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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성장하는 전라북도, 함·성 in 전북

‘똑똑하지만 행복하지 않은 청소년’ 우리나라 청소년은 행복할까?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2> 보고서(2022년, 통계청)에 따른 우리나라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로, OECD 30개 국가 중 27위로 최하위권에 속한다. 네덜란드, 멕시코, 핀란드는 84% 이상으로 청소년의 삶의 질 만족도가 높다. 반면에 걱정, 근심, 우울 등 부정적 정서는 2017년 2.67점에서 ’20년 2.94점으로 증가하고 있고, 아동·청소년의 사망률 1위는 자살이다. 또한 <한국아동·청소년 인권실태조사>(2022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결과, 우리 청소년이 행복하지 않다고 꼽는 첫 번째 이유는 ‘학업문제’였다. 이는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당면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수치로 청소년기를 거쳐온 인생의 선배이자, 전라북도 청소년 정책을 총괄하는 책임자 중의 한사람으로서 매우 무겁게 다가온다. 우리나라는 청소년들에게 입시위주의 교육정책과 높은 학업성취를 강조하면서 현재의 삶의 질(well-being)보다는 미래의 좋은 삶(well-becoming)을 강요하는 분위기로 똑똑하지만 행복하지 않은 아이들로 우리 어른들이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청소년에 대한 인식이 ‘보호’에서 ‘권리’의 대상으로 변하고 있고, 스마트폰과 인터넷 등 디지털 매개 환경의 확산으로 인한 부작용이 증가하고 있다. 청소년을 둘러싼 인식· 환경변화와 복합적인 정책의 수요에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에 전라북도에서 청소년의 성장과 복합적인 정책 수요에 대응하는 정책을 제공하기 위해 전라북도-교육청-청소년 관계기관-청소년이 함께하는 전북청소년성장지원협의체, ’함·성 in 전북‘이라는 추진체계를 구성하여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미 전라북도와 전북교육청은 지난 4월 전라북도 교육행정협의회를 통해 추진체계 구성에 합의해 도지사와 도교육감 공동의장체제에 도내 청소년복지 및 활동기관, 학교 운영 관련 기관 및 학부모, 청소년 등 청소년 정책과 관련된 당사자 및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는 추진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함·성 in 전북’은 여러 사람이 함께 외치는 소리라는 사전적 의미와 청소년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을 지역의 공감대 안에서 요구하여 함께 성장하자는 선언적 의미를 담고 있고, 민선8기 전라북도 슬로건인 함께 혁신, 함께 성공, 새로운 전북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청소년성장지원협의체는 광역단위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추진체계로 전라북도에서는 기관별, 사업 영역별 분절적으로 추진되는 청소년 정책을 연계 협력하고,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책을 공동 발굴 추진할 계획이다. 청소년들의 욕구조사를 통해 수요에 맞는 특화사업을 실시하고, 교육청과의 협력을 통해 학교 안팎 연계 기능 강화, 학교와의 프로그램을 연계하며, 유휴시설을 활용하여 청소년의 자유공간 조성 등을 통해 ‘청소년이 성장하는 전라북도’를 만들기 위해 이제 첫발을 내딛는 것이다. 청소년성장지원협의체 ‘함·성 in 전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나 역으로 시작이 반(半)이란 말이 있다. 청소년들의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인적·물적자원을 연계하고 청소년 서비스 영역별 경계를 넘나들며, 교육과 복지 등 타 정책분야와의 연계 협력을 통해 청소년 중심의 전북형 생태계 조성을 기대해 본다. /나해수 전라북도 교육소통협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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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16 17:48

인생을 산다는 것은?

1.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까! 1948년 8월. 나는 전라북도 남원군 송동면 신기리 647번지에서 농부의 8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모두가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우리집은 그렇게 어렵다는 느낌 없이 행복했다. 부모님의 뒷바라지로 대학을 다닌 것은 큰 형님 혼자였으니 시골 부자라는게 기껏 그 정도였던 시절이었다. 지금처럼 우리가 살고있는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지금 우리는 왜 그 시절을 수시로 동경하게 될까! 그저 세월 가면 모든 추억은 아름다운 것이어서만 그럴까? 2. 자존과 인생 다른 동물의 세계는 인간의 능력으로는 몰라서 그러하겠으나 고민하며 고독해지고 서로 사랑하며 미워도 하는 존재다. 또한 권력으로 많은 타인을 착취하기도 하고 독재 권력으로 자신의 야욕을 탐내며 때로는 정의를 위하여 목숨을 걸고 싸우기도 하는 동물은 인간이 유일하다고 일컫는다. 아무튼 요즘처럼 "자존심이 상해서 못 살겠다"는 탄식 소리가 하늘을 찌르는 시대도 많지가 않았다. 나에게도 묻는다. "대한민국 정부가 일본 정부보다 더 일본스러우니 분통이 터지고 자존심이 상해서 살 수가 없다"는 요지이다. 그런데 답을 드려야 할 내 자신도 그러하니 어찌하랴! 또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한다. “달걀로 바위 치긴데 구태여 꼭 그렇게 살 필요가 뭐예요?" 이러한 시대에 우리는 어떠한 인생길을 선택해야 행복이라는 상태를 살 수가 있을까? 어떻게 사는 인생이라야 '나'라는 생명체에 자존을 보전하며 활력을 유지하는 삶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인가? 3. 몽양 여운형, 백범 김구, 그리고 이승만의 삶에서 작은 답을! 1948년 8월. 내가 세상에 태어났던 시절 대한민국의 운명은 참으로 가혹했다. 좌우 합작을 통한 평화적인 방법의 단일 민족국가를 목표했던 해방정국의 최대의 국민 지지를 얻었던 몽양 여운형 선생은 이승만 세력으로부터 용공으로 몰리더니 1947년 7월 19일, 백주 대낮에 서울 한복판에서 테러범의 흉탄에 암살당한다. 몽양 선생은 우리 대한민국의 출발점이었던 3.1 독립운동을 기획했던 애국자였음에도 해방 후 통일 조국을 보지 못하고 서거하신 것이다. 우남 이승만은 일제 식민지 시대 30년 동안을 미국에서 호주계 미국인 부인과 비교적 편안한 독립운동을 했다. 해방 후 귀국해서는 오로지 분단하에서만이 권력을 장악할 수 있을 거라는 목표로 미국에서 알게 된 많은 인맥을 동원해 5.10 남한 단독선거를 이끌어 냄으로써 대통령이 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조국이 남북으로 갈라져 항시적으로 전쟁의 위협 속에 시달리게 만든 위인으로 김일성과 함께 쌍벽을 이룬다. 백범 김구 선생은 "나는 38선을 베고 죽는 한이 있어도 분단 조국에 동의할 수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애국자이다. 대표적인 지도자들을 예로 들었다. 그리고 나는 이승만의 분단 권력론을 거부하며 살아야 마음이 편하다. 대신 8년여의 감옥살이를 견뎌야 했다. 나의 자존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함이었다. 4. 자존의 삶은 고난의 시작! 사람의 본성은 자존을 포기하며 살기를 거부한다. 그런데 자존을 지키는 일은 자칫 고난이 찾아온다. 자존을 버리면 육신의 안락을 얻을 수도 있다. 이러한 인생의 갈랫길이 다시 우리들 앞에 닥쳤다. 고민으로 해결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한번 사는 인생길에는 누구에게나 책임있는 결단이 요구된다. 대한민국 정부가 대한민국 국민의 정부가 되게 하려면 국민 각자의 결단 없이는 불가능하다. 모두가 고난을 각오하는 그 날, 우리 모두에게는 평화와 정의가 살아 숨쉬는 고난 없는 자존의 삶을 살 수 있으리라! 헛된 인생을 떨치고 인간의 본성을 찾아 목숨을 걸고 자존을 스스로 지키는 아름다운 인생을 위하여! /장영달 우석대학교 명예총장 △장영달 명예총장은 제14∼17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제13대 우석대학교 총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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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16 16:18

[금요수필]흔적

그들은 현란했고 때론 숨죽이도록 애틋했다. 인물도 출중한 젊은 남자들의 가슴을 저린 트롯이란 장르의 노래 경연에 빠졌다. 감히 어느 한 구절도 흉내 낼 수 없는 가사와 간드러진 음색에 빠지고 몸짓에 녹아들어 시간의 흐름도 잊게 했다. 경연이 끝나자 순위 밖 참가자들 까지 못다 한 끼와 노래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흔들어 노래에 얽힌 먼 추억까지 불러와 흥분과 향수를 넘나들게 했다. 내가 처음 노래를 흥얼대 본 것은 여섯 살쯤이었다. 사업에 문제가 생긴 외삼촌이 나보다 한살 아래인 딸 '옥경이'를 우리 집에 잠시 맡겼던 때 부터다. 뽀얀 피부에 인형 같은 옥경이는 가끔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깜빡이며 "한 많은 대동강아, 변함없이 잘 있느냐~"는 노래를 구성지게 잘 불렀다. 주위 사람들에게 '유성기에서 나오는 소리 같다'는 칭찬이 부러워 나도 옥경이 흉내를 내며 목청껏 "한 많은 대동강아~"를 불렀으나 칭찬을 받기는커녕 가족들이 배꼽을 잡고 웃는 통에 옥경이에게 괜한 트집으로 고집을 부리다가 혼만 났던 기억이 있다. 또 하나의 추억은 학교에 하나 있는 풍금 반주에 맞춰 배우던 초등학교 시절 동요는 또 다른 재미였는데 3학년 때였던가? 그때는 반공을 국시의 제1로 삼고로 시작하는 혁명 공약을 외우던 60년대였다. 그 시절 '멸공 돌격가'를 지정곡으로 한 교내 '반공 노래 경연대회'가 있었다. 그런데 평소 나는 남 앞에 서는 것을 꺼려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아서 학급 대표로 뽑혔는데 전교 열두 반에서 한 반에 한 명씩 12명 출연자 중 첫 번째로 무대에 올랐다. 그날도 역시 떨지 않고 '보아라. 하늘 높이 휘날리는 저 깃발을...'하고 배운대로 씩씩하게 시작했으나 거기까지였다. 갑자기 그 뒤의 가사와 곡이 머리에서 하얗게 지워져 멍하니 서 있다가 휘청 거리며 내려온 기억은 지금도 가끔 꿈속에서 나타난다. 그렇다고 흑역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음악이론이 0점에 가깝지만, 어려서나 젊어서는 가사가 맘에 들면 가곡이든 가요든 쉽게 익히기도 했다. 고 1때였다. '그대는 차디찬 의지의 날개로 끝없는 고독의 위를 나르는 애달픈 마음....' 김동명 작사 '수선화'가 너무 좋아 열심히 익혔는데 공교롭게도 그 곡이 실기시험 곡이 되었다. 그래서 연말 음악 발표회 합창단원으로 뽑혀 뒤쪽 한자리를 차지했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요즘도 기를 쓰고 익히는 노래가 있다. "괜찮아, 이 정도면~' 쓱쓱 문 질러서 시원해진 등짝을 흔들며 자연스럽게 나오는 흥얼거림이다. 효자노릇 톡톡히 한 효자손을 침대 뒤 원래 자리에 숨기듯 치워두고 돌아서자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과 마주한다. 꼬리 빗으로 빗어지는 소털같이 변해버린 한줌내기 머리카락, 화장품과 멀어져 버린 얼굴은 상 늙은이로 가는 모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래도 괜찮다. "아~ 내가 어때서~" 다시 흥얼대는 가사와 멜로디. 한(恨)과 흥(興)이 곁들인 곡에 한 구절 한 구절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가사가 내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아 열심히 따라불러 보지만, 의욕만 저만치 앞선다. 그래도 괜찮다. 나야, 나야 나, 괜찮아, 나 정도면~' 멋지게 못 부르면 어떤가? 위로되고 안도가 되는 가사에 딱 맞게 붙여진 곡을 나 혼자도 이렇게 즐길 수 있으니. 훗날 세계적 유행병에 불안해하던 때 노래로 위안을 삼았던 기억 속 또 하나의 흔적으로 남는다면 괜찮지 않을까? 도통 기억이 없는 늑막염을 앓았다는 X-ray에 남은 흔적같이 스치듯 떠오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이용미 수필가는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했으며 행촌수필 회장, 수필과비평 전북지부장, 진안문학 편집장을 역임했다. 수필집 <그 사람>, <창밖의 여자>, <물 위에 쓴 편지>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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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13 18:10

기업 유치를 바라보는 공무원 시각

불합리한 규제를 상징하는 대표적 사례로 ‘대불산단 전봇대’ 가 우선 꼽힌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기업 활동의 불편을 초래하는 영암 대불공단의 전봇대를 제거한 이후 규제 완화의 대명사가 되다시피 했다.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준다는 의미다. 15년이 지난 지금 전북에서도 김관영 지사의 제2 ‘전봇대 뽑기’ 작업이 한창이다. 기업 유치를 가로막는 불편 사항을 없애고 투자를 속도감 있게 이끌어 내겠다는 김 지사의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그런데 손발을 맞춰야 하는 일선 공무원이 오히려 무사 안일과 주먹구구 행정으로 기업 유치에 차질을 빚은 경우 그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A군청은 기업 여러 군데서 신청한 합법적인 공장 건축허가에 대해 주민들 민원이 제기됐다는 이유만으로 불허 처분했다. 또 자치단체 대부분은 자체 내부 전산망을 통해 구비서류 일부를 확인할 수 있음에도 서류 제출을 재차 요구했다. 심지어는 공무원이 작성해야 할 서류를 기업에 떠넘긴 사례도 전북도 감사 결과 드러나 충격을 줬다. 이밖에 200여 건에 달하는 기업체 민원을 최장 95일간 질질 끌며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주기도 했다. 창업 회사는 재산세와 부담금 면제 대상임에도 이를 제대로 알리기는커녕 되레 1억7900만 원을 부과했다. ‘나사 풀린’ 황당한 사례는 이 외에도 밝혀진 게 적지 않아 공직 사회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지우지는 못했다. 김관영 지사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도 기업 유치를 주요 성과로 꼽았다. 그는 LG화학, GEM코리아, 두산 등 대기업이 투자를 약속하며 1년 만에 7조 원이 넘는 사상 최대의 투자 유치를 달성했다며 기염을 토했다. ‘기업하기 좋은 전라북도' 를 슬로건으로 내건 그의 기업 유치 전략은 도민 정서를 제대로 꿰뚫어 본 결과다. 지난달 전북일보 창간 73주년 여론조사에서도 민선 8기 도정의 최우선 과제로 도민 40% 이상이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원했다. 그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게 1기업-1공무원 전담제를 통해 나타나는 긍정적 효과다. 한 달에 한 번 기업체를 방문해 실질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줌으로써 공무원의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기업 유치는 자치단체마다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무엇보다 상생 이익을 전제로 하기에 말처럼 쉽지 않다. 투자 가치를 따지는 기업 입장에서 전북은 후순위 투자처로 밀려나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제 20대 대기업도 인프라가 풍부한 수도권 선호 경향이 뚜렷한 상황에서 불가피한 경우 대전 충청까진 차선책 대상이라고 귀띔한다. 하지만 전북 이전은 직원들이 극도로 꺼려하는 데다 전문 인력 수급 또한 숙제로 남아 있다. 이처럼 주변 여건이 불리한 상황에서 기업 유치 업무를 맡은 현장 공무원의 일처리 방식은 보다 명확해진다. 젊은 층 일자리를 마련하고 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을 살리는 길은 기업 유치가 답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3.07.13 17:52

의료대란 현실화, 공공의료 확충 급하다

간호사와 요양보호사 등 보건의료 종사자들이 속해 있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 노조)이 13일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우려했던 의료대란이 결국 현실화했다. 보건의료노조 전북본부도 이날 아침 전북대병원 본관 앞에서 총파업 출정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가 총파업을 강행하고 정부가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의료공백 장기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몇달 전에는 의사단체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해 사회적 불안을 키우더니 이번에는 간호사 중심의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서 의료계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노조는 올해 초부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간호사 등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 공공의료 확충 등의 요구사항을 놓고 정부 및 병영 경영진과 협의를 진행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굳이 노조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공공의료 시설 및 인력 확충은 우리 사회 해묵은 과제다. 정부가 선진국 위상에 걸맞지 않은 우리 사회의 의료 현실을 적극적으로 살피고 개선 대책을 서둘러 추진했어야 했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의료 공백’은 없어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요구’라면서 정작 환자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총파업은 절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의료대란의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간다. 절박한 환자들을 외면한 보건의료인들의 집단행동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의료환경 개선을 위한 해결책은 어렵더라도 협상 테이블에서 찾아야 한다. 정부와 보건의료계가 추구해야 할 최우선의 가치는 국민생명과 안전이다. 노조는 즉각 파업을 철회하고 의료 현장, 환자 곁으로 복귀해야 한다. 정부도 안정적인 보건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갖고 노조를 설득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다시 한 번 필요성을 확인한 공공의료 시설 및 인력 확충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8년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공공의료 핵심인력 양성 방안으로 내놓은 남원 국립공공의료대학원(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계획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7.13 16:25

농단(壟斷)과 천장부(賤丈夫)

정보가 권력이다. 정보를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다. 그래서 정보는 돈이 되고 이익이 된다. 주식 시장에서 기업의 정확한 정보는 투자 성공이 되고, 부동산 시장에서 개발 정보는 곧바로 돈으로 연결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남보다 앞서 정보를 얻으려고 하고, 정보를 얻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힘을 이용한다. <손자병법>에서는 정보를 전쟁의 승패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정의한다. 병사를 모집하고, 훈련하고, 물자를 모아 전쟁 준비를 하는데 적의 정보를 모르면 결국 전쟁의 패배로 이어지니,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돈과 지위를 아끼지 말라고 강조한다. 용간(用間)은 정보원의 활용이다. 인적정보를 통해 확실한 정보를 얻어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고급 정보는 일반 사람의 눈높이로는 절대로 알 수 없다. 일반 사람들의 시선과 다른 높은 곳에서 보아야 비로소 남들이 못 보는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높은 곳으로 오르려고 힘쓰는 것이다. 옛날 시장에서 고급 정보를 얻으려는 남자가 있었다. 어디에서 어떤 물건을 파는지를 정확히 알면 엄청난 이윤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옛날 시장은 현물거래였기 때문에, 시장에 물건을 거래하러 나온 사람들이 가지고 온 현물의 공급과 수요로 가격이 결정되었다. 쌀이 넘쳐나면 쌀 가격은 내려갔고, 직물이 모자라면 직물 가격이 올라갔다. 이런 정보를 알려면 높은 곳에서 시장 전체를 보아야 했다. 그래서 그 남자는 시장 전체를 볼 수 있는 언덕(壟, 농)에 올라갔다. 그 언덕은 깎아(斷, 단) 세운 듯 높은 곳이었다. 농단(壟斷)에 올라가니 시장 어느 곳에서 어떤 물건 얼마나 거래되는지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이 정보를 이용하여 싼 곳에서 물건을 사다가 비싼 곳에 가서 팔아 엄청난 이득을 얻게 되었다. 사람들은 그 남자를 천한 남자((賤丈夫, 천장부)라고 부르며 멸시하였다. 농단(壟斷)에 올라 부당이익을 얻었다는 이유였다. 농단도 재주라고 하면 재주다. 왜 너는 높은 언덕에 올라가서 시장 전체를 보고 정보를 얻을 생각을 하지 않냐며 자신의 행위를 정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언덕은 아무나 올라가는 곳이 아니다. 힘이 있어야 하고, 부당 거래에 대해 옳다고 주장할 수 있는 뻔뻔함이 있어야 한다. 시장을 관리하는 감독관은 이런 농단의 폐해를 근절하고자 세금을 거두었다. 이득을 얻은 만큼 국가에서 세금으로 징수하여 이득을 못 본 사람에게 나누어주고자 함이었다. 시장에 대한 공권력의 첫 개입이다. <맹자>에 나오는 농단(壟斷)에 관한 이야기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농단을 통한 이윤 추구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정보를 이용해서 거래 이윤을 얻고, 선물거래를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큰 죄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거대 기업이 가진 고급 정보와 거대 자본으로 중소기업의 이익을 빼앗아 가는 것은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권력과 결탁한 농단이다. 국정이든 사법이든, 자리를 이용한 정보를 이용하여 이익을 추구한다면 응징과 처벌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고급 정보를 가진 공직자에게 주식이나 부동산 거래를 제한하는 것은 농단의 의혹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함이다. 높은 자리에서 얻은 정보를 통해 사적인 이익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두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고, 참외밭에서 신발 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애초부터 의심받을 상황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를 가진 국가의 공직자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일이 높은 언덕에 올라 자신의 이익을 찾는 농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농단의 결과는 천한 사람이라는 칭호와 몰락이다. 비록 주머니에 돈은 가득 채웠지만 천민자본가라는 비난과 함께 비운의 결말을 맞이한다. 농단의 결말, 모두 알고 있지만 미리 알고 피하는 사람은 매우 드문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박재희(인문학공부마을 석천학당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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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3.07.13 15:26

‘떠나는 전북 청년들’이라는데 안 떠나?

제목과 같은 맥락의 질문을 여러 차례 받는다. 그럼 나는 질문을 받기 시작한 때부터 지금까지 떠나지 않겠다고 답을 한다. 그리고 100% 확률로 떠나지 않으려는 이유를 묻는다. 후반부에 나오겠지만 답은 간단하다. 이후 나는 반대로 묻는다. 떠나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돌아오는 답 역시도 너무나도 간단하다. 물론 다양한 답변들이 돌아오지만 종합하면 일자리가 없다는 내용으로 결론이 난다. 나는 아직 만으로 30년도 채우지 못했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 다를 순 있어도, 일반적으로 사회의 막내나 다름없다. 사회에 나온 시간은 고작 인생의 10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위의 문답을 나눈 이들도 필자와 정말 많아봐야 위아래로 3살에서 4살 정도 터울인 또래들이다. 이러한 내 또래들은 취업시장의 최전선에서 누구보다 고군분투하며 셀 수도 없는 양의 정보를 조사하고 정리함과 동시에 그 자료를 토대로 수십, 수백 곳에 지원하기 위해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을 보고 있는 이들이다. 그런데 이렇게 정보의 최신화가 거의 완성된 청년들을 다른 지역에 모두 뺏기는 것이 나는 너무 안타깝다. 내가 평생을 살기로 마음먹은 이곳 전북의 청년정책이 이렇다 할 결과물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떠나는 전북 청년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전북에서 양성된 인재가 다른 지역에서 일을 하며 터전을 잡는 상황이 반복되는 안타까운 상황을 계속해서 지켜봐야만 하는 것인가? 4년 전 전북대학교 총학생회장의 직책을 맡고 있을 때 정치, 언론, 시민단체, 공직에 계신 분들과 함께 떠나는 전북 청년을 주제로 토론회를 가진 적이 있다. 4년이 지난 지금, 아니 4년간 결과는 달라진 것 없이 꾸준하게 전북의 인구, 특히 청년인구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억지가 아니다. 이미 통계·데이터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물론 다양한 정책들이 나오고 있음은 분명하다. 결국 이러나저러나 유출을 막아내고 있는 상태는 아니다. 유입이 되지는 않더라도 유지라도 해야 하는 실정이지만 그조차도 되지 않는다. 초반에 떠나지 않는 이유에 간단한 답변은 이미 살고 있고, 지내면서 느낀 전북의 정이 좋고, 부모님이 계시고, 나와 함께한 추억이 있는 지인들이 있고, 먹고 살 수 있는 방안들이 충분해서다. 그럼 여기서 떠나는 전북 청년들과 나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초반부에 언급했던 일자리 문제? 쉽게 말해서 돈 버는 문제다. 떠나기 전인 전북 청년들의 궁극적인 수요는 결국 돈을 버는 수단이 필요한 것이다. 다양한 해결책들이 존재하겠지만 전북을 떠나지 않아도 될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 나는 이에 대한 해답을 온라인에서 찾았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디지털노마드가 되어서 소득을 발생시키고 주 생활공간인 전북에서 소비를 함과 동시에, 나와 같은 이들을 만들어보고 싶다. 나아가 전북을 대표하는 온라인 사업가 육성기업이 되어 지역에 이바지하고 싶다. 디지털노마드임과 동시에 로컬 크리에이터로의 삶을 함께 살고 싶은 게 내 목표다. 새만금에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상당수 입주한다는 새 소식이 전해진다. 하지만 경력이 없어서, 전공이 아니라 또는 출산·육아로 경력이 단절되어 기회가 되지 않는 청년들과 새만금과 관련 없이 아직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20대에게 떠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1달에 1번의 나의 얘기가 도움이 되리라고. /박지석 온라인 창업전문 하보HaBo 대표 △박지석 대표는 전북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온라인 창업과 블로그 마케팅 교육 등 온라인 사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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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13 15:14

세무 칼럼 연재를 시작하며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 사업을 해서 돈을 벌었으면 소득세를 내야하고, 그 돈으로 부동산이나 자동차를 사게 되면 취득세를 내야 하며,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면 종합부동산세 및 재산세 등을 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을 팔게 되면 양도세를 내야 하고, 무상으로 부모에게 돈을 받았으면 증여세를 내야 하며, 부모가 사망하여 재산을 물려받게 된다면 상속세를 내야한다. 위와 같은 세금은 그래도 알고 내는 직접세에 해당하여 피부로 느낄 수는 있지만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내고 있는 간접세도 있다. 옷을 사입거나 물건을 살 때 그리고 음식을 먹을 때 지불하는 금액에 부가세가 포함되어 있어 상인들에게 세금을 전가하고 있고, 담배를 살 때 부과되는 담배소비세, 술을 살 때 부과되는 주세 등이 우리가 체감 하지 못하는 사이에 내고 있는 간접세에 해당한다. 이러한 세금들은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오죽하면 납세의 의무를 국민의 4대의무로 규정하여 의무를 지키지 아니하면 벌금 등을 물게 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의 최소한의 의무를 지키기 위하여 납세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면 그래도 세금과는 친숙해야 하며 그래야 국가에게 정당한 권리를 요청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조금은 멀리까지 생각을 펼쳐보았지만 앞으로의 칼럼은 주요 구독자 층이 사업자 뿐 아니라 근로소득자 및 소득이 없으신 분 등 다양하게 있기 때문에 누구나 관심을 가져 할 만하고 알아두면 좋을 만한 세금 관련 지식 등을 최대한 쉽게 올리려고 한다. 세무사 업무를 하면서 가장 보람된 일이 주변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었다. 이 칼럼을 게재하는 일 또한 불특정 다수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끼며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조정권세무회계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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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3.07.13 15:14

풀빌라 등 객실수영장 철저한 안전점검을

삼복더위를 맞아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이나 개인 공간에서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전용 수영장이 딸린 소위 '풀빌라'를 즐겨찾고 있다. 하지만 객실 내 수영장은 현행법상 안전 규정이 아예 없어 사각지대다. 성인들에겐 아주 얕은 물에 불과하지만 어린 아이들은 객실내 수영장에서 빠져 숨지는 경우까지 발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어린 아이와 나들이에 나설 경우 당연히 보호자가 철저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법적, 제도적으로 안전이 담보될 수 있게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객실 수영장은 바닥을 파서 만든 형태로 턱이 따로 없기에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기도 혼자 물에 들어갈 수 있는 구조가 많아 한눈 판 사이에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현행 법률상 객실 안에 있는 수영장에 규격이나 안전 수칙 등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체육시설법'에는 수영장 안전 운영과 규격에 관한 내용들이 명시돼 있으나 이는 돈을 받고 운영하는 수영 시설만이 그 대상이다. 수영장은 '체육시설법’상의 체육시설로 분류돼 안전 점검 대상이며 안전 관리감독·장비 배치 등의 안전관리 의무를 적용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반면, 풀빌라 등은 위험한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이다. 흔히 '키즈풀'로 불리는 어린이 전용 실내수영장 역시 공간을 통째로 무인 대관하는 시스템인데 보호자가 전적으로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구명조끼 하나 없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뿐 아니라 소규모 펜션은 안전요원을 배치하는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전북의 경우 숙소 또는 객실 안에 개별 수영장이 포함된 일명 ‘풀빌라’·‘월풀펜션’이 전주·부안·고창·무주 등 도내 60여 곳이나 된다. 또한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 단위 고객들이 무인 대관해 즐길 수 있는 어린이 전용 수영장 카페, 일반 카페에서 부대시설로 운영하는 실외수영장도 파악된 곳만 15곳이나 된다. 결국 이들 시설들도 법적 정비를 통해 수영장에 준하는 안전수칙·관련 인력과 장비, 규격 기준등을 정해서 적용해야만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 당장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어렵다면 우선 이들 시설에 대해 전반적인 안전을 점검하고 홍보및 계도 활동이라도 당장 실시해야 한다. 안전에 관한 한 지나친 것이 모자라 것보다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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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7.13 11:48

부동산 연체율 전국 최고인 전북 새마을금고

새마을금고 자금 이탈사태가 진정세로 돌아섰다. ‘범정부 대응단’ 등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에 힘입어 뱅크런(예금 이탈) 사태가 고비를 넘겨 다행이다. 하지만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새마을금고에서 발원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셜) 리스크는 저축은행 등 제2 금융권 전체의 신용 하락을 가져왔다. 증권사와 캐피털, 시중은행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전북 새마을금고의 경우 건설·부동산 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말 유일하게 10%를 넘어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행정안전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전북 건설·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2조4000억 원이며 연체율은 12.70%로 집계됐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전체 연체율이 아니라 건설·부동산 부문에 한정하기 때문에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방심할 일이 아니다. 이번 사태의 진원지가 PF에서 비롯됐고 전북지역 부동산 미분양 등 부동산 경기도 쉽사리 회복될 것 같지 않아서다. 물론 연체율이 높다고 해서 바로 부실기관이라 할 수는 없다. 자기자본이 많아서 위험 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이 높으면 위험 대비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더 근본적인데 있다. 일반 국민들이 이번 사태나 종종 일어나는 금융사고 등으로 새마을금고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는 점이다. 이번 사태의 경우 행정안전부와 금융당국 등이 나서 급한 불은 끌 것이다. 점검기간이 끝난 뒤 부실대출 여파가 큰 몇 개 금고를 흡수합병할 것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런 임시방편 대안으로는 더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 올해 출범 60주년을 맞는 새마을금고는 당초 서민을 위한 금융기관인 협동조합으로 출발했다. 그래서 관리감독 권한도 금융당국에 있지 않고 행정안점부가 갖고 있다. 그런데 대출의 절반 이상이 기업 대출이다. 실제로는 부동산 PF대출이다. 서민들을 위한다는 협동조합이 눈앞의 이익만 쫒은 꼴이다. 그러다 이번에 사단이 난 것이다. 새마을금고는 구조적 한계부터 자금관리 방식까지 총체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사장에게 너무 권한이 집중돼 있고 임원 비율이 직원수와 대비해 지나치게 높다. 또 일에 비해 높은 임금구조도 손을 봐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번 기회에 이러한 지적들을 겸허하게 뒤돌아봤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7.12 17:05

생활고 호소 상가들 아우성에 귀 닫은 무주군, 이제는 소매 걷어야

슬하에 아들형제를 둔 아버지 이야기다. 두 아들은 장사치다. 장남은 우산을, 차남은 소금을 팔며 근근이 살았다. 아비는 불안했다. 해가 쨍쨍한 날에는 우산 파는 큰아들이, 눈·비 오는 궂은 날엔 소금팔이 둘째네가 굶을까, ‘자나깨나 걱정’ 딱 그렇다. 20년 이상 시행돼온 무주읍 전간도로 일방통행을 양방으로 바꾸자는 여론이 부쩍 확산된 작금의 상황 속 황인홍 군수의 깊어지는 주름에서 고뇌의 무게가 느껴진다. 저 아비의 걱정이나 황인홍 군수의 고민이나 도긴개긴. 자식이고, 상인이고, 배고프다는데 외면할 아비가 있으랴. 양방 전환 시 투입되는 사업비가 만만찮고, 전환 후 상가의 활성화가 확실히 보장된 것도 아닌지라 고심이다. 허나 고개는 돌릴 수 없다. 그게 아비다. 황 군수는 취임 후 임기 5년 간 특유의 부지런과 뚝심을 보이면서 군민 연호를 받는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 들어가는 돈만 무서워해선 미래가 없다. 지금 눈 앞의 ‘일방, 양방이냐’를 잘 판단해 무주읍 상권을 부활시킬 것으로 기대하는 바가 크다. 단 한사람 주민의 배라도 더 채우고 싶은 그이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데, 좌고우면할 시간도 없다. 이 모든 것들을 황 군수 혼자 짊어져선 안된다. 항우장사도 혼자서는 버겁다. △당장 사라질 일방 전간도로의 132개 주차면 대체 공간 필요 △소요예산 확보 △타인을 배려하는 운전자 의식과 양보의 미덕 △공직자들의 서번트(종업원, 머슴) 정신만 선행된다면 양방 시행 후 염려되는 부작용도 피할테고, 황 군수가 기치로 내건 ‘군민이 행복한 무주’ 실현에도 성큼 다가서리라. 유토피아 무주가 세워질 그날까지 잠재된 군민 주인의식이 깨어나고 빠른 결단을 통해 상가들의 ‘쌀독’이 채워지고, 황 군수의 주름까지 말끔해지기를 바란다. 군 의회와 600여 공무원들의 응원 소리가 우렁차게 들린다.

  • 오피니언
  • 김효종
  • 2023.07.12 16:23

서울에서 만난 전북- 녹두장군 전봉준

38년 전의 일입니다. 남원역에서 통일호 기차를 타고 대학교 원서를 내러 처음 서울이라는 곳을 갔지요. 그야말로 별천지였습니다. 세상에 이런 곳도 있구나! 중학교 1학년 시절 처음 기차를 타고 남원에서 전주를 갔을 때 느꼈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여의도를 지날 때 보았던 63빌딩의 위용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였지요. 그때부터 제 생활의 주무대는 남원과 전주를 떠나 서울이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안암동과 종각역, 이대앞이었지요. 지금은 강남역, 가로수길, 압구정처럼 핫플이 많아졌지만, 당시만 해도 최고의 핫플은 종각역이었습니다. 저도 주로 그곳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미팅을 하곤 했지요. 오랜만에 대학 시절을 추억하며, 추억의 핫플을 가보았습니다. ‘서울에서 만난 전북’을 확인하기 위해서였지요. 지하철 1호선 종각역, 5번 혹은 6번 출구로 나와 뒤를 돌아보면 그가 있습니다. 오랜 감옥 생활과 모진 고문에도 여전히 살아있는 형형한, 무엇에도 굴하지 않는 눈빛을 가졌습니다. 바로 녹두장군 전봉준입니다. 그는 1855년 1월 15일 태인현, 지금의 정읍시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농민들의 사정은 비슷했지만 세 마지기의 논밭으로 온 가족이 먹고살기에 세상은 너무나 배가 고팠지요. 그마저도 탐관오리들의 수탈로 온전히 식구들의 입으로 들어가긴 어려웠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농민들이 일어선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겁니다. 나라가 나라다우려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 백성의 안전과 배고픔이지요. 조선은 건국 이래 그런 기본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임진왜란 때 그랬고, 병자호란 때 그랬습니다. 당시에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지요. 그가 이끄는 농민군은 한때 전주성을 점령했지만, 우금치에서 패한 후 일본군에 쫓기게 되었지요. 결국 옛 부하의 밀고로 체포된 후 서울로 압송돼 전옥서(典獄署)에 수감되었습니다. 전옥서는 형조와 의금부에서 취조하는 중죄인들을 가두어두는 지금의 구치소 같은 곳이었지요. 바로 그 전옥서가 있던 자리에 장군의 동상이 세워졌습니다. 포털 사이트에 ‘전봉준’을 검색하면 가마 위에 타고 있는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일본영사관에서 취조를 받은 후 전옥서로 압송되던 당시의 사진입니다. 혹독한 고문으로 제대로 걷기 어려워 가마에 탈 수밖에 없었다고 하지요. 그럼에도 그의 눈빛은 여전합니다. 1895년 4월 19일 대한제국에서 재판소구성법을 공포했습니다. 나흘 후인 4월 23일 그는 처음으로 설치된 재판소에서 사형 판결을 받고 다음 날 새벽 2시 교수형에 처해졌습니다. 망나니의 칼을 받던 참수형에서 교수형으로 바뀐 후 처음 사형이 집행된 것이지요. 문명개화의 탈을 쓰고 있지만, 재판절차를 보면 너무도 형식적이고 야만적이었습니다. 아마도 농민군을 하루빨리 잠재우려는 무능한 정부와 일본의 합작품이었겠지요. 아이러니한 것은 그를 재판한 재판관이었습니다. 바로 법무아문 대신이자 대표적인 개화파였던 서광범이었지요. 세상을 바로잡고자 하는 뜻은 같았지만, 길은 서로 달랐습니다. 장군이 돌아가신 2년 후 서광범도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로부터 10여년 후 조선인은 결국 나라를 잃었습니다. 둘은 저승에서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까요. 마음이 어지러울 때 서울 한복판에서 녹두장군을 만나보세요. 그는 아직 살아있는 눈빛으로 이렇게 말할 겁니다. 예나 지금이나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양중진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 △양중진 변호사는 전라고∙고려대를 졸업한 뒤 중앙지검 공안1부장∙국정원장 법률보좌관 등을 역임했으며, <검사의 스포츠> <검사의 삼국지> <검사의 대화법>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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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12 16:20

우리의 보다 나은 삶과 미래를 위해서

우리는 경제의 어려움, 빈부격차의 심화, 학교폭력과 성폭행, 전국적으로 만연된 심각한 부정·부패, 해결되지 않는 젊은이들의 취업난, 끝없어 보이는 여야의 대립 속에 살면서도 새로운 희망과 함께 좀 더 나은 세상을 그리워하게 된다. 이 같은 고난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필자는 먼저 지상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들의 ‘주요 인간관’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토인비가 중시했던 기원전 6세기(토인비는 BC 6~5세기를 정신적 축의 시대라고 명명했음) 중엽에 태어난 그리고 “신을 모독하고 청년을 오도한다”는 죄목으로 사형당한 소크라테스(Socrates)가 최고의 악처로 이름난 아내(크산티페)의 심한 성화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아테네의 광장에 나가 무엇을 외쳤을까? 그 외침은 “너 자신을 알라”라는 것이었다. 이 말의 뜻은 인간에게서 가장 중요한 것이 다름 아닌 도덕적 행위, 진실, 선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인식(認識)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보았고, 그래서 “지식이 곧 덕이다”라고 했으며, 도덕은 지식에 속하기 때문에 가르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의 제자 플라톤(Platon)도 “도덕적인 행위가 인간의 행복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라고 했다. 이로부터 그는 인간은 선하고 의롭지 못하면 결코 행복할 수 없으며, 도덕적인 행위가 명예와 향락(享樂)을 목표로 하는 생활보다 더 많은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했다. 그리고 육체적 쾌락이란 무상한 것이어서 영혼의 임무 수행에 방해가 될 뿐이라는 것이다. 역시 기원전 5세기 중엽에 태어났고 우리가 잘 알고 있으며 우리의 생활과 직결되어 있는 석가모니(釋迦牟尼)는 ‘인간 존재를 고통’(Alles Leben ist Leiden)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그러나 그는 인간을 페시미즘 속에서만 바라보지 않고 명랑한 기분 속에서 극복하려 했다. 그는 인간의 고통이란 인간이 맹목·무지 그리고 결코 존재하지 않고 언제나 왔다가 사라지는, 그래서 끝없이 흘러가는 삶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는 데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기원전 6세기 중엽에 노(魯)나라에서 태어나 3세에 아버지를 여의고 편모슬하에서 어렵게 자란 공자(孔子)는 “앎만이 부패와 혼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이라고 했고, 공자는 앎 속에서도 ‘중국의 상고(上古)에 관한 앎’이 중요하다고 했다. 공자는 이론과 형이상학 대신에 인간과 실제 생활에 관심을 두어 인간의 행복을 가장 중요시했으며, 그의 전체 가르침은 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행동원리·도덕규범의 집성이었다. 그래서 나온 말이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였다. 즉, 우리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수신은 마음을 바로하는 것이고, 마음을 바로하기 위해서는 생각이 진실해야 하며, 생각이 진실되기 위해서는 배움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초대 기독교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철학자·신학자·교회학자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이 “인간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의지(意志)라고 했는데, 아무리 많이 알고 좋은 뜻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이를 실천에 옮길 의자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발전은 없고 혼란만 지속될 뿐으로 선진국대열에 들어가기는커녕 그 문전에서 몸부림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이규하 전북대 인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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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12 16:20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협치로 새로운 미래를 열자

전북은 민선 8기가 출범하고 여러 성과들을 얻고 있다. 불과 1년 만에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 답은 필자가 정치를 시작한 이래 지난 10여 년간 강조한 ‘쌍발통 협치’에 있다. 그동안 전북은 1당 독주와 함께 교육청, 시군과의 불통과 갈등 속 ‘고립된 섬’이었다. 다행히 김관영호가 닻을 내리면서 소통과 초당적인 협치에 시동이 걸렸다. 지난 1년간 쌍발통 협치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국가예산 9조원 시대가 개막했고 곧이어 새만금을 테스트베드로 한 ‘하이퍼튜브 기술개발’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됐다. 지난 3월에는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2단계와 완주 수소특화 산단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최종 결정됐다. 특히 새만금은 역대 최대인 6조6천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새만금사업법」과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함에 따라 최근 ‘투자진흥지구’로도 지정되면서 기업투자가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 등 좋은 결과를 조심스레 기대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성과는 단연 ‘특별자치도’다. 강원도는 특별자치도 법안을 통과시키는데 14년이 걸렸다. 더욱이 특별자치도법을 직접 심사하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모두 여당 소속이었기에 전북으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럼에도 한병도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과 함께 3자 협치가 완성되면서 전북은 불과 133일 만에 기적을 만들어 냈다. 외발통으로 제대로 굴러가는 수레가 있을까. 그러나 전북은 지난 30년간 민주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1당 독주가 계속되면 경쟁과 책임의식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 발전은커녕 중앙에서 늘 소외되며 피해 의식과 남 탓만 커졌다. 객관적 지표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21년 기준 전북 GRDP(지역내총생산)는 55.5조원, 1인당 GRDP는 3,091만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12위, 13위 수준이다. 반면 전통적인 ‘스윙보터’로 꼽히는 충남의 경우 같은 2021년 기준 GRDP가 124.6조원, 1인당 GRDP는 5,724만원으로 전북의 2배에 달한다. 전국 17개 시∙도 중 경기와 서울에 이어 3위, 1인당 GRDP로는 전체에서 2위를 차지할 정도다. 그동안 충남은 1당 독주를 견제하며 지역 현안 사업들을 영리하게 챙겼다. 그 예로 충남을 지나는 국도 77호선 보령해저터널은 진작에 착공에 들어가 지난 2021년 12월 개통했다. 하지만 같은 국도 77호선 전북의 부안~고창을 잇는 노을대교는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1당 독주의 사슬을 끊어내야 하는 이유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다. 특별자치도는 전북이 호남권 2중대에서 벗어나 독자권역이 됨으로써 수십년간 피우지 못했던 가능성을 꽃피울 수 있다는 의미다. 특별자치도로 거듭난 전북은 새만금을 동북아 관문으로 활짝 열어 전주ㆍ완주 통합 그리고 전북 만의 강점인 탄소와 수소, 식품, 관광, 마이스산업, 신재생에너지산업으로 새로운 미래를 그려야 한다. 이제부터가 진짜 중요하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작년 12월 특별법이 통과된 후 아직 기둥만 세워진 상태로 그 내용을 채우는 일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현재 전북 정치권은 도와 교육청, 시군과 함께 어느 때보다 긴밀히 협조하며 특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이 특례를 담은 법안이 다시 한번 국회 문턱을 넘으려면 협치 없이는 불가능하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협치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 /정운천 국회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 △정운천 의원은 전북 고창 출신으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냈으며, 국민의힘 전북도당 위원장과 국민통합특위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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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12 16:19

새만금개발청장의 역할

각 부처 차관은 행정부 전체를 통틀어 봐야 몇자리 되지 않지만 차관급에 해당하는 자리는 수백개가 넘는다. 같은 차관급 자리라고 하더라도 예산을 관장하는 기재부 2차관 같은 자리는 선망의 대상인 반면, 새만금개발청장은 선호도가 많이 떨어진다고 한다. 각 부처에서 차출돼 나온 공무원들을 지휘감독하는데 재능있는 직원들은 저마다 각 부처로 복귀해서 자리를 잡으려고 하는데다 새만금개발청은 수십개 부처를 상대해야 하는데 갑이 아닌 을의 입장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소재지도 지방이어서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지금부터 꼭 10년전 이병국 초대 새만금개발청장이 부임한 이래 이철우, 김현숙, 양충모, 김규현에 이어 최근 김경안씨가 6대 청장에 취임했다. 지금까지 6명의 청장은 저마다 전혀 다른 캐릭터를 지녔는데 이상하게도 지방정부인 전북도나 군산시 등과 마찰을 빚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총리실 출신인 초대 이병국 청장이 4년 가까이 재임하면서 큰 틀을 잡았는데 그도 막판 공개석상에서 송하진 당시 지사로부터 “물러나라”는 말을 듣기까지 하면서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 제2대 이철우 새만금개발청장 역시 총리실 출신이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전북 출신 인사가 청장을 맡는 관행이 이어졌는데 대체로 1년반 가량 재임했다. 제3대 김현숙 청장은 관료가 아닌 전북대 교수 출신 발탁으로 인해 눈길을 끌었었고, 제4대 양충모 청장은 기재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관료였다. 대체로 이철우, 김현숙, 양충모 청장을 거치면서 새만금개발에 대한 기반이 잘 닦여졌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해 5월 국토부 출신 제5대 김규현 청장이 부임했는데 그는 1년2개월만에 전격 경질돼 가장 단명한 청장으로 기록됐다. 항간에선 전북도나 군산시를 비롯한 자치단체는 물론, 지역 상공인 등과도 불편한 관계를 가지면서 여러곳에서 경질을 건의했다는 말도 들린다. 심지어 새만금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도 새만금개발청장이 다른 방식으로 풀어가면서 갈등이 격화됐다고도 하는데 묘한것은 그의 재임시절 새만금에 7조원 가까운 투자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며칠전 제6대 새만금개발청장에 김경안 국민의힘 전북 익산갑 당협위원장이 임명됐다. 그는 민정당이나 민자당 도당에서 조직부장, 청년부장을 맡으면서 주요 정치행사가 있을때마다 당기를 휘드르며 보무도 당당하게 행사장을 누볐던 것으로 유명했다. 남들은 잘해야 한번 하기도 어려운 비례대표 도의원을 그는 3번이나 역임했고, 한국농어촌공사 상임감사, 서남대총장 등을 지내면서 남들이 모르는 숨겨진 1인치가 있다는 말도 듣는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전임자가 대놓고 반대했던 K푸드 활성화를 표방하면서 새만금항의 식품 전용 항만 특화 필요성을 강조, 눈길을 끌었다. 지역민들의 관심속에 취임한 김경안 청장이 실타래처럼 얽힌 난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훗날 퇴임하면서 그가 뚜렷한 업적을 남긴 청장으로 각인되기를 거듭 기대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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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3.07.12 15:46

국가예산·현안 해결 전북 원팀, 성과로 답하라

전북 정치권과 지자체가 내년 국가예산 확보와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다시 한 번 원팀이 돼 힘을 모으기로 했다. 지난 11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전북 국회의원-도-시·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김관영 지사는 지역 현안을 열거하며 의원들에게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또 시장·군수들도 지역별 현안 사업 및 예산 확보와 관련, 전북도 및 국회 차원의 도움을 요청했다. 이날 전북 의원들은 지자체의 쏟아지는 요구에 “여야가 원팀으로 뭉쳐 국가예산 확보와 지역 현안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정 다이어트 주문에 따라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전북도와 각 시·군에도 현안사업 예산 확보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내년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두고, 특별법 개정을 통한 특례 반영 등 서둘러 풀어내야 할 지역 현안이 적지 않다. 이런 시점에서 각 지자체와 지역 정치권이 한자리에 모여 현안 해결 방안을 모색하면서 지역발전 원팀을 선언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지자체와 정치권의 의례적 회동은 그 결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뻔히 예상되는 보여주기식 선언에 기대를 거는 도민은 많지 않다. 사실 지자체와 지역 정치권의 지역발전 원팀 결의는 예산 시즌, 전북 뿐 아니라 전국 각 지역의 연례행사다. 그러니 특별할 게 하나도 없다. 지금껏 전북도와 각 시·군, 그리고 지역 국회의원들은 간담회와 예산정책협의회 등을 통해 수시로 원팀을 통한 지역현안 해결을 천명했다. 그러나 매번 소리만 요란한 채 용두사미였다. 역량을 한데 모으겠다는 원론적인 선언에만 급급했을 뿐 특정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세부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전북 지자체와 정치권이 역량을 모아 지역 현안을 속시원하게 해결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해묵은 현안이 쌓이면서 회의 때마다 같은 의제가 거듭 올라오는 이유다. 선출직인 지자체장과 국회의원들은 지역발전을 위해 함께 뛰는 모습을 도민에게 보여주고 싶을 것이다. ‘원팀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보여주기식 선언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올해는 도민에게 거듭 약속한 것처럼 국가예산 확보와 지역 현안 해결에 총력을 다해 반드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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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7.12 11:51

군산 국립과학관, 치밀한 유치 전략 세워라

군산시가 국립과학관 유치에 다시 나서기로 했다. 지난 2021년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이다. 군산시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 1억 원의 예산을 들여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건립부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금강호 관광지 일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시의 결정은 미리 준비에 나선 것으로 좀더 치밀한 전략을 세워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했으면 한다. 국립과학관은 4차 산업혁명 및 과학기술 발전 가속화에 맞춰 시민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제고하는 한편 지역 산업과 과학기술 정책 이해도 증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소관 국립과학관은 과천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부산·대구·광주·대전·원주·울산 등 7곳에 불과하다. 과기부는 전문 과학관을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지만 2021년과 지난해에 관련 공모를 하지 않는 등 아직 공모여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유치에 나선 지자체는 전국적으로 1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21년 도전에 실패한 군산시를 비롯해 경기 평택시, 충남 부여시, 경남 김해시, 그리고 올들어 경기 북부의 고양특례시 등이 벌써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번 실패를 거울 삼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몇 가지를 유념했으면 한다. 첫째,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군산시만의 콘텐츠를 선보여야 한다. 2020년에 선정된 원주시는 생명·의료를 테마로 했다. 혁신도시에 위치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입과학수사연구원과 연계해 주효했다. 2021년 우여곡절 끝에 선정된 울산은 탄소중립을 테마로 했고 당초 보다 규모를 키워 건립하고 있다. 둘째, 부지를 미리 확정하고 규모도 다른 지역에 비해 커야 유리하다. 2021년 당시 군산시는 금암동 일대 총면적 1만 7712㎡(건축부지 5929㎡)를 사업 부지로 밝혔으나 대상 부지 규모가 타 지자체보다 적고 건축 부지등 공간 확장성도 떨어진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테마로 제시한 농생명 바이오도 전문기관이 부족한 군산으로서는 마이너스 요인이 됐다. 셋째, 정치권과의 적극적인 협조가 긴요하다. 원주시의 경우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광재·송기헌 의원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큰 몫을 했다. 군산시도 전방위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7.11 17:33

또 선거기술자를 국회의원으로 뽑을텐가

그간 민주당 국회의원 공천 때 권리당원을 많이 모집한 사람이 여론조사에서도 우위를 점해 공천자로 결정되었다. 이 때문에 권리당원을 한 사람이라도 더 확보하려고 젖먹던 힘까지 쏟는다. 연고주의가 판치는 지역에서 현역들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 놓아 후발주자들은 그들만의 리그로 공정한 게임룰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현역들은 지방의원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어 이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권리당원 모집에 나선다. 심지어 지방의원들끼리 노골적으로 차기공천을 미끼로 경쟁을 부추키면서 목표치를 부여한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특히 월 천원하는 당비를 6개월 이상 납부해야만 권리당원이 되므로 보이지 않게 당비를 대납해준다는 말은 비밀이 아닐 정도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 당원관리를 해줘야 하기 때문에 당비 내주는 것보다도 유지관리비가 훨씬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애경사비는 기본이고 가끔 식사자리도 마련해야 할 상황이라서 돈 없이는 도저히 선거를 치를 수 없는 상황이다. 한술 더 떠서 영향력이 쎈 당원 한테는 암암리에 조직관리하라고 거액을 쥐어줘야할 실정으로 자연히 돈선거 유혹이 따라붙게 마련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민주당 안방처럼 돼버린 전북에서 정치신인이 기존판에 뛰어들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선거법이 강화되었어도 알게 모르게 돈선거판이 된 상황에서 후발주자들이 이삭줍기하기도 어렵다면서 현행 공천제도의 맹점을 지적한다. 상당수 도민들도 무능한 현역들을 물갈이 시켜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제도 자체가 돈선거를 유발시키기 때문에 유능한 인물을 국회의원으로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것. 최근 전북을 포함 호남권의 유권자 절반 이상이 현역들을 물갈이 시켜야 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그 만큼 현역들에 대한 정치불신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또 전북 정치권의 존재감이 너무 약해 전북몫도 제대로 찾아오지 못했다면서 지역에서 쉽게 두번한 현역들은 공천에서 배제시켜 수도권 험지에서 출마토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의석수가 줄어들 형편에서 험지출마해서 당선되면 그만큼 전북정치의 지형이 넓혀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방식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지금까지 한번도 시행을 안한 제도이지만 정서가 같은 전북은 1백% 오픈프라이머리로 가야 맞다는 것이다. 현행 제도대로 가면 선거기술자들이 유리한 구조라서 완전 시민경선제로 가는 게 공정한 게임룰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어야 유능한 입지자들이 공천경쟁에 뛰어들 수 있고 민주당도 수권정당으로서 본연의 모습을 보여줘 국민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공천권 행사를 놓고 친명 비명계간 진흙탕 싸움으로 내홍이 깊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현행공천제도를 적용해 갖고는 유능한 인물이 수혈될 수 없다. 그 밥에 그 나물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AI가 세상의 중심에 선 상황에서 민생문제는 뒷전인채 패거리정치로 의회권력을 유지하겠다는 것은 결코 국민들이 용납을 안할 것이다. 이제는 운동권 출신이 합종연횡하면서 정치를 이끌던 시대는 지났다. 전문성 없이 권리당원을 많이 모집해서 운좋게 국회의원이 된 사람들은 선거기술자나 같아 시대정신에도 맞질 않는다. 국회도 전문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그에 걸맞는 인물들로 충원되어야 한다. 개딸들을 몰고 다니는 팬덤정치로는 우리의 정치와 선거문화를 바꿀 수 없다. 각계 전문가들이 국회로 들어가도록 인물 본위로 공천시스템이 바꿔져야 한다. 도민들도 더 이상 민주당 일당독주체제로는 전북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여야가 경쟁하는 정치체제가 필요하다. 그래야 국회의원들이 경쟁적으로 의정활동하면서 전북몫을 더 챙겨오게 된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3.07.1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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