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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의 해 가고 소의 해 오라

김성호 대구파티마병원 신장내과 과장 콜레라, 말라리아, 독감, 에이즈 등 인류를 공포에 떨게한 수많은 전염병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중세 유럽을 휩쓴 흑사병(黑死病)과 지금은 박멸된 적사병(赤死病)이라고도 불리던 천연두가 아닐까 한다. 흑사병은 페스트균을 벼룩이 쥐로부터 사람에게 옮기는 병으로 14세기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희생시키면서 중세 암흑기를 끝내고 르네상스를 태동시킨, 역사를 바꾼 전염병이다. 흑사병은 14세기 중앙아시아 건조한 평원지대에서 시작하여 몽골군이 서쪽으로 침략할 때 따라왔다. 1346년 몽골군은 흑해 북쪽 제노바 무역 기지 카파를 포위 공격하면서 흑사병으로 숨진 흉측하게 썩은 시신을 성벽 안으로 던져 넣어 적의 사기를 꺾으려 했다. 생화학 테러의 원조인 셈이다. 그 시체에 있던 페스트균은 벼룩을 통해 쥐에게 옮겨갔고 그 쥐는 상인들의 화물선에 무임 승선하면서 이탈리아반도를 거쳐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한때 배고픈 고양이들이 쥐들을 열성적으로 공격한 덕분에 흑사병은 조금 주춤하기도 했으나 가톨릭 교회가 불길하다는 이유로 고양이를 불태워 없애기 시작하면서 마르세이유에서는 고양이 보기가 어렵게 되었고 그로 인해 쥐들은 대거 흑사병을 퍼뜨렸다. 마침 수년간의 대기근으로 허약해진 유럽인들은 속수무책 쓰려졌고 유럽 사회는 공포와 혼란에 빠졌다. 절대 진리로 군림하던 가톨릭교회조차 어쩔 도리가 없었다. 사람들은 신의 저주를 풀기 위해 회개하고 고행을 하거나, 반대로 종교를 버리고 어차피 죽을 거 즐기다 죽자며 쾌락주의로 빠져들었다. 전염병이 악마의 소행이라고 생각하고 감염자, 유대인, 이교도, 나병환자를 악마로 몰아 화형 시켰다. 인구가 너무 많이 줄어들어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농노를 중심으로 유지되던 장원제도는 붕괴되고 중세를 지배하던 종교의 권위가 무너지면서 르네상스가 싹트기 시작했다. 쥐들이 퍼뜨린 흑사병이 중세를 무너뜨린 것이다. 흑사병에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 무서웠던 전염병으로 천연두가 있다. 천연두는 오랜 기간 인류를 괴롭혀 왔는데 이집트 파라오 미라에도 천연두 마마자국이 남아 있고 수백 명에 불과한 스페인 군대가 아즈텍 제국과 잉카 제국을 멸망시킨 것도 우수한 무기보다는 신대륙에 옮겨간 천연두가 원인이었다. 18세기 이전까지 유럽에서 매년 40만명이 천연두로 죽었으며 감염자의 20~60%, 소아는 80%가 사망한 무서운 질병이었다. 살아남아도 얼굴에 마마자국이 남거나 합병증으로 실명하는데 18세기 런던 수용소의 시각장애인 중 2/3가 천연두가 원인이었다고 한다. 그 천연두가 1979년 드디어 지구상에서 영원히 박멸되었는데 거기에 소가 큰 역할을 했다. 예로부터 천연두를 막기 위한 시도로 천연두 환자의 고름 딱지를 피부나 코에 접종하는 인두법이 중국, 인도, 아프리카 등에서 시행되었지만 인두법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인위적으로 감염시키기 때문에 심각한 부작용이나 사망,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킬 위험성이 있었다. 그런데 영국의 시골 의사 에드워드 제너는 소젖 짜는 여인들이 우두(牛痘)를 앓고 나면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우두를 접종하면 소가 된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있어 우두 접종이 쉽지 않았다. 1796년 5월 소젖 짜는 여인 사라 넬름즈의 손의 우두 고름을 하인의 아들 8살 제임스 핍스의 팔에 접종한 후 2개월 지나 천연두 고름을 접종시켰으나 천연두가 생기지 않았다. 이를 왕립 협회에 보고하였으나 인증을 받지 못하자 제너는 자비로 우두법에 대한 논문을 발간하며 홍보했고, 많은 시간이 지난 끝에 인증을 받았다. 제너는 자신의 이 예방 접종법을 암소를 뜻하는 라틴어 바카(vacca)에서 가져와 백신 (vaccine)이라고 명명하였다. 암소 덕분에 전 인류는 천연두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쥐의 해 2020년이 지나가고 소의 해 2021년이 밝았다. 쥐의 해에는 쥐가 퍼뜨린 흑사병만큼이나 코로나 대유행으로 전 인류가 힘들었다면 소의 해에는 소(vacca)로부터 시작된 백신으로 인류가 코로나19로부터 해방되기를 기대해 본다. 희망찬 새해! △김성호 과장은 경북대 의과대학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경북대병원 전공의, 신장내과 전임의를 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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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31 15:34

신 고군산군도

김철규 수필가 한반도 서해안 중심지 군산은 금강과 만경강을 양 날개로 한 반도형 항구도시다. 또한 고군산 군도라는 부속 섬들을 갖고 있으나 새만금 사업으로 이들 섬 대부분 육지가 되었다. 즉 긴 역사 속에 외톨이 섬들이 모여 있는 곳이 고군산 군도이지만 지금은 지난 2010년 4월에 비응도를 출발점으로 야미도, 신시도,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까지 연결도로로 인해 육지가 된 것이다. 육지가 됨으로 인해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이곳을 갈수 있다. 나는 고향이 야미도인지라 비교적 자주 가는 편이다. 고군산군도는 천혜의 절경을 품은 보물이다. 동해안이나 남해안에서도 볼 수 없는 풍광에 도취되는 곳이다. 그래서 고군산군도 중심지인 선유도에는 선유8경이 있다. 선유8경은 좀 다른 특징적인 8경이다. 1,선유낙조(仙遊落照) 2,망주폭포(望主瀑布) 3,삼도귀범(三島歸帆) 4,월영단풍(月影丹楓) 5,명사십리(明沙十里) 6,평사낙안(平沙落雁) 7,장자어화(壯子漁火) 8,무산십이봉(巫山十二峯)이 선유8경이다. 선유도에서 선유낙조, 망주폭포, 명사십리, 평사낙안, 삼도귀범을 감상할 수 있다. 명사십리는 선유해수욕장의 보배이며 해당화가 있어 더욱 유명한 곳이다. 나는 여름이면 선유도해수욕장을 가끔 찾았다. 외할아버지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이곳에 가면 명사십리를 달밤에 거닐 수 있다는 생각, 해당화를 본다는 마음은 나로 하여금 선유도해수욕장을 찾게 만든다. 전주에서 직장에 다닐 적에 여름휴가는 가족과 함께 야미도에 계시는 부모를 보기위해 매년 다녀온다. 그때는 아이들을 데리고 선유도 해수욕장엘 꼭 간다. 1박을 하면서 밀가루 같은 명사십리를 달밤에 거닐던 생각은 지금도 머리를 스친다. 70년대에는 지금처럼 개발을 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해수욕장이 있을 뿐 명사십리 사구에는 해당화가 장식되어있어 해수욕객들의 눈을 못 돌리게 할 정도였다. 그런가 하면 평사낙안에는 오랜 세월 폭풍을 견뎌낸 작은 소나무 한그루가 사진작가들을 유혹하기도 했다. 잡목이나 풀도 거의 없는 평사낙안을 지키는 이 소나무 한그루는 외롭게 7-80년을 버텨오다가 몇 년 전에 심한 태풍으로 생을 마감했다. 주민은 물론, 이 소나무를 그리는 모두는 안타깝다는 말을 남긴다. 나는 얼마나 아깝고 아름다웠는지 몰랐던 소나무다. 지금도 선유도를 찾으면 소나무는 모습을 감췄지만 펑사낙안은 눈을 떼지 못한다. 또한 월영단풍은 가을이면 신시도를 단풍으로 장식을 하지만 그보다는 월영봉 정상에는 최치원 선생이 글을 읽었다는 곳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넓은 돌이 지금도 자리하고 있다. 5-6번 다녀왔으며 정상에서는 고군산군도 모두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지금의 고군산 군도는 육지가 되어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어 주말이면 차량 행렬이 붐빈다. 육지가 된 것은 군산에서 부안군을 연결하는 새만금사업으로 제방이 건설되면서 섬끼리의 교량공사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섬 아닌 육지가 된 고군산군도를 마음껏 다닐 수 있는 감개무량함도 있지만 그 보다는 여객선을 이용한 추억의 잔영이 아른거림은 더 한다. 오늘의 새만금이 만들어진 것은 필자가 전북일보 기자시절인 1978년부터 우리나라 국토확장과 식량안보차원에서 서해안에 대단위간척사업을 벌이자는 정책기사를 써댔다. 결국 중앙정부가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 1988년 제13대 노태우대통령후보의 공약사업발표로 1991년 11월에 오늘의 새만금사업 기공식이 있었다. 나는 전라북도 의회 의장자격으로 테이프커팅을 했다. 오늘도 새만금을 생각하면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보람이여서 고군산군도를 찾을 때면 항상 가슴 벅찬 감개무량함이 나를 외워 싼다. 오늘도 푸른 수평선이 넘실거리는 선유도 해수욕장과 해당화를 보고 왔다. 끝없는 수평선과 함께 때로는 넘나드는 물결을 벗삼은 선유도 해수욕장은 오늘도 고군산군도를 지킨다. 청춘남녀는 달빛을 품으며 백사장에 사랑의 발자국을 남긴다. △김철규 수필가는 전북일보 편집부국장과 논설위원을 거쳐 전라북도의회 의장을 역임했으며 한국수필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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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31 14:07

시민이 나서 변화 추구해야 전북의 미래 있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2020년, 경자년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코로나 19로 시작해서 코로나 19로 저문 한 해였다. 코로나 여파로 서민들은 일상이 파괴되고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추윤 갈등으로 대표되는 검찰개혁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1년 내내 지속되어 민생파탄으로 지친 서민들에게 이중의 피로감을 안겨주었다. 우여곡절 와중에 공수처가 출범하게 되었다. 원래 공수처는 유전무죄 무전유죄, 유권무죄 무권유죄의 검찰 수사와 기소독점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법 앞에 누구나 평등하다는 것을 실현하기 위해 고위공직자의 수사를 전담할 기구로 추진되었기에 검찰 개혁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공수처의 출범은 정치적 중립성 확보와 집권세력을 포함하여 누구나 예외 없는 수사를 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라 있다. 또한 여전히 기소독점과 수사권을 갖고 있는 검찰 개혁은 이제 시작 단계이다. 모름지기 개혁은 인적 청산과 정치적 보복의 수단으로 치부 되서는 성공한 사례가 없고 절차적 민주성과 공정성을 기반으로 공론의 과정을 거쳐 제도와 시스템의 변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 사회는 개혁의 추진 과정이 무조건 따르라!는 식의 당위와 조급증, 숫적 놀음에 취해 있고 반대 진영은 개혁 자체를 터부시 하며 자신들의 기득권 지키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이들 양 진영의 편 가르기와 내로남불의 진영 싸움이 장기화되면서 개혁의 주체인 시민을 객체화시키며 방관자를 만들고 그들만의 리그와 싸움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북 정치는 어떠한가? 국회의원, 단체장, 지방의원 할 것 없이 모두 민주당 일색인 독점적 구조이다. 역동성이 있을 수 없다. 30여 년 지방자치에도 불구하고 전북은 과거보다도 추락하여 인구와 경제규모 면에서 점점 존재감을 유지하기조차도 어렵게 되었다. 특히 특례시 실패에 더해 새롭게 논의되는 지역 발전 전략에서 전북은 강원도와 함께 소외되고 광주전남과 대전 충청권에 흡수당하며 공중분해될 위험성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가까운 장래에 전북이 지도에서 지워질 수도 있다는 것이 기우가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는 상황은 더 이상 수십 년 민주당 독점과 독주체제를 그대로 유지한채 전북 정치를 수수방관해서는 전북 자체가 파탄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다수 지지를 고착적으로 등에 업은 세력들은 항상 오만과 독선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선거 때만 유권자를 바라보는 척하고 나머지 긴 시간은 자신들의 이익과 기득권을 위한 정치를 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더욱 정예화되고 훈련된 당원들에 의해 경선을 통과하고 공천만 받으면 무조건 당선되는 분위기에서는 굳이 유권자에게 굽신거릴 필요도 없고 경선 카르텔을 관리하며 그들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는 것으로 정치적 생명을 끊임없이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능력이나 무게를 볼 때 어림도 없는 사람들이 공천을 받고 당선되며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중앙 정치권의 유력 인사나 진영에 소속되어 납작 엎드려 복종하며 그 대가로 지역에서는 마름 정치인으로 군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21년, 신축년에는 낙후 전북과 마름 정치에 파열구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출발들이 다양하게 일어나기를 기원한다. 더 이상의 방관과 체념이 아니라 여러 정치세력과 정당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전북의 미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국 시민이 나서야 한다. 시민이 변하지 않고는 전북을 바꿀 수 있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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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31 14:07

국회의원의 공식 ‘사고치면 탈당하라’

▲ 김세희 정치부 기자 직각 삼각형에서 직각을 끼고 있는 두 변의 제곱의 합은 빗변 길이의 제곱과 같다 수학공식 중 가장 유명한 피타코라스 정리이다. 직각 삼각형 빗변의 길이를 파악할 때 적용하기가 유용하다. 국회에서도 이처럼 딱 들어맞는 공식이 성립한다. 바로 국회의원들이 심각한 불법이나 도덕성 논란을 야기했을 때가 그렇다. 의원들이 바로 탈당이라는 공식을 바로 적용하면, 소속 정당에서는 어김없이 꼬리 자르기라는 해답이 나온다. 최근 탈당을 선언한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전 의원은 지난 22일 편법 증여 의혹 등 재산 형성과정이 논란이 되자 당적을 내려놨다. 당초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전 의원의 입장을 정리한 뒤 당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그러나 전 의원의 탈당 이후 당 차원의 조사는 흐지부지됐다. 지난 9월 수천 억 원대 피감기관 공사 수주 의혹으로 이해충돌 논란을 일으킨 박덕흠 의원의 사례 역시 다르지 않다. 문제가 불거진 뒤 당은 진상조사특별위원회까지 구성했지만, 박 의원의 탈당 이후 진상조사는 물 건너 갔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마찬가지다. 이스타항공 대량해고 사태와 임금체불 문제 등이 불거졌던 이상직 의원은 당 윤리감찰단에 회부되자 자진 탈당했지만, 이후 당에서 자체적인 진상 규명 움직임은 없었다. 이쯤되면 꼬리 자르기식 탈당은 국회 공식으로 고착되는 분위기다. 논란을 야기한 의원들은 탈당하고 소속했던 정당은 손을 놓은 사이, 결국 이들의 책임 소재 규명은 사법기관의 몫이 된다. 도대체 국회에 윤리특별위원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야 의원들이 불법이나 도덕성 논란을 야기해도 21대 국회에서 위원장 선출을 위한 첫 회의만 열었을 뿐 징계논의는 전혀 없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단 한 건의 징계도 없었다. 정말 유명무실한 상임위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의원들이 사고치면 탈당이라는 공식을 적용하는 작태는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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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희
  • 2020.12.30 19:25

완전(完)한 전북의 미래경제!

나석훈 전북도 일자리경제국장 삼국 통일 후 신라는 완(完)을 의역하여 완산주(完山州)를 전주(全州)로 고쳤다. 전주는 행정과 군사요충지가 되었다. 조선 개국 후 왕의 고향이라는 풍패지향으로써 가치를 더하게 된다. 1960년대까지도 전국 6대 도시의 규모를 이어온 전주는 유구한 세월 호남의 중심행정지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비옥한 호남평야를 끼고 있는 전북은 한때 인구 250만 명으로 전국 경제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비교적 풍요로웠다. 일제의 잔혹한 수탈의 진지가 되었던 것도 조선 최고의 곡창지대인 호남평야를 기반으로 가능했다. 그러나 수도권영남 중심의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전북 경제는 침체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한국 GM 군산공장 철수, 넥솔론파산, OCI 구조조정 등이 연속적으로 이어졌다. 전북도는 거점 기업의 공백과 일본 수출규제 등 대내외적인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분투해 왔다. 그러나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기도 전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제위기는 가중되고 있다. 그동안 전북도는 산업의 체질개선과 지속가능한 미래경제 성장구조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먼저, 자산운용 중심 금융산업은 지난 7월 기획재정부가 전북혁신도시를 국민연금 기반 자산운용 금융도시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토대로 전북 금융혁신 빅데이터 플랫폼센터 등 사업비 62억 원이 확보돼 21년 하반기부터 디지털 금융 빅테이터가 제공된다. 새만금 중심의 성장동력은 11월 동서도로 개통과 함께 SK 컨소시엄이 새만금에 2조 원대 데이터센터 및 창업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이런 기반들은 세계로 뻗어가는 전북의 지속적이고 새로운 동력으로 활용될 것이다. 아울러 전북이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실증, 인증, 평가의 기반이 마련되면 상용으로 이어져 재생에너지산업의 중심으로 서게 될 것이다. 농생명 산업의 중추는 전북의 최대 강점인 농생명 산업의 경쟁력 확보다. 전기차 생산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한 전북군산형 일자리도 공식화되었다. 다행히 위기 속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2021년, 8조 원대에 이르는 역대 최대의 국가예산이 확보되었다. 고용정책은 20년 일자리대상 등 고용정책에 대하여 3년 연속 정부로부터 성과를 인정받았다. 또한 군산강소개발 연구특구 지정, 친환경상용차탄소융복합 규제자유특구도 지정되었다. 기업유치 성과지표인 지방투자촉진 우수 지자체 6년 연속 선정이라는 전국 유일의 기록도 얻게 되었다. 올해 전북의 고용률은 코로나19 여파에도 전국 평균보다 높은 62%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3차 유행으로 사태는 더욱 엄중해졌다. 경제적 불평등은 심화되고 특히 경제적 약자인 소상공인들에게 가장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상공인들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지원 등에도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전북, 전라도라는 이름에는 온전하다, 완전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전북은 이제 막 국제금융도시와 새만금시대를 향한 작은 걸음을 시작했다. 완전한 전북의 미래경제를 위해서는 이번 위기를 지혜롭게 넘겨야 할 것이다. 전북경제도 도민들도 풍요로운 내일을 기대해 본다. /나석훈 전북도 일자리경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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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30 19:25

지방자치 발전의 결정적 분기점

최병관 행정안전부 대변인 오늘은 2020년 경자년 마지막 날이다. 지난 7월 첫 기고에서 시간을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었는데,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다시 시간으로 끝을 맺고자 한다. 본래 시간에는 매듭이 없다. 즉 구분이 없고 그저 무한정이다. 이러한 무한정의 시간에 인간이 여러 개의 매듭을 만들어 놓았다. 년, 월, 일, 시간 등이다. 이러한 시간의 매듭을 통하여 시간의 지나감을 인식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무한정의 시간이 각각의 매듭 단위에 의해 구분 지어지고 한정된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라는 동물이 지구상 최강자가 된 이유를 인간의 상상력이라고 했다. 무한정의 시간에 일정한 매듭을 지어놓은 일은 인간의 위대한 상상력이며, 우리네 삶에 온갖 바탕을 만들어 놓은 쾌거이다. 만약 이 시간의 매듭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어떤 모습일지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아마도 무아, 혼돈, 그 자체가 아닐는지 싶다. 역사의 관점에서 시간과 관련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예수님의 탄생을 기준으로 역사를 기원전(B.C)과 기원후(A.D)로 구분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결정적 분기점(Critical juncture)이라는 게 있다. 선택 시점에서는 작은 사소한 결정이었지만 후대의 역사의 시간으로 보면 엄청난 차별을 가져오는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인게 작은 한 마을에서 발생해 중세 유럽을 흔들어 놓은 흑사병이다. 유럽에서 흑사병으로 인해 인구 절반이 목숨을 잃어 노동력이 급감하자 봉건주의의 기반이 흔들렸다. 소작농이 변화를 요구할 힘을 얻게 되어 봉건적 노역이 차츰 자취를 감추면서 서유럽에서 포용적 노동시장이 태동하였고, 급기야는 봉건제도의 몰락을 가져왔다. 흑사병 발생 이후 670여 년이 지난 지금, 인류 역사는 코로나19라는 감염병으로 또 다시 결정적 분기점에 서 있다. 이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미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K-방역의 중심에는 지자체의 선제적이고 슬기로운 대응이 있었다. 중앙정부 차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은 지방정부의 재난 기본 소득 도입이 계기가 되었고, 세계 표준 모델이 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 진료소, 어려운 소상공인을 위한 착한 임대인 운동 등이 지방정부에서 시작되었다. 코로나19는 지역의 일은 그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지자체가 책임을 지고 해야 한다는 보충성의 원칙을 확인시켜 주었다. 결정적 분기점의 시각에서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 첫 번째는 1994년 실시한 민선 지자체장 선거였다. 이후 6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의 축적을 통해 우리나라 지방자치가 크게 발전할 수 있었다. 이번엔 코로나19가 지방자치 발전에 있어서 결정적 분기점 역할을 할 것이다. 코로나19는 중앙정부 차원의 과감한 통일된 역할을 요구하기도 하는 한편, 지자체별 실정에 맞는 탄력적인 대응을 필요로 한다. 분명 코로나19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권한과 역할 배분에 대한 새로운 논의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어떻게 지방자치 제도를 설계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지방자치 발전의 경로는 달라질 것이다. 코로나19 위기가 지역의 자율성, 다양성, 책임성을 한 층 더 강화시킴으로써 우리 지방자치가 보다 더 창의적이고 성숙되어 지는 긍정적인 결정적 분기점으로 작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병관 행정안전부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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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30 19:25

‘얼굴 없는 천사’가 있어 더 아름다운 전북

코로나로 인해 힘들었던 한 해 였습니다. 이겨내실 거라 믿습니다. 21년째 아름다운 기부를 이어온 얼굴 없는 천사가 지난 29일 7000만원이 넘는 거액의 성금을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몰래 맡기면서 함께 전한 메시지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힘들었던 2020년 세밑에 찾아온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과 그가 전해온 메시지가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지난 2000년 4월 시작된 얼굴 없는 천사의 누적 기부 금액은 7억3863만3150원에 달한다. 매년 소년소녀 가장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해온 그의 뜻대로 노송동 저소득 가정의 초중고교 자녀들에게 장학금이 지급돼 왔고, 생활이 어려운 5770여 세대에 현금과 연탄, 쌀 등이 전달됐다. 얼굴 없는 천사처럼 전국 곳곳에서 익명 기부 천사의 선행이 우리 사회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2011년 부터 수 년 동안 구세군 자선냄비에 수 억원을 기부해온 서울 신월동 주민, 14년째 매년 쌀 400㎏(20㎏ 20포)을 경남 거창군 마리면사무소에 앞에 두고 가는 익명의 기부자, 2012년 부터 매년 1억원씩 익명 기부를 이어오고 있는 대구의 키다리 아저씨 등 사회를 훈훈하게 하는 기부 천사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누구나 아름다운 기부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은 마음이 있어도 실천으로 옮기기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순위가 세계 10위권이지만 기부지수는 중위권이다. 영국의 자선단체인 자선지원재단(CAF)이 발표한 2017년 세계기부지수 1위는 미얀마다. 어려서부터 기부 실천을 보면서 자란다는 미얀마는 GDP 순위가 세계 70위권이지만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세계기부지수 1위를 지켰다. 2017년 우리나라의 세계기부지수는 62위다.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손길은 건강한 공동체를 유지시키는 값진 실천이다. 전주 노송동주민센터 화단에 세워진 얼굴 없는 천사의 비(碑)에는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새해에는 밝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더 많은 얼굴 없는 천사를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12.30 19:25

방역-치료-백신, 코로나 극복 3박자 갖춘 유일한 국가, 대한민국

신영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군산시) 쉼 없이 달려온 2020년 경자년이 저물어 간다. 올해는 그야말로 코로나바이러스의 해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초부터 계속된 코로나19 사태는 평범했던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전 세계적인 감염병의 위협과 공포는 세계 경제 침체를 불러왔고, 직장과 학교에서, 또 가족 간에도 함께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다. 거리 두기가 일상화된 올해 사회는 그야말로 멈춤할 수밖에 없었다. 국내 한 출판사는 올해의 결산 키워드로 PAUSE를 내세웠다. 잠시 멈춤이란 뜻을 가진 이 단어의 스펠링을 따 팬데믹(pandemic), 나홀로(alone), 비대면(untact), 주식(stock), 교육(education)을 올해의 독서 트렌드로 꼽은 것인데, 코로나19로 인해 바뀐 사회상을 반영한다. 지금의 멈춤은 우리 사회가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서로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궁극적으로는 다시 함께하기 위한 것이다. 이전과 완벽하게 같진 못하더라도 함께하는 일상을 되찾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다. 다행히 끝이 보인다. 정부는 내년 2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 29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미국 제약사와 추가 백신 공급 및 공급 시기 단축에 합의하는 성과도 있었다. 그간 백신 확보를 위한 범정부적인 노력의 성과다. 이로써 전 세계적인 이정표가 된 K-방역은 치료와 백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세부계획을 수립해 코로나 백신 도입 및 개발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12월 말 현재, 집단면역 형성에 충분한 5,600만명 분량의 백신을 확보했고, 내년도 1분기부터는 우선순위 대상자를 시작으로 순차적인 접종에 들어간다. 의료진, 고령자 등 1분기 200만명 이상 접종 후 2분기부터는 일반인 대상 접종도 시작될 예정이다. 미국, 유럽 등 상황이 급박한 국가들이 접종을 시작했으나, 우리나라는 부작용과 접종방식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여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접종한다는 계획이다. 일부 언론에서 먼저 접종을 시작한 외국과의 단순 비교를 통해 우리의 백신 확보가 늦었다는 식의 보도를 하고 있지만, 이는 정부의 협상력을 저하시키고 막연한 불안감만 조성할 뿐이다. 백신 구매 협상은 국가와 제약사 간 비밀유지조항으로 인해 물량과 도입시기를 밝히기 어렵다. 언론에 보도되는 현황도 단순히 각국의 목표나 발표를 집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백신은 인구 60% 이상 접종을 마쳐야 집단면역이 형성된다. 하지만 영국과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내년도 3~4분기를 목표하고 있을 뿐 정확한 시기를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3~4분기 집단면역 형성에 필요한 물량을 이미 확보한 상황이지만, 정부는 이 시기를 더욱 앞당기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고 해서 유행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는 여전히 최악의 유행 상황을 맞고 있으며, 집단면역을 형성할 때까지는 유행이 반복될 수 있어 코로나 확산 억제를 위한 방역과 코로나 사망자를 줄이는 치료가 계속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에서 세계 최고의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사망자는 1.46명으로 OECD 평균인 57.4명의 37분의 1 수준이며, 이는 OECD 37개국 중 두 번째로 낮은 것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유행 종료 이후에 대비한 국산 백신 개발이 2021년 하반기를 목표로 진행 중이고, 국내 개발 치료제 확보 역시 임박한 것으로 보여 집단면역 형성 성과는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상 방역-치료-백신, 코로나 극복 3박자를 갖춘 유일한 국가인 것이다. 지금의 멈춤을 극복하고 다시 함께할 수 있는 일상이 머지않았다. 코로나 터널의 막바지, 우리 국민의 저력이 다시금 필요한 때다. /신영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군산시)

  • 오피니언
  • 기고
  • 2020.12.30 19:25

코로나로 보낸 한 해, 방역 고삐 늦추지 말아야

2020년 한 해를 코로나19로 보내고도 여전히 진행중인 가운데 세밑을 맞는 도민들의 마음은 어둡고 착잡하다. 지난해 말 중국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19는 국내서 지난 1월20일 첫 발생한 뒤 2월 대구 신천지교회를 중심으로 대규모 환자가 발생하면서 확산의 시작을 알렸다. 도내에서도 1월31일 중국을 다녀온 60대 여성이 확진 판정되면서 지역 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5월 서울 이태원클럽 발(發) 확산과 8월 서울 광화문 집회 이후 대규모 감염사태에서도 100명대를 유지하며 소강상태를 보이던 도내 코로나 확진자는 날씨가 추워져 바이러스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상황이 급격히 나빠져 어제 (30일)현재 모두 830명이 확진자로 파악되고 있다. 그 사이 11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코로나19는 도민들의 생활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거리두기와 언택트(비대면)가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매김했다. 발생 초기 마스크 대란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들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못한 마스크 5부제라는 제도가 시행됐다. 모든 교육기관에서는 사상 초유의 온라인 교육이 시행되면서 학력 격차와 후견인이 필요한 어린이들 돌봄 공백이 사회문제화 되기도 했다. 거리두기 강화와 언택트 생활방식은 소비 패턴에 큰 변화를 가져오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어려움이 가중될 수 밖에 없었다. 정부가 지난 5월과 9월 1,2차에 걸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며 급한 불 끄기에 나섰지만 언 발에 오줌누기 였다. 정부가 영세상인을 비롯 무급 휴직자까지 범위를 넓혀 새해 초에 3차 지원금 지급 계획을 밝히고 있다. 한 시가 급한 만큼 신속 집행을 서둘러야 한다. 최근 영국에서 유행 중인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확인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최근 5600만명 분의 백신을 확보했다고 밝힌 가운데 전해진 불안한 소식이다. 코로나19는 아직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진행중인 위기 속에 정부와 도민들이 할 일은 명확하다. 확보한 백신을 조기에 들여와 하루 빨리 접종해야 한다. 병상 확충과 의료진 지원도 차질없도록 해야 한다. 도민들도 연말 연시를 맞아 소모임 등을 자제하고 개인 방역수칙을 더욱 철저히 지속적으로 준수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12.30 19:25

애민선정비와 영세불망비

삽화=권휘원 화백 완주 모악산 밑에 위치한 구이면사무소 앞에는 아주 대조적인 비석 2기가 서 있다. 지난 6월 송이목 전 구이면장과 이의성 주민자치위원장 등 지역 주민들이 뜻을 모아 면소재지 인근에 방치됐던 비석 2기를 이곳으로 옮기고 그 의미를 기록해 두었다. 비석 중 하나는 전주판관 박제근의 애민선정비(愛民善政碑)이고 다른 하나는 균전사 김창석의 영세불망비(永世不忘碑)다. 사실 애민선정비나 영세불망비 모두 송덕비(頌德碑)의 일종이다. 송덕비는 선정을 베푼 관리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후임자나 백성들의 추천을 통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임금의 허락을 받아 세웠다. 그러나 일부 관리들은 재임 중에 백성을 부추겨 억지로 자신의 공적비를 세우게 하거나 자비를 들여 송덕비를 세우는 사례도 많았다. 아마도 판관 박제근의 선정비는 전자의 경우이고 균전사 김창석의 불망비는 후자에 해당하는 것 같다. 전주판관 박제근(18191885)은 조선 말기의 문신으로 재령김천군수를 거쳐 4년 가까이 전주판관으로 재임했고 무주부사 상주목사 이조참판을 역임했다. 시문집으로는 敬菴遺稿(경암유고)를 남겼다. 그는 인품이 근엄하고 공사가 분명하며 전주판관 재임 시 선정을 베풀어 칭송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균전사 김창석(1846?)은 동학농민혁명 당시 전라도지역 세금을 거두는 관리로서 백성들의 원성이 높았던 인물이다. 없는 토지나 농사를 못 짓는 땅에 세금을 매기거나 농지 면적을 부풀려서 세금을 부과하는 등 악명을 떨쳤다. 고부군수 조병갑과 세곡(稅穀) 운반책임을 맡은 조필영 등과 함께 대표적 탐관오리로 지목돼 충청도 홍주목으로 귀양을 가기도 했다. 전주에 살던 김창석은 균전사로 있으면서 막대한 치부를 했고 후일 평사낙안형 명당인 정읍 산외면 진계리에 아흔아홉칸 대저택을 짓고 여생을 보냈다. 그의 저택은 6.25 전란 중에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이목 전 면장의 전언에 따르면 균전사 김창석의 영세불망비 비문은 다른 비문들보다 더 깊고 굵게 새겨졌다고 한다. 아마도 석공이 김창석의 악행을 후세들이 영구히 잊지 말라는 의미에서 힘주어 새겼던 것 같다. 김창석의 영세불망비는 구이면뿐만 아니라 완주 소양면 황운리와 정읍 산외면 야정마을에도 서 있다. 강압으로 백성들이 세웠든, 아니면 자비로 세웠든 김창석의 불망비는 오늘날 징계비(懲戒碑)의 상징이 됐다. 완주 구이면민들이 한 곳에 세워 놓은 애민선정비와 영세불망비가 모든 공직자의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12.30 19:25

코로나19와 낯뜨거운 홍보

삽화=권휘원 화백 코로나19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아울러 세밑 분위기도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지금 상황도 쉽지 않은데 더 이상 버텨낼 수 있을까 마음이 더욱 무겁다. 최근 코로나 백신 뉴스가 쏟아지는 가운데 추위를 녹이는 온정 손길이 그나마 한가닥 희망을 갖게 한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사랑나눔 기부도 코로나 영향권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당초 목표액을 크게 낮췄지만 이마저도 기대치에 못미친다. 그 만큼 살림이 팍팍하고 인심이 각박해졌다는 반증이다. 가뜩이나 심란한 가운데 언론에 보도된 정치인의 홍보성 기사는 낯뜨겁다.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이 갖가지 의정봉사상과 감사패를 받았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 상당수는 주민과 단체 민원해결에 앞장섰다는 감사표시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일부 의원은 지역구 아파트주민회에서 받은 감사패도 대놓고 자랑한다. 별로 알려지지 않은 다수 단체에서 상(賞)을 남발한다는 지적과 함께 후원금 거래 얘기도 가끔 도마에 오르곤 했다. 저간의 사정이 설령 그랬더라도 코로나 고통을 겪는 올해 상황은 다르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정치인들만 잘했다고 홍보하는 것이 자칫 역효과를 내지 않을까 걱정이다. 오죽하면 정치인에게는 자기가 죽었다는 부음기사만 빼곤 신문에 나면 손해볼 것 없다 는 격언이 있다. 언론에 이름이 많이 등장할수록 선거에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정치인들의 이런 속셈과 달리 자영업자들은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가파른 소비절벽이 연말 대목을 덮쳐 그동안 빚으로 겨우 견뎌왔는데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고 한다. 실제 들뜬 분위기는 고사하고 유흥가는 인적이 끊겨 썰렁할 정도다. 가정직장 배달서비스가 30% 이상 폭증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중소기업도 힘들 긴 매한가지다. 내수가 꽁꽁 얼어붙고 자금줄이 막혀 한계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경제지표에 투영된 코로나 한파는 예상보다 매섭다. 한은 전북본부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이 올해 매달 1300~1500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전년 대비 300~400억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기업대출도 올 3분기 3조5071억이 늘어나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다. 이뿐 아니라 소규모 상가 공실률 또한 11.7%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말 그대로 서민은 물론 중산층까지 코로나 블랙홀에 빠져 파산위기를 우려하는 형국이다. 이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정치권은 민생을 도외시한 채 연일 시끄럽다. 마땅히 고통분담 해야 할 처지인데도 코로나 정부 지원대책에 여야가 엇박자를 낸다. 그것도 모자라 개인 언론 홍보에만 열 올려 빈축을 사기도 한다. 정작 제대로 된 의정평가에서 잘해야 하는데 좀더 자숙했으면 하는 요즘이다. 국난(國難)으로 불릴 만큼 엄중한 시국에 정치인 감사패 타령이 곱지않은 이유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12.29 18:52

대형병원 주차 서비스 개선 방안 마련하라

도내 대형병원들의 주차장 운영이 병원 고객인 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서비스보다는 병원의 이윤 추구에 치중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보호자가 입원한 가족의 얼굴을 잠깐 보고 나오기에도 짧은 생색내기용 20분 무료 주차에 공영주차장보다도 비싼 주차요금을 받아 병원이 주차장 영업을 하는 것이냐는 비판마저 나온다. 대형병원들의 주차장 운영에 대한 불만은 전국적 현상이지만 보건복지부는 의료관계법령상 병원 주차장 규정 조항이 없다며 손을 놓고 있다. 도내 대형병원인 전북대병원과 전주예수병원은 내원객에 대해 입차 후 20분, 원광대병원은 입차 후 30분까지 주차요금을 받지 않지만 이를 초과하면 기본요금 1000원을 부과하고, 이후 10분 당 200원씩 추가 요금을 받고 있다. 외래환자의 경우 당일 주차요금을 받지 않고, 입원환자는 입퇴원과 수술 당일에만 주차요금 무료 혜택을 준다. 서울의 대형병원들이 30분 무료 회차를 적용하고 공휴일에는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하는 곳도 있지만 도내 대형병원은 주차 서비스에 인색하다. 도내 대형병원 주차요금에 대해서는 특히 입원환자 가족들의 불만이 높다. 대형병원들은 당일 병원 방문 횟수에 상관없이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는 1일 5000원~6000원의 등록차량 주차요금제를 운영하며 이를 입원환자 가족 주차요금 감면 혜택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하루종일 환자 곁에서 간병해야 하는 보호자가 아니라면 오히려 비싼 주차요금이다. 대형병원들은 주차장 운영 방침이 이용객들의 장기주차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정책이라고 주장하지만 환자와 보호자들의 공감을 사기에 부족하다. 입원환자는 외래환자와 똑같이 매일 병실료를 내면서 주차장은 이용하지 않는 만큼 보호자 1인에 대해서는 주차요금을 면제하는 것이 형평에 맞다. 혹여 대형병원들이 외래환자 유치를 위해 무료주차를 제공하고, 입원환자와 보호자는 불편해도 감수할 것이란 인식을 갖고 있다면 잘못된 일이다. 대형병원 주변 도로와 골목길 등은 병원 방문객들의 주차 차량들로 혼잡스럽기 일쑤다. 대형병원이 더 이상 주차장 영업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지 않도록 주차 서비스 개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12.29 18:52

경보기·소화기가 가족 행복 지킨다

김소라 (완주소방서 방호구조과 소방교) 농촌에서 홀로 거주하는 노인의 단독주택에 아들 딸이 놀러와 자던 중 단독경보형 감지기가 울려 깨어보니 작은 방의 TV 뒤쪽에서 연기와 함께 불꽃이 보여 아들이 소화기를 이용해 화재를 초기에 진압, 가족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켜냈다는 보도를 접하였다. 소방관이 현장에 도착해보니 초기에 화재를 진압한 상태로, 경보기가 없었다면 깊은 잠에 빠져 화재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소화기가 없었다면 초기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여 많은 재산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 밖에도 119 신고를 통해 볼 수 있는 화재예방 사례는 많다. 지나가던 주민이 경보음 소리와 함께 창문에서 연기가 나오는 것을 목격하여 119에 신고한 것을 비롯해 노인이 가스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하다 잠든 사이 냄비가 과열되어 발생한 화재에 감지기가 작동하자 그 경보음을 듣고 대피한 사례, 전기장판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소화기를 이용해 직접 진압한 사례 등도 언론보도를 통하여 종종 접할 수 있다. 이처럼 화재 피해를 줄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는 소화기와 경보기는 주택용 소방시설로, 사람이 직접 조작하여 화재를 초기에 진압할 수 있는 소화기와 화재 시 발생하는 연기를 감지하여 내장된 전원(건전지)을 통해 음향장치가 작동되어 경보음이 울려 대피 하도록 하는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말한다. 초기 화재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보급되는 소방시설이다. 2019년 소방청 국가화재 정보센터 화재 통계를 살펴보면 전체 화재 건수는 4만여 건이며 사망자는 285명이다. 이중 주택화재는 5822건으로 전체 화재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해 사망자 수를 살펴보면 전체 화재 사망자 285명 중 주택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97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34%를 차지하며, 주택화재의 경우 인명피해가 화재발생 건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주택화재에서 인명피해가 많은 이유는 대부분 화재가 초기 대응이 취약한 심야시간대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화재 감지기나 소화기가 없으면, 유독가스를 마셔 사망하거나 초기 소화에 성공하기 힘든 것이다. 정부에서는 주택화재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 2012년 2월 5일부터 신규 주택에 소화기, 단독경보형 감지기 등 주택용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 했다. 이전 주택에 대해서는 2017년 2월 4일까지 설치를 의무화하였다. 설치대상은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 연립, 다세대 주택 등이며 소화기는 세대별 층별 1개 이상 설치하고,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방과 거실 등 구획된 실마다 설치해야 한다. 소방서에서는 매년 기초생활수급자,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주택용 소방시설 보급 활동에 힘쓰고 있으나, 소방서만의 노력으로 모든 가구에 설치할 수는 없다. 주민 스스로 주택용 소방시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율적으로 설치하여야 한다. 주택용 소방시설 구매나 설치에 어려움을 겪는 도민은 가까운 소방서에서 운영 중인 주택용 소방시설 원스톱 지원센터를 통해 구매와 설치방법 등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화재는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예측이 불가능하며 한 번 발생하면 누구에게나 씻을 수 없는 피해를 남긴다. 그러기에 무엇보다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과, 화재 발생 시 초기에 대응할 수 있는 소화기를 비치하고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화재발생을 알려주는 감지기를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비무환의 자세로 사랑하는 가족과 보금자리를 지키는 기본이다. /김소라(완주소방서 방호구조과 소방교)

  • 오피니언
  • 기고
  • 2020.12.29 18:52

또 해 넘긴 군산조선소, 현대중공업 결단해야

한국의 선박 수주량이 3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했지만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소식은 여전히 깜깜하다. 선박 수주 실적이 회복되면 군산조선소를 재가동하겠다는 현대중공업의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선박 수주 실적이 국내는 물론 세계 1위를 기록했지만 군산조선소 재가동 여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경영난을 이유로 군산조선소 가동을 중단한 현대중공업은 대우해양조선을 인수, 기업결합 승인이 진행 중인 가운데 올해에는 군산에 공장을 둔 두산인프라코어도 인수했다. 현대건설기계와 합치면 세계 5위 규모의 건설기계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이처럼 그룹 확장에 주력중인 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 재가동과 관련, 지금까지 가타부타 말이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 재가동 여부에 대해 결단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전북도민과 약속한 재가동을 이행하든지, 아니면 다른 용도로 활용하든지, 이도 저도 아니면 매각을 하든지, 이제는 분명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군산시민과 전북도민을 상대로 희망 고문만 계속해서는 기업의 도리가 아니다.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인해 전북경제는 피폐해졌다. 4년째 군산조선소 문을 닫으면서 협력업체와 조선업 연관 산업은 붕괴되고 근로자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다. 이대로 군산조선소를 무단 방치하면 전라북도는 다른 기회마저 잃게 된다. 세계 조선업계는 내년 선박 수주에 큰 기대감을 걸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종식되면 그동안 발주하지 못했던 선박 수주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해양조선과의 기업합병 승인을 눈앞에 둔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업 경쟁력 강화에 따른 글로벌 강자 지위에 오르게 된다. 국제적 신인도와 경쟁력 상승에 따라 싹쓸이 수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총선 1호 공약으로 내세운 신영대 국회의원도 지역 유권자와의 약속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혼자 힘으로 버거우면 전북정치권, 그리고 집권당 차원에서 강력 대응에 나서야 한다. 현대중공업 입장만 확인하는 것이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이 아니기 때문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12.29 18:52

우리집 RE100, 우리동네 RE100

박은재 전라북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구글, 애플, 제너럴모터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RE100을 선언했다. RE100이란 Renewable Energy와 100%의 약자로,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바꾸겠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SK그룹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한 발 더 나아가 거래하는 모든 기업들도 RE100을 준수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어느새 가능한가, 불가능한가를 넘어서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 확보의 필수 요건이 되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하는 이유는 최근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와도 맞닿아 있다. 최근 그린피스가 폭스바겐 매장을 대상으로 어떤 자동차 판매를 권하는지 조사를 했고, 전기차 구매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제시했음에도 대부분 내연기관차를 권했다며 전기차 판매를 더 권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한 보도에 달린 댓글 중 하나인 전기차에 충전하는 전기는 원자력과 석탄발전으로 만드는데 무슨 친환경 행세냐를 주목해야 한다. 수소전기버스가 달리는 도로는 금세 매연과 미세먼지가 사라질 것 같지만, 현재 수소전기버스에 충전한 수소는 LNG 발전에서 얻어지는 부생수소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모두 운행중에는 탄소와 미세먼지를 발생시키지 않지만, 자동차의 생산 과정부터 연료를 얻는 과정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가 진정한 친환경 자동차가 되려면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모든 전기와 연료로써의 전기와 수소도 재생에너지로 얻어야 합당하다.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이용해 만드는 수소는 그린수소라고 이미 이름도 붙여두었다. 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투자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응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민간의 영역에서의 실천도 이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집 RE100, 우리동네 RE100이라는 개념도 등장하고 있다. 말 그대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와, 동네 혹은 마을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재생에너지 100%로 만들어보자는 의미다. 이전에 진행했던 에너지자립마을과 유사하지만 아쉽게도 전체 자립을 추구할만한 여건은 주어지지 않았고, 일부 대체에서 만족해야 했다. 가정에서 재생에너지를 도입하는 것은 태양광발전 설비를 구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전체를 대체할만큼의 설비를 갖출 면적이 부족하다. 도심 마을도 여건은 비슷하다. 이에 대한 대체적 수단으로 시민발전협동조합이 있다.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할 건물 옥상이나 토지를 소유하지 못한 이들은 앞서 언급한 협동조합을 이용해 각 가정 에너지 사용량을 상쇄할만큼 투자하면 된다. 전주에는 전주햇빛발전협동조합이 있고 최근에 4호기를 완공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1호기와 4호기가 가동중이고 2, 3호기는 여전히 건설중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전라북도 14개 시군 중, 일부러 협동조합 형태를 갖추기 위해 5인 이상을 모아 만든 협동조합을 제외하고 시민기반으로 구성된 재생에너지 관련 협동조합은 전주 외에는 없다는 것이다. 동네나 마을의 경우는 아파트 옥상과 공유지, 혹은 주차장 등을 이용해 공용발전시설을 설치해보면 좋겠고, 학교나 교회 등의 인근 대규모 건물 옥상을 임대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우리집 RE100, 우리동네 RE100이 2021년의 트랜드가 되길 희망한다. RE100-커피숍, RE100-NGO, RE100-유치원, RE100-대학 등이 속속 등장하길 기대한다. 그리고 전주시를 제외한 전라북도 13개 시군에도 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이 생겨나고 경쟁하듯 지속가능성을 확장해가길 소망한다. /박은재 전북지속가능발전협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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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29 18:52

한 해 끝자락에서 전북을 생각한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한 해 끝자락에서 전북을 생각해보니 가슴이 답답하다. 해가 가고 달이 차면 좀 나아지겠지하면서 희망을 걸었지만 결국은 그게 아니었다. 수도권 집중화로 기업을 유치하고 싶어도 여건 불비로 기업들이 움직이지 않았다. 항만 등 SOC가 발달되지 않아 불편하고 일부 공직자들의 갑질이 남달라 기업하고 싶은 생각이 안든다는 것.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다른 광역자치단체들은 수도권에 밀리지 않으려고 행정대통합을 추진하지만 전북은 전주 완주 통합 문제 하나도 거론을 못하고 있다. 개발 여건이 유리한 다른 시도들마저 경쟁력 확보를 위해 판을 키우지만 전북은 소지역주의에 매몰돼 거꾸로 가고 있다. 잘 살아보자고 하는 판에 군수 자리 하나 없어진 것이 그렇게 아쉽고 억울하다는 말인가. 대기업들의 전북 외면은 여전하다. 그 이유는 투자할 가치가 낮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시대에도 부를 창출하는 게 기업이다. 기업유치는 고용을 창출하므로 가장 신경써야 할 분야다. 그러나 기업들이 새만금을 매력이 없는 걸로 느낀다. 기업들은 탐나고 욕심을 부릴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새만금신항만이 키를 쥐고 있지만 전북도의 관심은 떨어진다. 전체 수출입 물동량 75%를 처리하는 부산항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환적화물 증가로 컨테이너가 넘쳐난다. 부산항 한군데로 수출입 화물이 몰리다보니까 부작용이 속출한다. 모든 수출입 화물을 부산항에서 처리하므로 경부고속도로의 교통량 폭주로 시간 경제적 비용부담이 가중된다. 이 때문에 컨테이너 화물 체화로 진해에제2부산신항 건설을 추진중이다. 새만금사업을 성공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새만금신항만 건설 쪽으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 중국과의 접근성이 좋고 배후단지가 다른 항만보다 광활해 인접 광양항이나 대불항에 비할바가 아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부산과 광양항 위주의 두 항만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게 문제다. 우리나라와 중국간 교역비율이 25%를 차지하므로 새만금신항만을 개발해서 처리하면 시간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주어진다. 그래서 전북도가 정치권과 나서서 신항만을 조기에 개발해야 한다. 물론 해양수산부가 당장은 물동량 부족을 들어 새만금신항만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겠지만 청주공항처럼 얼마든지 물동량 확보는 가능할 수 있다. 새만금신항만을 환황해권의 메가포트로 건설하면 하역, 보관, 소분, 운송 등 물류업과 가공 중계무역의 거점지로 발전해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곡물전용부두와 대규모 사일로를 건설해식품, 사료 등 연관 제조업을 유치할 수 있다. 내년 하반기에 확정될 새만금MP에 새만금신항만을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접안토록 포함시켜야 한다. 수심 14M를 25M로 개발하면 대형컨테이너선이 접안할 메가포트로 만들어 질 수 있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이 문제가 해결되어야 부산항으로 집중되는 수출입화물 20%를 분산 처리할 수 있다. 지금 전북은 미래를 함께 준비해야 낙후와 소멸을 면할 수 있다. 다른 지역이 추진하는 행정대통합을 먼발치에서 바라다만 볼 게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나서야 한다. 송하진 지사가 국회의원들과 협력해서 새만금신항을 메가포트로 건설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전북이 해양으로 뻗어나갈 교두보를 앞서 개발 안하면 전북의 미래는 없다. 군산항은 준설해서 연안항으로 활용하고 그 대신 새만금신항을 규모있게 개발하면 새만금사업도 성공할 수 있다. 그렇게가야 스마트수변도시 건설도 빨라진다. 도민들도 무작정 안된다고 열패감에 휩싸여 있을 때가 아니다. 목에 방울 달 각오로 적극 나서야 한다. 적당히 관에 빌붙어 요령껏 먹고 산다는 그릇된 인식부터 씻어내야 한다. 표를 잘 찍어야겠지만 대안을 제시하면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비판할 줄 알아야 한다. 지금 기관끼리 개 닭보듯 하는 이기주의가 싹터 있고 리더들은 리더들대로 각개약진한 것도 문제다. 언제까지 정치적으로 민주당에 홀로 갇혀서 살아야 할지 답답하다. 전북도와 전주시가 힘을 합쳐도 모자란 판에 김승수 전주시장이 송하진 지사를 치받는 것은 전북발전에 역행하는 처사다. 단체장들도 인기영합주의에 안주하며 재선하려고 굽신거릴 게 아니라 통크게 일좀 벌였으면 한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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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0.12.29 18:52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길] 렌탈서비스 불만, 불규칙한 관리서비스가 29.3%로 가장 높아

2020년 코로나19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집 안 생활가전을 렌탈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수업으로 가족들이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지만 불경기에 목돈을 주고 노트북TV정수기공기청정기 등 고가의 가전제품을 구입하기가 부담스러운 만큼 매달 적은 금액을 내고 빌려 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372전국소비자상담센터에 따르면, 올해 7월 정수기의 경우 렌탈 관리업체 파업으로 AS가 지연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122.4% 증가한 1,953건을 기록했고, 전북소비자정보센터 렌털서비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총391건(20201.1.1~12.14) 중 하자피해가 144건(2020년 12월 14일 기준, 36.8%)으로 가장 많았고, 계약해제?해지 및 위약금 분쟁, 관리피해, 하자피해(제품, 설치), 가격 및 요금, 효과미흡 및 성능불만족 등의 순으로 피해가 발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지회에서는 렌탈서비스에 관한 소비자 인식, 이용현황 및 피해실태 등에 관한 소비자 설문조사(전라북도 거주도민 827명, 기간 2020.11.10~20)를 진행한 결과 렌탈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로 주기적으로 관리를 해주니 안전하고 위생적일 것 같다고 응답한 응답율이 39.7%인 1순위로 나타났으며, 주기적으로 관리해주니 편리하다 27.4%, 구입하는 것보다 경제적인 부담이 덜할 것이다 19.2%, 약정기간 만료 후 다른 제품으로 렌탈할 수 있거나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9.2%, 부가적인 서비스나 혜택이 있는 것 같다 4.0%, 기타(단기간사용으로 부담이 덜함, 지인 권유) 0.4% 순으로 응답했다. 렌탈서비스 피해 및 불만이유로는 관리직원의 잦은 교체 및 불규칙적인 관리서비스가 29.3%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개선내용에 대하여 소비자에게 과도한 중도해지 위약금 조건을 개선해야된다는 답변과 계약시 중요사항에 대해서는 계약서에 명시와 소비자에게 고지하도록 개선해야 되는 답변이 50.2%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이 렌탈서비스를 이용하려는 목적은 경제적인 이유보다는 소비자의 안전과 위생을 위한 것으로써 업체의 관리서비스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소비자의 불만 이유가 업체측의 불규칙한 관리서비스에 있는 만큼 장기계약의 특성상 규칙적인 관리와 신속한 A/S조치가 가능하도록 A/S시스템 체계 및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렌탈서비스관련 소비자 상담 및 분쟁이 발생될 경우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전북지회 소비자정보센터(282-9898)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소비자연합전북지회 소비자정보센터 박민정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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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28 17:54

코로나19와 얼굴 없는 천사

삽화=권휘원 화백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 지난 2009년 12월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화단에 세워진 얼굴 없는 천사의 비(碑)에 새겨진 글귀다. 당시 전주시장으로 시민들의 뜻을 모아 기념비를 세운 송하진 도지사는 제막식에서 누구도 감히 흉내내지 못할 어려운 나눔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천사를 생각하며 이 비가 이웃사랑의 근본이 돼 사회 곳곳이 훈훈한 인정으로 가득 차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는 지난해 성금을 도난 당했다가 되찾는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지난 20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어져 왔다. 지난 2000년 4월 3일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노송동주민센터 지하주차장 입구에 두고 간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6억6850만4170원이 전해졌고 기부금은 지역내 홀로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이웃 4000여 세대를 돕는데 쓰여졌다. 도시의 위대함은 건물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헌신과 사랑 등 고귀한 정신의 가치에 있고, 얼굴 없는 천사는 전주를 위대한 도시로 만들어가는 소중한 자산이라는 김승수 시장의 평가처럼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지역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얼굴 없는 천사가 오간 주민센터 주변에 기부천사 쉼터가 조성됐고, 천사의 길과 천사마을이란 이름도 붙여졌다. 주민들이 하나가 되어 벽화그리기, 화단조성, 텃밭가꾸기 등 천사마을을 테마로 한 마을 가꾸기 사업을 추진했고, 주민센터 입구에는 천사기념관도 조성됐다. 80년대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 70%에 달하고 주민의 25% 이상이 65세를 넘는 노인들이 사는 구도심인 노송동은 마을 공동체가 활성화되면서 현재는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참여해 마을을 함께 이끌어가고 있다.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 소식이 아직 없지만 코로나19가 사회 전 분야를 꽁꽁 얼어붙게 만든 올해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온정의 손길도 예년만 못하다. 사랑의 열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매년 연말연시 이웃돕기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지난 1일 세운 사랑의 온도탑 온도는 지난 27일 현재 65.1도를 기록하고 있다. 내년 1월 31일까지 62일간 이어지는 성금 모금 목표액 63억9000만원 중 41억6000만원이 모금됐다. 목표액의 1%인 6390만원이 모금될 때마다 1도씩 올라가는 전북지역 사랑의 온도탑 온도계 눈금은 전국 평균 70.4도 보다 5도 정도 낮은 온도다. 매년 연말 얼굴 없는 천사를 맞아온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는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힘든 올해에도 얼굴 없는 천사의 21년째 선행이 이어질 것인지 기대 반 우려 반,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모두가 어렵고 힘든 2020년 세밑, 코로나19로 지친 서민들에게 위안을 주고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얼굴 없는 천사의 따뜻한 기부 소식이 기다려진다.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0.12.28 17:54

구멍뚫린 도내 병원내 코로나19 감염관리

최근 도내 3곳의 병원에서 잇따라 코로나19 감염관리에 구멍이 뚫리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꺾일 줄 모르는 상황에서 병원의 안일한 대응이 초래한 불상사인 셈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의료기관인 전북대병원에 지난 18일 입원 수술한 환자가 3일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역학조사 결과 입원 당시 음성판정을 받은 해당 환자가 응급실에 있을 때 의료진이 확진자인 다른 환자의 진료과정에 사용한 의료기기를 제대로 소독을 하지 않고 사용하면서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진안의료원의 경우 지난 22일 복통 등 증세로 의료원을 찾은 80대 환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도 하지 않고 진료한 뒤, 이틀 후 입원시킨 다음에야 검사를 실시해 뒤늦게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진안의료원이 임시폐쇄되고, 직원 20여명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업무배제와 격리에 들어가면서 입원 환자들이 전원(轉院) 또는 퇴원하는 불편을 겪었다. 이어 정읍 아산병원의 경우도 선제적 조치가 미흡하긴 마찬가지다. 지난 24일 입원한 환자는 다음날 폐렴 증상이 확인되면서 뒤늦게 코로나 검사가 이뤄져 확진됐다. 이 과정에서 직원 10여명이 접촉자로 분류돼 업무 마비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부실한 초기대응이 병원내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고 가족 2명씩의 추가 확진에 그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의료기관 특성상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다른 환자들에 쉽게 집단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의료진이 접촉자로 분류되면 격리조치와 업무배제로 병원 업무에 큰 지장을 준다는 점에서 진료과정 및 입원환자에 대한 선제적 검사등 철저한 감염관리와 주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도내 상급병원이자 지역거점 병원인 전북대병원의 병원내 감염은 크게 각성해야 할 일이다.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이 넓게 자리하면서 방역당국이 선제적공격적으로 진단검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기관들이 검사도 없이 환자를 입원시킨 다음에야 확진자를 찾아내는 것은 병원내 감염확산 방지 차원에서크게 염려되는 대목이다. 이번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차후 도내 병원에서 이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기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12.2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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