아닌가에 달려있다. 오륜으로 정해진 행실을 독실히 지켜 사람의 도리를 아는 것은 행실의 개화이고, 학문을 연구해서 만물의 이치를 밝힌다면 이는 학문의 개화이며, 국가의 정치를 공명정대하게 해서 국민들이 태평스러운 즐거움을 누린다면 이는 정치의 개화이고, 법률을 공평하게 해서 억울한 일이 엇도록 한다면 이는 법률의 개화이며, 편리한 기계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이용하도록 한다면 이는 기계의 개화이고, 정교한 물품을 제작해서 사람들의 생활을 풍요롭게 한다면 이는 물품의 개화인 것이다. 이처럼 여러 조목에 걸친 개화를 합한 후에라야 골고루 개화했다고 말할 수 있다.

 

세계의 어느 나라든 개화가 완벽한 경지에 이른 나라는 없다. 그러나 대강 그 등급을 구분해보면 개화한 나라, 반개화한 나라, 미개화한 나라 등 세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중략) 반개화한 나라를 권하여 실행하게 하고 미개화한 나라를 가르쳐서 깨닫게 해주는 것이 개화한 자의 책임이며 직분이라 할 수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행실의 개화는 세계 각국 모두 동일한 규모로 천만 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을 거치도록 본질적인 변화가 없었지만, 정치 이하의 여러 개화는 시대에 따라 변화했으며 지방에 따라 달랐다. 그러므로 예전에 합당한 것이 오늘에는 맞지 않는 것이 있으며, 저쪽에서는 선한 일이나 이쪽에서는 불선한 일이 되는 경우도 있으니, 고금의 행세와 피차의 사정을 따져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버리도록 하는 것이 개화하는 자가 나아갈 바른 길이다.

 

개화하는 일을 주장하고 힘써 실천하는 자는 개화의 주인이요, 개화하는 자를 부러워하며 배우기를 기뻐하고 갖기를 좋아하는 자는 개화의 빈객이며, 개화하는 자를 두려워하고 미워하면서도 마지못해 따르는 자는 개화의 노예라고 할 수 있다. 주인의 지위에 있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빈객이 될망정 노예가 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중략)

 

아! 개화라는 일이란 타인의 장기를 취하는 것뿐 아니라 자기 자신의 훌륭하고 아름다운 것을 보전하는 데에도 있는 것이다. 타인의 장기를 취하려는 생각 또한 자신의 훌륭하고 아름다운 것을 보전하려는 것이므로, 타인의 재주를 취해도 실용적으로 이용하기만 하면 자신의 재주가 될 수 있다.

 

- 서유견문 / 유길준

 

■ 쟁점 자료 비판적 읽기

 

<자료 1>

 

대동의 공익을 구하자 하면서도 동양적 사고는 몇 가지 문제점이 드러난다. 첫째, 정서적 유대감을 중시하는 인간관계이다. 이로 말미암아 합리적 의사결정과정이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둘째, 수직적 인간관계 중심의 문화는 '효'라는 덕목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치적으로 이용되어 통치이념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셋째, 대인관계에서 합리적 계약보다는 체면과 눈치를 강조함으로써 합리성을 존중하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자료 2>

 

근대 사회에서 서양인들은 그들이 이루어낸 근대적 성과에 매료되어 있었다. 동양의 역사는 진보적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했으며 오로지 서구사회의 합리주의를 받아들이는 것만이 문명의 세계로 나오는 유일한 길이라고 까지 생각했던 것이다. '이분법, 기계론, 그리고 환원주의'로 요약될 수 있는 서양의 근대적 사유 구조는 자연을 생명이 결여된 입자들의 기계적 운동이라고 파악함으로써 자연의 본래적 가치를 배제해 버렸다. 또, 인간과 자연의 이분법에서 배태된 '인간 중심주의'는 자연을 인간의 착취 대상으로 여기게 되었다. 이러한 사유 구조 속에서 자연에 대한 남획과 무분별한 개발이 급속히 진행되었고, 그 결과로서 자원 고갈과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동양에서는 근대화, 서구화, 사회 발전이라는 개념이 등치되면서 뒤늦은 근대화에 따른 병폐가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맹목적인 서구화의 추구로 동양이 본래 가지고 있던 장점들인 정신적 가치의 추구, 조화로운 관계의 중시 등의 덕목들이 훼손되고, 물신풍조가 만연하면서 도덕성이 붕괴되는 등의 폐해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 쟁점 확대하기

 

1. 찬성

 

가. 동양의 문화는 현대인의 삶에 적합하지 않다. 현대는 집단보다는 개인이 우선이며, 계급사회가 아닌 다양한 삶의 조건 속에서 개인의 가치를 높이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나. 효율성을 중시하는 서구의 사고방식이 합리적이다. 특히 과학기술의 발달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풍요의 밑바탕이 되며, 우리사회를 지탱해주는 밑바탕이 된 것이다.

 

다. 서양의 진보는 오늘날 물질문명의 토대를 가져왔다. 인간을 노동에서 해방시켰고, 개인의 정서도 풍요롭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서양의 문명인 것이다.

 

라. 발전하는 시대이다. 인류의 발전을 위해 우리가 따라야 하는 것은 서양의 합리성이다. 서구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우리는 현대문명에서 도태당할 것이다.

 

2. 반대

 

가. 동양적 사고가 구시대적인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하지만 서양 중심의 근대화가 가져온 문제점에 대한 반성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치유책으로서 동양적 가치가 이야기되고 있다.

 

나. 서양의 합리성은 많은 성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과학기술이 가져온 과학만능주의의 폐해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의 환경은 지금 우리 것이 아니다. 선조들에게 물려받았고, 후대에게 물려줄 자산이기 때문이다.

 

다. 서양의 역사만이 위대하다는 것은 일종의 오만이다. 기술이 좋은 것이 있다면 나쁜 것도 있는 것이다. 본질적인 문제도 생각해야 한다. 물질적 풍요가 이루어졌다고 해서 정신적 풍요까지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연과의 조화 등 동양적 삶의 자세가 요구되는 시대이다.

 

라. 서구의 문명이 세계의 기준이 된 것은 정치적 요인이 우선하고 있다. 과연 서구 문명은 우리에게 행복만 가져다 주는가? 아니다. 물질적 풍요가 정신적 풍요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무조건적인 개발이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쟁점 논제

 

1. 논술 논제

 

자료를 통해 한 나라가 취해야 할 전통과 개화에 대한 인식을 정리하고, 현재 한국사회에서 일어나는 집단 간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자료 (1)과 자료 (2)중에서 선택하여 논술해보자 .(900자 내외)

 

* 보낼 곳; yimza@daum.net

 

2. 면접 논제

 

문명을 힘과 경쟁으로 보고 힘 있는 자가 힘없는 자를 지배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 말해 보시오.(면접은 주변 학생들과 해보기 바람)

 

■ 쟁점 기출문제

 

1. 논술 : 2006학년도 서강대 수시 2 논술 문제

 

[문제 1] 제시문 [A]는 역사의 연구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A]의 이론을 토대로 하여 [B]의 견해를 보완하거나 비판하시오.(400~500자)

 

[문제 2] 제시문 [D-1]과 [D-2]에 나타난 공통적인 문제점에 대해 논하시오. 또한 이러한 문제가 나타나게 된 이유를 [C-1]과 [C-2]를 참고하여 기술하시오.(400~500자)

 

2. 면접 : 2008학년도 가톨릭대 정시 법대 문제

 

[문제] 세계화 시대의 이문화 간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한가?

 

(인문, 국제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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