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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충격과 우리가 할 일

▲ 정세균 국회의원
대한민국을 충격의 도가니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여 시간이 흐르고 있는 지금 우리 사회 전체가 슬픔과 분노에 빠졌다. 정치권도 예외가 아니다. 필자 역시 참사에 희생된 승객들과 단원고 학생들이 너무 안타깝고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된 것을 보면서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차마 얼굴을 들 수가 없을 지경이다. 처음에는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어떻게 생존자 구조실적이 제로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진실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세월호는 기적을 바랄 수 없는 배였다는 것을 알았다.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일만큼은 조금도 허술해서는 안 되는 일이기에 초기 정부와 해경이 잘 수습하리라 믿었지만, 이는 순진한 생각이었다. 지금까지 드러난 해경의 구조작업은 너무도 실망스럽고 어이가 없다.

 

부패로 큰 이익 보는 자들 처벌해야

 

아직까지 부모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어린 생명들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승객들을 충분히 구할 수 있었음에도 죽음에 이르게 한 모습을 본 국민들의 상실감과 분노는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어쩌다 대한민국이 이 지경까지 추락했단 말인가. 우리는 왜 국방예산에는 수십조의 국민세금을 쓰면서 정작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기초안보에 소홀했단 말인가. 관료집단의 무능과 부패는 어제 오늘 형성된 것이 아닌 오랜 시간 쌓인 결과물인데 그동안 왜 개혁하지 못했단 말인가. 정말 가슴을 치고 통곡할 일이다.

 

사건을 서둘러 수습하고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말은 아직 이르다. 부패한 시스템을 이용해서 큰 이익을 누렸던 자들을 모두 찾아서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나라를 나라답지 못하게 만들고 이익집단이 판치는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버린 자들을 용서하면 안 된다. 부패한 것들과 결별하지 않는 개혁은 진정한 개혁이 아니다. 국가 개조, 시스템 개혁은 부패한 것들을 걷어내고 난 뒤에 논해도 늦지 않다. 뿐만 아니라 진상규명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야 한다. 온 국민을 슬픔에 빠뜨리고 사회 전체를 뒤흔든 사건 앞에서 대한민국 정치가 이 정도의 노력조차 마다해서는 안 된다.

 

자신들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모르는 자들, 눈앞에서 어린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는 기본 예의조차 갖추지 못하고 막말을 늘어놓는 자들, 높은 자리가 더 높은 자리를 빛내주기 위해 있는 줄 아는 자들, 슬퍼하고 분노할 권리마저 억누르고 조롱하는 자들은 반드시 엄하게 심판해야 한다. 이런 자들은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를 따르다 희생된 아이들을 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보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을 더 두려워한다. 국민의 분노가 조직화 될까봐 겁을 집어 먹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열기를 정치선동이라며 비난한다. 우리 사회의 적폐를 도려내려면 국민이 분열해야 이득을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그냥 두어서는 안 된다.

 

그동안 수많은 사고가 있어왔지만 처음에는 주목을 받다가 시간이 갈수록 흐지부지 되는 것을 우리는 너무 많이 경험했다.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애도와 위로만으로는 부족하다. 위급한 상황에 빠진 국민이 구조를 기다릴 때 즉시 출동해 구조해줄 공무원과 책임감과 능력을 가지고 지휘할 대통령이 있는 나라를 만들려면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가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차례만 모두가 위험에 빠진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인간 중심 시스템 만드는데 집중을

 

환경이 여의치 않더라도 위험에 빠진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정부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일 때 비로소 국민이 그 정부를 믿고 응원한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부도덕하며 무책임하고 무능한지 드러낸 사건이다. 이제부터라도 돈만 밝히는 이익사회에 조직적으로 저항해야 한다. 부실하고 반인륜적인 시스템을 깨고 인간이 중심에 서는 시스템을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열과 성을 다해서 나라의 모습을 잃어 가고 있는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세월호 참사에 희생된 영혼들에게 해줄 수 있는 우리의 위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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