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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존재

올여름, 난생처음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읽었다. 제목은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짤막한 에피소드 쉰두 편을 모아놓은 에세이다. 경악을 금치 못할 충격적인 일화가 이어지거나, 감탄을 자아내는 수려한 문장력이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무심한 듯하면서 섬세하고, 한없이 진지하다가도 어느 순간 하찮게 웃겼다. 아홉 살 소년 같은 순수함과 아흔 살 노인 같은 원숙함이 자연스레 어울렸다. 애써 화려하게 꾸며 쓰지 않아 깔끔하고 담백했다. 이러한 그의 문체를 나는 친구에게 “미지근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루키의 대표작인 소설 《노르웨이의 숲》을 완독했다. 그러나 내겐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가 그것보다 훨씬 오랜 시간, 마음 한편에 뭉근히 자리할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일주일 뒤, 동아리 활동을 하며 친해진 동생을 만났다. 그 속은 알 수 없으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처럼 항상 밝고 맑았다. 애정을 표현하는 데도 거리낌이 없어 시도 때도 없이 상대방을 ‘칭찬감옥’에 가두는 재주가 있었다. 함께 길을 걸으며 시답잖은 얘기를 나누던 중 동생이 문득 고개를 돌려 물었다. “언니, 평소에 따듯하다는 말 많이 듣지?” 뜬금없이 무슨 소리냐는 얼굴로 잠자코 다음 말을 기다렸다. “언니는 너무 차갑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뜨겁지도 않아서 좋아. ‘미지근한 사람’인 거 같아. 나는 너무 뜨겁기만 해서 나도 내가 감당이 안 될 때가 있거든. 근데 언니는 나랑 다르게 딱 중간쯤으로 적당해서 항상 편안해 보여.” ‘미지근하다’라는 비유가 이렇게나 흔한 표현이었던가. 이전까지 입 밖으로 잘 꺼내지도 귀에 잘 들리지도 않던 그 밋밋한 단어가, 며칠 새 숱한 낱말들 사이에서 명징하게 도드라졌다. ‘미지근하다’, ‘미적지근하다’, ‘무난하다’, ‘평범하다’, ‘그저 그렇다’, ‘보통이다’, ‘어중간하다’, ‘어정쩡하다’, ‘애매하다’, ‘모호하다’, ‘희미하다’, ‘흐릿하다’, ‘흐리터분하다’, ‘불명확하다’, ‘불분명하다’, ‘두루뭉술하다’, ‘두리뭉실하다’. 하나같이 이도 저도 아닌 매력 없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그런 수식어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되려 남모르게 애썼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아닌, 특별하고 개성 있는 존재라고 나 자신을 세뇌했다. 그런데 일본의 천재 일류 소설가와 두 살 어린 칭찬감옥 교도소장 덕에 미지근한 것도 꽤나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더할 나위 없이 듣기 좋은 찬사처럼 느껴졌다. 몸에 힘을 좀 빼고 그냥저냥 무던하게 살아도 나름대로 그럴싸하다는 것을 그예 깨달았다. 상온 보관한 치즈케이크는 폭신하니 먹기 편하고, 식어버린 김치찌개는 입천장을 델 걱정이 없다. 치열한 축구 경기 끝의 무승부는 구장의 날 선 경계심을 풀어 해치고 묘한 평화를 선사한다. 날씬하지도 비만하지도 않은 보통의 체형은 어느 매장에서나 원하는 옷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빗물을 쏟을랑 말랑한 먹구름은 숨 가쁜 일상에서 틈틈이 하늘을 올려다볼 핑계가 된다. 당첨금 오천 원짜리 5등 로또는 언젠간 1등도 될 수 있을 거란 희망에 불을 지펴 다시금 일주일을 버티게 한다. 눈웃음 없이 입꼬리만 올려 짓는 어색한 미소는 최소한의 에너지로 불편한 상황을 유연하게 넘길 묘책이다. 삼대를 멸할 지독한 악당도, 바보처럼 착해빠진 비련의 주인공도 없는 힐링 드라마는 시청자의 지친 마음을 잔잔히 달랜다. 적당히 미지근한 나는 너무 차갑지도, 너무 뜨겁지도 않은 편안한 사람이다. /이민주(고려대 미디어학부 4년)

  • 오피니언
  • 기고
  • 2022.08.21 19:29

전북특별자치도법 연내 통과에 총력을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 제정이 여야 전북정치권의 협치로 시동을 걸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전국에 5개 메가시티를 조성한다는 정부의 광역경제권 구상과 달리 강원, 제주와 함께 독자권역을 통한 발전 전략을 추진해온 전북의 최대 현안이다. 강원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특별법이 지난 5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내년 6월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하는 것에 비하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지난 20일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된 한병도 의원(익산을)과 국민의힘 정운천 전북도당위원장(비례)은 지난 18일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정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에는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13명의 국민의힘 의원이 이름을 올렸고, 한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에는 민주당 소속 전북 국회의원 전원과 행안위 위원 등 21명이 참여해 법안 통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안은 전북의 지역적·경제적 특성을 살린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보장해 국토균형발전에 기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의 지방자치 보장과 지역역량 강화를 위한 입법·행정 조치와 선진적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행정·재정적 지원 방안, 지역개발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등이 담겼다. 특별법 실행을 뒷받침할 국무총리 소속 전북특별자치도 지원위원회와 국가균형발전 특별회계 내 별도 계정 설치도 명문화했다. 정부의 주요 균형발전 정책에서 소외된 전북은 오랜 시간 낙후에서 벗어나지 못해왔다. 정운천 의원과 한병도 의원이 강조한 것처럼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은 홀대와 소외로 낙후된 전북의 발전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법안이다. 특별법안은 앞으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본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상임위 심사와 본회의 의결까지 속도감 있는 처리가 필요하다. 김관영 지사는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안의 연내 국회 통과를 위해 동분서주해 왔다. 내년 6월 11일 시행을 앞둔 강원특별자치도법의 정비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 제정도 연내에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해 함께 힘을 모은 여야 정치권의 역량 발휘를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8.21 18:55

태권도원 활성화, 민자유치 성과에 달렸다

전북도가 무주 태권도원 민자유치에 다시 팔을 걷었다. 지난 주말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쇼에 참가해 태권도원 내 민자지구 투자유치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당장 큰 성과를 기대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10년 가까이 추진해온 투자유치 활동이 이렇다할 성과없이 헛바퀴에 그쳤고, 투자 여건에 큰 변화도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전국 지자체의 치열한 경쟁 끝에 무주가 태권도원 설립 부지로 선정되면서 무주는 세계 8000만 태권도인의 성지이자 관광명소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이후 2014년 태권도원이 개원했다. 하지만 ‘반쪽짜리 개원’이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국비와 지방비를 투입해 건립한 경기장, 연수원, 박물관 등은 준공됐으나 민자유치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태권전·명인관 등을 조성하는 랜드마크사업조차 착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기원 등 태권도 관련 단체도 이전되지 않아 논란이 됐다. 다행히 태권전과 명인관은 뒤늦게나마 지난 2020년 말 준공돼 태권도원의 상징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태권도원 내 산 중턱 13만3천㎡ 부지에 1000억 여 원 규모의 호텔과 가족휴양시설·건강레포츠시설 등을 민간자본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은 아직도 청사진 뿐이다. 전북도가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태권도원 민자유치위원회’까지 구성하면서 수차례 투자설명회를 열고, 각종 부동산 박람회에도 참가하면서 민간자본 유치에 공을 들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민자유치 전략을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태권도의 본향이자 성지인 무주 태권도원은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전북의 소중한 문화·관광 자산이다. 태권도원 활성화를 위해서는 민자유치 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유명무실해진 태권도원 민자유치위원회는 전면 개편해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이슈로 부각한 국제태권도사관학교 설립에 총력을 기울여 이를 성사시키고, 천혜의 자연환경과 관광자원도 내세워야 한다. 태권도원의 미래는 사실상 민자유치 성과에 달렸다. 민선 8기, 다시 처음이란 각오로 무주 태권도원만이 갖고 있는 투자 가치와 매력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8.21 18:54

바이오헬스 산업기반 구축 서둘러라

고령화 시대를 맞아 바이오헬스산업이 미래 유망 성장산업으로 각광받으면서 전북도 체계적인 산업기반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윤석열 정부에서 바이오헬스 산업을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인 만큼 정부의 정책 방향과 보조를 맞추는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제4차 비상민생경제회의에 이어 지난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바이오산업 육성 강화를 거듭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을 위해 2026년까지 13조 원 규모의 기업 투자가 이뤄지도록 대대적인 정책적 지원을 밝혔다. 바이오헬스분야를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다. 바이오헬스산업은 세계적인 고령화 기조와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과 지출이 많이 늘어나면서 차세대 먹거리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선진국마다 바이오헬스산업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미국은 보스턴에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연구소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하버드대학 벤처기업 등이 몰려 있는 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글로벌 바이오헬스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전라북도도 지난 2000년 초반부터 바이오헬스산업에 대한 투자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중재적메카노바이오 기술융합연구센터를 완공했고 올해 10월에는 탄소소재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가 완공된다. 지난 5월에는 215억 규모 메카노바이오활성소재 혁신 의료기기 실증 기반구축사업과 180억 규모의 제약산업 미래인력 양성센터 구축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충북 오송이나 대구 등 바이오헬스분야에서 앞서가는 지역에 비해 전북의 바이오산업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실정이다. 또한 바이오헬스산업 인프라와 전문인력 양성 역시 뒤처지고 있다. 따라서 기존에 조성해온 연구개발 인프라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산업기반 구축이 시급하다. 우선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을 위해선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이 요구된다. 충북 오송과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처럼 바이오헬스산업의 거점역할을 위해선 반드시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과 함께 정부의 출연연구기관 유치도 필요하다. 여기에 대학과 병원 기업 연구소 등을 망라한 바이오클러스터 구축에 나서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8.18 18:51

기후위기와 작은 섬나라의 선택

‘샌드 드로잉(Sand Drawing)’은 모래 위에 글자나 형상을 그리는 작업이다. 지금은 샌드 아트라는 독립적인 장르까지 만들어져 있으니 그 진화가 흥미롭다. 더 놀라운 것은 2003년 샌드 드로잉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이다. 4500년이란 긴 세월 동안 전해져 왔다는 남태평양의 작은 섬 바누아투의 샌드 드로잉이 주인공이다. 샌드 드로잉은 문자가 없던 시절, 바누아투 사람들의 의사소통 수단이었다. 기록이 아니라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샌드 드로잉이 오늘에까지 이어져 왔다는 것은 모래 위에서 쓰고 지우는 샌드 드로잉이 바누아투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와 가치로 안겨져 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바누아투가 널리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바누아투는 80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 중 65개가 무인도. 인구는 28만 명인 작은 섬나라다. 이 섬이 발견된 것은 17세기 초라고 전해지는데 긴 세월, 영국과 프랑스의 공동통치를 받아 영국과 프랑스의 문화, 토착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바누아투가 독립한 것은 1980년. 그해 7월 30일 헌법을 제정하고 내각 책임제 공화국으로 출범했다. 이름이 된 바누아투는 현지어로 ‘우리의 토지’라는 뜻이다. 천연 산림자원과 어족 자원이 풍부하고 커피와 코코아 생산이 전통적인 주산업이지만 지금은 산호초로 형성된 대지와 신비로운 밀림의 세계, 웅장하면서도 다이내믹한 활화산 등 살아 숨 쉬는 자연유산으로 관광객이 늘어 주산업에 관광이 가세했다. 이 작고 신비한 작은 섬나라가 최근 파격적인 기후 위기 대책을 내놓아 주목을 끌고 있다. 2030년까지 자국의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만들어내겠다는 선언 때문이다. 사실 바누아투는 해수면 상승과 태풍이 잦아지면서 갈수록 심각해져 가는 기후 위기에 처해있는 나라다. 이미 탄소 흡수량 대책을 잘 세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 중립 국가가 되었고, 지금은 탄소 흡수량이 배출량을 넘어서는 탄소 네거티브의 기후 위기 대응 모범국가가 된 배경이다. ‘기후 온난화로 21세기 안에 남태평양의 섬나라들이 완전히 사라져버릴 수 있다’는 경고에 비추어보면 바누아투의 화석연료 완전 퇴출 선언은 살아남기 위한 절박한 투쟁(?)이다. 기후 위기는 전 세계가 처한 현실이다. 국가마다 기후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실행하는 이유다. 우리나라도 8월의 집중호우 피해가 심상치 않다. 잠기고 무너진 현장에서 전해지는 피해 상황이 처참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의 적극적인 기후 위기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취임 100일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에도 기후 위기 정책은 없다. 이런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다./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2.08.18 16:40

김관영 지사 체제 인사, 과거와는 다르다

김관영 호가 출범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인수위 활동도 끝나 백서도 나오고 주변 핵심 인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김관영 지사의 민주당 경선 통과와 도지사 당선은 전북을 확 뒤집어 변화를 추구하여 한 맺힌 염원을 이루어 보라는 도민의 뜻이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 무엇이든지 한 번 해보라는 의미가 크다할 수 있다.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 마음껏 중앙을 누비며 낙후 전북의 탈출을 위한 기반을 닦아야 한다는 절심함이 기존 질서에 순응하며 무사안일하게 활동해 온 구 민주당 세력에 대한 심판의 의미까지 담아 지지한 것이다. 권리당원도 없이 도민들의 열망과 지지를 받아 기존 주류 세력을 누르고 당선된 것이다. 역시 정치의 묘미는 ‘역동성’이고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란 말이 참 잘 어울린다. 김관영 지사의 지금까지의 인사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큰 흐름은 알 수 있다. 철저하게 민주당 주류는 배격하고 자신과 활동 경험이 있고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는 국민의당, 바른 미래당. 군산 출신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다. 굳이 출신을 따지면 아직까지는 대부분 서울이나 용인, 광주 등의 연고를 가진 사람들이다. 보통 지자체의 정무직 인사는 캠프 출신이나 지역에서 활동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도 구성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주요한 추천 인사들이 회자되고 있는데 박지원, 정동영 등 과거 민주당을 박차고 나와 활동하던 국민의당류의 인사들이다. 선거캠프 위원장을 맡았던 이광철 전의원 계열의 인사들이 하급직에서 가뭄에 콩 나듯이 보이는 정도이고 여타 토종 인사들은 아직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정호윤 전의원을 제외한 구송하진 지사 세력도 예외가 아니다. 자신이 신임하는 인사들과 콩을 볶아보겠다는데 나무랄 이유도 없다. 이후 냉정하고 객관적인 결과로 평가받으면 된다. 하마평에 올랐던 지역 인사들은 대부분 예외 없이 물을 먹었다. 아직 인사의 시작이고 조직 개편이 의회를 통과하며 송 지사 체제 기관장들이 하나 둘 사표를 내거나 임기를 마치면 보다 구체적인 그림이 보일 것이다. 중앙과 지방정부 할 것 없이 정무직 인사는 자신을 뽑아준 단체장과 임기를 함께 마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하고 지자체도 조례를 통해 이를 분명하게 해서 사직 강요와 표적 감사를 비롯한 불필요한 갈등과 힘의 낭비를 막아야 한다. 어치피 낙하산 인사이다. 스스로 판단해서 사표를 내야 한다. 알박기까지 이야기되고 있는 모습은 볼썽 사납다. 인사와 더불어 지난 송 지사 체제에서 핵심적으로 진행된 연속 사업들도 분명한 가닥을 잡아야 한다. 특히 지난 정부의 최대 실적 중 하나로 포장되었던 젬버리 대회는 코로나 펜데믹과 주무 부처인 여가부의 존폐 위기, 지방정부 교체 등 모든 악재가 겹쳐서 표류하며 계륵이 되고 있다. 김관영 지사가 앞장서고 당시 사업의 주요 추진 인사였던 김윤덕, 이원택 의원이 합심하여 갈래를 타야 한다. 그나마 유치한 국제행사가 명확한 플랜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기반 공사도 지지부진하고 있다. 애당초 지역과 지역 문화를 알리는 행사이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었다. 세계 스카우트인 들이 모여 캠핑하며 우애를 다지고 틈틈이 지역을 탐방하는 수준이다. 어쨌든 수만 명(?)이 오는 행사이니 분명한 플랜과 차질 없는 공사 완료, 손님맞이는 제대로 해야 한다. 김관영 지사 체제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성공해야 한다. 절망의 늪에 빠져 있는 전북도민에게 최소한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 행정 개편의 큰 태풍이 몰아쳐 전북을 말살하기 전에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인사는 만사이다. 적재적소에 능력 있는 인사들을 배치하여 김관영 지사 체제의 본모습을 보여주며 일로써 지역 발전을 선도해야 한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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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18 13:20

윤 대통령의 몫이다

정당불신이다. 국민 10명 중 7명은 “양당이 제 역할을 못한다”고 한다. 양당 지지층조차 절반 넘는다. ‘대통령 당으로의 거듭나기와 주류세력 교체’로 바쁘지만 국민은 냉담하다. 윤 대통령 100일의 여론조사 92개에 나타난 정당 지지율 흐름은 상반된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때 최고치를 찍은 후 계속 하락하여 9주차부터 30% 중후반대를 유지한다. 민주당은 11주차 이후 국민의힘에 계속 앞선다. 최근 10개 조사로 좁혀보면 민주당이 7:3으로 앞서지만 내용은 복잡하다. 민주당 지지율은 최고 49.3% 최저 33% 국민의힘도 최고 38.4% 최저 32.5%를 기록하는데 민주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높다. ‘반사이익의 정치는 없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을 선택했지만 지지를 철회한 사람 중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사람은 12.4%다. 지지 이탈층의 29.5%는 지금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민주당이 대통령이나 여당의 낮은 지지율의 반사적 이익을 바란다면 바보 같은 일”이다. ‘누가 비전과 콘텐츠를 갖고 실력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여야 어느 쪽이든 열려있는 신당창당론이 주목되는 이유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확실시되는 민주당은 비명(非明)계의 선택이 관심이다. 핵심은 ‘팬덤정당 vs. 대중정당’의 싸움이다. 소수의 열정적이며 적극적인 행동가인 강성 지지자들의 확대된 영향력으로 유권자들과 더욱 괴리된 정당으로 변화하는 부정적 결과의 우려다. ‘위명(明)설법’ 주장은 “왜 우리 스스로 방패를 내려놓고,우리를 지키는 성의 뒷문을 활짝 열어서 우리 동지들을 희생의 제물로 삼으려고 할 여지를 열어놓느냐”는 반론에 작아진다. “닥치고 투쟁” 기조의 민주당은 곧 어떻게 중도층을 끌어안을지 시험대에 오른다. ‘이준석 갈등’은 여권분화의 뇌관이다. “좌파세력 외에 정권교체를 갈망했거나 윤석열 정부탄생에 기여한 당외 인사 등을 포함한 국민통합형 재창당”주장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정치세력을 구축을 위해 기존 여권에 일부 야권 인사까지 포함하는 시나리오”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의 역할에 주목한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집권여당의 ‘집안싸움’은 이중적이다. 겉으로는 ‘당내 주도권 쟁탈전’이다. 이면에는 변화가 요구되는 집권당의 기능과 역할을 넘어 우리 정당과 정당정치의 업그레이드의 계기가 될 싸움이기도 하다. 당내 주도권 쟁탈전의 시각에서 보면 ‘대통령의 당으로 거듭나기’라는 역사의 반복이다. 노태우의 민주자유당, 김영삼의 신한국당, 김대중의 새천년민주당, 노무현의 열린우리당, 박근혜의 새누리당처럼 대통령은 자신의 당을 만들었다. 윤 대통령은 일단 이명박과 문재인의 길을 택했다. “대통령 친위 비대위”라는 평가를 보면 권력의 결심은 확보해 보인다. 문제는 ‘신뢰위기의 대통령’이 되어가는 마당에 최악의 경우 “어쩌다 대통령”이라는 ‘무능 프레임’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게 과연 좋은 선택인가 하는 의문이다. 집권여당 집안싸움의 핵심은 “체질적 충성여당이자 대통령 결사옹위의 집권여당” vs. “파시스트적, 조직중심적 그리고 일방주의적 정당”의 논란이다. 여론으로 보면 “권위주의적 권력구조에 기생하는 여의도 정치권” vs. “자유, 민주주의, 인권 등 가치에 충성하는 정치”의 대결로 바뀌는 모습이다. 여의도에는 “당 구성원의 핵심인 의원 중 현안이 터지면 올바른 논리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이가 없다”는 탄식이 있다. “찬란했던 청년정치의 막을 내리는 것”이라거나 “흑역사가 될 것이다”라고 하기 보다는 당당하게 자신의 논리를 제시하며 싸워야 한다. 아니면 2선 후퇴다. “뱃지는 권력을 못 이긴다. 하지만 정작 그 권력은 민심을 못 이긴다.” 정당은 시민의 정치적 요구와 필요를 적절하게 제대로 수용하는지, 권위적이고 위계적이며 엘리트 중심의 정당이 새롭게 변화하는 유권자의 필요에 부응하는지, 기존의 정당체계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아닌지 계속 고민해야 한다. 국정의 공동책임자로서 견제와 협력의 당정관계와 정당의 민주적 개혁과 당내 민주주의 확대요구도 마찬가지다. 결국 윤 대통령의 몫이다. “정치인 발언에 입장표명한 적 없다”면 상식적이지 않다. “뚝심과 배짱,자기확신이 윤 대통령의 강점이니 위기상황에서 과감한 개혁과 포용력으로 국민에게 품이 넓은 대통령”으로서 행동해야 한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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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2.08.18 13:18

국외여행 허가 대상과 허가가 제한되는 경우가 궁금합니다

병역의무자로서 국외여행 허가 대상자가 국외여행을 하고자 할 때에는 지방병무청장의 국외여행 허가를 받아야 하며, 국외여행 허가를 받은 사람이 허가기간 내에 귀국하기 어려운 때에는 허가기간 만료 15일 전까지, 24세 이전에 출국한 사람은 25세가 되는 해의 1월 15일까지 국외여행(기간연장)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국외여행 허가 대상은 25세 이상자로서 병역판정검사 대상, 특수병과 사관후보생, 보충역 또는 대체역으로서 소집되지 아니한 사람 등이며, 24세 이하자라도 승선근무예비역, 예술·체육요원, 사회복무요원, 전문연구요원, 산업기능요원, 공중보건의사, 병역판정검사전담의사, 공익법무관, 공중방역수의사, 또는 대체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사람은 병무청의 국외여행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국외여행 허가 제한 대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병역판정검사를 기피 중에 있는 사람 또는 기피 사실이 있는 사람, 입영 또는 소집을 기피중에 있는 사람 또는 기피 사실이 있는 사람, 사회복무요원 등의 복무를 이탈하고 있거나 이탈한 사실이 있는 사람, 국외여행 허가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있는 사람, 영주권취득자 등 국외이주자로서 국내 영리활동 등의 사유로 병역면제 또는 병역연기 처분이 취소된 사람,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 받을 목적으로 신체손상이나 사위행위를 한 사람, 의무복무 기간이 연장된 예술체육요원의 경우입니다. 국외여행 허가 대상의 경우 허가 대상 및 허가목적에 따라 구비서류가 상이하므로, 병무청 누리집(www.mma.go.kr)을 참고하여 관련 서류 구비하여 방문, 팩스 및 병무청 누리집-병무민원-국외여행/체재를 통하여 민원 신청하면 됩니다. 국외에 체재중인 경우에는 병무청 누리집 또는 관할 영사관이나 대사관을 통하여 접수하여 주시면 됩니다. 국외여행 허가 신청 후 허가 사항은 병무청 누리집-병무민원-국외여행/체재-국외여행 허가사항 조회를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전북지방병무청

  • 오피니언
  • 기고
  • 2022.08.18 13:12

‘쌀 소비촉진 운동’ 농도 전북에서 앞장서야

쌀은 우리 민족의 역사다. 쌀농사를 중심으로 마을공동체를 형성해 전통문화를 발전시켜왔다. 한국인의 주식인 쌀의 가치는 상상 이상이다. 쌀농사는 여전히 우리 농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식량안보와도 직결된다. 정부에서도 이 같은 쌀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8월 18일을 ‘쌀의 날’로 제정해서 기념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쌀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소비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서다. 햅쌀 출하를 앞두고 있는데 창고에는 재고가 천장까지 빼곡하게 쌓여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모든 물가가 올라 소비자들이 아우성인데도 유독 쌀값만 폭락하고 있다. 햅쌀 출하를 앞둔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일손 구하기도 어려워진 상황에서 농민들은 속이 탄다. 계속되는 쌀값 하락세를 막지 못한다면 쌀 생산기반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아예 농사를 포기하고 농촌을 떠나는 농민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농촌공동체의 붕괴를 막을 길이 요원하다. 지방소멸의 위기가 코앞에 와 있고, 비극은 농촌에서 시작될 게 뻔하다. 이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고사 위기에 놓인 농업·농촌을 살려내야 한다. 우선 ‘쌀값 안정’이 급하다. 먼저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농촌만의 문제가 아닌 심각한 국가적 위기로 인식하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다고 손 놓고 정부 정책만 바라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각 가정에서 쌀 소비를 늘리는 작은 노력으로 우리 농업과 농촌을 살리는 데 보탬을 줄 수 있다. 지난달부터 전국 곳곳에서 쌀 소비 촉진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다. 전북도에서도 전북농협과 함께 ‘범도민 쌀 소비 촉진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관심은 여전히 미지근하다. 한반도 도작(稻作)문화의 발상지이자 중심지인 농도 전북은 ‘쌀의 위기’가 절대 남의 일이 아니다. 지금의 쌀의 위기는 농업·농촌의 위기, 지방소멸의 위기를 넘어 식량안보의 위기, 국가소멸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그 엄청난 파장은 전북지역에 가장 먼저 닥칠 것이다. 우리 쌀, 그리고 농업·농촌을 살리는 일에 전북도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8.18 11:19

민주당 경선과 전북

국회 최다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경선이 진행 중이지만 흥행몰이에는 실패했다. 지난 3일 강원 대구 경북을 시작으로 지난 주말 충남 충북 세종 대전까지 12개 시·도지역 순회경선을 마쳤으나 국민적 관심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이준석 전 대표와 윤핵관 사이의 내분사태로 콩가루 집안으로 전락했지만 민주당은 반사이익조차 챙기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시작부터 ‘어대명’으로 출발한 데다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가 73%대의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확대명’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이처럼 민주당 경선이 새로운 변수나 이변이 없다 보니 컨벤션효과를 전혀 거두지 못한 채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 경선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수도권과 호남권 5개 시·도 경선이 최대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12곳의 경선을 치렀지만 선거인단 수는 전체의 27.2%에 불과하다. 서울 경기 37.44%, 전북과 전남·광주 35.36% 등 5곳의 선거인단 수가 72.8%에 달해 대세를 결정짓게 된다. 관건은 이번 주말 결과가 나오는 전북과 전남·광주의 표심 향배에 쏠려있다. 당 대표 경선이 전북 출신 박용진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2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호남에서 누굴 선택하느냐에 따라 경선 판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대세론을 내세운 이재명 후보는 호남에서 굳히기를 시도하려는 반면 호남의 아들을 자처한 박용진 후보는 전북과 전남·광주에서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만약 이재명 후보가 지금까지의 판세를 호남에서도 이어간다면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게 된다. 그러나 박용진 후보가 선전하게 되면 승부는 서울과 경기 경선에서 결판난다. 전북은 민주당의 근간이지만 정치력은 곁가지만도 못하다. 한때 당 대표와 중진들이 다수 포진하면서 중앙 정치무대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했으나 지금은 위상이 쪼그라들고 말았다. 이번 당 지도부 경선에도 전북 지역구 의원은 명함도 못 내밀었다. 타 지역에선 초재선 의원들이 당 대표나 최고위원에 거침없이 도전장을 내밀고 주목을 받으면서 유력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 전북은 겨우 도당위원장 감투나 놓고 티격태격 다투다 보니 구심점도 없고 응집력도 떨어져 변방 취급을 당하고 있다.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전북의 역할과 선택이 중요하다. 지나가다 잠깐 들르는 전북이 되지 않으려면 전북인의 기질과 줏대를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이래도 흥 저래도 흥하면 계속 푸대접받을 수밖에 없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2.08.17 16:39

준비되지 않은 윤석열정부의 100일 기행(奇行)

기행(奇行). 국어사전에는 다음과 같이 나온다. ‘기묘하고 이상한 의미의 기이한 행동.’ 오늘로 국민들에게 악몽 같던 윤석열 정부의 100일이 고작 지났다.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이상했다. 국정 최고 컨트롤타워인 청와대를 난데없이 용산 국방부로 이전한다고 할 때부터, 설마했다. 그러나 다른 부처도 아닌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국방부를 정말 내쫓고 이전했다. 정권 출범 전후로 본격적인 기행이 시작되었다. 간첩 조작으로 징계를 받은 검사 공무원이 공직기강비서관을 맡은 것도, 검사, 수사관 등 검찰 출신이 대통령실을 장악해 검와대로 불리는 것도, 아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부속실을 폐지한다더니 영부인 수행차 민간인을 대통령 1호기에 버젓이 태우고 간 것도. 윤핵관과 친분이 있는 자제분의 아들이 대통령실에 들어간 것도. 것도 모자라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입에 담지도 못할 폭언을 퍼붓는 악질 유튜버의 친누나도 대통령실에 있는 것까지. 이뿐만이 아니다. 31년 만에 경찰국 부활로 민주주의를 전두환 시절로 후퇴시킨 것도, 거기에 초대 경찰국장은 언론에 밀정 특혜 채용 논란까지. 여기서도 끝이 아니다. 100년 대계인 교육정책을 비교육전문가 출신의 교육부장관이 난데없이 학제개편을 꺼내들어 생긴 논란도, 그러던 중 수해 참사 와중에도 대통령은 버젓이 자택으로 퇴근을 하고 핸드폰으로 대책을 주문해 ‘폰트롤 타워’촌극도 벌어지기도 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는데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권 100일째 공석인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그렇다 보니 국정지지율 20%대는 국민 우롱의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음주를 즐기는 초보 운전자 윤 대통령이 운행하는 대한민국호에 탑승한 국민들은 운전자를 믿지 못한다. 국정지지율 부정평가 1위가 능력과 경험 부족이라고 하니 국민의 눈은 정확하다. 대통령이 국가와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데 국민이 대통령과 국가를 걱정한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반성이 없다. 대통령을 처음 해봐서 그런다는 둥, 전 정부에 이런 훌륭한 장관이 있었냐는 등 검찰 총장 시절처럼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었다.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와 예방으로 소중한 국민이 참사를 겪고 생명을 잃은 이번 수해 참사를 겪고도 나온 윤 대통령의 사과 발언도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한 사과가 첫 사과인가, 아닌가’로 비소모적인 논쟁을 자초했다. ‘민생은 없고 윤생만 있다’ 그렇다고 집권당이 국정의 주체로서 중심을 잡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국민의힘은 국민의짐이 된 지 오래고 이제는 국민의적이 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본인 조차도 양두구육의 제일 선봉에 섰었다고 쓰라린 고백을 했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더니 대통령과 여당의 대표가 분열하는 모습에서 2015년 박근혜 정부의 유승민 원내대표과 2022년 윤석열정부의 이준석대표가 기묘하게 오버랩이 된다. 국정운영과 검찰조직 운영은 차원이 다르다. 검찰은 상명하복으로 지시하면 없던 것도 만들어 낼지 모르지만, 국정의 한 축인 야당과 국민의 동의, 합의, 설득없이 나아가지 못한다. 보스식 조직 운영은 검찰에서나 통하지 국정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검사 시절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로 국민들에게 각인됐다. 그러나 이젠 대통령으로 국민에게는 충성해야 하지 않을까. 윤 대통령의 100일 기행은 실패한 브이로그다. 수많은 구독자는 썰물처럼 빠져 나가서 채 20% 정도 만이 남아있다. 채널 운영자는 실패한 컨텐츠로 대중을 사로잡지 못했음을 과감하게 인정하고 새로운 마인드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국민에 대한 애민이 기본이다. 제16대 대통령인 노무현 대통령은 비가 와도 내 탓, 비가 안와도 내 탓이라고 했다. 노 대통령에게는 오직 국민만 있었다. /신영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군산)

  • 오피니언
  • 기고
  • 2022.08.17 15:29

지방소멸대응기금 정책·사업 잘 추진하라

정부가 인구감소 위기 극복을 위해 올해 처음 도입한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전북지역 배분 금액이 2058억 원으로 결정됐다. 올해와 내년까지 2년간 전북도는 560억 원, 도내 11개 시·군은 1498억 원을 배분받아 산업·일자리·주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갈수록 인구가 줄어들면서 지역소멸 위기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새로 도입된 지방소멸대응기금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지자체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인구감소지역이 수립한 인구활력계획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기금으로 매년 1조원씩 10년간 지원된다. 지난해 시행계획이 발표되고 올해 지자체가 제출한 사업계획을 평가해 A~E등급으로 분류해 지원금액이 결정됐다. 최고 등급인 A등급에 도내 지자체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못하고 전북지역 배분금액이 강원도에 비해 400억 원 이상 적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전국 인구감소지역 89곳 가운데 4개 지자체가 사업의 우수성, 계획의 연계성, 추진체계의 적절성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210억원 씩을 지원받게 됐다. 충남 금산군은 산림자원을 활용한 워케이션(일+휴가) 및 농촌유학 거점 조성, 경남 함양군은 지역정착 통합서비스인 ‘함양누이 센터’ 운영, 전남 신안군은 섬살이 교육전문 ‘로빈슨 크루소 대학’ 운영, 경북 의성군은 창업공동체 공간인 ‘청춘 공작소’ 운영 등을 제시해 A등급을 받았다. 인구감소지역이 10곳인 전북은 최하위 등급을 받은 지자체가 없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무주와 순창이 B등급을 받았을 뿐 나머지 8개 지역은 C등급을 받았다. A등급을 받은 지자체의 독특한 사업들과 달리 도내 지자체들의 독창적인 정책 발굴 노력이 부족했고 사업계획안에 미비점은 없었는지 반성해야 할 일이다. 전북도는 정부의 지방소멸대응기금 지원을 계기로 삶의 질 제고, 지역활력 창출, 체류인구 유입 등 3개 분야 추진 전략을 바탕으로 생활 인프라 개선, 청년 일자리 창출, 도농 상생교류 확대를 위한 특색있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역이 직면한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문제는 국가적 과제이지만 지자체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정책과 사업 발굴에 더 큰 고민이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8.17 11:46

심각한 농촌 인력난…‘특단의 대책’을

농촌지역 일손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영농기 인력난이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제는 한계점이다. 그나마 도움이 됐던 외국인 노동자들도 코로나19로 인해 그 수가 크게 줄면서 일손 구하기 경쟁이 치열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치솟는 인건비를 막을 길도 없다. 수확철을 맞은 농촌사회에 한숨이 가득하다.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수확에 차질이 생기는데도 너무 비싼 인건비 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맘때면 각 기관·단체에서 앞다퉈 나섰던 농촌 일손돕기 봉사활동 소식도 요즘은 좀처럼 들을 수 없다. 너무나 심각해진 농촌 인력난 해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데다 오히려 상실감만 키울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럴바엔 아예 농사를 포기해야 할 판이다. 단순히 시대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농촌문제로 치부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일손을 구하지 못한 농가에서 농산물을 제때 수확하지 못해 갈어엎는 사례가 늘게되면 농산물 가격 폭등이 불가피하고 이는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사회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또 노임 상승은 농업 채산성을 더욱 악화시켜 영농 포기와 탈농촌을 부추기고, 이는 농촌소멸, 지방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 윤석열정부는 출범과 함께 ‘어디서나 살기좋은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그 ‘어디서나’에 농촌이 예외일 수 없다. 그런데 지금 농촌은 삶의 토대인 영농을 할 수 없는, 그래서 ‘살기 좋은’이 아니라 ‘살 수 없는’곳이 되고 있다. ‘농촌 없는 도시, 농업 없는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농촌의 소멸은 결국 국가 소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농업·농촌의 위기가 임계점에 달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위기의식이 여전히 부족하다. 정부가 심각한 국가적 위기로 인식하고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파격적인 인센티브도 제시해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는 물론 국내 단기 근로자를 농업 분야로 유인할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농촌 현실에 맞게 개선하는 동시에 국가 차원의 농촌 인건비 지원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당장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농촌의 붕괴, 나아가 국민의 생존 위기를 부를 수 있는 농촌 일손부족 문제를 풀어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8.17 11:21

간호법,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서 필요하다

최근 우리 의료계는 간호법 제정과 관련한 논란이 뜨겁게 가열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의사들을 포함한 범보건의료계 13개 단체는 ‘간호법 저지 보건의료연대’를 결성했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서로 극한 대립을 하면서 ‘간호법 제정 논쟁’을 하는 작금의 상황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됐다. 의료인들에게 의료법이 필요하다면, 간호사들에 간호법이 필요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닌가. 게다가 현행 의료법에서 간호사들의 직무의 범위를 실질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면 당연히 고민해야 할 일이다. 필자는 이 논란을 관련 당사자들의 집단적 이해와 관련지어 ‘밥그릇 논쟁’으로 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간호사들이 상당히 높은 수준의 대우를 받으면서 높은 자존감으로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간호법 제정 논란을 지켜보면서 그들이 매우 열악한 상황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나라 간호 인력이 OECD 국가들의 평균 8,9명에 훨씬 못 미치는 3.8명이라는 사실, 그리고 신규 간호사 절반이 1년 내 사직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간호사의 평균 근무 연수가 겨우 7년 8개월이라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그것은 기본 권리도 지켜지지 않는 근무환경의 열악함을 바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간호사의 열악한 근무환경은 환자의 사망률 증가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여러 논문의 주장을 보면 더 걱정이다. 간호협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간호법 제정을 통해 간호사의 업무를 명확하게 규정함으로써 간호사의 권익증진 및 업무환경을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단순히 집단 이기주의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이것은 국민의 건강권을 더욱 튼실하게 지키는 길이다. 최근 학교 현장에서 교육활동 보호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와 같다. 교권을 지키는 것이 교육활동을 보호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학생의 학습권을 지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어느 일방적 관점에 머무는 시각은 결코 상생의 시너지를 만들지 못한다. 다른 나라에는 있는 간호법이 우리나라에만 없는 것은 분명 옳은 일은 아니다. 모든 국민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하는 헌법적 측면에서도 이는 차별이다. 일제강점기 의료인력을 동원하기 위해 시행했던 것을 근간으로 1951년에 제정된 의료령으로 70년째 의사와 간호사를 하나로 묶어 통제하고 있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처사다. 이것은 또 하나의 ‘일제의 잔재’로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이미 일본은 1948년 의료법에서 간호법을 분리하여 전문화를 추구하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간호사는 있어도 간호법이 없는 기형의 의료현실에 안주해 온 것이다. 간호법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처럼 간호법이 간호사들만을 위한 법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간호사의 권익 보호와 안정적인 근무 여건 조성은 바로 대국민 간호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것과 직결된 것이어야 한다. 현행 의료법은 의사 중심으로 제정된 법으로 간호에 관한 규정은 ‘진료의 보조’라는 규정 외에 특별한 규정이 없다. 따라서 미국이나 일본, 유럽의 선진국처럼 간호사의 전문성을 확보해 주는 한편, 책임성을 강조하기 위한 입법 제정이 절실하다.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의 소명을 다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상대방의 권익을 옭아매기보다는 서로 보호하고 지켜줌으로써 상생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간호법 제정, 그것은 단순히 간호사만의 법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한 법이라는 사실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송일섭 전북재능시낭송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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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17 09:10

새만금 국책사업 기댄 허울뿐인 특별자치도가 되려는가

새만금 사업이 1991년 11월 28일 방조제 착공식으로 시작되었다. 서해안 시대의 꿈을 품고 시작한지 30년이 지났지만 그 성과는 미미하다. 도민의 체감도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기대는 희미해져 가고 있다. 과연 새만금 사업은 성공할 수 있을까? 앞으로도 희망이 잿빛 하늘이다. 새만금 국제공항, 국제투자진흥지구, 대규모 복합테마파크, 국제학교. 국민에게는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솔직히 새만금 사업은 전북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다. 국가사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북이 ‘나 몰라’라 하라는 것은 아니다. ‘도민’을 넘어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책사업은 제로 썸(zero-sum) 게임이 될 수도 있다. 지역 간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로 나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김동연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설치를 도민들에게 공약했다. 김지사의 일성은 경기북부지역이 차별당했다는 논리를 특별자치도의 설치근거로 삼지 말라고 간청한 바 있다. 현명한 판단이다. 차별받은 곳이 경기 북부지역뿐만이 아니다. 비수도권의 차별은 차원이 다르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경기북부 지역의 이슈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성장동력의 이슈로 전개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지난 대선에서 '5극 3특' 체제의 공약을 제시하면서, 강원, 제주, 그리고 전북이 3특 체제로 수도권 중심의 불균형 문제에 대응하여 초광역 메가시티의 대안을 채택했다. 김관영지사는 제주, 강원에 이어 새만금 중심의 전북특별자치도를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했다. 연말까지 특별자치도 특별법 제정을 서두르겠다는 의지도 도내 국회의원과의 만남에서 내비친 것으로 안다. 그러나 지방분권의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으면 낭패일 수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지방선거 시기에 맞춰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졸속으로 만들어졌다. 강원특별자치도법의 조문은 23개로 제주특별자치도법 조문 481개에 비해 보잘것없다. 알맹이는 없고 선언문에 가까운 ‘깡통 법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강원특별자치도의 재탕이 되지 않아야 한다. 전혀 숙성되지 않은 정책을 졸속으로 추진하다가 국민의 저항으로 경질된 박순애교육부총리의 ‘학제개편안’이 될까 걱정이 앞선다. 우선 깡통 법안이 되지 않기 위해서 무엇으로 내용(정책)을 채울 것인가? 중앙부처, 국회, 학회, 그리고 도민들과의 충분한 공론화를 통한 합의가 필요하다. 학계 전문가들은 제주특별자치도 및 세종특별자치시 이외의 4대 특례시 및 특별자치시·도에 대한 부정적 입장이 적지 않다. 특별하지 않은 획일적 지자체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전북특별자치도의 특별한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새만금 지역 중심의 특별자치도에 집중하다가 전북의 동부권 지역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전북특별자치도는 전 도민의 합의 없이 순항하기 어렵다. 급하게 추진하다가 연목구어로 끝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먼저 전라북도의 장기적인 균형발전정책을 설계하여 도민들의 합의를 도출해 내야 한다. 특정 지역을 소외시키는 것은 정책의 순응성을 담보할 수 없어 대사를 그르칠 수 있다. 중앙정치인들이 결단하면 되는 양, 시도지사가 밀어붙이는 방식은 집권적 세상에 길들어진 권위주의 정부의 방식이다. 다양성의 지방분권 가치를 소중히 여겨 부디 전북의 미래를 새롭게 설계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소순창 한국지방자치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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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17 09:08

정부 곡물 비축기지 새만금 선정되도록

정부가 식량 주권 확보 차원에서 곡물(밀) 비축시설 설치를 위한 용역을 진행함에 따라 새만금이 선정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새만금은 광활한 면적에다 공항과 항만 철도 등 트라이포트가 구축되는 만큼 곡물 비축기지로서 최적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세계 최대 곡물시장인 중국을 겨냥한 식량 콤비나트 조성에도 매우 유리한 지리적 여건을 갖추고 있어 전북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러-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해 세계 곡물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식량 안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도 지난 4월부터 곡물(밀) 전용 비축시설 확충 타당성 조사연구 용역을 이달 말까지 마무리하고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정부 용역에서는 기존 비축시설과 민간 위탁시설, 그리고 밀 주산지와 물류비 수요처 등을 분석해 최적의 곡물 비축기지 입지를 제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새만금에 식량 콤비나트 구축을 제안해온 전북은 이번 곡물 비축기지 용역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애당초 농업용지 개발 목적으로 추진된 새만금은 여러 차례 종합계획 변경을 통해 개발용지가 전체의 70%를 차지하지만 여전히 광활한 농업용지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2025년 새만금 신항만과 2029년 새만금국제공항이 개항하고 철도와 고속도로 등 육상 교통망이 연결되는 등 교통물류 네트워크가 완벽하게 구축된다. 따라서 새만금에 곡물 비축기지가 들어서면 식품 가공 저장 공급 등 식량 콤비나트로 확장을 통해 국내 식량 자급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 등을 겨냥한 식품 수출 전진기지로 부상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새만금의 성공을 견인하면서 식량 안보 해결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등 연관 성과가 크게 확대된다. 새만금 식량 콤비나트를 제안해온 전북도는 정부의 곡물 비축기지가 반드시 새만금에 들어설 수 있도록 발 벗고 나서야 한다. 곡물 비축기지 구축을 통해 전북과 한국의 식품산업이 세계로 확장해 갈 수 있는 초석을 다져야 한다. 정부도 전북을 명실상부한 농생명 수도로 육성하려면 곡물과 식품산업의 집적화에 나서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8.16 18:28

수해 대비시설 점검 대책 마련에 총력을

국지성 폭우가 전국 곳곳에 큰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주택과 도로, 농경지가 침수되면서 막대한 재산 및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서울·인천·경기와 강원에서는 9000여 채의 주택이 침수 피해를 입었고, 충남에서는 1000㏊가 넘는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그동안 내린 폭우로 목숨을 잃거나 실종된 사람이 20명을 넘는다. 국지성 폭우는 남북을 오르내리고 있어 전북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난 11일 군산에 내린 폭우로 시내 곳곳이 물에 잠기면서 피해가 발생한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 16일 새벽에는 전주와 완주, 김제와 진안·무주 등에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주택과 도로, 차량 침수 등 10건 넘는 피해가 발생했다.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비가 시작된 뒤에 비상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대비에 나서는 것은 사후약방문식 대응이다. 침수 피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부족한 우수저류시설이 단적인 예다. 전북도에 따르면 전북에는 전주·군산·익산에 각 3곳, 김제·정읍·순창에 각 2곳, 남원·완주·임실·부안에 각 1곳 등 총 19개 우수저류시설이 갖춰져 있다. 고창·진안·장수·무주에는 우수저류시설이 단 한 곳도 없다고 한다. 폭우 때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해 저지대의 침수를 막기 위한 우수저류시설 부족은 침수 피해를 부를 수밖에 없다. 재해예방사업이 적기에 신속히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전북도에 따르면 7월 말까지 재해예방사업 국비 집행액은 50%를 밑돌고 있다고 한다. 풍수해와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재해예방사업 지연은 천재(天災)를 인재(人災)로 키우는 일이다. 지난 11일 폭우로 도시가 잠긴 군산의 재해예방사업 집행률이 전북 평균에도 못미치는 37%에 그치고 있는 것은 따져봐야 할 일이다. 기후 변화로 예상을 벗어나는 물폭탄은 언제 어느 지역에든 닥칠 수 있다. 서울에 내린 폭우로 반지하 방 거주자의 희생이 컸던 것을 보면 재해 피해는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크게 다가온다. 전북도와 각 시군은 수해 취약지역에 대한 점검 및 진단과 대책 마련에 더욱 철저히 대응하고 재난 약자 보호에도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8.16 18:27

공공기관 이전효과 논란

지난 달 LH 임원진이 금요일 업무 시간에 진주 본사 사무실을 텅 비우고, 일부 간부는 출장지에서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기강 해이가 도마에 올랐는데 이는 LH 만의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데 심각성을 더해줬다. 이와 함께 이들 기관의 지역 상생 의지가 희박해 그에 따른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효과가 크게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이런 효과를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지방으로 옮긴 공공기관은 당초 국토 균형발전과 함께 현지화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거라고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대부분 직장 때문에 마지못해 내려온 데다 생활여건 부족을 이유로 전북 정착을 꺼리고 있다. 솔선해야 할 기관장부터 지역협의회 참석율이 저조하고 일회성 홍보 행사에만 잠깐 얼굴을 비치는 게 고작이다. 직원 상당수는 지역 이전에 따른 ‘특공’ 아파트 분양으로 경제적 이득은 취하면서도 여전히 서울을 오가며 기러기 생활을 고집한다. 그런데다 기관 지역인재 채용률도 실제 2018년 19.5%로 전북은 제주도와 함께 최하위였다. 낙제점에 가까운 1차 공공기관 이전 사례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1차 이전 효과에 대해서는 주무 부처 원희룡 장관도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그는 지난 6월 관훈토론회에서 “수도권 시설 지방이전 정책은 실패했고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더욱 심화됐다” 며 격정 토로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지방 이전 효과에 대한 실효성을 높여야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그에 못지않게 이전 공공기관에 대한 정치권 흔들기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LX 드론교육센터 경북건립’ 논란이 대표적이다. 당시 사장이 전북도와 업무협의까지 마치고 부지선정 작업을 진행하면서 몰래 경북도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 드러나 공분을 샀다. 또 지방자치인재개발원의 5급 승진후보자 교육을 경기도가 자체 추진하겠다고 밝혀 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 축소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한국농수산대학 분교 사태는 쪼그라드는 전북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줬다. 국회 소관 상임위에 전북 의원 3명이 있었음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질 않아 속을 태웠다, 이처럼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 전북의 추억은 어두운 면이 많다. 지난 2011년 LH 본사 전북 이전이 정치적 결정으로 물거품 됨에 따라 꼬이기 시작했다. 가까스로 입주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도 서울 재이전설이 불거지는 등 진통을 겪었다. 그래서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둔 상황에서 금융관련 부처 입주가 더욱 절실해졌다. 제3 금융중심지 도약을 위해 1차 이전 기관과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전주 혁신도시 불야성과 달리 불빛이 일찍 꺼진 공공기관의 모습은 대조적이다. 마치 주민들 속에 ‘외로운 섬’ 처럼 보인다. 공공기관 임직원의 지역 상생 의지가 이 모든 문제를 풀어가는 첫 단추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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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2.08.1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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