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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정책제안 - 익산 혜화학교 이진영 군 "장애인 등급제 폐지해야"

특수학교인 익산 혜화학교에 재학중인 이진영 군(17·정신지체 2급)은 10년째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다.

 

이 군은 "'대통령 후보 아저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며 대선 후보에게 바라는 점을 종이에 직접 적어와 기자에게 보여줬다.

 

삐뚤삐뚤 쓰여진 글씨를 알아보는데 한참의 시간의 흘렀지만, 그만큼 이 군의 절실함이 가슴 깊이 와닿았다.

 

이 군은 계속 같은 학교에만 다니니, 친구도 적다.

 

일반적으로 한 번 특수학교에 진학하면, 일반학교나 다른 특수학교로 전학하는 일이 어렵다.

 

"어릴때부터 같이 자라온 친구들도 소중하지만, 좀 더 넓은 세상을 알고 싶을 때도 있어요. 그런데 특수학교가 한정돼 있어 다른 학교로 전학가는 일도 어렵다고 해요."

 

이 군은 장애등급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장애인에 대한 지원은 필요하되, 등급별로 나누면 장애인들 사이에서도 위화감이 조성돼 또 다른 차별을 낳을 수 있다는 것.

 

장애학생들은 학령기가 되면 장애의 정도에 따라 등급을 받는다.

 

하지만 '무 자르듯'나누는 장애등급은 이들에게 평생 낙인으로 남는다.

 

"장애인은 소나 돼지가 아닌데, 등급을 나누는 것은 잘못됐어요. 우리들도 하나의 사람으로 대접을 받고 사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이 군은 또, 활동보조인의 활동 영역을 넓혀 주길 원했다.

 

활동보조인은 장애인들의 생활 등을 지원해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 어떤 장애인의 집에 불이 났는데, 활동보조인이 퇴근한 후라서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죽었다고 들었어요.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는 활동보조인을 24시간 배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군은 또 주머니에서 뭔가를 주섬주섬 꺼냈다.

 

이 군은'대통령 후보님에게 보내는 편지'란 제목의 글을 통해 "앞으로 이 세상은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도 저를 걱정하는 아버지, 어머니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 될 수 있도록 대통령 후보님 도와주세요"라고 말했다.

 

대화 내내 구김살없이 환하게 웃는 이 군의 모습에 자못 가슴이 쓰려오는 날이었다. 이 군의 소망이 대선 후보들에게 전해질 수 있을까. · 〈끝〉

최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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