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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인조잔디 깔고 나면 끝?

보수·관리 예산 자치단체·교육청 서로 떠넘겨

19일 전주 서서학동 남초등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에 학생들이 공놀이를 하고 있다. 추성수(chss78@jjan.kr)

정부가 지원하는 학교 운동장 인조 잔디 조성 사업이 사후 관리 매뉴얼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인조 잔디 구장 보수나 관리 예산을 놓고 자치단체와 교육청이 서로 '떠넘기기'에 급급, 자칫 노후화된 인조 잔디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이 학생과 주민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5년부터 정부(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와 자치단체는 각각 7(3억5000만원):3(1억5000원)의 비율로 도내 54개 초중고등학교에 270억원을 들여 인조 잔디를 깔았다.

 

정부는 '문화예술 체육교육 활성화 추진계획'의 일환으로 방과 후 또는 휴일에 학교 인근 주민들에게 운동장을 대여해 생활체육을 활성화 시키고, 운동장 내 먼지 발생을 차단시켜 쾌적한 학교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로 학교 운동장 인조 잔디 조성사업을 실시했다.

 

하지만 일선 학교와 자치단체, 그리고 교육청은 인조 잔디 유지관리 비용과 개보수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서로에게 책임을 넘기고 있다.

 

실제 인조 잔디의 내구연한은 5~6년으로 매년 수선을 위해 1~2회에 걸쳐 인조 잔디의 고무 칩을 갈아주고 쳐진 잔디를 세우기 위해서는 500~800만원이 들어간다는 게 일선 학교의 설명이다.

 

게다가 내구연한이 지난 인조 잔디는 모두 새 것으로 교체해야 하지만 정부가 사업추진과정에서 세워놓은 사후대책 메뉴얼도 없어 수명이 지난 인조 잔디가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 2005년 인조 잔디를 조성한 장수초의 경우 내구연한이 지났지만 교체나 개보수를 하지 못하고 학교 자체 기금 200만원을 들여 일부 인조 잔디의 고무 칩만 교체했다.

 

또한 2006년 조성된 송천초와 이리동산초, 완주중, 전일고, 군산제일고, 군산중앙고 등 6개 학교의 인조 잔디는 내년에 내구연한이 완료되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전주시 등 자치단체는 '학교 사업이니 교육청에서 교체비용이나 수선비용을 대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교육청은 '자치단체가 돈을 들여 조성한 사업이니 보수나 교체 등을 책임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은 전국적인 현상으로 향후 전국 곳곳에서 문제가 불거질 전망"이라며 "문제는 정부가 사후관리에 대한 지침 메뉴얼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고 예산도 부족한 시에서 어떻게 수십억원에 이르는 교체비용을 감당 할 수 있게냐"고 설명했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도 "정부와 자치단체가 인조 잔디를 설치만 해놓고 유지 보수에 대한 대책 마련을 하지 않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교과부와 문체부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과부와 문체부는 내년 인조 잔디 조성 실태조사에 대한 용역을 발주한 뒤 교체비용 등을 산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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