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으랏차차 천하장사 꿈꾸는 전주 신성초 씨름부

18일 군산서 도내 최강 도전

16일 전주신성초 강당에 모인 이 학교 씨름부 이경신 감독(왼쪽)과 선수들이 오는 18일 열리는 '제28회 KBS 전북 초·중학생 장사 씨름대회'에서 필승을 다짐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desk@jjan.kr)

'창단한 지 2년밖에 안 된 씨름부가 씨름장 없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라는 뻔한 물음을 전주신성초등학교(교장 조중빈)는 보기 좋게 뒤집는다.

 

지난 2009년 창단한 이 학교엔 모래 씨름장이 없다. 선수들은 학교 강당에 매트 여러 장을 붙여 놓고 연습한다. 일주일에 서너 번은 씨름장이 있는 전주풍남중과 전주신흥고에 가서 '더부살이' 훈련을 한다.

 

척박한 환경이지만, 이 학교 씨름부(감독 이경신)는 올 소년체전 초등부 도 대표 선발전에서 전체 7체급 가운데 4체급을 석권했다. 경장급(40㎏ 이하) 이주열(5학년), 소장급(45㎏ 이하) 신형조(6학년), 용장급(55㎏ 이하) 김도신(6학년), 역사급(70㎏ 이하) 이광훈(6학년) 등이 주인공이다. 이미 이 학교는 지난해 '제27회 KBS기 전북 초·중학생 장사 씨름대회' 1부 단체전(엘리트 부문) 우승, 2부(아마추어 부문) 단체전 준우승을 거머쥐며 '도내 최강'으로 자리매김했다.

 

16일 이 학교 강당에 모인 '소년 장사' 15명은 오는 18일부터 이틀간 군산 은파유원지에서 열리는 '제28회 KBS 전북 초·중학생 장사 씨름대회'에 출전한다.

 

뿔테 안경을 쓰고, 웃으면 덧니가 보이는 주장 김도신은 "들고, 엎고, 찍는 배지기가 특기"라면서도 "(주장이라) 팀을 이끄는 것은 부담"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지난주 왼쪽 손을 다쳐 기브스를 한 그는 지난 3월 '제41회 회장기 전국 장사 씨름대회' 용장급에서 3위를 차지한 기대주다. 가장 무거운 장사급(무제한급)인 강민석(6학년)이 "이길 때는 재미있지만, 질 때는 안타깝다"고 하자 옆에 있던 신형조가 "(민석이는) 배지기를 못 해요. 들기는 잘 드는데, 차고, 마무리를 못 해요"라고 끼어든다. 현재 이 학교 전교 회장인 신형조는 "운동선수가 꿈"이라면서도 씨름선수라고 못 박지는 않았다. 그는 "다른 것(운동)도 겪어 보고 싶다"고 또박또박 말했다.

 

가장 가벼운 체급(경장급)인 이주열은 올 소년체전 우승 후보. 그에게 '씨름을 하고 나서 무엇이 달라졌냐'고 묻자 "옛날엔 5㎏짜리 아령을 못 들었는데, 지금은 한 손으로 10㎏짜리도 든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란성 쌍둥이인 김현승·현종 형제도 이번 KBS기 2부 경기에 출전한다. 왼쪽 귀에 귀고리를 한 '3분 차이 형' 김현승이 "1등은 못 해도, 2, 3등은 해야죠"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학교 씨름부를 창단한 이경신 감독(27)은 팀이 승승장구하는 비결로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을 꼽았다. '제자는 선생과 눈빛도 마주쳐선 안 된다'는 과거 지도 방식에서 벗어나 아이들에게 먼저 말을 걸고 스스럼없이 어울린다는 것. 그러면 선수들이 먼저 질문을 하고, 기술 습득 속도도 빠르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다.

 

이 감독은 '씨름=비인기 종목'이라는 공식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추석과 설날에 유선이든 지상파든 생방송으로 중계하는 종목은 씨름이 유일하다"며 "옛날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선수들의 패기와 열정은 (예전보다)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했다.

 

그는 "도내서 엘리트 선수가 있는 학교 중 연습장(씨름장)이 없는 곳은 전주신성초가 유일하다"면서도 "매트가 모래라고 생각하고, 이번 KBS기 우승으로서 (실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김준희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읍정읍 바이오매스발전소 건립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 기각

군산군산 CNG·도시가스 요금 전국 최고 수준⋯ 시민 가계 ‘직격탄’

자치·의회전북애향본부, ‘전북애향상’ 후보자 21일까지 접수

사건·사고남원 교차로서 사륜 오토바이와 SUV 충돌⋯90대 노인 숨져

정치일반李대통령, 국회 초당적 협력 요청... “단결과 연대에 나라 운명 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