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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학생글

▲ 죽음과 삶 - 최우찬 전주 효림초교 6학년 4반

 

오늘 저녁에는 동생과 같이 공부를 하게 되었다. 동생은 2학년인데 오늘 사 온 문제집으로 억지로 공부를 했다. 나는 TV 때문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동생도 나와 마찬가지였지만 TV를 끄면 안 된다고 하는 우겨서 끄지는 않았다.

 

하지만 30분 안되어서 아빠가 집중 안 된다고 끈다고 했다. 동생이 또 졸라서 안 되나 싶었는데 결국 TV를 끄는 데에는 성공했다.

 

나는 깜빡하고 문제집을 학교에 두고 왔다는 것이 생각났다. 나는 벼락치기로 해서 수학만 빼놓고 다른 것은 해 놨었다. 내일은 시험이었다. 다른 문제집에서 수학에 대해 나오는 단원을 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머리가 돌아가지가 않았다. 쉬운 것도 있는데 집중도 안 되고 두통이 와서인지 더 어려워 보였다. 내 동생도 허리를 비틀면서 어렵다고 징징대고 있었다.

 

내가 요점정리 좀 읽고 하라고 막 화를 냈다. 그러다가 그 화를 억누르고 모르는 문제를 알려주었다. 차근차근 설명을 했지만 배우지 않은 것이라고 불평을 늘어놓았다. 다른 문제들은 이미 다 풀어 놓았었다. 그래서 그 문제들만 설명을 해 주었다. 하지만 나도 공부에 집중하려는데 집중이 되지 않았다. 때 마침 동생이 쉬었다가 한다고 해 나도 덩달아 쉬었다. 동생은 방으로 가서 엄마와 단둘이 이야기를 하고 있고 나는 핸드폰을 갖고 놀았다. 그때 방에서 엄마가 나오셨다. 엄마는 나오신 다음 막 화를 내고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셨다.

 

 

동생이 죽고 싶다고 한 것이다. 딱 하루 공부하는데 죽고 싶다니 말이 안 됐다. 그래서 나는 동생에게 자신은 소중한 거라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공부는 그만하라고 했다. 나도 머리가 아파서 그만 하기로 했다.

 

나는 생각해 보았다. 죽고 싶다고 누구한테 말한 적은 없지만 그럴 때가 있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1일, 2일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2학년 때부터 그런 생각을 한 동생이 안쓰러워보였다.

 

▲ 경종호 교사

 

동생과 함께 공부를 하면서 있었던 일을 쓴 일기입니다. 2학년과 6학년의 생각 차이가 이렇게 많이 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일단 재밌습니다. 일기는 이렇게 써야 합니다. 그 날의 일 중의 특별한 것 하나를 골라 이렇게 자세하게 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으로 정리를 하는 것입니다.

 

▲ 스케치북의 귀 - 이지혜 전주효림초교 6학년

 

 

스케치북엔 귀가 있나 보다.

 

내가 질감이 좋다 하면

 

그림을 더 예쁘게 만들어 주고,

 

내가 투덜대면

 

그림을 이상하게 만들어 버린다.

 

내가 하는 말을 듣고서는

 

 

그림을 확 바꾸어 버린다.

 

▲ 경종호 교사

 

당연히 스케치북엔 귀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신기하게 내 말은 잘도 알아듣습니다. 아마 내 마음속에서 나온 소리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세상 물건들은 그렇게 마음속의 말들만 알아듣습니다. 이 시처럼 내 기분이 어떤지를 스케치북이 먼저 안 것입니다.

 

▲ 불은 라면 - 신병도 전주효림초교 6학년

 

"엉~엉~엉~"

 

라면이 울어요.

 

주인님은 라면을

 

끓여놓고서 먹지 않아

 

라면이 슬퍼서 울어요.

 

10분 20분 울어서

 

라면 얼굴이 팅팅

 

부어올랐어요.

 

라면은 잉~잉~

 

내 얼굴 하며

 

계속 울지요

 

▲ 경종호 교사

 

이 동시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나도 이 라면을 끓인 사람처럼 마음이 변해버린 적은 없었나요? 혹은 조금만 생각을 바꾸어 보면 한 때 소중했던 친구를 잊고 지내지는 않는지 생각나게 합니다. 어쩌면 나도 이런 불은 라면이었던 적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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