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에 최근 이슈 각자 의견 내며 토론 / 학생들 글쓰기·논술 능력 기르는데 효과적
마침, 남원 서진여고에서 NIE수업이 진행중이었다.
2학년 2반 30여명의 학생들이 신문에 시선을 묻었다. 국어시간에 진행된 NIE수업에서는 신문기사 가운데 현재 진도와 연관있는 내용을 찾는 것으로 시작됐다. 기사내용을 토대로 학생들은 각자의 의견을 내놓으며 심도있는 토론을 펼친다. 수업시간만큼은 ‘구르는 낙엽만 봐도 까르르 웃음이 난다’는 소녀들이 아니었다.
수업과 무관하게 요즘들어 한참 논란을 빚고 있는 이슈에 대해서도 진지한 토론이 이어진다. 이날도 한 학생이 ‘정부의 공공부문 민영화 정책이 구체화될 것인가’를 화두로 꺼냈고, 학생들은 십인십색의 대화와 담론을 던졌다.
서진여고는 이미 전북지역에서 NIE에 관한한 명문으로 불린다. 정성록 지도교사가 NIE를 한발 앞서 도입한데다, 학생들을 위한 고유모델을 일찌감치 정착시킨 결과다.
전북일보가 주최하는 전북 NIE 대회에서 해마다 입상자를 배출하는가 하면, 전국단위 NIE 활용 대회에서도 수상자를 내고 있다. 지난달 9일 열린 제6회 전북 NIE 대회에서도 이 학교 1학년 신수민양이 NIE 일기 부문 중등부 대상을 차지했다.
이 학교 2학년 이세라양은 “예전에는 신문에 대해 거리감이 컸는데 지금은 다르다”면서 “신문을 친근히 느끼고 신문 읽는 습관이 길러졌다”고 말했다. 이양은 “정보의 공유가 정서의 공유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면서 “NIE를 통해 시사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학년의 권다정양도 “같은 신문 기사에 대해서도 친구들과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이 신기하고 재미있다”면서 “생각이 다양할 수 있고, 다양한 생각이 모두 타당할 수 있다는 점을 어렵지 않게 깨우칠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설희양은 “NIE를 접한 뒤 그동안 익숙했던 교과서와 프린트외에 ‘플러스 알파’를 얻었다”면서 “신문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고 우리 사회를 보다 깊고 넓게 바라보는 힘을 갖게 됐다”고 흐뭇해 했다. “예전에는 막연하게 ‘신문은 어렵고, 한자가 많아 읽기 힘들다’는 선입견이 있었다”는 최양은 “NIE를 통해 자연스럽게 논술실력도 늘었다”고 덧붙였다.
서진여고는 다른 학교와는 차별화된 NIE교육을 위해 자체 제작한 교재를 활용하고 있다. 교재제작은 정성록 교사가 도맡고 있다. 전북지역에서 자체 교재로 NIE교육에 나서는 학교는 서진여고와 정읍 인상고 등 소수에 불과하다.
학생들은 특정 주제가 정해지면 관련 내용이 포함된 신문기사를 찾아낸 뒤 통계와 특징 등을 살핀다. 이어 이를 도표로 정리하고, 새롭게 궁금해진 점과 문제점, 해결책 등을 찾는 방법 과정을 거친다.
정성록 교사는 “글쓰기를 위주로 하다보면 아이들이 싫증내고 힘들어하는 만큼 글쓰기 보다는 자료를 찾아서 정리하고 활용하는데 중점을 둔다”면서 “유용한 정보를 찾아 재가공하고 활용하는 교육을 반복하면 글쓰기와 논술능력이 자연스럽게 길러진다”고 말했다.
정 교사는 “교과서가 만들어지고 검증과정을 거쳐 학교에 배포되기까지는 약 5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면서 “교과서만으로는 세계와 지역의 정보를 이용하기엔 한계가 생기는 만큼 양쪽의 간극을 줄여주는 살아있는 교과서인 신문을 교육에 활용하는 것이 최적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 'NIE 산증인' 정성록 교사 "신문으로 인성교육도 가능"
NIE교육의 산증인으로 손꼽히는 정성록 교사(58)는 전북지역에서 NIE를 가장 먼저 도입한 원년세대다. 지난 1997년 NIE와 인연을 맺은 이래 줄곧 NIE교육의 영역을 넓히는데 천착했다.
정성록 교사는 “교과서만으로는 한계를 느끼면서 뭔가 새로운 것을 찾던 중에 NIE를 접한 뒤 ‘유레카’를 외쳤다”면서 “그동안 국어교과 시간을 활용해 NIE교육을 시작했고, 연륜과 경험이 쌓이면서 이제는 차별화된 교육방법을 착근시키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1년까지 전북 NIE교사연구회장을 맡았던 정 교사는 “통합논술은 생활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의 대안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기존 지식을 새롭게 재창조하는 것”이라면서 “학교에서의 통합논술은 쓰기중심이 아닌 사고력·논리력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믿음을 앞세웠고, 이제는 그 결과가 구체화되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 교사는 “신문에서 정보를 찾아 이해하고 평가해 창조하는 과정인 NIE는 읽기와 쓰기 향상은 물론 사회 전반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수 있고, 인성 측면에서도 타인을 배려하게 된다”면서 “학생들로부터 ‘NIE를 통해 꿈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는 인사를 듣는 것이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 이화여대 합격 'NIE 고수' 강수연양 "시사성·통합 사고력 키웠죠"
3학년 강수연양은 2014학년도 대입 수시전형에서 이화여대와 한양대 교육학과에 나란히 합격했다. 이 가운데 이화여대를 선택한 강수연양은 “NIE가 수시합격의 디딤돌이 됐다”고 설명했다. 학내에서 ‘NIE 고수’로 통하는 강양은 신문을 통해 시사성과 비판력을 기르며 사회가 요구하는 통합적 사고능력을 키웠다는 것.
이미 지난 2001년과 지난해 전북 NIE 대회에서 각각 금상과 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강양은 “NIE는 비판적인 사고를 키우기 위한 과정”이라며 “NIE를 통해 통합논술과 비판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었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고교의 경우 대입준비가 현실적인 과제인 만큼 NIE가 초·중학교와는 달라야 한다”면서 “앞으로 고교에서의 NIE가 교과와 연계된다면 성적향상과 논리력 배양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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