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2025년에는 내연기관 차 생산량이 현재의 절반 이상 감소하고, 이에 따라 내연기관차 생산라인의 고용 인력도 함께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자동차 생산업체들의 탈(脫)내연기관 선언에 대한 보도를 접했다. 세계 각국 친환경 정책에 맞춰 어떤 자동차 회사는 발빠르게 전기차 생산으로의 전면 전환을 선언하기도 하고 어떤 회사는 충전시설과 규제, 청정 에너지원 같은 요소가 해결되기까지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2017년 고교학점제 추진에 대한 대선 공약이 제시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교육공동체들의 보인 모습도 친환경 자동차 문제에 대해 자동차 회사들이 보이는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연구·선도학교를 운영하면서 학생 선택중심 교육과정으로의 전환을 우선적으로 시도하겠다는 유형과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교사 배치의 문제, 대학 입시 등의 제도와 인프라가 갖춰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유형들이 있다. 두 논리들은 일정부분 모두 옳다. 제도의 취지나 방향에는 모두 공감하지만 해결돼야 할 제도적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먼저 움직이느냐, 참여를 유보하느냐의 태도의 차이로 보여진다.
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구조 변화 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 경제적 분야에서 그에 대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교육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학생 맞춤형 교육을 구현하기 위한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 누적하여 졸업하는 제도’다.
학생이 자신의 진로·적성을 기반으로 배우고 싶은 과목을 배울 수 있도록 학교와 교육청은 최대한 과목을 개설해 주고 학생은 자신이 선택한 과목에 대해 책임있게 이수할 수 있도록 과목 이수기준, 졸업 기준을 두는 것이다.
전북교육청은 고교학점제 준비학교 운영, 고교학점제 도입 기반 조성 사업을 통해 학교 내 교육과정 다양화,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학교 밖 교육과정 제공 등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에 대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 17일 교육부가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교원 인사제도나 대학입시 제도 개선에 대한 명확한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다소 아쉽지만 고교학점제 준비학교 참여에 주춤거리고 있는 학교(교사)들에 대해 교육부의 시행 의지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반가운 일이다.
기자회견 중 한 기자가 “고등학교가 대학입시를 위해 존재하는데 대학 입시가 고교학점제와 거꾸로 가는 거 아니냐”는 지적을 했다. 그 기자의 말 중 “고등학교가 대학입시를 위해 있다”는 말은 동의하기 어렵지만 대학입시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고교학점제는 반쪽짜리 제도로 그에 대한 책임과 부담이 오롯이 학교나 교사들에게 전가될 우려에는 공감한다.
교육부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논의를 거쳐 2024년 고교학점제를 적용받는 학생들의 대입제도를 발표한다 했으니 지켜볼 일이다. 그 과정 안에 현장의 목소리가 적정하게 반영된 미래지향적인 대입제도로의 개편을 위해서는 현장의 관심과 목소리 그리고 참여가 동반되어야만 한다. 많은 학교(교사)들이 꿈꾸는 고교학점제의 모습을 만들어 가기 위해 함께 동참하고 고교학점제 청사진을 함께 그려나가길 호소한다. /김영아 전북도교육청 학교교육과 고교학점제 추진 담당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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