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베이비 붐 요인, 지원율 일시 상승 / 2017학년도부터 학생수 급감 위기 더 심화
농어촌 지역 일반계 고등학교의 학생모집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학생 수가 체감이 될 정도로 감소해 (학교가) 존폐의 위기를 겪을 정도”라는 말도 공공연히 나온다.
전북지역 농어촌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 모집난의 실태를 진단하고, 어떤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가능성을 모색해본다.
전북지역의 경우 전주·군산·익산에서만 평준화 방식으로 일반계 고교 입학생을 뽑는다. 그밖의 시·군은 ‘비평준화 지역’으로, 각 학교가 개별적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또 군산·익산에서도 읍·면 지역은 ‘비평준화 지역’으로 분류된다.
전북도교육청이 이달 초 2016학년도 전북도내 비평준화 지역 후기모집 고교의 입학원서 접수 현황을 집계한 결과, 전체 지원율은 89.2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학년도 75.82%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수치로, 비록 여전히 ‘미달’이지만 지원율만 놓고 보면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엔 아직 이르다.
일단 모집 정원이 크게 줄었다. 총 6050명을 뽑았던 2015학년도 고입과는 달리, 이번에는 정원이 5550명이었다. 줄어든 정원은 500명으로, 전체 정원 대비 무려 8.26%나 된다.
비평준화 후기 일반계 고교를 지원한 학생이 4953명으로 전년보다 366명 늘었지만, 여기에도 사정이 있다. 늘어난 지원자의 절반은 익산지역에서 나왔다. 익산의 비평준화 고교 5곳에 지원한 학생 수가 551명으로, 2015학년도에 비해 174명이나 늘었다.
이는 익산 시내 평준화 고교 진학 희망 학생 수와 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지난 18일 치러진 고입 선발고사(연합고사)에 응시한 익산지역 학생 수는 1982명으로, 2015학년도에 비해 100명 이상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진 것은 2015학년도 고입 선발고사에서 기이하게 높았던 커트라인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익산지역 고교 관계자들은 해석했다. 이 때문에 일부 중3 학생들이 평준화 지역을 피해 비평준화 지역으로 발길을 돌렸다는 것이다.
지원자 수가 82명 늘어난 김제지역이나 49명 늘어난 군산지역 등도 결국 전주·군산·익산지역 고입 선발고사 지원 경향 변동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도내 교육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외에 정원이 무려 276명이나 줄어든 정읍지역에서는 지원자 수가 31명 줄었고, 무주·부안에서도 각각 20명·16명씩 지원자가 줄었다.
이와 함께, 2016학년도에 고교에 진학하는 학생 수가 늘어난 것도 큰 요인이다.
도교육청이 집계한 올해 도내 중학교 졸업 예정자 수는 2만3343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327명 늘었다. 이는 이전까지 하향곡선을 그리던 출산율이 ‘밀레니엄 베이비 붐’으로 인해 2000년에 반짝 상승했기 때문이다. 2016학년도는 바로 그 2000년생들이 대부분 고교에 진학하는 해다.
문제는 이후로는 출산율이 다시 급격히 떨어지면서 학생 수도 덩달아 줄어든다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2017학년도에는 2554명이 줄고, 2018학년도에는 거기서 또 2479명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도내 고등학생 수는 연평균 3.2%씩 줄어들 전망이다.
이 같은 요인들을 살펴봤을 때, 이번에 비평준화 일반계 고교의 지원율이 높아진 것은 단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