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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진안, 산림치유 경쟁력을 높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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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춘성 진안군수

힐링과 치유. TV프로그램이나 거리의 간판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힐링과 치유는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다. 미디어에서는 시청자들이 일부러 시간을 내서 일상을 벗어나지 않더라도 힐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내보낸다. 그만큼 요즘 사람들이 일상에서 힐링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모습이다.

힐링이 거창한 것 같지만 사실 치유의 사전적 의미는 ‘치료하여 병을 낫게 함’이다. 요즘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것’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쓰이고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스스로를 치유한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캠핑의 열풍과 더불어 물이나 불을 바라보며 잡념을 잊는 ‘물멍’, ‘불멍’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서울 한강에서 열린 멍때리기 대회는 아무 말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게 있는 것이 규칙이다. 15분마다 참가자들의 심박수를 확인해 90분 동안 가장 안정적인 심박수를 기록한 사람이 우승하는 이 대회는 그 흔한 우승 상품도 없지만 벌써 올해로 6회째 열릴 정도로 인기가 유지되고 있다. 올해는 3000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대회를 즐겼다. 한시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 이 시대의 사람들은 애써 시간을 내고 시선을 돌려 ‘멍 때리기’를 하는 문화를 만들게 됐다.

반면 물을 활용한 독일의 ‘크나이프 치유법’은 음식섭취부터 몸의 움직임과 같은 작은 부분들을 자신이 ‘적극적으로’ 결정하여 자아성취감을 느끼도록 하는 치유방식이다. 자신에게 최적화된 콘텐츠를 경험하며 내면을 단단히 하는 것이다. 현재 진안은 산림을 응용한 ‘진안형 크나이프 치유법’을 고민하고 있다.

이런 유행과 성공사례를 참고하여 진안은 시간‧경제적으로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치유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진안은 용담호와 계곡, 캠핑장뿐 아니라 휴양림도 잘 갖춰져 있어 ‘물멍’, ‘불멍’에 더해 ‘숲멍’도 할 수 있다. 

숲속에 다양한 콘셉트를 결합하여 특별한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서 작지만 나만을 위한 경험을 제공할 수도 있다. 입구에서 방문객에게 커피 원두와 수동 그라인더를 빌려주는 대신 휴대폰을 맡아놓기, 야생화 모종을 제공하여 숲속 정해진 공간에 심기 등의 소소한 프로그램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진안은 면적의 75%가 임야로 산림자원이 풍부하다. 구봉산, 운장산, 천반산부터 운장산휴양림, 데미샘휴양림, 치유숲, 편백숲까지 자연과 시설이 두루 갖춰져있다. 최근에는 국립지덕권산림치유원을 유치했고 부귀에 군립자연휴양림도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지덕권 친환경 산림고원 조성사업은 ‘치유1번지’를 목표로 하는 진안군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진안고원은 호남의 지붕이라고 하지만, 해발고도 700m에 이르는 강원도의 고원지대에 가려져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해발고도가 약 750m에 이르는 백운면 지덕권 친환경 산림고원 사업지에 약용 식물단지가 조성되면 호남지역에서도 고랭지 약초를 특화 품목으로 육성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호남과 영남, 호서 주민들은 멀리 강원도까지 가지 않고도 이곳에서 특별한 치유‧생태 체험을 할 수 있으니 국토의 균형발전 측면에도 부합한다.

지방소멸의 위기 속에서, 진안군은 ‘치유’를  대응 방법으로 찾았다. 풍부한 산림과 이를 활용할 시설들은 진안이 치유도시로 변모할 조건이 충분함을 보여준다. 이제 진안이 할 일은 산림자원과 연계할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해 내실을 다지는 것이다.

/전춘성 진안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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