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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다시 막힌 완주군민 ‘대화의 장’⋯안타깝다

지역사회 ‘뜨거운 감자’인 전주·완주 통합 문제를 놓고 주민들과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기대했지만 몸싸움과 막말이 오가는 볼썽사나운 모습만 재차 지켜봐야 했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의 ‘완주군민과의 대화’가 또다시 무산됐다. 통합 반대측 주민과 군의원들이 김 지사의 행사장 출입을 물리력으로 막았다. 예견된 일이다. 완주군의회가 김 지사의 완주 방문을 하루 앞두고 ‘전주·완주 통합 반대’ 성명을 채택했고, 통합 반대 대책위원회에서도 김 지사의 방문을 원천봉쇄하겠다며 이미 완주군청 일대에 1000명이 참가하는 집회신고를 해놓았다. 군의원들은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삭발까지 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주·완주 통합을 공약으로 내건 김 지사는 지난해 7월에도 통합 반대측의 거센 반발로 대화의 장에 들어서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고, 올 3월에는 연초 시·군 방문 일정에 맞춰 완주군민과의 대화를 계획했지만, 찬반 단체의 충돌이 우려되는데다 대통령 탄핵심판 등 민감한 정치적 상황과 맞물리면서 연기해야 했다.

통합 여부에 대한 결정은 결국 주민의 몫이다. 찬·반 양측이 서로 상대를 존중하면서 충분한 토론을 통해 표결로 결정하면 될 일이다. 이 과정에서 극심한 대립 상태가 계속되더라도 대화의 장은 열려 있어야 한다. 원수지간도 아니고, 국가 간 전쟁도 아니다. 서로 생활권을 함께해온 친밀한 이웃이지 않은가. 굳이 대화까지 거부할 이유가 없다. 군의회와 통합 반대 단체는 대화가 아닌 물리력으로 자기 주장을 관철시키려해서는 안 된다. 김 지사도 성과를 앞세워 성급하게 몰아붙일 일이 아니다. 지역정서를 더 세심히 살피고, 공개 대화는 다시 무산됐지만 간접적으로라도 주민들의 의견과 주장을 새겨들어야 한다.

누구라도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낼 수 있고, 단체에서 결집된 반대 의견을 내세운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들이 반대한다고 해서 논의 자체를 못하게 물리력으로 막는 것은 옳지 않다. 민주사회에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다른 견해를 가진 구성원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대화와 논의를 진행시켜야 한다. 완주군의회와 통합 반대 단체는 삭발을 하고 물리력을 행사할 게 아니라 대화의 장에 당당히 나서 정당한 논리로 김 지사와 도민들을 설득하는 게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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