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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하나 남았어요”⋯'학종 핵심' 비교과 빠지자 봉사활동 ‘뚝’

전북지역 10대 자원봉사 비율 48%→28%로, 절반 감소
정부 '미래형 대입제도'로 인한 비교과 활동 폐지 영향
"청소년기 봉사경험, 성인된 후 봉사 지속하는 원동력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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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영 양이 지역아동센터에서 봉사하는 모습. 양윤영 양 제공

“처음엔 친구랑 같이 시작했는데, 이제 저 하나 남았어요.”

정읍에 사는 고등학교 1학년인 양윤영(15) 학생은 지난 겨울방학 동안 200시간 넘게 봉사활동을 했다.

토요일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과 놀아 주거나 머리를 손질하는 등 봉사를 해 왔다. 지금도 센터 사람들과 즐겁게 봉사하고 있지만 또래 봉사자는 없다. 친구들을 데려와 본 적도 있지만 끝까지 남은 건 윤영 학생뿐이었다.

윤영 학생은 “어릴 때 봉사하며 느낀 성취감과 뿌듯함 덕분에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며 "다른 친구들도 이 기분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윤영 학생의 바람과는 다르게 전북 청소년 봉사율은 반토막 났다. 

20일 행정안전부 1365자원봉사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한 10대 청소년 비율은 28%였다. 2020년(48%)과 비교하면 20%p 감소했다. 2021년 33%, 2022년 29%, 2023년 27% 등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1%p 소폭 오른 것은 비대면 봉사활동 등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청소년 봉사활동이 해마다 줄어드는 데는 교육부가 2019년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개인 봉사활동 실적 등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핵심인 비교과 활동 폐지 내용을 포함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학입시 제도(대입)의 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비교과 영역이 단계적으로 폐지되면서 봉사활동의 동기도 함께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부는 2019년부터 학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외부 수상경력, 교외 봉사활동 등 비교과 영역을 차례대로 축소해 왔다. 이 가운데서도 교외 봉사활동은 학생 간 격차를 유발하고 진위 확인이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2024년부터 대입 전형에 반영되지 않도록 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봉사율 감소가 가속화된 것이다.

지난해 겨울에 580시간 넘게 봉사활동을 해 '으뜸 자원 봉사자'로 선정된 이민규(17) 학생은 "봉사는 의무 교육이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이 학생은 봉사활동이 대입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KBS 사회공헌프로그램 <동행>을 보고 감동 받아 봉사를 시작했다.

그는 "어린이집, 도서관, 영화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하면서 진로를 찾을 수 있었다. 친구들도 봉사 기회를 더 많이 접할 수 있다면 분명 도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교내에도 봉사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외부 활동만큼 다양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도 청소년기의 봉사 경험이 성인이 된 후에도 자원봉사를 지속하게 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어 교육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정석 전북특별자치도자원봉사센터장은 "청소년 시기의 봉사 경험은 성인이 된 후에도 봉사를 지속하는 원동력이 된다. 최근 추이를 보면 청소년 봉사율은 줄었지만 봉사를 의무로 경험했던 청년·중년 세대의 봉사율은 오히려 늘었다. 이는 봉사 경험의 효과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센터는 찾아가는 자원봉사 박람회 ‘찾아박’, 디지털 탄소 저감 활동 ‘그린웨일’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청소년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미래 사회 구성원인 청소년이 자연스럽게 봉사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 정책 또한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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