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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정용준 독자위원장 "대안적 비판 제시하는 '공생적 파수꾼' 역할 해줘야"

전북일보가 창간 75년을 맞이하였다. 독자권익위원회를 대표하여 경영진과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하고자 한다. 현대사에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인 한국전쟁 당시에 창간한 전북일보는 오늘 전북지역의 대표적인 언론사로 성장하였다. 건설업체나 운수회사 등이 운영하는 다른 지역의 신문과 비교하면, 전북일보는 신문과 대학이라는 공익사업만 운영하였다. 전국지에 비해 열악한 지역신문, 그것도 도세가 약한 전북에서 그야말로 고군분투하였다. SNS와 유튜브가 대세가 되면서 지역신문은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전국지는 네이버에, 지상파 방송은 유튜브에 포획되었다. 신문은 네이버의 그늘에 있지 못하면, 광고와 구독료 수입을 제대로 얻지 못한다. ‘전성시대’를 누려왔던 지상파 방송도 유튜버 수입을 통해 버티는 중이다. 뉴욕타임스나 가디언 같은 신문만이 온라인 구독료나 기부금으로 생존하고 있다. 오프라인 신문을 고집하는 구독 습관과 지역방송과 신문을 함께 운영하는 일본의 지역신문만이 예외적이다. 창간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명색이 미디어학자라고 어설픈 격려나 대안을 제시하기는 힘들다. 치열한 절망에서 제대로 된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어려운 여건에서 나름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켜나가는 전북일보에 ‘지역의 파수꾼’ 역할만은 당부하고 싶다. 오프라인 구독자가 적은 현실에 자치단체 및 기업과 협력하는 것은 불가피한지도 모른다. 따라서 대안적 비판을 제시하는 ‘공생적 파수꾼’ 역할을 부탁하고자 한다. 특히, 전북의 미래를 결정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다른 목소리도 필요하다. 전북도와 전주시가 올림픽 유치 국내 도시로 선정된 것은 축하할 일이다. 다만, 잼버리 대회의 부정적 이미지 전환이나 자치단체장의 개인적 미래를 위한 기획이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세계의 주요 도시들은 물론이고, 인천과 평창도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으로 후유증을 겪었다. 경비 절약을 내세우지만, 막상 올림픽을 유치하면 경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자치단체는 빚에 허덕인 경우가 많았다. 전북의 현안도 마찬가지이다. 오랫동안 논의되었던 전주와 완주 통합에 대해 통합의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드물다. 완주가 통합하기 싫어하는 근본 이유를 ‘자리문제’로만 돌리기는 힘들다. 아예 전주와 완주뿐만 아니라 익산을 포함한 그랜드 통합에 대한 구상도 필요할 것이다. 전주는 출퇴근 시간에 외곽으로 빠지는 길들이 서울과 다름없이 막히고 한계에 이르렀다. 광역시들이 외곽순환도로를 통하여 해결하였듯이 전주는 전주천과 삼천을 이용하여 고가도로를 건설하면 적은 경비를 들여 교통체증을 해소하는 방안을 모색해 보았으면 한다. 또한 기왕 올림픽을 유치할 것이면, 전주와 영등포 그리고 전주와 대구 경북권을 잇는 KTX망도 과감하게 요구하였으면 한다. 전북의 미래는 자치단체뿐만 아니라 대표 신문인 전북일보와 지역대학에 달려 있다. 도울 것은 협력하면서 제대로 지적하는 ‘공생적 파수꾼’ 역할만은 어려운 시대에도 꼭 당부하고자 한다. /정용준 전북일보 제12기 독자권익위원장∙전북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5.06.01 17:51

[사설] 서해안권 발전사업, 정부 추진 의지 있나

국가 경쟁력 강화와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추진된 ‘서해안권 발전사업’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당장 국가예산 확보가 과제다. 서해안권 발전사업은 ‘동·서·남해안 및 내륙권 발전 특별법’에 따라 지난 2021년 전북과 인천, 경기, 충남이 공동으로 종합계획을 수립해서 추진하는 사업이다. 특별법에서는 ‘국가는 해안권 및 내륙권을 발전시키기 위한 종합적인 시책을 수립·추진하고,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국가의 책무를 규정했다.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서해안권 발전 종합계획’(2021년~2030년) 추진을 위해 총사업비의 50%를 국토교통부에서 지원해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서해안권 발전을 위해 대규모 관광사업을 기획했다. 고창의 ‘노을 생태갯벌 플랫폼 조성’과 군산에서 부안∼고창을 잇는 ‘서해안 선셋 드라이브 명소화’, 부안의 ‘생태정원과 함께하는 갯벌치유센터 조성’ 등 3개 사업으로 예산은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총 558억원이다. 그런데 총사업비의 50%를 차지하는 국비가 당초 예정액의 절반도 확보되지 않아 올해까지 완료하기로 한 사업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재정난에 허덕이는 전북특별자치도가 해당 시·군과 함께 어렵사리 지방비를 확보해 놓고도, 국비가 제때 지원되지 않아 사업이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에도 이들 사업에 국비가 제대로 책정되지 않는다면 사업은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지자체로서는 중앙정부의 눈치를 보면서 다시 국비 확보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로 인해 서해안권 발전사업도 큰 타격을 받았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국가예산이 투입되어야 할 분야는 균형발전사업이다. 계속되는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지방소멸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지방소멸은 곧 국가소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방의 위기가 아닌 국가의 위기다. 오랜 낙후의 세월을 견뎌온 전북은 새만금사업과 연계한 서해안권 발전사업을 통해 ‘동북아 경제중심지’로의 도약을 꿈꿔왔다. 해당 시·군에서는 ‘지방비를 확보한 만큼 국비만 제대로 지원되면 사업 추진은 무난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역의 열망을 외면하지 말고, 특별법의 취지를 고려해 서해안권 발전사업에 대한 추진 의지를 다시 보여줘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6.01 16:04

[사설] 제대로 심판하고 올바르게 선택하자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치열했던 22일 동안의 공식 선거운동도 오늘로서 마무리되고 3일 자정 쯤이면 제21대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뜬금 없는 비상계엄, 대통령 탄핵과 파면으로 치러진 이번 대선은 역사 정의와 훼손된 민주주의 가치를 정상화시키는 중요한 선거다. 아울러 정치를 복원함으로써 협치를 통해 국민통합을 꾀해야 할 중차대한 성격을 갖는다. 이와함께 어려운 경제상황과 피폐해진 민생 회복도 늦출 수 없는 현안이다. 헌법을 유린한 계엄과 내란행위, 헐렁한 사법체계 보완과 ‘위험한 도박’을 감행한 사법행위 등 제도적 정비도 숙제다. 모든 것이 정치의 영역이다. 정치리더의 역량에 따라 방향성과 효율성이 달라질 수 있는 중요한 사안들이다. 대통령은 그 정점이다. 각 후보와 정당은 그동안 전국 곳곳을 누비며 정책과 공약, 여러 현안에 대한 해법, 지역별 비전과 구상을 내놓고 지지를 호소해 왔다. 중앙선관위는 후보의 정책과 이력, 윤리도덕성을 판단할 수 있는 각종 자료가 담긴 선거공보를 각 가정에 배포했다, 또 세차례 법정 TV토론회를 개최해 후보 간 차별성을 판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정책과 정견, 공약, 비전, 도덕성 등은 후보 선택의 소중한 정보다. 지난 29·30일 이틀간 치러진 사전투표율은 34.74%(전북 53.01%)로 역대 두 번째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선거의 본령은 심판하고 선택하는 기능이다. 후보들의 정보와 자료를 매의 눈으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유권자들이 주인 행세를 제대로 하는 것이다. 헌법이 보장한 선거의 권리를 포기한다면 주인 노릇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투표는 유권자들의 의무이고 책임이며 권리이다. 신성한 한 표가 내 삶을 바꾸고 나라의 미래를 결정한다. 제대로 심판하고 올바르게 선택해야 국민도, 나라도 평안해진다. 내일은 본 투표일이다. 제21대 대통령을 결정하고 미래를 맡기는 주인 노릇을 제대로 하는 날이다. 그래야 무시당하지 않는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6.01 16:03

[전북칼럼] 투표로 꽃 피우는 빛의 혁명

이제 고민의 시간이 끝나가고 투표의 날이 다가왔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12월 3일 밤 계엄 내란 이후 국민은 투표로 선출한 대통령이란 자의 극단적 망동을 목격하고 저질대통령이 우리나라를 어떻게 망가트릴 수 있는지를 목격했다. 놀란 가슴을 추수를 틈도 없이 국회로 달려가서 군인과 경찰들을 온몸으로 저지하고 싸운 분들은 잠자리를 박차고 나선 시민들이었다. 부결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매주 행진과 집회가 있었기에 국회가 흔들리지 않고 국회의장이 망치를 두들길 수 있었다. 내란수괴 윤석열의 공성전도 시민들의 한겨울 밤샘 노숙농성과 농민들의 트랙터 상경 투쟁을 함께한 여성들과 노동자들이 없었다면 체포가 지지부진하며 미뤄졌을 것이다. 윤석열의 석방과 헌법재판소의 피 말리는 시간 속에서도 국민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기에 만장일치 탄핵을 선언하게 하였다. 맹자에 “제선왕이 임금을 시해한 일이 있을 수 있나”라고 물을 때 인을 짓밟고 의를 짓밟는 자는 임금이 아니라고 맹자는 일갈한다. 국민은 대통령이 아닌 자를 끌어 내렸다. 이 모든 시간 들을 빛의 혁명이라 부르고 있다. 시대의 어둠을 걷어내는 빛의 혁명은 아름다운 수사이지만 촛불혁명을 경험한 시민들은 불안하다. 혁명은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야 하는데 불합리하고 시대에 맞지 않는 제도는 그대로이고 광장에서 시민들이 주장하고 바라는 주제들을 담을 그릇은 마련되지 않았다. 아이엠에프나 코로나 때보다 경기가 더 침체 됐다는 말들은 문 닫은 가게들을 보며 확인할 수 있다. 자영업자들의 현실은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운 삶의 연속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망쳐놓은 3년 세월을 한탄만 하기에는 살아야 할 삶의 시간 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제 국민의 삶과 나라 살림을 5년간 책임질 후보를 선택해야 할 투표용지는 국민 앞에 놓여있다. 내용으로는 양당제로 굳어진 우리나라 정치환경에서는 선택의 폭이 좁다. 대통령 후보들의 티브이 토론을 보면 정책경쟁보다는 상대 후보에 대한 저질 인신공격에 주력하는 모습에 국민은 실망스럽다. 그러나 어쩌겠나 국민이 옥석을 가리고 깨어있어야 한다. 호남에서의 투표행위는 별 고민 없이 민주당 후보를 찍던지 투표를 포기하던지가 선택지가 되어버렸다. 이번 선거는 내란세력을 척결해야 할 대의 이외에도 낙후를 지나 소멸을 걱정해야 할 전북 특별자치도는 발등의 불을 꺼야 할 처지임이 분명하다. 경제자립도 최하위를 맴돌고 인구감소를 막을 방안과 시들어가는 지역경제를 살릴 방도를 대통령선거를 통해서 마련해야 한다. 쏟아내는 공약잔치를 대통령선거 한철 말 축제로 지나간다면 전라북도 지역경제와 도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 공약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기억하고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투표율을 높이고 지역공약들을 시행하는지를 확인하고 요구할 때 변화가 가능하다. 전국 사전 투표율은 지난 20대 대선보다 2.19% 낮은 34.74%에 그쳤다. 전라북도는 53.01%로 3.63% 상승했다. 높은 투표율과 지속해서 참여하는 도민이 있는 한 정치권은 무시할 수 없다. 그럴 때 만이 전라남도 이중대니 흙사리 껍데기니 하는 자조 섞인 비하가 사라질 수 있다. 이전 선거에서처럼 화려한 공약 남발 후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다음 선거에서 서릿발 같은 응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당선자가 무엇을 해주길 기대하기보다 요구하고 감시할 목록을 6월 3일 투표와 함께 준비해야 한다. 그럴 때 민생과 민주주의는 살아나고 빛의 혁명은 꽃피울 것이다. 조준호 우석대학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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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5.06.01 16:02

[기고] 한평생 사람다운 세상을 그리워했던 시인

한국 시단의 거대한 산이자 그늘이신 정양 선생님이 2025년 5월 31일 영면에 드셨다. 유신독재 시절에는 「끝」이라는 시를 쓴 뒤 절필했고, 참담했던 5공 시절에는 동료 문인들과 무크지 '민족문학'을 기획했으며, 전북작가회의 중심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시인. 이제 우리는 사람다운 세상을 한평생 그리워한 시인을 배웅해야 한다. 정양 선생님의 시(詩)가 한국 현대시의 정점이라는 데 이견은 없을 듯하다. 시에 접목된 사회 현상이며 자연, 소소한 일상까지 아우르는 언어의 결은 곡진하고 쓰라리고 정답다. 개인의 슬픔과 한계, 그리움에서 시가 촉발되었을지라도 선생님의 시편들에는 시대의 불순한 징후를 비껴감이 없고, 광복 후 80년 가깝도록 독립기념일이 없는 참담한 역사- 무덤조차 없이 떠도는 혼백들을 접하는 시의 촉수는 역사적 통찰력으로 웅숭깊게 발현된다. 정양 선생님의 시 속에는 “오래도록 자신을 감싸왔던 눈물의 기억들을 오늘에 비추어 보려는 온고(溫故)의 시선이 있고, 가파른 현실과 맞서 그것을 증언하려는 선 굵은 감계(鑑戒)의 목소리”가 있다는, 제8회 구상문학상 심사평(2016년)은 탁견이다. 이 심사평은 수상 시집 『헛디디며 헛짚으며』(2016, 모악)에만 닿는 게 아니라 선생의 첫시집 『까마귀떼』(1980, 은애)부터 최근의 시집 『암시랑토앙케』(2023, 몰개)에 이르기까지 총 아홉 권의 시집에 발현된 시정신을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시집들 속에는 “사실과 행위의 인간적 형상화를 토대로 시는 진정성을 획득하며 시의 상상력 또한 여기에 근거한다는 점, 사회현실을 비껴가는 문학주의가 시의 자리를 좁힐지도 모른다는 점, 부조리한 현실 논리에 갇혀 살지 않으려면 속된 것을 일절 끊어버리는 삶의 태도가 더 단단해야 한다는 점” 등도 시의 밑그림으로 자리 잡았다. 정양 선생님의 대표시로 평가받는 「내 살던 뒤안에」에 형상화된 언어 수사는 눈부시다. 집 뒤안에 “감꽃들이/ 새소리처럼 깔려 있”고 구렁이에 놀란 아이들의 손가락질 사이로 “새소리가 감꽃처럼 털리”는, 구렁이 몸에서 “햇빛이 치잉칭 풀리”는 경이로운 활력은 언어미학이란 말 한참 위에서 빛을 뿜는다. 6‧25전쟁 초에 행방불명된 아버지가 돌아온다고 점쟁이가 예언한 그날 집에 들어온 구렁이, 시에 접목된 비일상적인 삶의 정서적 충격과 경이감을 뚫고 한 편의 시가 역사처럼 생명력을 얻는다. 서사성을 가진 시편들에는 토박이말의 촉수가 씨앗처럼 반짝인다. 소외라는 언어가 생기기 전부터 소외되었던 전북의 입말을 아끼고, 그 입말에 간직된 소리 맵시를 아끼듯 말씨와 거기에 얽힌 삶의 행위를 토박이말로 승화한 것이다. 전북의 토박이 말씨에 엉긴 음색이며 거기에 활달하게 반응하는 행위는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시편에 재현된 주인공들은 동학혁명과 일제와 해방공간과 동족상잔의 떼죽음과 보릿고개와 이승만 독재, 5・16쿠데타 이후 장기간의 군부독재와 광주항쟁까지를 통과한 증언자들이다. 불행한 역사 속에서도 끝끝내 살아낸 주인공들의 언행은 야물고 알차다. 삶의 내력에 똬리 튼 억장 막히는 사연을 생략해 버렸다는 듯 걸림새 없이 줄줄 쏟아지는 입말에는 가난하고 못 배워서 기죽었을 틈도 엿보이지 않는다. 말하는 도중에 입똥내가 튀기도 했을 능청맞고 천연덕스러운 말씨 속에는 모두 아름답게 살기를, 모두 존중받기를 원하는 시인의 오랜 그리움이 배어 있다. 이제 기쁨도 슬픔도 미움도 없는 곳에서 선생님께서 편안하시기를 소망한다, 사랑도 이별도 분단도 빨갱이도 소외도 절망도 없는 그 아름다운 곳에서 “지옥이 있다면 천민자본주의가 판을 치는 작금의 인간 세상이 지옥”이라시던 말씀도 내려놓고 부디 자유로우시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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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5.06.01 16:01

[사설] 새정부 첫 예산 전북몫 찾는게 관건이다

제21대 대선 사전투표가 29일부터 30일까지 치러진다. 6월 3일 본투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차기 정부를 향한 본격적인 표심이 행사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와 민족의 명운이 달려있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선거인데 지극히 범위를 좁혀보면 항상 낙후의 굴레를 벗지 못하고 있는 전북의 장래가 달려있는 선거이기도 하다. 블랙홀처럼 수도권으로 인적, 물적 자원이 빨려들어가는 현실속에서 지역균형발전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대한 과제가 됐다. 그 한가운데에 전북이 있기에 우리는 곧 출범할 새정부에서 과연 어느 정도로 전북몫이 돌아올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사실 선거 공약이라고 하는 것도 구체적으로 현실화하는 것은 예산의 뒷받침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침체를 거듭하는 국제경제 속에서 부단하게 활로를 찾아야하는 중앙정부가 과연 지역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 도민들은 매우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전북특별자치도의 활로는 2026년도 국가예산 확보 여부에 달려있다. 이미 정부 각 부처에서는 사실상 1차 예산을 확정짓는 단계에 이르렀다. 기재부나 국회 예산심의 과정은 나중의 문제고 우선은 끝까지 중앙부처에 대한 전방위 대응에 나서야 한다. 전북도는 2026년 국비요구액 총 7,984억원의 부처단계 중점사업 110건을 선정한 바 있다. 이제 기재부 심의 단계로 이어지는만큼 예산반영에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 대선을 거치면서 상대적으로 정치권이나 일선 시군과 협업하는 것이 어려웠으나 지금부터는 바짝 고삐를 당겨야 한다. 사실 전북은 오래전부터 3중 소외론에 빠졌다. 균형발전은 지방을 동정하거나 배려하는게 아니다. 이 나라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수도권에 치이고, 영남에 치이고, 호남에서도 홀대받는 현상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 민주당, 국민의힘을 막론하고 전북지역 공약은 솔직히 별것이 없다. 더욱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부족함은 물론이다. 아쉬운 상황속에서 전북도와 도내 14개 시군은 새정부 출범 첫해 과거와는 전혀다른 예산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여라. 정교하면서도 열정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안된다. 전북 정치권도 이젠 말의 성찬을 끝내고 내년 예산 확보에 올인해서 도민기대에 화답하기를 거듭 촉구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5.29 18:20

[사설] 주거지역 고질적 악취 문제, 서둘러 해결하라

생활권 주변에서 발생하는 악취는 정주 여건과 지역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악취 방지법’은 악취 문제와 관련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국민의 책무를 규정하고 있다. 시민 건강과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서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도 악취 방지 및 저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악취 방지 시책을 역점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도 악취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의 민원은 끊이지 않고 있다. 축사와 중소 사업장에서 주로 발생하는 악취는 관리 및 대응이 쉽지 않고, 소량 배출로도 기상조건에 따라 피해범위가 크게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지역에서도 전북혁신도시와 진안 마령면, 완주 비봉면 등에서 축산 악취 민원이 잇따랐다. 이런 가운데 전북특별자치도가 전북혁신도시의 고질적인 악취 문제 해결을 위해 인접 시·군과 함께 종합대책을 가동하기로 해 관심을 모은다. 인접 시·군과 유관기관 및 전문가들과 함께 ‘혁신도시 악취저감 상설협의체’를 구성해 악취 저감을 위한 다가적인 조사·분석, 행정조치 등을 공동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특별관리지역(김제 용지면 정착농원) 현업축사 매입 △계사 정비 △재활용업체 등 처리시설 관리 △악취배출원 합동점검 △용지면 악취배출원 정밀조사 용역 △악취 발생 경향 및 영향 실태조사 등 6대 핵심과제도 설정했다. 민원 대응 중심의 소극적인 대책에서 벗어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성과에 기대가 크다. 전북혁신도시 악취 문제는 10년 넘게 계속된 지역사회 골칫거리이자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 과제다. 사실 전북특별자치도의 혁신도시 악취저감 종합대책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혁신도시 악취저감 TF’를 구성하고, ‘관련 부서 및 지자체와 협력해 악취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그동안의 노력과 대책이 큰 성과로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악취는 주민 ‘삶의 질’과 직결된다. 시민 건강권 보장과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은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다. 전북특별자치도와 각 시·군은 전북혁신도시를 비롯해, 주민 민원이 계속되는 지역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고 근본적인 악취 문제 해결 대책을 찾아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5.29 18:19

[오목대] 간병비 급여화 공약

노인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간병비는 피해갈 수 없는 가장 큰 노후문제가 되었다. 개인과 가정이 부담하기 버거워짐에 따라 국가 차원에서 덜어주는 돌봄정책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오죽하면 간병 지옥, 간병 파산, 간병 자살, 간병 살인이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통계청에 따르면 간병비는 하루 평균 2019년 7~9만원에서 2023년 12~15만원으로 늘어 월평균 380~4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급이 300만원인데 간병비로 400만원이 나간다고 호소하는 가족도 있다. 정부에서도 이 문제를 간과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이번 21대 대선에서 요양병원 간병비 문제가 각 후보들의 중요 공약에 들어갔다. 이미 2022년 20대 대선에서도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간병비 급여화를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환자는 간병비, 입원비, 진료비 등을 내는데, 이중 간병비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100% 부담해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간병비 부담을 개인이 아닌 사회가 함께 나누겠다"며 "공공이 부담을 나눠 간병으로 인한 파산 걱정을 덜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보호자나 간병인이 병실에 상주할 필요 없이 간호팀이 포괄적인 전문간호서비스를 제공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도 "어르신 건강을 국가가 챙겨서 자식 눈치를 안 보도록 하겠다"며 "요양병원 입원환자 간병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가족 간병 시에는 최소 월 50만원, 65세 이상 배우자는 월 100만원을 지급한다는 구체적인 안을 내놓았다. 문제는 재원이다. 요양병원 간병비를 급여화하면 가뜩이나 휘청이는 건강보험 재정이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건강보험 재정전망 추계'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제도를 유지하더라도 인구 고령화와 보장성 강화 등으로 건보 재정은 2026년 적자로 돌아서고 2030년엔 누적 준비금이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요양병원 간병비는 최소 1조2000억원(대한요양병원협회)에서 최대 15조원(건강보험연구원)까지 다양하게 추산되고 있다. 간병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1342곳에 이르는 요양병원 구조개편부터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요양병원은 치료보다 돌봄에 초점을 맞춘 ‘사회적 입원’ 환자가 적잖아서 중증도가 높아 진짜 간병이 필요한 환자는 30% 정도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돌봄 복지국가로의 이행을 위해 돌봄 인프라 확충과 돌봄 노동의 가치 재평가, 돌봄의 지방분권화도 논의되었으면 한다.(조상진 논설고문)

  • 오피니언
  • 조상진
  • 2025.05.29 18:19

[청춘예찬] 펜 한자루에 청춘을 담고-6

국립무형유산원 홍보 작업은 무척이나 새롭고 시도해본 적 없는 도전이었다. 펜드로잉이라는 그림의 장르를 종이가 아닌 영상에 담는 과정이었고, 메인 영상은 국립무형유산원의 전경을 100호 캔버스에 펜으로 그려내는 라이브 영상이었다. 큰 캔버스를 마주하고 펜 한 자루를 든 내 등 뒤로 영상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숨을 죽인 채 지켜보고 있었다. 어두운 조명과 침묵 속에서 천천히 카메라 속에 나와 내 그림이 녹화되었다. 신중하게 선을 긋고 찍은지 두 시간 남짓 흘렀을까? 마침내 펜을 내려놓던 순간. 뻣뻣해진 허리도, 떨리는 손가락도 느끼지 못할 만큼 그려냈다는 성취감에 가슴 벅찼던 마지막 한 줄의 순간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전통악기로 연주된 BGM과 내가 그린 우리나라 무형유산들의 그림이 조화를 이룬 홍보 영상은 <국립무형유산원 유튜브>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가능할까 반신반의했던 라이브 드로잉의 도전은 나를 더욱 성장하고 자신을 신뢰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덕분일까? 스타벅스코리아, 글로벌 소셜 네트워킹 그룹 메타(META), 애플코리아, 방송사, 크고 작은 공기업의 러브 DM이 내 SNS를 두드렸다. 전주에서 서울을 오고 가며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작업을 하게 되면서 왜 이들이 나를, 그리고 내 그림을 좋아하고 선택한 것일까? 하고 자문한 적이 있다. 전주라는 작은 지방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의 그림들은 도시의 삭막함과 메마름 속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된다고 했다. 편안함과 따스함이 담긴 선이라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그리고 전주에서 살아가는, 전주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의 그림을 사이에 두고 소통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게 되었다. 나를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가족들의 응원에 힘입어 차근차근 작은 작업실을 구상했다. 사람들의 바쁜 발걸음이 오가는 곳, 그 길 가운데 잠시 감성을 충전하고 쉴 수 있는 곳, 좋아하는 블렌딩 커피의 향이 가득하고 책 몇 권과 함께 세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곳, 아담한 사이즈의 초록들과 내 소소한 전주 그림들로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곳. 그렇게 직접 구상하고 디자인한 공간 <작가의 취향>이 탄생했다. 서부신시가지의 자리 잡은 ‘세상에서 가장 사적이지만 가장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나의 바람이 가득 보태진 곳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전국 각지에서 맺은 인연들이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주셨고, 직접 방문해주시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으셨다. 그리고 나는 ‘작가의 취향’에서의 첫 번째 드로잉 전시회를 열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종이 봉투 한 장과 펜 한 자루, 머그잔에 담긴 아메리카노 한잔이 내 하루의 전부였던 시기의 그림들을 모아 액자에 전시하다 보니 주마등처럼 지난 날들이 스쳐 지나갔다. 미래에 대한 깊은 불안감과 불확실했던 꿈들,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게 된 순간과 함께 작업했던 선물과도 같은 만남, 인정받고 이뤄내고 있음에 대한 감사들. 그림으로 이루고 이루게 될 나의 꿈과 가능성을 이어나가기 위해 순항 중인 지금이 더욱 성장해야 할 때라고 느낀다. ‘가장 한국다운 도시’ 전주의 감성을 품고 표현하는 작가로 더 깊이 배우고 연구하고 있다. 훗날 새롭고 더 많은 이야기들로 다시 만나길 바라며 여섯 편의 글을 마무리 한다. 박성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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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5.29 18:15

[금요수필] 앵두나무의 추억

친구가 청실배꽃 사진을 여러 장 보내 왔다. 반가움에 보고 또 보기를 여러 번 했다. 푸른 빛의 처연함을 보여주는 배꽃과는 달리 앵두꽃은 그저 돌쟁이의 뽀얀 피부로 배시시 웃는 것 같은 모습이 다르다. 우리 집 앵두나무는 깊은 우물 옆에 서 있다. 익는 구분이 애매한 흰 앵두지만 같이 살며 지켜본 세월에 윤기가 날 정도로 금방 알 수 있던 앵두의 추억이 40년을 훌쩍 뛰어넘어 바로 엊그제 일 같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시댁에 처음 인사를 갔던 날 시어머님은 앵두나무 곁에 서 있다가 "어서 오너라" 한 말씀만 하셨다. 그이와 시어머니, 그리고 일을 돌보는 애, 그 옆의 꼬마가 앵두꽃과 어울려 모두가 하얗게 보이는 봄날이었다. 매일 지치도록 보던 봄꽃이건만, 그 꽃들과는 다른 다소곳함이 배어있었다. 그 봄에 결혼 후 신방으로 꾸며질 방이었는데, 살던 아래채 사람들의 이사가 늦어져 임시로 머문 방 창을 열면 바로 눈앞에 앵두나무가 보였다. 창가에는 연둣빛 콩나물 콩만 한 앵두가 달려있었다. 피난 짐 같은 혼수 보따리가 거실에 가득 쌓여있었는데 주문해 놓은 가구점에서는 언제 가구를 들일 거냐고 매일 전화가 왔으나 살고 있는 사람들은 소리 없이 대문만 드나들 뿐이었다. 메주콩만한 앵두가 우윳빛으로 변해 가는 무렵에야 신방이 꾸며졌다. 길지 않았지만, 신방에 들기까지 지루했던 그 기간, 앵두나무를 보는 것은 큰 위안이었다. 어느새 초록 잎 사이에 빼곡히 박힌 앵두가 진주처럼 빛나고 있었다. 옆의 빨간 보리수 열매와 함께 따서 큰 유리 항아리에 술을 담아 광으로 옮겼다. 해마다 담근 술이 반쯤, 혹은 가득 담겨 있는 항아리들 옆에 나란히 놓았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오빠가 오신다는 연락이 왔다. 외출준비를 하던 꼼꼼한 시어머님은 기어이 당신 손으로 주전자에 술까지 담아놓고 가셨다. 아버지 같은 오빠들은 내가 사는 모습을 보고 마음을 놓였는지 기분 좋은 모습으로 작은 주전자를 주거니 받거니 하더니 금방 술이 바닥났다. 한 주전자, 두 주전자… 줄어든 술 항아리. 오빠들을 술꾼으로 알면 어쩌나? 헤픈 며느리로 알면 어쩌나? 나무라시지는 않겠지만 그보다는 분명 어머니 몫인 광 열쇠, 끼니때마다 필요만큼의 쌀과 부식을 내주시고 문에는 항상 자물쇠를 잠그는 광에 몇 번을 드나들 것인가? 겁이 나서 큰 바가지에 물을 받아 설탕을 한 움큼 넣고 저어 술 항아리에 부었다. 진분홍에서 연분홍색 색깔 술이 되었다. 광 문을 자물쇠로 잠근 다음 열쇠는 제자리에 놓아두었다. 한참 뒤, 술이 필요한 때에야 부패한 술 항아리를 발견하고 원인을 궁금해하셨지만, 얌전한 며느리로 자리매김 해가는 나를 의심하는 빛이 조금도 없으셨다. 어머님이 돌아가신 지 30년 가까이 지났다. 앵두나무가 있던 집도 떠나왔다. 당연히 해마다 거르지 않고 담던 앵두 술도 떨어진 지 오래다. 그때 어머님은 정말 술이 부패한 원인을 모르셨을까? 궁금해서 고개를 갸웃해 본다. 이젠 나도 며느리를 맞은 지 오래된 시어머니가 되었다. 우리 며느리라면 그 상황이 될 때 어떻게 했을까? 앵두꽃같이 소박하고 조용한 며느리가 생각나는 날이다. △이용미 수필가는 <수필과비평>으로 등단 했다. 저서로는 수필집 <그 사람> <창밖의 여자> <물 위에 쓴 편지> 등이 있다. 행촌수필 회장, 수필과비평 전북지부장 등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진안문학 편집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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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5.29 18:14

[금요칼럼] AI+X 시대의 새로운 도전

얼마 전 영국의 세계적 대학평가기관인 타임스고등교육(Times Higher Education, THE)가 주최한 아시아대학 총장 컨퍼런스에서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우송대의 국제화 전략에 대해 발표할 기회가 있었다. 더불어 그 자리를 통해 아시아 유수의 대학 총장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고등교육의 미래를 논의할 수 있었다. 총장들은 공통적으로 대학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제적인 대학평가의 중요성과 AI를 고등교육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었다. 마지막 날 발표된 아시아 10대 대학의 순위는 필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우리나라의 주요 대학이 당연히 순위에 포함될 것이라 기대하며 자리를 지켰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발표된 10개 대학 중 무려 7개 대학이 중국 대학이었고, 특히 중국의 저장대학교(Zhejiang University)의 성장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저장대학교의 성공 배경에는 AI를 기반으로 한 융합교육 ‘AI+X’에 있었다. 교양대학에서 인문학적인 소양 교육을 받듯이 학생들의 AI 기초 소양 교육을 의무화하였고, 이를 각 전공 분야와 융합하여 고등교육 전반에 녹여냈다. 이러한 AI 기반 교육 혁신을 바탕으로 학업이 연구, 창업 등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저장대학이 중국의 혁신대학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특별한 교육과정을 통해 세계적인 AI 기업 딥시크(Deepseek)의 창업자인 량원펑을 배출하게 되었고, 딥시크 AI는 저비용 고효율 모델 개발을 통해 기술 접근성이 향상되고 중국-서구 간의 AI 기술 격차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해냈다. 오늘날 세계는 ‘AI+X’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혁신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AI+제조업’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고, 교육과 연구 현장에서는 ‘AI와 전공을 결합한 융합형 인재 양성’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AI를 도구로 보는 것을 넘어 AI와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기술인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를 결합하여 ‘AI·DS’를 핵심역량으로 교육체계를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들도 ‘특성화 분야의 전공과 AI 역량을 갖춘 융합인재 양성’을 중요한 과제로 설정하고 이러한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에 전념하고 있다. 취업시장에서도 과거 ‘인성’을 강조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AI 역량을 기본소양으로 갖추고 전공 및 협업 능력을 갖춘 인재를 선호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AI+X’형 학습은 단순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인생 2라운드를 준비하는 세대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퇴직 평균 연령이 49.4세인 현실에서 AI는 새로운 도전의 문을 여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을 없앴고 대학에서 4년간 배운 전공으로 평생을 버틸 수 없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나이와 관계없이 새로운 공부를 해야 하는 시점이 된 것이다. 기술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고 경험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시대이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배워가려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음을 실감한다. AI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받아들여 대학도 청년들만을 위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모든 세대를 위한 평생학습의 장, 특히 AI와 연계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누구나 언제든 다시 배우고 도전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미래 사회를 준비하는 대학의 중요한 역할이 된 것이다. 우리는 지금 AI와 함께하는 살아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 AI가 이끌어가는 새로운 시대는 우리에게 기회를 앗아갈 수도 있고 다른 기회를 줄 수도 있다. 지금까지 쌓아온 실력과 경험을 AI와 연결시켜 ‘AI+X’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향성 있는 ‘새로운 도전’만이 그 기회의 문을 열 열쇠가 될 것이다. 대학은 이미 문턱을 낮추고 넓혀 놓았으니 보다 많은 이들이 기회의 열쇠를 쥐게 되기를 희망한다. 오덕성 우송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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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5.29 18:14

[병무상담] 예술·체육요원 편입자격, 편입절차, 복무분야 등에 대해 궁금합니다

예술·체육요원이란 예술·체육 분야의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추천을 받고 문화창달과 국위선양을 위한 예술·체육 분야의 업무에 복무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편입자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예술분야는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제예술경연대회에서 2위 이상 입상자 중 입상성적순으로 2명 이내 해당하는 사람,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내예술경연대회(국악 등 국제대회가 없는 분야의 대회만 해당)에서 1위로 입상자 중 입상성적이 가장 높은 사람,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 제12조(국가무형문화재의지정)에 따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분야에서 5년 이상 국가무형문화재 전수교육을 받은 사람으로서 병무청장이 정하는 분야의 자격을 취득한 사람이며, 체육요원은 올림픽대회에서 3위 이상 입상한 사람, 아시아경기대회에서 1위 입상한 사람입니다. 편입절차는 지방병무청장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으로부터 예술·체육요원 추천 원서를 받은경우 입상성적, 국외체재여부 등 편입자격 적격 여부를 확인한 후 추천 원서를 통보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에 편입 처리를 합니다. 예술·체육요원은 편입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복무기본교육을 수료해야하며, 교육기간은 3일 이내로 합니다. 지방병무청장은 예술·체육요원 교육통지서를 작성하여 교육일 14일 전까지 교육대상자에게 보내야하고, 교육일자 연기를 원하는 사람은 지방병무청장에게 예술·체육요원 교육일 연기신청서를 교육시작 5일 전까지 제출하면 됩니다. 의무복무기간은 2년 10개월이며 군사교육소집은 예술·체육요원 편입일로부터 1년 이내에 실시합니다.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 중 해당분야 특기를 활용한 공익복무활동을 의무적으로 실시하여야 하는데 수혜 대상은 사회적취약계층, 청소년 및 미취학아동 등, 봉사 분야는 공연, 강습(교육), 공익캠페인 등, 봉사시간은 의무복무기간 중 총 544시간이며 미이행 시 복무기간 연장된 후 1년 이내 마치지 못한 경우 편입은 취소됩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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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5.29 18:13

[사설] 새만금 ‘물류 허브도시’ 기반시설 조성 시급

새만금을 동북아 물류 거점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트라이포트(Tri-Port:항만·공항·철도)’ 구축 사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핵심 기반 시설인 물류단지 조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새만금이 국제물류 허브도시가 되려면 육·해·공 기반 시설인 철도, 항만, 공항을 일체화해 물류 환승센터와 연계하는 인프라 구축이 핵심이다. 이와 유사한 사업으로 경남권의 진해신항(2045년), 가덕도 신공항(2029년 예정) 연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다행히 새만금 신항은 2026년 개항을 앞두고 있으며, 새만금 국제공항도 2029년 개항 예정으로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밟고 있다. 또한 2031년 완공을 목표로 새만금 산업단지에서 새만금 신항까지 연결하는 인입철도망을 구축하는 기본계획이 수립 중이다. 이러한 트라이포트가 완성되면 새만금은 중국·일본·동남아를 아우르는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현재 진행중인 새만금지역 대규모 교통 인프라에 비해 물류단지 등 필수 거점 시설은 아직 조성되지 않아, 새만금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현재 새만금 산업단지는 이차전지 첨단소재 등 미래산업 중심의 기업들이 잇따라 입주해 산업단지 가동률이 높아지고 물류 수요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물류단지가 부재한 실정이다. 물류단지는 단순 화물 보관을 넘어 재가공, 포장, 분류, 정보처리까지 가능한 복합 기능 거점이다. 교통망이 완비되더라도 물류를 처리할 시설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물류 지체, 비용 증가 등의 문제로 향후 기업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져 입주 기업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새만금개발청과 새만금개발공사는 ‘새만금 수변도시 통합개발계획’에 대한 변경 승인을 받았지만, 이곳에 물류단지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또 새만금 산단 8공구 남측의 물류단지 부지는 규모가 제한적이어서 수요 감당이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국제 물류 중심, 새만금’을 실현하려면 트라이 포트 교통망이라는 ‘하드웨어’ 완비와 함께 작동 시스템인 ‘소프트웨어’로서의 물류단지 구축이 새만금 성공의 관건인 점을 깨닫고 정치권과 산업계 등 모두 철저한 지원과 역할을 수행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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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5.28 18:32

[사설] 악의적 고소·고발 흑색선전, 개탄스럽다

우리나라는 고소·고발 사건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로 꼽힌다. ‘고소·고발 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그 건수가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많고, 무고로 인한 사회적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특히 전북은 한때 상대방을 근거없이 헐뜯고 비방하는 음해성 투서와 진정, 무고 사건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지역사회 이슈가 되기도 했다. 지역에서 무고와 투서를 뿌리뽑자는 캠페인과 시민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음해성 투서와 무고는 지역갈등과 혼란을 조장하는 행위다. 수사력 낭비와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어내고, 사회발전에도 걸림돌이 된다. 그런데도 지역사회에서 주민 화합과 발전을 저해하는 이같은 풍조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개탄스러운 일이다. 뇌물수수 의혹을 받았던 서거석 전북특별자치도교육감이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경찰은 “사건 관계인의 진술 외에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이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하고, 계좌 등을 확인했지만 별다른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서 교육감이 일관적으로 주장한 것처럼 날조극이자 전형적인 흑색선전이었던 셈이다. 혐의를 벗기까지 기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이로 인한 피해는 작지 않았다. 어이 없는 일로 서 교육감뿐 아니라 전북교육의 명예가 함께 훼손됐다. 고소·고발과 진정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자신의 권리를 찾고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뤄진다면 문제될 게 전혀 없고 당연한 권리 행사일 것이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특정인을 흠집내서 끌어내리기 위한 목적이라면 발본색원(拔本塞源)해야 할 사회악이다. 상대를 해할 목적의 음해성 투서와 무고는 그 폐해가 개인을 넘어 지역사회에까지 미치기 때문이다. 지역소멸 위기의 시대, 지역의 미래를 위해서는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화합과 단결이 우선이다. 불순한 개인적 목적을 위해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특히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를 겨냥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고와 흑색선전을 일삼는 행위는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척결돼야 한다. 사법당국에서도 근거없이 상대방을 모함하는 무고사범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중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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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5.28 18:32

[오목대] 전주올림픽과 프로야구 11구단

전 지구촌을 통틀어 가장 많은 관중을 몰고 다니는 스포츠는 단연 축구다. 국제축구연맹(FIFA) 가입국은 무려 211개로 유엔보다도 많다. 시장 규모나 파급효과 등을 감안하면 월드컵이 올림픽 보다도 더 크다. 축구와 더불어 쌍벽을 이루고 있는 종목이 야구다. 그런데 야구를 하는 나라는 유럽권에선 거의 없고 미국, 일본, 한국 등을 제외하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 많지않다. 묘하게 숫자는 많지 않아도 야구 시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이나 한국에서 프로야구는 이미 큰 시장이 됐다. 프로야구 출범 원년(1982년) 한국의 수준은 국제무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미 프로야구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박철순은 OB 베어스(현재 두산 베어스)에서 무려 22연승을 올렸고, 일본 프로무대에서 뛰던 백인천은 40세 때인 1982년 MBC 청룡에서 무려 4할대 기록을 세웠다. 지금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숫자다. 세월이 흐르면서 한국 프로야구도 이젠 저변이 탄탄해졌다. 지난해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로 한 시즌 1천만 관중을 넘어섰고 올해에는 1200만명까지 바라보고 있다. 전북은 프로 스포츠 시장을 놓고 보면 축구를 제외하곤 변방중의 변방이다. 전북현대모터스는 지난해를 제외하곤 늘 최상위권을 질주했고, 전주월드컵경기장은 항상 관중수가 전국 3위이내에 랭크될만큼 열성팬들이 많다. 그러나 지난해 프로농구단인 전주KCC를 빼앗기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자치단체의 무관심, 상대적으로 열악한 시장규모 등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 이런 상황속에서 최근들어 프로야구 11구단 얘기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2013년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에 올인했다가 분루를 삼켰던 전북으로서는 솔깃해지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당시 부영을 내세웠던 전북은 KT를 앞세운 수원에게 밀렸다. 우선 11구단으로 할지, 아니면 12구단 체제로 할지는 결정된 바 없으나 이미 타 시도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분위기다. 최근 신상진 성남시장과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야구전용구장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2만석 이상 규모 프로야구장을 오는 2027년 말 준공 예정이다. 협약에 따라 KBO는 연간 10개 이상의 프로야구 1군 경기를 비롯해 올스타전과 국가대표 경기 등 야구대회와 유소년 교육 프로그램 등을 성남에서 운영하며 장기적으로 1부 리그 기업구단을 유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성남시뿐 아니라 울산시, 용인, 화성, 동탄 등도 프로야구단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게 작금의 상황이다. 전주올림픽에 매진하는 전주와 전북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프로야구단 증설 문제를 지금처럼 수수방관할 일이 아닌듯 하다. 흐름을 놓치면 다 잃는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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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5.05.28 18:32

[타향에서] 평범한 일상을 감사히 생각하자

어제까지 별 탈 없이 친구들과 곡차도 하고 유쾌하게 귀가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려는데 무릎과 허리가 아프다. 조금 지나면 괜찮겠지 했는데 오후가 지나도 불편함이 이어진다. 할 수없이 약국을 다녀와 근육통 완화제를 복용했다. 외출을 못하고 쉬고 있는데 웬걸, 나아지기는커녕 일어나 활동도 어렵고 하루사이에 사소한 일들이 굉장한 일로 바뀌어 버렸다. 씻는 일, 떨어진 물건을 줍는 일, 양말 신는 일, 기침을 하면 견갑골 근육통 때문에 참아야만 하고, 앉았다 일어나는 것도 내게는 더 이상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별 수 없이 병원을 다녀왔다. 하루 종일 빈둥거리다 몸의 소리가 들려왔다. 등산을 가끔 했는데 무릎이 시큰할 때도 있었고, 뒷목이 뻐근하기도 하며, 목도 결리고 등짝은 근육통이 가끔 왔었다, 눈도 침침하며 속도 불편할 때가 많았다. 몸 구석구석에서 힘들었노라고 불평을 해댔는데 무시한 게 기습적으로 반란을 일으켜 수습이 어렵다. 중국 속담에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다`라는 말을 싱겁게 웃어 넘겼는데 반듯하게 짱짱히 걷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실감하는 중이다. `아프기 전과 후`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게 우리 몸이다. 평범한 일상생활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축복으로 알고 진정으로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 필자가 아시는 분은 성공도 하셨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으신 분인데 어느 날 갑자기 뇌경색으로 입원하시게 되었다. 각별한 인연이 있어 병문안을 다녀온 적이 있다. 2년여 입원 치료중인데 상태는 호전되지 않고, 본인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눈을 깜빡이는 정도에 불과한 모습에 마음 아프게 다녀왔었다. 열정과 예리한 분석력, 인본을 기본에 두고 사업을 전개 승승장구 하셨던 분인데, 무기력한 모습을 마주하고 있으려니, 한때의 빛났던 재능과 인품도 다 소용 없구나 하는 생각에 서글픈 마음이 앞섰다. 지금 저 분이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혼자서 일어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웃으며 얘기하고 식사하는 것, 그리고 두발로 산책하는 등 그런 아주 사소한 일이 아닐까, 그런 소소한 일상이 기적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너무 늦은 뒤라는 점이 안타깝다. 대부분 사람들은 하늘을 날고 물위를 걷는 기적을 이루고 싶어 안달하며 무리를 한다. 땅위를 걷는 것쯤은 당연한 일인 줄 알고 말이다. 타인에게 일어나는 일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의사께서 몸에 무리가 와서 그러니 약 먹고 며칠 쉬면 회복할거라 진단이지만, 아침에 벌떡 일어나는 일이 감사한 일임을 이번에 또 배웠다. 건강하면 다 가진 것이다. 오늘도 일상에 감사하며 살아가자, 말로는 늘 감사를 생각하지만 진정으로 느끼며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훌륭한 두발 자가용을 가지고 세상을 활보할 수 있다는 기쁨을 우리는 잊지 않았으면 한다. 어느 의사께서 말씀하시기를 우리 몸을 의술로 할 수 있는 것을 금액으로 계산하면 약 50억 원이라 한다. 건강한 몸을 가진 사람은 50억 순자산 가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늘 불행하다고 생각 할까요? 그건 욕심 때문입니다. 감사함을 느끼지 못한 사람은 기쁨이 없고, 기쁨이 없으면 행복할 수 없다. 감사하는 사람만이 행복을 누릴 수 있고 정상에 올라가 있는 것이다. 오동근 재경남원문인협회 기획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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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5.28 18:31

[의정단상] 사전투표

5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은 사전투표일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거리에 사전투표 안내문과 투표 독려 현수막을 게시하고 있다. ‘사전투표 제도’는 저조한 투표율을 높여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등장했다. 2000년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유럽연합, 일본 등 대다수 선진국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13년 4월 24일 실시한 2013년 상반기 재보궐선거부터 선거 당일 투표가 어려운 유권자가 별다른 신고 없이 본 선거일 이전에 투표하도록 하고 있다. 12·3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과 국회와 선관위를 장악하려 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이다. 국회 침탈은 계엄 해제를 막기 위해 그렇다 치더라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장악하고 서버를 옮기려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대다수 국민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부 극우세력들 사이에서 숙주처럼 기생하던‘부정선거론’이 윤석열과 그 일당에까지 번진 결과가 12·3 내란이었던 것을 말해주는 장면이었다. 권력자의 과대망상과 허위사실 심취의 결과는 대한민국의 경제, 정치, 사회, 문화, 외교 등 거의 모든 분야를 후퇴시켰다. 윤석열은 탄핵되었지만 천문학적인 세금을 들여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하는 와중에 부정선거론을 주장했던 사람들이 대선 후보로 등장하는 아이러니한 상황까지 맞이하고 있다. 최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걱정 말고 사전투표에 참여해 주기 바란다. 저도 사전투표에 참여하겠다"라는 발언이 화제가 되고 기삿거리가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대선후보가 사전투표독려하는 것이 뭐가 대수인가 싶겠지만 김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서“논란이 많은 사전투표제를 폐지하겠다"라고 공약했던 부정선거 음모론자였기 때문에 이같은 논란이 벌어진 듯하다. 사실 그동안 김 후보는 극우 부정선거 음모론자의 대표주자 격인 전광훈과 함께 자유통일당을 창당해 초대 대표를 지내오기도 했다. 지난 21일에는 윤석열이 부정선거 옹호 영화를 관람한 데 대해 “누구라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해명해야 한다"라며 옹호까지 했던 인물이었다. 그랬던 그가 느닷없이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나선 것이다. 정치인이 입장을 바꾸거나 또는 말 뒤집기를 했으면 그동안의 언행에 대해 책임 있는 사과를 먼저 한 후에 국민에게 그 내막을 소상히 밝히고 설명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윤석열의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조했던 김문수 후보가 사전투표의 합리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생각이 바뀐 것인지, 아니면 부정선거 음모론에 매몰된 추종자들이 사전투표를 거부할 경우 지지층 투표율 자체가 떨어질까 겁이 나서인지, 국민에게 자신의 생각을 밝혀야 될 것이다. 물론 이유를 막론하고 진심 어린 사과는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윤석열이 지난 대선 후보 시절‘윤석열도 사전투표하겠다’며 김 후보와 똑같이 사전투표를 독려한 바 있다. 이후 부정선거 망상에 둘러쌓여 12·3 내란을 일으킨 것을 온 국민이 지켜봤다. 김후보가 부정선거론과 확실히 단절하고 전광훈을 비롯한 극우 음모론자들과도 단호히 관계를 정리하겠다는 선언을 하지 않는 한 우리 국민은 그의 사전투표 독려를 조변석개, 표리부동의 꼼수로 받아들일 뿐이다.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일삼은 윤석열의 말로를 교훈으로 삼을 것을 권고한다. 김윤덕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전주시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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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5.28 18:31

[기고] 전라북도, 수많은 청정에너지와 기후환경 협력 기회의 땅

외교관으로서의 특권 중 하나는 주재국을 탐방할 수 있는 기회이다. 업무를 위해 꼭 필요하기도 하지만 보고, 먹고 이야기를 들어봐야 그 나라를 알 수 있다고 한다. 너무 좋은 기회로 지난주 전라북도를 방문하여 군산, 변산 그리고 고창 등 다양한 지역에서 지역 지도자들과 학자들, 그리고 기업들과 영한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전북 시민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논의했다. 결론적으로 전북은 영국이 한국과 협력을 희망하는 많은 부분에서 있어 핵심 지역이다. 먼저 김관영 전북 도지사가 일자리 창출 및 경제 부흥에 대해 가지고 있는 비전은 수년간 영국이 쌓아온 관련 경험과 매우 유사하여 양국 간 협력 기회를 제시하였다.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산업 성장 그리고 2036 올림픽 유치에 대한 논의는 전북의 막대한 경제적 잠재력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도의 의지를 보여줬다. 영국 세레스파워와 두산퓨어셀이 합작하여 올해 완공 예정인 연료전지 생산 시설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영국-전북 협력의 방증이며, 앞으로 더 많은 협력 기회의 시작점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로 확인한 영국과 전북 공동의 목표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었다. 부안 고창에 있는 해상풍력 실증단지 방문과 군산국립대 교수들과 만남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특히 해상풍력 확대를 통한 경제 성장에 대한 공통된 목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영국에는 이미 15기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 에너지가 발전되고 있고 이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이다. 내수시장을 통해 영국 기업들은 해상풍력 기술 및 공급망, 특히 해상풍력 단지 개발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전라북도는 이제 4기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을 직접 주도하게 될 예정이다. 4 기가와트는 수많은 기회를 의미하며, 이 중 하나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게 될 기업 유치이다. 이번 방문을 마무리하며 영국과 전북의 의미 있는 경험 공유, 그리고 영국 기업들의 전북 해상풍력 산업 확대 참여 기회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영국과 전북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 또한 흥미로웠다. 전북의 전력망 확충 및 관련 인프라 구축에 대한 문제점들은 영국에서도 똑같이 논의되고 있다. 개발 지연,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 새로운 인프라 구축 비용을 누가 지불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모두가 고민하는 부분이다. 영국의 신새생에너지 시장은 이미 성숙단계로 2024년 풍력은 영국 전체 에너지의 26%를 조달했다. 하지만 영국 또한 아직 이 모든 문제에 대한 해법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와 AI 같은 미래 산업들의 빠른 전력망 연결 및 청정에너지 공급에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다. RE100 등의 국제 캠페인이 투자유치에 주는 영향 또한 확실하다. 공동의 문제점 해결을 위해 영국과 전북이 함께 노력하고 서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부임 후 어느 곳을 방문하든지 느껴지는 강력한 문화적 그리고 사회적 교류는 영한 글로벌 전략적 동맹 관계의 주축이 된다. 전북에서의 경험이 이러한 생각에 다시 한번 확신을 가지게 해주었다. 기후변화 대응 방안, 인구 감소, 2012 런던올림픽과 같은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같은 생각과 방향을 바라보는 전우의 느낌을 받았다. 고창군수가 취브닝 (영국정부) 장학금을 통해 영국 버밍험 대학에서 유학했던 이야기는 매우 기분 좋은 놀라움이였다. 이번 방문은 앞으로 있을 수많은 협력 기회, 특히 청정에너지 확대와 자연환경 보호 동시 추진의 목표를 확인할 수 있어 매우 기뻤다. 가족들과 함께 이 지역 문화유산과 해안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체험하기 위해 재방문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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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5.2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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