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작은' 이병규(28)가 시즌 막바지 '희망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병규는 14일 잠실구장에서 계속된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1-0으로 앞선 1회말 1사 2, 3루에서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홈런을 터뜨렸다.
두산 선발투수 김승회의 시속 142㎞ 직구를 정확히 받아친 타구는 130m를 뻗는 커다란 아치를 그렸다.
LG는 이 홈런 덕에 순식간에 4-0까지 점수 차를 벌려 대승의 발판을 놓을 수 있었다.
이병규는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을 올리며 기분 좋은 승리에 앞장섰다.
이날 이병규의 맹타는 개인에게나 팀에게나 '희망'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도 이병규는 많은 LG 팬들에게 '아쉬움'으로 기억되는 선수다.
경북고와 한양대를 졸업한 뒤 2006년 신고선수로 LG에 입단한 이병규는 대형 선수가 될 자질이 있다는 평가를 들었지만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09년까지 1군에서 통산 56경기에 나와 타율 0.214, 1홈런, 13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친데다 지난 시즌에는 이택근과 '큰' 이병규(9번) 등 수준급 외야수들이 대거 가세한 탓에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그런 와중에서도 이병규는 다른 선수들의 부상을 틈타 1군에 올라와 정확히 3할 타율을 찍으며 드디어 기량을 꽃피우는 듯했다.
하지만 야심차게 새 시즌을 준비하던 도중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에 통증이 찾아와 오랫동안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이번에야말로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하겠다던 야심과 반대로 다시 '1.5군 선수'로 되돌아갈 위기에 놓인 셈이다.
이병규는 지난달 23일에야 어렵게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뒤 이런 설움을 털어내겠다는 듯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8월 8경기에서 타율 0.269를 기록하며 타격 감각을 조율한 이병규는 9월에는 이날 경기까지 타율 0.347의 고감도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벼랑 끝에서 다시 한번 붙박이 주전으로 올라설 희망을 잡은 셈이다.
이병규의 활약 덕에 이날 대승을 거둔 LG도 4강을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을 수 있었다.
승리 투수 벤저민 주키치와 '큰' 이병규는 모두 경기를 마친 뒤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뒤늦게 희망의 홈런을 터뜨린 이병규의 방망이가 '팀의 희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병규는 "컨디션은 좋다. 열심히 응원해 주는 팬들 위해 매 타석 최선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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