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어린이집연합회 '누리과정 예산편성 촉구' 집회 / 정부·도교육청에 안정적 지원대책 마련 요구 / "어린이집 생태계 무너져"…28일 삭발식 예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도 해야 하고, 재롱잔치도 준비해야 하고, 예산도 짜야 하고,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인데 (누리과정 예산 때문에)앞이 안 보여요.”
“기존에 입소를 신청한 학부모들마저 유치원으로 간다는 경우도 있고… 불안하죠.”
27일 오후 1시께, 전북도교육청 앞에 모인 전주 지역 어린이집 관계자 120여명이 붉은 머리띠를 두르고 ‘X’ 표시가 된 마스크를 쓴 채 앉아 있었다.
한어총 전북어린이집연합회는 이날도 집회를 열고 정부와 김승환 교육감에 대해 각각 ‘안정적인 누리과정 지원대책 마련’과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요구했다.
이달 초부터 집회 및 교육감·도지사 면담 요구 등 단체 행동을 이어오고 있는 이들은 이날 “말을 해도 누가 들어주지 않는다”면서 침묵 시위를 벌였다.
‘X’ 표시를 한 마스크를 쓰고 침묵 시위를 한다고는 했지만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참석자들 중 몇몇은 앞으로 나가 마이크를 잡고 어려움을 호소하며 김 교육감 및 정부를 규탄하는 발언을 했다.
A어린이집 원장인 B씨는 “원아 수가 어느 정도 유지돼야 인건비를 댈 수 있다”면서 “법정 비율에 따라 교사 수를 줄이기는 어려운데, 원아를 못 받으면 유지가 안 된다”고 말했다.
전주 시내의 다른 어린이집 원장인 C씨는 “교사들도 유치원으로 이직하려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이럴 바엔 차라리 유치원으로 일원화해서 전부 수용하든지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또 “이것은 예산의 문제가 아니고 어린이집 생태계가 완전히 무너지는 것”이라면서 “정부는 4대강에 돈을 다 쏟아부어놓고 이게 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D씨는 마이크를 잡고 “김승환 교육감의 입장도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뭐가 중요한 지는 가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처럼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 되자, 어린이집 관계자들의 입장은 절박해졌다.
고철영 전북어린이집연합회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대기 전주시통합회장은 28일 도교육청 앞에서 삭발 투쟁에 나서기로 하는 등, 투쟁의 수위를 높여가기로 했다.
한편 27일 여야는 지난 25일 있었던 합의 내용을 재확인했다. 일단 누리과정 예산을 국고로 우회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으나, 지원 규모에 대해서는 여전히 여야 간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26일 정부를 향해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상의 법률 위반 요소 해소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율 상향조정 △누리과정 예산의 국고지원을 요구하면서, 이 같은 내용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이미 편성된 누리과정 예산도 집행을 유보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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