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세계와 함께하는 종가음식의 행보

▲ 조영철 전북도 농업기술원장
현대인들의 생활방식이 건강과 삶의 여유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되고, 속도 우선주의 풍조에 대한 반성과 대안으로 슬로우 푸드 운동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최근 향토 음식과 전통 식문화의 가치가 부각되어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대두되고 있는 추세이다.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는 패스트푸드는 빠르고 편리하다는 장점 뒤에, 맛의 획일화는 물론 건강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적지 않은 부작용이 있기에, 이러한 관점에서 이는 곧, 식사의 소중함과 미각의 즐거움을 주는 전통음식을 보존하자는 취지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으로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의 증대가 결국 우리의 전통문화와 음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종가와 종가음식의 가치를 재조명하면서, 종가에 대한 관심이 새로이 부각되고 있다. 격식을 갖춘 복잡함과 더불어 화려할 것 같다거나, 현대인의 입맛에 맞지 않을 것이라는 오해와는 달리 정성이 가득 담긴 소박하고 맛깔스러운 음식이라는 점과 함께, 또 다른 이면에는 항상 오묘하고 비밀스러웠던 종가음식이 이젠 세상으로 나아가 도약하기 시작했다. 종가는 현대에 있어서도 전통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산으로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종가음식은 맛과 멋, 정(情)과 예(禮)라 표현할 수 있다. 한결같고 정성이 담긴 맛을 고집스럽게 지켜온 것이 바로 종가음식이다. 종가음식은‘로컬푸드’의 원조이자‘슬로우 푸드’의 대명사로서 그 가치가 더해지고 있는데, 당해 지역에서 나는 신선한 농산물을 사용하는 것을 기본으로, 오랜 기간 정성으로 담그는 장은 어디에서도 감히 모방할 수 없는 종가음식의 대들보이다. 또한 종가음식이 지니고 있는 멋이란, 고유의 맛깔스러운 색과 모양, 정갈한 차림새를 의미한다. 오색찬란한 빛으로 수놓은 듯한 음식들은 그 어느 것 하나 소홀하지 않은 정성의 미학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특별한 상황에 맞는 상차림 역시 종가음식의 ‘의미를 담은 멋’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정(情)에 있어 종가는 우리의 유교문화를 현대에까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그 자체로 중요한 문화적 유산으로, 지역사회에서 상부상조라는 미덕을 실천하는 구심점이었다. 종가를 방문한 손님께 항상 정성을 담은 음식을 대접했다는 것에서 가히 알 수 있으며, 또한 종가의 음식은 관혼상제를 중심으로 발전해 오면서, 예(禮)를 다하고, 지키는 우리만의 고유한 문화라 할 수 있겠다. 이처럼 우리만의 음식 예절과 접대 등 음식과 관련된 독특한 문화는 한식의 문화 코드화, 세계화를 위한 기능까지도 충분히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종가음식은 한식 세계화의 차별화되고, 명실상부한 한국음식의 아이템으로 계승·발전되어야 한다. 전통문화에 대한 지대한 관심, 슬로우 푸드로 한식의 인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종가음식이 그 중핵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성을 접목하여 그 가치를 더욱이 제고하고, 나아가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는 것 뿐 아니라 종가음식과 문화를 유네스코의 세계 무형문화 유산에 등재하여 세계적 가치를 부각시키는 것 역시 긍정적인 시도가 될 것이다. 이렇듯, 고집스럽게 지켜 온 우리의 문화와 음식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는 대중들 속으로 그리고, 세계 속으로 흡수되어 계속해서 더욱더 찬란하게 빛날 것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전북도, 산업 맞춤 인재 키워 고용위기 넘는다

정치일반분산된 전북 환경정책…통합 기후·에너지 지원조직 필요성 제기

전주전주시, 생활밀착형 인프라 강화한다

기획[2025년 하반기 전주시의회 의정 결산] “시민과 함께 전주의 미래 준비하는 의회 구현”

경제일반[주간 증시 전망] 코스닥 활성화 정책,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에 기대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