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밤, 전주시 서서학동주민자치센터. 30~40여명의 주민들이 모여 소치올림픽 TV 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전 경기에 출전한 김아랑 선수(18·전주제일고)를 응원나온 사람들이다. 주민들과 김아랑 선수 동호회 회원, 가족친지 등이다. 이기선 덕진구청장과 유영문 동장도 눈에 띄었다. 벽에는 김아랑 선수를 응원하는 온갖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윽고 경기가 시작되자 사람들은 북소리에 맞춰 태극기를 흔들며 ‘김아랑 파이팅’을 외치고 ‘김아랑’, ‘김아랑’을 연호한다. 경기가 계속될수록 손에는 땀이 배고 환호의 목소리는 높아진다. 그러나 경기가 끝나고 결과가 발표되자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하다. 김아랑(136)과 심석희(139)를 구분하지 못해 김아랑이 은메달을 따낸 것으로 잘못 알았던 것이다. 사실 김아랑은 경기도중 넘어지면서 일찌감치 실격패했다.
김아랑은 이날 최선을 다했다. 다만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급성위염에 시달리며 밤새 토하고 식사를 제대로 못해 머리가 아픈 상태에서 경기에 나섰다. 조별 예선 경기를 마친 뒤에는 펑펑 눈물을 쏟기도 했다. 준결승전에서는 언니 조해리 선수가 김아랑 선수를 보호하며 결승전 진출을 돕는 끈끈한 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김아랑은 결승전에서 그토록 열망했던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TV를 지켜보던 김아랑의 막내동생 김서연양(초등 6)은 흐느껴 울었다. 주민들은 “운이 없었다.“컨디션이 안좋았다”며 가족들을 위로했다.
김아랑 선수의 어머니 신경숙씨는 말했다.“아쉽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으니 그래도 괜찮습니다. 3000m 계주와 1000m 경기가 남았으니 앞으로 잘 할 것입니다. 괜찮습니다.” 그녀는 애써 웃음을 보였다.
한편 김아랑 선수는 18일 오후 8시 30분에 열리는 3000m 계주경기와 21일 1000m 경기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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