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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익산 용안초 - 인근 학교들과 공동수업, 건강한 교육공동체 모델 '안착'

공원같은 학교 부지 … 학생수 급감 대책 고심 / 故 황금재 육탄 10용사 ·전철환 한은 총재 배출

▲ 익산 용안초등학교 전경. 사진제공=용안초

익산 용안초등학교는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 학교의 면적이 3만9600㎡라는 공원을 연상시키는 대규모 부지를 갖고 있는 반면 학생수는 고작 40여 명에 그친다. 이 상반된 얼굴을 가진 용안초가 올해로 개교 101주년을 맞았다. 21년 째 총동창회장을 맡고 있는 임용구씨(86·28회)는 “이전엔 모든 면민들이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는 게 참 좋았다”고 추억했지만, 오지화 돼가는 농촌학교의 숙명을 감내하려는 학교·동문들의 고심은 깊다.

 

△작은학교 네트워크 ‘두각’

 

“처음 학교에 왔을 때만 해도 황무지만 덩그러니 있다는 인상이었어요. 교장 선생님이 수업을 줄여주는 대신 막일을 참 많이 시켰습니다. (웃음) 이 정원은 그렇게 땀 흘리면서 일군 거죠. 내가 지은 집처럼 애착이 있습니다.”

 

최정호 용안초 교장은 1990년대 이 학교의 기틀을 닦은 교사였었다.

▲ 한자리에 모인 용안초 전교생.

학교 부지는 자그마치 3만9600㎡나 된다. 용안의 상징인 무학산을 배경으로 소나무 동산, 실습장, 테니스장, 게이트볼장 등을 갖춘 교육 공원 같다. 최 교장은 “용안은 금강을 끼고 편안하게 누워 있는 용의 모습”이라면서 “조선시대부터 각종 산물이 풍부하고 인심이 좋아 관리들도 울고 왔다가 웃고 갔다고들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드넓은 부지 만큼이나 학교 관리는 쉽지 않았다. 급감하는 학생수 앞에서 학교의 규모와 역사도 때론 무용지물로 느껴지는 이유다.

 

그러나 최 교장의 학생수 확보를 위한 ‘회심의 카드’는 작은학교 네트워크를 활용한 학교군 사업이다. 용안초 인근에 있는 용북초, 용남초, 성북초와 연계한 공동수업 등이 그것이다. 학교별로 80분 공동수업의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축구같은 스포츠는 머릿수가 안 맞았으나 공동수업 결과 호응도가 높았다”는 최 교장은 체육대회도 네 학교가 합심해 치렀다.

 

고삼순 교감도 “교사와 학생·학부모·지역민 등이 연 ‘온가족한마음축제’는 마치 1970~80년대 시골학교 운동회 같았다”고 전했다.

 

이들 4개 학교는 현장학습, 영어캠프, 학습발표회, 학부모 기타교실 등을 통해 작지만 건강한 교육공동체의 모델로 안착 중이다. 이같은 내실있는 교육과정은 일부 전학생들의 발길을 향하게 만드는 추동력이 됐지만, 학생수 급감 해결은 현재진행형 과제다.

 

△고 전철환 전 총재 등 배출

20년 넘게 총동창회장을 맡고 있는 임용구 회장은 “바통을 넘겨줄 후배가 없어 고민”이라고 했다. 지난해 용안초 100주년 기념행사도 임 회장의 연륜으로 동문들을 규합해 치렀을 정도다. 100주년 기념행사 때 그는 용안초 동문들을 수소문해 역사 속 인물을 재조명하며 용안초의 자긍심을 독려했다.

 

황금재 동문(33회)은 한국전쟁 직전의 육탄 10용사 중 한 명이다. 1949년 개성 송악산에서 빼앗긴 고지를 되찾기 위해 폭탄을 안고 적진으로 뛰어든 황금재 동문은 1950년 특무상사로 특진했다. 임용구 총동창회장은 “윤택중 전 육군 소장(48회)과 해병대 사령관을 역임한 유남규 전 소장(35회)도 빼놓을 수 없는 동문”으로 꼽았다.

 

고(故) 전철환 전 한국은행 총재(38회)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업적 중 하나인 IMF 경제환란 극복을 위한 금융시스템 정립에 기여한 공로자다. 특히 정부 재정정책과 한은 통화정책 간 균형감각에서 IMF 외환위기를 잘 극복한 공로로 전 전 총재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진보성향의 학자로 한국경제발전학회 회장과 금융통화위원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이진수 국립암센터 원장(49회)은 국내 항암제 개발을 위한 선봉장을 맡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MD앤더슨암센터에서 1992~2001년 흉부·두경부 종양내과 교수로 재직한 그는 지난 2001년부터 국립암센터 폐암센터장, 부속병원장, 연구소장 등을 거친 인재다.

 

고(故) 임해정 전 군산대 총장(43회)은 교사 출신 총장으로, 그가 저술한 ‘경제학원론’을 비롯한 다수의 논문은 경제학 전공자에게는 필독서였다. 고인이 작고한 이후 부인 장인자 여사는 도서 500권 이상을 학교에 기증했다.

 

유독 정계 인맥이 약한 용안초는 4선을 한 임종규 익산시의원(48회)이 유일하며, 법조계도 졸업연도가 불명확한 김영진 창원지검 검사장만이 손에 꼽힌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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