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폐교, 2014년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 문 열어
여가부 설립, 전국 3810명 다녀가⋯주민 일자리 창출도 톡톡
"스무 살까지만 살 것 같았어요. 딱 그만큼만 버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이젠 그 이후의 저도 보고 싶어요."
무주 안성면에 위치한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은 과거 시골 아이들의 꿈을 키웠던 폐교를 활용해 청소년들의 마음을 토닥이고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공간이다.
지난 2014년 문을 연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이하 드림마을)은 여성가족부가 2007년 폐교된 공진초등학교를 사들여 단장했다.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청소년의 마음을 치유하는 곳으로 지난 10년간 전국 3810명의 학생이 다녀갔다.
드림마을은 1주(7박8일)에서 최대 4주(25박26일) 일반·심층 기숙형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청소년 심리·정서적 치료 및 상담, 체험활동 등 종합적·전문적 치유를 제공하며 궁극적으로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다.
현재 드림마을의 터가 된 공진초등학교 건물은 그대로 남아 교육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31일 직접 방문한 드림마을. 심용출 기획운영부장에게 참여 학생들의 반응은 어떠냐고 물었더니, 한 청소년의 '프로그램 참여 소감문'을 건넸다.
소감문을 천천히 살펴보니, 삶의 의욕을 잃었던 이 청소년의 심적 변화를 읽을 수 있었다.
심 부장은 "아이가 학교나 가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에 빠질 수 있다"며 "드림마을은 학생들이 함께 지내고 꾸준히 상담 받으면서 내면을 치유하는 곳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멘토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지내며 각종 프로그램과 함께 개인·집단 상담을 펼치니, 소감문의 대다수가 삶을 되돌아보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모든 학생이 A양처럼 '드라마틱'한 변화를 경험할 수는 없는 노릇.
프로그램 멘토로 근무 중인 김래형 씨(26)는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학생들은 일반 학생들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 부족한 건 주변의 따뜻한 시선일 뿐"이라며 "과의존에 빠질 수밖에 없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진초등학교의 역사는 낡은 건물 한 채만 남긴 채 사라졌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걸 넘어 마을과의 상생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한 해에 8000여 명의 학생이 수용 가능한 드림마을에 일부 정직원부터 일용직까지 마을 주민을 고용하고 있는 것.
또한 참여 학생들이 무주의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구성돼 있어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도 힘이 됐다.
심 부장은 "명절 전후 고향에 오는 공진초 졸업생들이 드림마을을 찾는다. 옛 추억이 사라진 것에 대해서는 아쉬워하지만, 청소년 치유 공간으로 운영되는 것도 의미가 있다며 뿌듯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9년에는 게임강국 일본의 학생들이 게임중독에 시달리는 가운데, 드림마을을 게임중독 치료캠프 운영의 롤모델로 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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