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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간판은 있어야!

박성수 전북대학교 사무국장

박성수 전북대학교 사무국장
박성수 전북대학교 사무국장

어릴적 시골에서 어른들이 혼사를 논의할 때 ‘대학 간판’은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시골 어른들의 입장에서 대학은 ‘간판’이었습니다.

간판은 마치 공작새의 깃털 같이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양반’이라는 간판이 위세를 떨쳤습니다. 지금은 대학이 사회적 위세를 갖는 간판입니다. 간판이라도 달려면 대학은 일단 가야하는 것입니다. 거기에다 남들보다 좀 더 괜찮은 간판을 달려고 하는 노력이 입시경쟁입니다.

문제는 이런 간판이 진정한 가치가 있는지 입니다. 최근 발표된 <2021년 QS 세계 대학평가> 결과를 보면 서울대가 세계 36위이고, 100위 안에 드는 대학은 6개교입니다. 1000등 안에 드는 대학은 겨우 30개교에 불과합니다. 10위권을 넘나드는 우리나라의 경제 수준을 감안하면 저조한 수준입니다. 아직까지 학문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학 입시를 위해 죽어라 공부하는 우리 학생들은 좀 억울합니다. 높은 순위의 대학을 많이 갖고 있는 나라에서 태어나 그렇게 공부를 하였다면 더 수준 높은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 학생들이 입시 공부가 정작 우리 대학의 경쟁력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학습량으로 보면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한 신입생을 유치하고도 세계 수준의 대학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무슨 공부를 하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암기식 학습, 객관식 시험에 대한 비판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입학하는 대학의 진정한 경쟁력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국내에서의 상대적인 서열만이 중요합니다. 서열 높은 대학 간판으로 좋은 직장 잡으면 그만인 것입니다. 우리 대학들의 낮은 경쟁력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관심을 우리 지역으로 돌려보면, 우리 전북대학교는 이번 QS 평가에서 전국 국립대 중 2위에 올랐습니다. 국내 대학 전체 22위입니다. 전북의 경제 규모가 하위 수준임을 감안하면 전북대학교의 성과는 자랑할 만합니다. 대학, 지자체, 도민이 함께 노력한 결과입니다.

전북대학의 거점 국립대학으로서의 경쟁력은 입학생 구성에도 잘 나타납니다. 2021학년도 전북대학 입학생의 57%는 타 시ㆍ도 고등학교 졸업생이고, 전라북도 고교 졸업자는 43%입니다. 타 지역 학생의 선호도가 높고, 신입생 구성이 그 만큼 다양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부실한 간판, 의미 없는 입시공부, 어려운 재정 등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대학의 낮은 순위는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거꾸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때 우리 대학은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지역대학은 지역의 성원으로 성장합니다. 그리고 그 열매는 지역으로 돌아갑니다.

최근 전북대학교는 전라북도와 전주시로부터 산학협력을 위한 건물 신축비로 대응자금 100억 원을 받았습니다. 각종 연구를 위한 지원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역의 사랑을 받는 전북대학교는 분명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성장해 갈 것입니다. /박성수 전북대학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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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종 bell103@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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