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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돼야 하는가

■ 제시문

 

〈제시문 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프랑스 귀족사회에서 생겨난 외래어 19세기 초 프랑스의 정치가인 ‘가스통 피에르 마르크(Gaston Pierre Marc)’ 가 처음으로 사용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높은신분(noblesse)에 따르는 도덕적 의무(obliege)’ 또는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본래 “귀족은 귀족다워야 한다.” 즉, “지위가 높을수록 책임의식과 덕망이 높아야 한다.”는 프랑스어 속담 “Noblesse Obliger”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블레스(Noblesse)’ 원래 ‘귀족’이란 뜻으로 ‘사회적 상층’을 가리키고, ‘오블리주(Obliger)’는 동사인데 ‘책임이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책임과 의무’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귀족의 역사가 긴 유럽사회에서 유래되었으며 오늘날 특히 유럽사회 상류층의 의식과 행동을 지탱해 온 정신적인 뿌리라고 할 수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이 강조되기 시작한 것은 멀리는 로마시대로 소급되며 그 후로 꾸준히 계승?발전되어 왔다. 귀족으로 정당하게 대접받기 위해서는 ‘명예’(노블레스)만큼 ‘의무’(오블리주)를 다해야 한다는 일종의 소명의식인 것이다.……(중략)……

 

오늘날에 있어서는 사회적 혜택을 누리는 인적 범위가 크게 확대되었기 때문에 비록 정도의 차이는 크고 다양하다고 할 수 있지만 사회 구성원 중 많은 사람들이 어떤 의미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손용근 〈노블레스 오블리주〉-

 

〈제시문 나〉

 

북유럽의 산업강국 스웨덴에는 마르쿠스 발렌베리(Marcus Wallenberg) 이라는 스웨덴 최대 재벌가인 발렌베리 가문의 총수가 있다. 마르쿠스 발렌베리 회장은 발렌베리 그룹 창업주의 5대째 후계자이며 금년 현재 56세이다. 발렌베리 그룹은 스웨덴의 대표은행인 SEB와 가전업체 유럽 최대회사인 일렉트로룩스,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인 에릭슨(Ericsson), 자동차와 항공 방위업체 사브(SAAB), 산업장비 업체인 ABB 등 19개의 세계적인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발렌베리 그룹은 연매출 1,100억 달러(2010년 기준)로 북유럽의 부자나라인 스웨덴 국가 전체 GDP의 30 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발렌베리 가(家)의 스웨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경제계뿐만 아니라 사회 모든 분야에서 엄청나다. 발렌베리 그룹의 종업원 수는 40만 명이 넘어 스웨덴 전체 인구의 약 4.6 퍼센트를 차지하며 스웨덴 상장기업의 시가총액 3분의 1이 발렌베리 그룹에 속해 있다고 한다. 더구나 1856년에 설립한 발렌베리 그룹은 현재 5대 째 그룹의 총수가 세습 중에 있다. 이러한 일종의 특혜가 되는데도 스웨덴의 대부분 국민들은 발렌베리 그룹을 지지하며 응원하고 있다. 여기에는 그룹 나름대로의 150여년 동안 철저하고 엄격한 원칙이 지금까지 지켜왔기 때문이다. 발렌베리 그룹의 소유 지배 구조를 살펴보면 발렌베리의 후계자들은 기업의 주식을 직접 소유하지 않는다. 주식은 투자 및 지주회사인 인베스터가 갖고 있으며 이 회사의 주식들을 다시 발렌베리가의 4개의 공익재단들이 소유하고 있다. 크누트 앤 앨리스 발렌베리 재단, 마리앤느 앤 아말리아 발렌베리 재단 등 4개의 재단들이 전체 주식의 24.6, 의결권의 52.9 퍼센트를 갖고 있어 발렌베리 재단들이 발렌베리 그룹의 기업들을 모두 소유하고 있다. 모든 기업의 이익은 배당 형태로 투자 지주회사인 인베스트를 통해 4개의 공익재단으로 들어간다. 재단으로 들어간 돈은 발렌베리 가의 사람들의 개인적인 것으로는 절대 사용할 수 없다. 발렌베리 사람들은 재단과 기업에 재직하면서 단지 급여 만 받을 뿐이다. 발렌베리가 사람들의 개인적으로 받는 급여의 총액은 전체의 1퍼센트도 되지 않는다. 발렌베리 그룹은 매년 그룹 이익금의 85퍼센트를 법인세로 국가에 납부하며 그 외에 대학교육이나 연구개발 등 사회적으로 기부되고 있다. 그래서 기업 소유권을 사회에 돌려주고 대신 경영의 세습권은 국민들이 인정 해주는 스웨덴식 타협의 형태이다. 그리고 발렌베리 그룹의 사람들은 원천적으로 재벌가에 따르는 특권의식을 스스로 배제하며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는 뚜렷한 사명의식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그룹의 후계자를 뽑을 때도 엄격하며 철저한 검증을 거친다. 최고경영자는 부모 도움 없이 대학을 졸업해야 하고 해외유학을 마칠 것과 필히 해군 장교로 복무해야 한다는 필수조건을 가지고 있다.……(중략)……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워런버핏이나 빌 게이츠를 보면 그 대답은 분명하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는 빌앤드멜린다 재단을 설립하여 580억 달러를 기부하면서 자기 자녀에게는 일전 한 푼도 주지 않겠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래서 빌 게이츠 부부는 기부천사로 대부분 미국 국민에게서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도 이제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이런 사고방식의 전환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능하게 하며 결코 먼 나라의 얘기가 아니라 우리의 얘기도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 해본다. - 충청일보 2012.06.24.

 

〈제시문 다〉

 

우리 사회의 지도층에 속하는 사람들 가운데 대다수는 사회 기득권층의 물질적?정신적 유산을 물려받은 ‘상속인’들이다. 마치 중세 귀족 사회의 계급 세습과도 같은 형식으로 현대 사회의 계층 상속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얼핏 보기에 그 형식은 같지만 다른 점이 있다. 현대 한국 사회 기득권층의 상속에는 명예와 같은 정신문화적 유산이 빈약하다. 과거 귀족 계급은 부와 권력 이외에 명예로서 그들의 신분적 정당성을 유지하였다. 그런데 현대 한국 귀족의 상속자들에겐 이러한 명예가 없어 그 신분적 정당성을 얻지 못하고 있다. 명예란 귀족에게 특권 의식을 갖게 하는 핵심적이 요소이다. 귀족의 명예란 그들의 사회적 지위에 합당한 교양과 도덕을 갖추고 대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다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다.……(중략)……그런데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신귀족이라고 할 수 있는 엘리트 집단들의 경우는 어떠한가? 그들은 상속받은 유산 이외에 자신의 직업적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이 그러한 전문적 직업을 가질 수 있게 된 것도 사회?교육적 경쟁과 선별과정에서 언제나 유리한 배경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산을 물려받고 좋은 배경 하에서 교육을 받은 그들은 사회 기득권층의 자리를 물려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좋은 배경 속에서 출세한 엘리트들의 처신이 왜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가? 왜냐하면 그들에겐 명예라는 정신문화적 유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부와 권세를 누리는 방식, 혹은 그에 걸맞은 의식이 부족한 것이다.……(중략)……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돈과 권력만을 사회적 힘이라고 믿고 각계각층이 이를 추구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사회 각 분야가 다양한 가치관과 요소를 중심으로 고유한 자율적 세계들을 구축할 때 사회 발전의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 법이다. 부나 권력만이 사회 각계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하고, 이를 인정하는 사회는 필연적으로 불행한 미래를 맞이할 것이다. 도덕성과 명예 등의 사회적 가치가 부와 권력에 못지않은 영향력을 가지는 사회가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회를 건설하는데 있어서 소수의 상류층과 엘리트 집단들의 균형 잡힌 가치관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들이 갖고 있는 부와 권력은 의롭고 명예롭게 사용되어질 때 진정 그 사회적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현택수 〈비뚤어진 특권의식〉

 

■ 논제의 포인트 및 평가기준

■ 논술문을 6단 논법으로 재구성하기

■ 쟁점논제

 

1.논술논제

 

〈제시문 가,나,다〉를 바탕으로 오늘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하는 주체와 그 이유를 논하시오. (1,000자 내외)

 

2.면접논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갑질’, ‘갑을문화’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 쟁점 기출문제

 

△2012학년도 이화여대 기출문제 모의 인문1

 

논제1. 제시문 [가]의 ‘동정’에 대한 시각을 통해 제시문 [나]에 나타난 ‘돌봄(care)’의 행위를 분석하시오.

 

△2012학년도 이화여대 기출문제 수시 인문1

 

논제3. 다음 인용문의 ‘코끼리’에 대한 생각과 관련하여 제시문 [마]와[바]의 타자를 대하는 태도를 비교하시오.

 

△2013학년도 광운대 기출문제 수시 인문1

 

논제2. 양극화가 사회문제로 대두하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여 사회적 강자와의 격차를 줄이는 데 정부와 기업이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시문 (마), (바), (사)를 읽고 사회적 격차가 줄어들 때 내가 행복을 느낄 가능성이 더 커지는 이유에 대해 논하되, 반드시 각 제시문에서 하나씩 총 세 가지 논거를 찾아 이를 바탕으로 설명하시오. (700자± 50자)

 

■ 쟁점 관련 도서

 

〈갑과 을의 나라〉,〈존경받는 기업 발렌베리가의 신화〉

 

■ 쟁점 관련 영화

 

〈카트〉, 〈블라인드사이드〉

 

■ 학생 글과 교사 총평

 

1. 학생글

21세기에 들어와 세계 주요 국가 간 FTA체결의 확대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세계 경제는 신자유주의적 체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일부 계층에게 경제력이 집중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인류는 사회를 이루어 생활을 하고 있고 사회의 안녕과 질서는 구성원 각자의 노력에 달려 있기 때문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공동체 구성원이라면 당연히 실천해야 하는 덕목이다. 더군다나 대규모 자본과 고급 정보를 소유하여 부를 축적하고 사회적 지위를 얻은 지도층들은 그들이 쌓은 지위가 다른 사람들의 기회의 불평등에서부터 이루어졌다는 점을 성찰하여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해야 한다. 종교적이고 도덕적인 면에서 볼 때도 그렇다. 기독교의 성경은 불쌍한 사람들에 대한 ‘나눔’을 강조하고 있고 불교의 가르침도 ‘자선’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지 않은가. 사회지도층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이 남을 위한 의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왜냐하면 이는 결국 자신들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지위까지도 지킬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 무엇보다도 먼저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인간이기에 실천해야 하는 덕목이다.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과 안타까운 사회적 현상을 보고 연민을 느껴 행동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 속성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을 말할 때 머리 속에 떠올리는 것은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유명인사들이다. 하지만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사회지도층은 물론이요 사회 공동체를 형성하는 모든 사람들이 실천해야 하는 가치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일반 국민이 내는 기부금의 규모가 기업이나 단체의 것 보다 크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일반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살려 사회에 봉사하는 재능기부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좋은 사례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엘리트 집단들이 실천해야 하는 중요한 가치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비난을 퍼붓고 압력을 가하는 것 보다는 정책적으로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선결되어야 하며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관영(군산동고등학교 1학년)

 

2. 교사총평

 

이번 논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 Oblige), 실천되어야 하는가’ 이다. 논제의 핵심은 〈제시문 가,나,다〉를 통해 오늘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하는 주체와 이유를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것이다.

 

-독해력

 

〈제시문 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통적 의미를 바탕으로 현대사회에서는 누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제시문 나〉는 나눔의 실천, 기부를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실천되는 사례를 보여준다. 〈제시문 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관점에서 본 우리 사회지도층의 특징과 한계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권관영 학생은 이러한 제시문의 내용과 관점을 잘 분석하고 있다.

 

-논리력

 

권관영 학생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하는 이유를 사회적, 종교적, 도덕적 차원에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이상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으로 개인의 선택 문제이지 사회가 강요할 수 없다는 주장이 예상된다. 이에 대한 반박이 보완된다면 더욱 논리적인 글이 될 것이다.

 

-표현력

 

논술문은 논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요구사항에 대한 논지를 구체적으로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동체 구성원이면 당연히 실천해야 하는 덕목이다’, ‘연민을 느껴 행동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 속성이다’라는 표현은 추상적이고 모호하다. 이보다는 ‘사회지도층은 자신들의 우월적 지위가 다른 사람들의 기회의 불평등에서 얻어진 것이므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한다’와 같이 구체적으로 논지를 전개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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