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호환마마와 같은 재앙이 인류에게 가장 큰 공포였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최첨단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전쟁이나 호환마마가 아닌 환경오염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주 작아서 ‘미세’라는 여린 이름이 붙여진 미세먼지와 미세 플라스틱에 공포를 느끼고 있다.
플라스틱이 우리 삶에 최초로 등장한 1930년대 이후 100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포장재부터 치약까지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우리 생활을 잠식해 왔고 분해되거나 녹슬지 않는 점을 생각한다면 편리함 뒤에 감춰진 플라스틱의 유해성은 점점 더 우리 삶을 조여오고 있다.
특히, 미세 플라스틱은 1㎛~5mm 사이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크기가 매우 작아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바다나 강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해양오염 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명까지 위협해오고 있다. 실제로 세계자연기금(WWF) 연구결과에 의하면 매주 한 사람이 섭취하는 미세 플라스틱 양이 신용카드 한 장(5g)에 해당된다 하니 그 심각성은 간과할 수 없게 되었다.
미세먼지(PM10, PM2.5) 또한 지름이 10㎛보다(머리카락 지름이 50~70㎛ 정도) 작기 때문에 대기 중에서 호흡기나 혈관을 통해 체내로 들어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실제로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2013년에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도 있다.
이처럼 그동안 간과해 왔던 미세한 것들이 실제로 인간의 생명에 위협을 준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사람들은 미세먼지와 미세 플라스틱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고, 사회의 각 분야에서 친환경을 필수로 생각하는‘필 환경’시대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우리도 역시 이와 관련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며,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전북도만의 특화된 미세먼지저감 대책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전북도에서는 미세먼지 발생 주범으로 알려진 산업과 수송 분야의 미세먼지 저감 예산을 대폭 확대하였는데, 특히 노후 경유차 등 수송부문 저공해화 사업비를 대폭 상향하여 노후경유차 폐차기간을 당초 40년에서 6년으로 획기적으로 단축하기로 하였다. 이 정책은 전국 지자체에 전파되어 시행 중이며 미세먼지 저감에 전라북도가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밖에 민간부문 전기자동차 보조금 지원 확대, 자동차 운행제한 조례 제정, 노후 자동차 단속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필환경’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런 정책보다 더욱더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 모두의 실행과 실천이다. 선제적으로 우리의 생활패턴을 바꿔 나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1회용품과 비닐봉투 대신 텀블러와 장바구니를 사용하고, 전기를 아끼기 위한 전략적 노력과 나아가 할 수 있다면 경유차 대신 친환경차나 휘발유차로 바꾸겠다는 작은 노력들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지난 9월 28일 도청 광장에서 제12회 그린웨이 환경축제가‘하늘과 바다, 미세조각 이야기’라는 주제로 열렸다. 텀블러 사용으로 음식값 할인과 생수까지 받아볼 수 있는 그린웨이 환경축제는 가족과 함께 필 환경 시대를 살기 위한 작은 실천을 다짐하는 자리가 됐다고 자부한다.
/김인태 전북도 환경녹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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