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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단상] 손기정 선생의 금메달과 ‘2036 전주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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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고양시을

K-컬쳐가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그동안 꾸준하게 축적돼 온 우리 문화의 저력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라는 매력적인 콘텐츠의 등장과 함께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이런 상황에서 국립중앙박물관도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는 소식이다. 올 연말까지 관람객 수가 6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고 하는데, 그 기록이 달성되면 관람객 수 기준으로 세계 4위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흔히 ‘국중박’으로 줄여 부르는 국립중앙박물관이 ‘대박’을 치고 있는 것이다.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광복 80주년을 맞이해서 뜻깊은 전시가 열리고 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 故손기정 선생을 기념하는 특별전 얘기다. 두 발로 천하를 제패하며 월계관을 썼어도 나라 잃은 설움으로 고개를 들지 못했던 손기정 선생의 삶이 18점 전시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시상대에 올랐을 때 품에 안은 나무로 가슴팍의 일장기를 가리려고 애쓰던 손 선생의 침통한 표정은 도저히 잊기가 어렵다.

손기정기념관에 세워진 손기정 선생의 동상에는 자랑스러운 태극기가 새겨져 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에서 손 선생의 정보를 찾으려면 ‘키테이 손’이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검색해야 한다. 국적도 여전히 일본으로 표기돼 있다. 우리로서는 애석할 수밖에 없는 대목인데, 당사자인 손 선생의 심정은 오죽했을까 싶다. 일장기를 손으로 잡아 뜯고 싶었다던 손기정 선생의 한은 언제쯤 풀릴 수 있을까.

그래서 우리 국민이 2036 전주하계올림픽에 거는 기대는 특히 각별하다. 손기정 선생이 금메달을 딴 날로부터 꼭 100년이 되는 해의 올림픽이 이 땅에서 열리는 것만큼 위대하고 감동적인 서사가 또 있을까. 올림픽 개최를 희망하는 도시가 전주인 것도 특별하다. 어떤 어려움에도 굴복하지 않고 우리 문화와 정신을 지켜온 전주는,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를 향해 평화와 민주의 메시지를 발신하는 장이 될 것이다.

2036 전주올림픽의 명분은 충분하다. 그만큼 올림픽 개최의 실현가능성도 빠르게 높여가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가 매우 의욕적으로 유치 준비에 나섰고, 대한체육회도 전주를 국내후보도시로 선정하는 등 적극 호응을 하고 있어 전망이 밝다. 하지만 거쳐야 할 단계가 많이 남은 것도 사실이다. 사전타당성조사부터 마치고 각종 신청과 보고, 심의와 승인을 거쳐서 2027년께 최종 개최지로 선정되려면 여유를 부릴 틈이 없다.

전북 출신 국회의원이자 민주당 최고위원이기에 이 사안에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다. 정부부처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상황을 점검하며 차근차근 챙겨나가는 중이다. 당 차원에서도 움직이고 있는데, 지난 16일 민주당 호남발전특별위원회가 전주에서 첫 회의를 열고 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비롯한 각종 현안을 논의했다. 세계 각국으로부터 날아온 손님을 전북이 융숭하게 맞이할 준비도 지금부터 해 나가야 한다. 공항, 철도, 숙박과 같은 필수적인 인프라 확충방안을 빠르게 검토하고 실현할 필요가 있다.

할 일이 많을수록 지자체와 정부, 국회, 국민이 의지를 크게 모아야 한다. 전주시민을 비롯한 전북도민들이 올림픽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서주신 데에 지면을 빌려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도민들의 간절한 소망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

한준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고양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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