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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헌혈자의 날] 전북대 장성일 교수, 10년 헌혈에 이어 골수기증까지

“나누며 따뜻하게 동행하는 삶 살고 싶어”
유전자 일치 백혈병 환자 찾아 이식 예정

“순수하게 제가 가진 것만으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했어요. 헌혈을 10년 간 이어온 이유입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나니 ‘왜 그동안 조혈모세포를 기증할 생각을 못했지’하는 의문이 드는 겁니다.”

10년간 헌혈해온 장성일(35) 전북대 교수가 최근 백혈병 환자 치료를 위해 필요한 조혈모세포를 기증·이식자를 찾아 화제다.

세계 헌혈자의 날(6월 14일)에 들리는 희소식은 도민과 환우에게 따뜻함을 안겨주고 있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혈액을 만드는 조혈모세포에 이상이 생겨 발병하는 백혈병·재생불량성빈혈 등 난치성 혈액종양 환우들에게 새 생명과도 같지만 기증자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기증자와 환자간 유전자가 일치할 확률이 낮아 성사가 쉽지 않은 탓이다.

올 3월 전북대 교수로 임용된 장 교수는 “헌혈은 특정의 선한 마음을 가진 이들의 전유물이라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누구나 작은 마음만 있으면 실천에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

20대 초반부터 매년 정기적으로 헌혈을 해온 그는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가진 것을 조금이라도 나누며 살자’고 다짐했다.

“저는 운이 좋아서 좋은 가정에서 자랐고, 좋은 직업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진 것을 조금이나마 나누며 사는 것이 양심에 덜 거리끼는 삶이라 생각했죠.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연구자로서 따뜻하게 동행하는 삶을 살고 싶었어요.”

그가 헌혈의 집을 방문한 지 10년째가 되자 담당 간호사가 조혈모세포 기증을 권유했다. 지난해 여름 일이다.

혈액종양 환자들에게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은 건강한 혈액을 생성하는 조혈모세포 이식인데 기증자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북혈액원에 따르면 전북지역 조혈모세포 기증자는 2017년 170명, 2018년 235명, 2019년(6월 기준) 174명이다. 도내 헌혈자가 연평균 11만여 명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저조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골수 기증이 바로 조혈모세포를 채취하는 것인데, 과거에는 골수에서 직접 세포를 채취할 수밖에 없어 매우 큰 고통이 따랐다. 최근에는 유도제 주사를 미리 맞아서 골수 대신 말초혈액에서 조혈모세포를 얻을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고통과 두려움이 크다는 인식이 강하다.

장 교수는 지난해 (사)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를 통해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기로 등록했고, 지난 3월 유전자가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아 조혈모세포기증을 위한 건강검진까지 최근 마쳤다. 건강상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다음달 장 교수는 해당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이식한다.

장 교수는 “여전히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필요성을 잘 모르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며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한 정보가 내 이야기를 통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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