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외부기고

그리운 사람이 되자

image
성기청 LX한국국토정보공사 상임감사

참 묘한 인연이다. 한때 부부의 연을 맺었던 배우들이 차례로 화제의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었다. 배우 송혜교가 주연인 ‘글로리’와 배우 송중기가 출연한 ‘재벌집 막내아들’이다. 두 작품은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판타지 성격을 띈 데다 희생자들이 가해자들에게 사이다 같은 복수를 한다는 이야기로 설정돼 있다. ‘글로리’는 학교 폭력의 희생자가 어른이 되어 가해자들 앞에 복수의 칼날을 겨누고 ‘재벌집 막내아들’은 미래 일어날 일을 아는 능력을 활용해 복수를 감행한다. 국가도, 민주주의도 불완전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이 영웅을 자처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영웅 없는 시대는 불행하지만 영웅을 요구하는 시대는 더욱 불행하다’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말이 묘하게 떠오른다. 

선한 행동과 선한 의도가 선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믿는 사람도 있고‘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어떤 쪽을 믿는 그건 중요하지 않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가면서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쪽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한다면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변에 좋은 사람과 인연을 맺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행복한 사람 옆으로 가라’는 말이 있듯 누가 옆에 있느냐에 따라 우리네 인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행복 연구의 권위자인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도 행복은 사회적 관계의 연결고리 3단계까지 전염시킨다고 했다. 내가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은 자신에게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한테도 좋다는 뜻이다. 

새해가 되면 휴대폰 대청소를 하곤 한다. 그런데 오랜 기간 연락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휴대폰에 전화번호가 저장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떠남과 만남이 중요하지 않은 관계다. 전화가 오면 늘 반가운 사람, 그리운 사람들, 돕고 싶은 사람들이다. 이렇듯 그리움의 크기만큼 누군가의 뇌리와 기억에서 살아남는다. 최근에도 그런 인연을 만난 적이 있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에 재직했던 서용욱 전(前) 수석팀장이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매년 200만원씩 장학금을 남몰래 전달해왔다.‘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처럼 선행을 묵묵히 실천해온 그는 정말 묵향이 나는 사람 같았다. 그로 인해 선물 같은 인생을 살게 되는 학생들이 매년 생겨났고, 몸이 불편한 어르신 등을 위한 다양한 선행으로 모두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화제의 두 드라마 ‘글로리’와 ‘재벌집 막내아들’은 ‘인생을 두 번 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렇다면 과거로 돌아가 기존의 선택을 뒤집는 순간,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쳤던 순간을 바로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이 시간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과거는 현재를 기준으로 재해석할 수도 있고, 미래는 현재의 노력으로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를 둘러싼 상황이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삶은 직선이 아니라 울퉁불퉁한 곡선으로 펼쳐진다. 서로를 안아주고 눈물을 보이는 어깨를 다독여주며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삶의 온기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니 2023년엔 그리운 사람이 되자, 행복한 사람이 되자. 우리에게 허락된 선물은 지금 현재이다.

/성기청 LX한국국토정보공사 상임감사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자치·의회전북애향본부, ‘전북애향상’ 후보자 21일까지 접수

사건·사고남원 교차로서 사륜 오토바이와 SUV 충돌⋯90대 노인 숨져

정치일반李대통령, 국회 초당적 협력 요청... “단결과 연대에 나라 운명 달려”

국회·정당인공태양(핵융합)이 뭐길래..." 에너지 패권의 핵심”

국회·정당“제2중앙경찰학교 부지 남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