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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의 중요성

양복규 동암법인 이사장명예교육학박사 WHO의 발표에 의하면 8월 27일 하루에 코로나19의 전염병이 미국에서 5만7000명, 우리나라에서도 44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우한에서 발병되었던 바이러스보다도 훨씬 강렬한 GH형 바이러스가 유럽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에서 전염병은 가장 큰 고민거리로 등장되고 있지만 특별한 대응책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전염병의 경우에는 의외의 돌연변이로 발생하는 것이기에 사후 약방문을 강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안타까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지난봄에 발생한 코로나19도 특별한 대응책이 없기에 마스크 쓰기, 손씻기 등 개인적으로 방어할 수밖에 없기에 철저히 이행하고 있다. 그렇게 하다보니 웃지 못할 사연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손자가 93세 되신 조부님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특별한 휴가를 내어 시골에서 살고 계신 조부님 댁을 찾아왔다. 올 때에도 대중교통편은 깨끗하지 못할까 염려되어 택시를 대절하여 도착 즉시 조부님 방으로 들어가 큰절로 인사를 드리고 보니 조부님께서 돌아 앉아 계시기에 깜짝 놀란 손자가 조부님의 손을 잡으려 하자 조부님께서 손을 뿌리치시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으니 빨리 가라는 것이었다. 그 효손이 얼마나 민망했을까? 결혼식장에서 혼례를 끝내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는데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였다. 마스크의 모양이나 색깔도 모두 다르기에 가관이 아닐 수 없는 것은 물론 먼 훗날에 사진을 보면 누구인지 알아볼 수나 있을까 싶다. 그리고 요즘에 마스크 파파라치가 있다고도 한다. 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은 사진을 촬영하여 신고하여 범칙금의 일부를 받는다고 한다. 이렇게 요긴한 마스크의 역사를 보면 이집트에서 BC 2575~2467년경부터 보석 가공업이나 탄광에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고급용으로는 동물의 오줌통을 사용하기도 하였으나 마피아족, 또는 복면강도들이 사용하게 되면서 상대방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스크를 착용하는 당사자도 불편하기에 상용화되지 못한 것이다. 요즘에 착용하는 마스크는 파란색, 검은색, 흰색 등 색상도 다양하고, 겨울용, 여름용이 있는가 하면 의료인 것과 일반용이 다르지만 구조를 보면 세 겹 구조가 많다. 바깥층에는 방수 기능이 있어서 침방울이 날아와도 침투되지 못하고 가운데는 중국에서 수입한 포지로 만들어 세균이 차단되고, 안쪽은 본인의 침방울을 흡수시키는 작용을 하게 되어있다. 마스크의 중요성에 대하여 미국 치과협회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쌍방이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코로나19의 감염률은 1.5%이며, 쌍방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감염률이 90%로 60배나 차이가 난다고 하였다. 마스크 착용을 태만한 미국이나 브라질 등은 코로나19의 감염자가 기하급수로 많아지고, 마스크 착용은 물론 생활수칙을 철저하게 이행하고 있는 대만 등에서는 감염률이 현저하게 낮은 것을 보면 마스크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양복규 동암법인 이사장명예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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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4 16:24

공공재 또는 공공의 재앙에 대하여

곽병창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공공재(公共財, public goods)-. 백과사전을 보니 사유재, 또는 사적재(私的財, private goods)와 대비되는 개념으로서 구성원 모두가 소비혜택을 누릴 수 있는 재화 또는 서비스랍니다. 예술은 공공재일까요 사유재일까요? 오랜 논란이지만 둘 다라 말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결론일 겁니다. 원래의 출발이야 당연히 공공재의 성격이 아주 강했겠지요. 이른바 나랏무당 시절에는 예술행위 자체가 공동체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일이었으니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 담당자들 또한 한 부족, 한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지도자의 면모를 지닌 존재들이었으니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아름다움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점점 더 사적인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일조차 재화를 들여 사고파는 대상이 되어 갑니다. 당연히 예술가 또한 권세 있는 자들의 기호와 지원에 기대어 생존해야 하는 운명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막강한 자본주의의 논리 앞에서 예술도 시장에 적응한 예술과 그렇지 못 한 예술로 나뉠 수밖에 없는 운명이 된 것이지요. 가장 오래 된 예술행위인 연극, 무용, 음악 등이 시장의 논리 앞에서 무기력해진 것은 슬프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진실입니다. 그래서 다시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하는 논리가 예술 공공재론입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예술은 시장에서 매우 취약합니다. 특히 공연예술은 그 노동집약적 성격으로 인해서 산업사회의 수지타산을 맞춰낼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예술행위가 시장의 논리에 맞춰 사라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이런 예술행위야말로 재화를 생산할 수는 없지만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을 알고 있는 까닭입니다. 그래서 만들어낸 게 관립예술단을 포함한 각종 지원제도들입니다. 국가가 공들여 준비하는 이런 지원제도가 없으면 상당히 많은 예술행위가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그렇게 예술에 대한 공적 부조제도는 그 자체로 예술이 공공재라는 사실을 웅변하는 증거입니다. 물론 예술계에도 어떤 공적 부조도 받지 않고 자생적으로 성공한 개인들, 단체들이 존재합니다. 대중예술의 스타들을 포함해서 그들은 누구보다 화려한 무대 위에서 엄청난 재화를 창출하면서 국가경제에 크게 이바지하기도 하고 전 세계의 어려운 이들을 돕는 데 발 벗고 나서기도 합니다. 이처럼 어느 분야든 시장 적응력이 뛰어난 부분과 그렇지 못 한 부분이 공존하는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공공의 영역에서 헌신하는 예술가들을 나라가 나서서 지원하거나 예술 감상의 기회가 부족한 지역에 관립예술단을 세워 그 기반을 튼튼히 하는 일을 두고, 예술시장에서 잘 나가는 예술가들이 나서서 우리는 공공재가 아니라며 폄하하는 경우를 본 적은 없습니다. 치열한 예술시장에서 성공을 향해 매진하는 예술가들이 공적 영역의 예술을 경쟁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두말할 것 없이 이 두 영역은 공존해야 합니다. 사적 재화의 축적에 몰두할 이들은 내내 재화가 주는 풍요를 즐기면 될 일, 조금 덜 벌더라도 공적 영역에 스스로를 던진 이들은 또한 그 일에 충실하면서 더 큰 내면의 기쁨을 누리면 되는 일입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공공재로서의 길을 열등한 이들이나 가는 길이라 폄하하면서, 그 일이 자신들의 사적 영역을 침범할 거라 우려하는 태도는 참 이율배반적입니다. 애초에 공공재가 될 리도, 그럴 의지도 없던 이들이, 공공의 안녕과 평화를 위하여 헌신하려는 이들을 조롱하는 것, 그것은 공공의 재앙입니다. 적어도 예술은 그렇지 않습니다. 어디서든, 공공재는 못 될망정 공공의 재앙은 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곽병창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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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4 16:21

지금 나의 상태 알기

정은실 사회활동가 2년 전 필라테스 수업에서 코어 운동 자세가 훌륭하다는 칭찬을 받았다. 그런데 운동을 지속해갈수록 선생님도 나도 의문이 생겼다. 건축전공의 특성상 하루 10~12시간 이상을 의자에 앉아있고, 20시간 이상 일하는 때도 많았다. 게다가 운동이라는 단어가 삶에 없던 나에게 단련된 근육이 있을 리 없었다. 2~3개월이 지나고 우리가 내린 결론은 잘 단련된 코어근육이 아니라 몸에 배어 있는 긴장하는 습관이 원인이었다. 또, 4~5년 전 도수치료 물리치료사가 몸에 힘을 빼세요.라고 말하면 그 말이 어찌나 어려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결국 선생님은 같은 말을 여러 번 다시 했다. 그럴 때면 의문이 생겼다. 응? 어떻게 힘을 빼는 거지? 힘을 빼라고 하면 다시 힘이 들어가는 거 같고 자세가 편안해지지 않았다. 사실은 내 몸에 힘이 들어가 있는지도 몰랐다. 힘을 빼라는 말에 아~ 내가 힘이 들어가 있구나 하고 깨달았다. 이후에 몇 번의 유사한 경험이 이어지면서 알게 됐다. 긴장이 너무 익숙해서 스스로가 긴장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긴장한 몸으로 살고 있었다. 놀라웠다. 경직되거나 긴장하는 경우가 곧잘 있다고만 생각했다. 긴장이 이미 숨 쉬듯이 당연해서 긴장한 줄도 몰랐다니 몹시 당황스러웠다. 나의 몸과 마음에 미안했다. 많이 힘들었을 텐데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주인 때문에 지속해서 방치당해온 몸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다. 내 몸의 상태를 알고 나니 돌아봐 지는 것들이 많았다. 소화가 잘되지 않아 체하는 일이 자주 있었고, 밤에는 잠이 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었다. 일이 과하거나 압박감이 클 때면 날카롭게 반응하는 일도 자주 있었다. 친구들에 비해 작은 일의 변화에도 예민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었다. 긴장된 상태로부터 여유가 없어 벌어지는 일들이다. 긴장은 꼭 부정적인 발현만 있었던 건 아니다. 긴장은 나를 나태하지 않고, 보다 활력적이고, 생산적으로 만들어줬다. 힘들고 그만두고 싶을 때 행동하게 만드는 촉진제가 됐다. 지속적인 긴장으로 주변 사람들의 심리 변화를 빠르게 인지했고, 그에 맞는 대응도 빨랐다. 심리학자 K.레빈의 심리학 표현에 따르면 인격은 중심영역과 여러 하위영역으로 분화되어 있는데, 각 영역은 긴장을 내포하고 있으면서도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어떤 욕구나 의도가 생겼을 때 특정한 하위영역의 긴장이 높아지면 중심영역에는 불균형이 생기고, 전체적으로 균형을 회복하려고 하는 경향 또는 힘이 생긴다. 그러나 행동함으로써 목적에 도달하고 욕구가 충족되면 다시 균형상태가 회복된다고 한다. (두산백과) 나의 상태와 긴장이 운용되는 원리를 이해하고, 생활에서 여유를 가지는 노하우가 생겼다. 긴장이 기본값이어서 경계하는 마음 20~30%와 나의 현상태를 유지하려는 마음 20~30%가 이미 차 있어서 쉽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가 많으니 한 번 더 듣고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 또한, 팽팽하게 당겨져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상태가 곧잘 반복되기 때문에 일이나 관계에서 10~20% 정도의 여유를 항상 가져야 하는데, 이를 갖지 못해서 끊어지는 때가 생긴다면 주로 원인은 상대가 아닌 나로부터 비롯되는 때가 많았음을 되새기며 탓하는 마음을 먼저 내기보다는 내가 어디서 끊어지게 됐는지 살피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이렇듯 스스로의 상태와 마음씀씀이를 알고부터는 마음의 여유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정은실 사회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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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3 15:33

국민을 또다시 테러하겠다는 건가

이성원 TBN 전북교통방송 사장 우리 고장에서 쓰는(쓰던) 표현 중에 김치가 미쳤다는 말이 있다. 엄청 맛있다 는 뜻으로 짐작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반대다. 형편없이 맛없는 상태를 두고 미쳤다고 한다. 싱싱한 양념이 아삭아삭 씹히는 생김치도 좋고 삭은 양념이 깊이 밴 익은 김치도 맛있지만, 모든 김치는 숙성 전에 발효가 시작되면서 쓰고 떠름한 맛을 내는 시기가 있다. 화학적인 지식이 없는 옛 사람들은 당황하고 의아스러워 김치가 미쳤나보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니면 김치가 익기 위해 미치도록 몸부림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요즘 우리의 삶도 미쳐가는 김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 항아리에 갇혀 쓰고 고통스럽다. 긴가민가 판단도 결정도 어렵다. 출연을 무조건 금지하고 전화 연결로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송은 과연 잘하는 것일까,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 사람 만나기 어렵고 가족 모임조차 제대로 못하는 생활은 얼마나 지속될까, 어느 선에서 타협해야 하나? 주택보급률이 100%를 훌쩍 넘는 전주의 아파트 값이 몇 억 원씩 뛴다는 데 어떻게 해야 하나? 하루하루가 지나가지만,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가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어찌어찌 때워냈다는 느낌만 든다. 집단적인 코로나 블루(우울증)이다. 김치가 미치는 것은 잘 된 숙성으로 가기 위한 일시적인 과정이지만, 지금 우리사회의 혼란과 불안은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을까? 좀 더 밖으로 눈을 돌려보면 더욱 한숨이 나온다. 공공의료 인력이 부족하다고 불과 몇 년 전에 자기 손으로 보고서를 냈던 사람들이 공공의대 정책을 앞장서서 반대하는가 하면, 독재를 맹종했던 사람들은 현 정부의 기득권 깨기 정책을 독재라며 비난한다. 815 광화문 집회를 통해 온 국민에게 코로나 테러를 자행했던 세력들은 정부가 코로나 사기극으로 자유와 기독교를 탄압한다며 정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한다. 일부 보수단체는 10월 3일 개천절과 9일 한글날 등에 또다시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정부가 사후에 추적하지 못하도록 아예 휴대폰을 끄고 모인다고 한다. 지금 국민들은 매우 불안하고 폭발 직전이다. 815 집회 이전에 43명이던 전북의 확진자수가 지금은 100명에 육박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점심시간이면 사람이 밀리지 않은 음식점을 찾아다녔으나, 이제는 그럴 필요조차 없게 됐다. 음식점이고 커피숍이고 아예 손님이 없다. 전주의 대표적인 뷔페식당인 라루체가 문을 닫았고, 임시휴업 중인 음식점이나 빈 상가가 즐비하다. 국민들의 코로나 레드(분노)가 깊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일부 보수단체들이 또다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국가와 국민에 대한 테러를 노골화하는 행위다. 그들의 세력은 별로여도 행위의 결과는 무시하기 어렵다. 유발 하라리는 호모데우스에서 테러리즘의 본질은 쇼라며 테러범들은 도자기 가게를 부수려는 파리와 같다. 파리는 힘이 없어서 찻잔 한 개도 움직이지 못한다. 그래서 황소를 찾아내 그 귓속에 들어가 윙윙거린다. 황소는 공포와 화를 참지 못해 도자기 가게를 부순다고 했다.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일부 세력이 코로나를 매개로 나라를 뒤흔들고 국민을 혼란으로 몰아가려고 한다. 신천지, 815에 이은 3차 팬데믹(대유행)이 우려된다. 야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런 집회를 31운동에 비유했다는 것은 안이하고 답답하다. 야당은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좀 더 책임 있고 분명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말로만 그들은 우리와 다르다고 할 것이 아니라 따끔하고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너 미쳤니? 그것은 미친 짓이다라고. /이성원 TBN 전북교통방송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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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3 15:03

히포크라테스의 선서

이형구 (사)생활법률문화연구소 이사장법학박사 이제 의업에 종사하는 일원으로서 인정받는 이 순간, 나의 생애를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선언하노라.고대 그리스 시대 의사였던 히포크라테스(BC460~377)가 의사로서의 명예와 위엄을 만천하에 알리고자 선언한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서두 글이다. 그는 이어서 9개의 항목으로 나누어 선언을 하였는데 이 중 소시민에 불과한 나에게 뼈속 깊이 와 닫는 선서가 있어 여기에 옮겨본다. 나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나는 인종, 종교, 국적, 정당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게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 선포하듯 ~하겠노라 라고 맺은 말이 되새길 때마다 알 수 없는 믿음으로 다가온다. 날 나아준 부모의 말림에도 별 효과가 없는 것도 의사선생님 한 마디면 틀림없이 효과가 나는 것 중에 진찰 중이던 의사가 지나가는 말로 이제 술 마시지 마세요. 또는 이제 담배 피우지 마세요. 라고 하면 효과는 그만이다. 이는 내 건강과 생명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는 암시이기도 하여 손 떨림이나 심한 금단현상이 와도 의사선생님의 조용한 일침에 고양이 앞의 쥐가 된 듯이 순종을 하게 된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생명을 쥐락 펴락 할 수 있는 위대함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병원을 찾아들면 말수가 적어진다. 이웃나라 일본 아베가 총리직을 사임하였다. 8년에 가까운 통치를 하면서 그 면면을 살펴보면 우리는 두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이 너무도 많았다. 대한민국이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마다 그는 예외 없이 난타를 가하고 이 나라와 국민을 무시하는 무려함이 이어질 때는 분개함이 탱전하여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기에 건물 담벼락에 일본 NO가 아닌 아베NO 라고 현수막을 걸었을까. 정치적인 상황이나 개개인의 생명의 위험 상황이나 그 궤는 대동소이하여 상대가 어렵다거나 이웃이 어려울 때는 힘을 보태주어야 하고 위로를 해주어야하고 격려를 해주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의 근본정신이 아니겠는가. 치유할 수 없는 자본주의 병폐가 이제는 인술을 펴는 의사들에게도 진하게 배어 든 것 같은 작금의 히포크라테스 후예자들에게 느끼는 실망이 나 혼자이었으면 좋겠다. 코로나19라는 질병이 분명 이 나라 뿐 아니라 온 세상에 창궐하여 총성 없는 3차 대전이라고 언급하는 이 때 마치 전쟁에서 조국과 나와 내 전우의 생명을 지키려고 붉은 빛을 토하는 총부리가 적의 관통을 위하여 혼신을 하듯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질병 퇴치에 온 힘을 쏟아야할 것이 자명한 데도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겠다고 분명히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한 의사들이 돈이라는 재물에 눈이 어두워 정작 싸워야할 질병은 안중에도 없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는 우를 범하고 있어 그동안 어떤 선생님보다 의지하고 우러러 보았던 의사선생님들이 두렵기만 하다. 법보다는 차원이 다른 인간의 기초적 존엄과 생명을 우선 시 하고 있는 인술 정신과 의사로서 처음 시작할 때 했던 선서를 잊지 말기를 바란다. 이 글의 끝맺음을 히포크라테스 마지막 선서로 마치고자 한다. 비록 위협을 당할지라도 나의 지식을 인도에 어긋하게 쓰지 않겠노라. /이형구 (사)생활법률문화연구소 이사장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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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3 15:03

관건은 투표 행태

사람들이 가장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행동할때는 돈 쓸 때다.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돈 나갈 때를 가장 신경쓴다. 은행에서 출납업무를 보는 직원들도 돈 나갈 때 더 신경 쓴다. 돈이 남는 것도 문제지만 더 나간 것을 더 큰 문제로 본다. 정확성을 요구하는 출납직원에게 일정 금액의 수당을 지불하는 이유가 다 이유가 있다. 시재금이 모자라면 채워 넣어줘야 하므로 일정금액의 수당을 지급한다. 도민들의 두뇌가 다른 지역사람보다 좋다. 이조 선조 이전까지만해도 한양 다음으로 전주 출신들이 과거 급제를 많이 했다. 그 만큼 머리가 비상하다. 그래서 지금도 고시출신이 많다. 유대인의 지능지수가 높지만 실제로는 한국인의 머리가 좋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머리가 좋아 전쟁의 폐허속에서 허리 띠를 졸라매고 먹을 것 제대로 못 먹으면서 가르친 부모들의 덕택으로 압축성장을 가져와 K방역이다 뭐다해서 세계10위권 수출입대국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돈 쓰는 것 이상으로 중요시 해야 할 일이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선거다. 그간 도민들의 투표행태가 이성적인 투표보다는 감성으로 치우쳤다. 지난 1971년 DJ가 대선에서 낙선한 이후부터 지역정서가 한으로 남아 지금까지도 표 찍는 기준이 되었다. 1997년 DJ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에도 줄곧 묻지마라 갑자생처럼 감성투표가 계속됐다. 동서로 나눠져 생겨난 지역감정이 표로 그대로 연결됐다. 대선은 물론 총선이나 지방선거 때도 그대로 나타났다. 특정당 공천이 당선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선거가 한낱 요식행위로 끝났다. 세상일이 경쟁없이 발전할 수가 없는 법인데 전북정치는 경쟁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모두가 선거전에는 경쟁의 정치가 되어야 지역이 발전한다고 말하면서도 막상 선거가 닥치면 그런 말은 흔적 없이 사라진다. 언행일치가 안된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은 도민들이라 혹시나 하고 기대를 걸어 보지만 결과는 아니올씨다로 끝난다. 싹쓸이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야당불모지를 만들었다. 지난 4.15 총선 때 남원 순창 임실에서만 이용호의원이 무소속으로 기적을 일궈냈다. 그러나 전체적인 흐름은 민주당 일색이다. 2022년 치러질 대선과 지방선거때도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 그 이유는 야권이 자리잡을 틈새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 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5.18 민주화묘역에 가서 무릎꿇고 참배했지만 상당수 도민들은 진정성을 의심한다. 이런 구도가 이어지다 보니까 경쟁의 정치를 기대할 수 없다. 특히 기존정치권이 자기들만의 성을 지키려고 진입장벽을 높게 쳐버려 신예들은 뚫고 들어갈 자리도 없다. 말로는 선거때마다 갈아치우자고 하면서도 결과는 똑같았다. 정서상 진보가 지역을 장악해 틈새가 안보이지만 그래도 역량있는 인물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민주당 당비를 내는 진성당원들이 제 역할을 하면 가능하다. 경쟁의 정치를 만들어야 전북이 살 수 있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09.13 15:00

또 횡령 의혹, 전주시 보조금 관리 왜 이럴까

전주시의 주먹구구식 보조금 관리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 7월 청소대행업체의 부정수급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검찰로 송치된 가운데 이번에도 동종업체 2곳의 횡령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부실감독에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민주노총은 10일 회견을 통해 청소대행업체인 ㈜청진㈜삼부와 관련된 부정채용부당수급 의혹을 폭로했다. 이들은2017년2018년 두 업체 대표가 배우자를 맞고용해 일도 시키지 않고 인건비를 부당하게 지급했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른 인건비 횡령보조금 2억여원을 환수하고 해당 업체와 계약을 해지하라며 전주시를 압박했다. 자녀, 배우자는 물론 친척까지 직접 고용하는 것도 모자라 이젠 배우자간 상호채용이란 편법을 통해 다른 회사와 보조금 횡령을 위한 짜맞추기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이뿐 아니라 감사로 채용된 다른 직원 월급은 실제 받은 액수와 시에 보고한 사후정산서 금액이 무려 4000여만원 차액이 발생함에 따라 횡령의혹이 불거졌다. 사후정산할 땐 1억 38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돼 있지만 통장에 입금된 돈은 6000만원 가량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보조금 부정수급 방식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 경각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에 제기된 두 회사의 부정수급 의혹은 ㈜토우가 저지른 범행 수법과 동일하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유령 직원을 빙자하거나 횡령액수발생시기도 거의 비슷해 그 무렵 관리감독 직원들의 근무실태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눈먼 돈으로 인식된 보조금 부정의혹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단골메뉴다.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데도 이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은 어제 오늘 만이 아니다. 전주시가 지난 4월 민관위탁시설 재무감사를 통해 18건의 위반사례를 적발했다. 이번 경우와 같이 급여를 부적정하게 지급한 것이 대부분 이었는데도 이를 막지 못해 안타깝기 짝이 없다. 보조금 부정수급은 강력한 제재조치가 뒤따르지 않으면 독버섯처럼 자란다. 무엇보다도 고질적 병폐를 끊어내기 위한 투명하고 원칙적인 심사과정이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보조금을 지급했으면 제대로 썼는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도 기본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9.13 15:00

아파트 불법 전매 투기 끝까지 뿌리 뽑아라

전주시가 에코시티혁신도시의 아파트 분양권 투기행위와 관련, 지난달 1차로 100명을 경찰에 고발한 데 이어 지난 10일 2차로 271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전주시는 국토교통부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 등과 함께 합동으로 지난 6월부터 에코시티 데시앙 14블럭과 에코시티 더샵 3차 11블럭, 혁신도시 대방디엠시티 등 3개 단지를 대상으로 집중 조사에 나선 결과다. 합동조사반은 앞서 국토부로부터 불법 전매 의심 대상자 768명의 자료를 넘겨받아 조사를 진행해왔다. 조사 결과, 일가족이 포함된 20여 명이 10여 건을 불법 전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이 지난 5년간 전주지역에서 거래한 물건만 100여 건에 달할 정도로 조직적인 투기행각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서도 지난 6월부터 에코시티 분양권 전매자 60여 명과 매수자 공인중개사 등 160여 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처벌 대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분양권 불법 전매와 투기행위는 부동산 거래시장을 왜곡하고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에 찬물을 끼얹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전주 에코시티와 혁신도시의 경우 3.3㎡당 분양가격이 900만 원이 넘는 데도 당첨되자마자 수천만 원씩 프리미엄을 받고 거래되는가 하면 신규 아파트마다 1~2억씩 웃돈이 붙어 거래 되는 등 아파트값 상승을 부채질했다. 지난 연말에서는 12.16 부동산 규제 여파로 수도권 투기세력이 전주지역 신규 아파트 물량을 싹쓸이하면서 에코시티와 혁신도시 아파트값이 수천만 원에서 1억 이상씩 급등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행정당국의 부동산 투기 단속은 너무 형식적이었다. 전주 혁신도시와 에코시티 만성지구 효천지구 등 신규 아파트 분양권 전매행위가 극성을 부려도 제대로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다. 떳다방이 설쳐대고 미등기 전매행위로 수천만 원씩 프리미엄이 오가는 데도 단속실적은 미미했다. 결국 느슨하고 허술한 부동산 행정이 분양권 투기와 신규 아파트값 상승을 부추긴 셈이다. 이제 분양권 불법 전매 등 부동산 불법 거래행위에 칼을 빼든 만큼 아파트 투기행위가 완전히 뿌리뽑힐 때까지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 아파트 투기해서 돈 번다는 사회적 인식이 사라질 때까지.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9.13 15:00

자크 랑과 도서정가제법

프랑스 문화부 장관을 지낸 자크 랑. 지금은 프랑스 하원의원회 의원으로 활동 중인 그의 이름은 낯설지 않다. 병인양요때 프랑스가 약탈해간 외규장각 도서(의궤)를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던 그는 미테랑 대통령 시절 문화부 장관으로 있을 때부터 의궤 반환 문제를 주도적으로 제기해 성사시켰다. 문화 대중화에 관심이 깊었던 그는 특히 중앙정부에 집중되어 있던 문화권력을 분산시켜 지역의 문화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정책으로 지역문화를 활성화하고 각 도시마다 특색 있는 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성장할 수 있게 한 인물로 꼽힌다. 그러나 자크 랑의 이름을 기억하게 하는 것은 따로 있다. 그가 주도해 만들어냈다하여 랑법이라 불리는 도서정가제법이 그것이다. 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도서정가제를 법제화(1924년)한 나라다. 그러나 대형서점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작은 서점들이 고사하는 위기를 맞자 1981년 미테랑 정부는 소규모 동네서점과 소형출판사를 보호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도서정가제법을 만들었다.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가격으로 책을 판매해 국민의 독서평등권을 확보하기 위한 이 법은 전국적으로 균형 있는 서적 유통망을 유지하고, 출판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기반을 만드는데 주효했다. 이 법의 시행으로 프랑스 도서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됐지만 프랑스의 도서정가제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도서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형온라인 서점 아마존의 상륙이 원인이었다. 프랑스 정부는 불공정 경쟁에 시달려야 하는 소규모 서점을 위해 더 강력한 법안을 만들었다. 반 아마존 법이라 불리는 도서정가제법이다. 이 덕분에 프랑스의 전통서점과 동네책방은 자유경쟁 시대에서도 살아남아 문화강국 프랑스를 지켜가는 상징이 됐다. 2003년부터 시행되어온 우리나라의 도서정가제가 개정 시한을 앞두고 있다.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따라 3년마다 타당성을 재검토하는 과정에 따른 것인데 올해는 2014년 개정된 현행 도서정가제에 대한 찬반 입장이 팽팽해 논란이 일고 있다. 프랑스 역시 이러한 과정을 피할 수 없었을 터인데 들여다보니 프랑스의회는 자크 랑이 주도한 도서정가제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당시 랑 장관은 법을 제정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당장의 이익에 가려서는 안 될 책의 문화적 특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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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0.09.10 18:41

의대생 국시 거부 사태, 타결책 모색해야

정부 의료정책에 반발하여 파업에 돌입했던 의료인들이 현장에 복구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되는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갈등이 완전히 해결된 상황은 아니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가 의사 국가시험(국시)을 거부한 의대생들의 구제책 마련이다. 지난 7일 마감됐던 의사 국시 실기시험에는 응시 대상인 전국 40개 의과대학 본과 4학년생 3천172명 중 14%인 446명만이 응시했다. 도내도 2개 의대 본과 4학년 총 210명 중 4명만 응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의사 국시를 통해 3000여 명의 의사를 배출해 왔는데, 미응시자들 구제가 안될 경우 내년에는 신규 의사가 2천700여명 이나 부족해질 사태가 우려된다. 수련병원 전공의나 군의관을 비롯 지역 보건소와 오지 등에 근무하는 공중 보건의를 신규 의사로 충원해야 하는데 신규 의사가 줄게 되면 국가 전체 의료 시스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의료계 원로들과 의대 교수 등이 의사 국시 거부사태는 막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의대생들의 국시 응시를 위해 시험 일정 까지 연기했던 정부는 의료계와의 합의에 국시 추가시행 관련은 없었으며, 이미 한 차례 더 기회를 준 만큼 추가 시험이나 접수 기한 연장은 불가하다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다른 국가시험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의사 국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에 대한 국민 여론도 곱지 않다.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 의대생 구제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52.4%로 찬성 보다 높게 나오기도 했다. 이같은 여론 속에 의대생들 사이에서도 국시 거부를 놓고 내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대 의대 학생회가 재학생 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단체행동을 지속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는 답변이 74.5%를 차지했고, 4학년의 경우는 81%가 단체행동에 반대했다. 이 문제와 관련 이번 주에 전국 의대생 의사를 묻는 투표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가 강경 방침을 고수하고, 학생들도 자기 주장만 내세우면 사태는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서로 열린 자세로 대안 마련 등 타결책을 모색하기 바란다. 의대 교수들도 국시 추가 시행을 정부에 요청했다. 의료계 원로들도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후배들을 설득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9.10 17:29

전주시 금융중심도시 밑그림 제대로 그려라

제3금융중심지 지정 추진과 관련, 뒷전으로 밀려나 있던 전주시가 금융중심도시 구축에 발 벗고 나섰다. 전주시는 지난 9일 국내 금융전문가 3명을 금융총괄자문관으로 위촉하고 연기금 자산운용 특화 금융도시의 설계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겼다. 그동안 제3금융중심지 지정 여건 조성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전주시가 뒤늦게나마 금융인프라 구축에 나선 것은 다행이다. 지난해 4월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보류됐을 때 전라북도와 정치권이 너무 안이하게 대응해왔다는 지적이 많았다. 대통령 공약사항이라는 것만 내세운 채 금융인프라 조성은 간과했기 때문에 발목이 잡혔다는 분석이 주류였다. 뒤늦게 전라북도에서 금융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용역을 실시하는 한편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타운 건설, 글로벌 금융네트워크 구축 등에 나섰다. 하지만 금융중심도시의 주체인 전주시의 역할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가 전북혁신도시가 금융중심지로 발전하려면 쾌적한 문화생활 환경 등 종합적인 정주여건 조성과 농생명연기금 특화 금융중심지 모델을 논리적으로 구체화해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전주시 차원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물론 전라북도와 정치권이 전면에 나섰기에 전주시의 입지가 좁을 수밖에 없었지만 전북혁신도시의 정주 여건 조성을 책임져야 할 당사자로서 직무를 유기한 셈이다. 이제라도 전주시가 금융총괄자문관을 영입하고 금융중심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역할에 나선 것은 잘한 일이다. 일각에선 내후년 지방선거를 대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최근 전주시가 경제 사회복지 농업분야 등 각계 전문가를 자문단으로 위촉하고 나선 것에 대해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전주시가 금융중심도시로 성장하려면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의 권고대로 쾌적한 문화생활 환경과 편리한 정주여건 조성이 시급한 현안이다. 전주시는 이번에 위촉한 금융총괄자문관을 통해 금융도시 발전방향과 금융관련 프로젝트사업 기획, 금융산업 활성화 방안 등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전주시의 구상대로 제3금융중심지로 성장해 나가는 밑그림을 제대로 그리고 잘 실행해서 전북혁신도시가 금융중심도시로 우뚝 서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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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9.10 17:29

코로나 위기 속에서 경제성장으로 가는 길

박준배 김제시장 코로나19가 만들어내고 있는 사회경제적 변화는, 지금껏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전대미문의 혁신적인 변혁을 불러오고 있다. 엄중한 위기가 불러온 경기침체와 그에 따른 국민적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방정부의 협력적인 리더십과 장기적인 재정정책이 요구된다. 코로나 시대 경제성장의 기회는 철저한 방역의식과 사회적 실천이 기본바탕이 되어야 한다. 김제시는 3가지 방역 운동을 실천하고 있는데, 첫째, 마스크 쓰기, 둘째, 악수대신 목례하기, 마지막으로 실내에선 환호 대신 박수치기이다. 특히 마스크 쓰기는 강력한 백신이라 할만큼 중요하다. 지난 5월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김제에서 있었지만 확진자와 접촉한 70여명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이는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기에 가능한 사례이다. 코로나19 확산방지와 이후의 경제회복은,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통해 지역사회 감염과 확산을 최소화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확산을 막지 못하면, 사회적 거리두기에 발이 묶여, 아무것도 해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지면을 빌어, 김제시민들의 현명한 판단과 희생적인 실천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경제성장은 가능할까? 김제시는 코로나19 장기화를 대비하여 관내 경제현황에 대한 분야별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중장기 경제회복 플랜을 마련해가고 있다. 가장 먼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자금난, 생계 및 고용위기를 타개하기위해, 재난기본소득을 필두로 각종 융자 및 현금지원 사업, 노인일자리사업, 위기상황 긴급지원사업 등 적극적인 재정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경제공황 속에서도, 김제시는 적극적인 기업지원책 마련을 모색하기 위한 기업간담회 결과, 7개 농공단지와 2개 산업 단지 내 기업들은 한 곳도 폐업한 곳 없이 생산 활동을 영위해가고 있다. 특히 마스크 및 원자재 생산기업이 9개로 늘어나고 일부는 수출까지 하고 있으며, 생산량을 매월 갱신해나가고 있다. 두려운 상황은, 경기침체에 따라 2018년 대비 600여억원 감소될 지방교부세가 큰 문제로 지방재정 운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소상공인 지원,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수출기업지원, 청년일자리 창출, 서민경제 안정, 농업기반조성, 복지 분야 등에 집중하여 투자승수효과를 높이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코로나 시대로의 적응이 필요하다. 코로나 사태는 각종 행사와 축제들을 일순간에 올 스톱시켰고, 관련 산업의 심각한 침체를 유발하고 있다. 김제는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김제지평선축제를 코로나 시대에도 지속가능한 축제모델로 변모시켜 나가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축제방향을 모색하여 김제지평선축제가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거듭나, 지친 국민들에게 희망의 즐거움을 드리길 기원한다. 또한 코로나19의 확산 속에 교육과 행사가 취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김제시는 비대면 온라인 교육과 워크숍을 시행해 주목을 받고 있다.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이뤄지는 온라인 교육은,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면서 실시간 커뮤니티를 통해, 새로운 교육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지금 겪고 있는 고통과 불안을 끝내고 경제성장의 불씨를 살리는 출발점은, 코로나19 방역에 협조하며 단합하는 것이다. 그리고 위기 속에서 경제를 일으키기 위한 새로운 시선과 노력은 위대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 기대해본다. /박준배 김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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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0 16:48

병력동원(훈련) 소집 통지서 모바일로 받는 방법

병무청에서 예비군 대상으로 발송하는 통지서 중에는 전시 등 비상상황을 대비하여 동원지정자에게 발송하는 병력동원소집통지서(분홍색)와 동원지정자 중 평시 훈련대상자에게 발송하는병력동원훈련소집통지서(파란색)가 있습니다. 그동안 병력동원(훈련)소집통지서는 우편과 이메일로 발송하였으며, 미수령에 따른 우편 재교부 및 이메일 개별 열람 등에 따른 비효율적인 업무 처리와 민원 불편사항이 있었습니다. 이에 병무청에서는 모바일 시대에 맞는 환경 변화를 반영하여 훈련대상자가 원할 경우 손쉽게 받아 확인할 수 있도록 모바일 통지서 서비스를 19년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하여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확산되는 사회적 언택트 분위기에 맞는 비대면 통지서 전달 방법이며, 우편 교부 감소에 따른 자원 절약 및 환경 보호에도 동참하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병무청은 병력동원소집 통지서의 모바일 교부 활성화를 위해 군부대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전역 예정 현역군인에 대한 수신동의를 받았으며, 병력동원훈련소집 예비군을 대상으로 설명 및 동의를 받는 등 주로 현장에서 수신동의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였으나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으로 병력동원훈련소집이 실시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현장 수신동의 대신 카카오 알림톡을 활용한 온라인 개별 수신동의 확보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통지서를 휴대폰으로 수신하기 위해서는 병무청 앱과 누리집을 통해 예비군 본인의 수신동의가 필요합니다. 수신동의 방법은 병무청 앱을 다운로드 받고 본인인증 후 설정에 들어가서 모바일 수신동의 하는 방법과 병무청 누리집에 접속 후 병무민원의 동원 예비군 코너에서 모바일앱이메일 병력동원소집 통지서 수령신청에서 동의하는 방법이 있으며, 동의 후에는 모바일통지서를 수령하실 수 있습니다. 모바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의 발달과 코로나19 등 사회 환경에 따른 언택트 시대에 전평시 소집통지서를 시공간 제약 없이 편리하고 신속하게 받아볼 수 있는 모바일 통지서 수신동의에 많은 예비군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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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0 16:46

[금요수필] 가기 싫은 곳

최기춘 살다 보면 가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갈 곳이 있다. 이가 아파서 치과에 가려면 마음이 심란하고 가기 싫다. 군대도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곳이다. 제대 한지 50년이 되어가는 요즘도 가끔 군대 가는 꿈을 꿀 때가 있다. 그런 꿈을 꾸고 나면 괜히 마음이 편치 않다. 그리고 나이 들어 가장 가고 싶지 않은 곳은 요양시설이라 한다. 지난 주말 아내와 함께 요양병원에 문병을 다녀왔다. 병원에 들어서자 퀴퀴한 냄새가 나고 실내 공기도 더욱 견디기 힘들었다. 우리가 문병한 환자는 거동이 불편하여 일상생활을 요양사들에게 의지하지만 정신은 멀쩡했다. 병실에 여섯 명이 있었는데 거의가 일어나 앉지도 못하고 어떤 할머니는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분이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나라도 문병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고 해도 아내는 문병을 갈 때면 꼭 음식을 챙긴다. 집에서 끓인 도토리묵을 대접하려고 준비했는데 문 옆에 았는 성미 급한 할머니가 나도 좀 주세요.했다. 안 그래도 좀 넉넉하게 준비해 갔기에 나누어 드릴 참이었다. 입원 환자 중 스스로 앉지도 못하고 음식을 먹을 수 없는 분들은 먹여드렸다. 어떤 할머니는 정신이 혼미하여 아내가 먹여드리는 데도 혼자서 알아듣지도 못할 이야기를 횡설수설하는데 웃지 않으려 해도 웃음이 나왔다. 치매에 걸린 사람들의 행동을 보면 예기치 못한 일들이 많아 웃음이 나오지만 매일 간병을 하는 사람들이나 가족들을 보면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젊은 시절 술좌석에서 웃으며 농담삼아했던 말이 생각났다. 나이 먹으면 예쁘고 밉고, 많이 배우고 못 배우고, 벼슬의 높낮이 즉 미모도 학력도 지위도 모두 평준화가 된다고 했는데 맞는 말이다. 몸도 가누지 못하고 누워서 연명만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실감이 난다. 우리는 불과 30년 전만 해도 대부분 안방에서 임종했다. 사랑채에서 거처하던 할아버지도 임종할 때면 안방으로 모셨다. 그래서 안방이 이승과 저승의 이별정거장이라는 우스갯말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 정거장이 요양시설로 바뀌었다. 그래서 몸이 불편한 어른들은 그 정거장인 요양시설에 가지 않으려 한다. 장수(長壽)는 축복일까? 나이가 들어 늙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들까? 장수는 분명 축복이겠지만 노년에 건강을 잃을 때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 심리적, 경제적 부담 등으로 가족 간의 불화와 갈등, 고통을 겪는 것을 우리는 자주 목격한다. 그러면 행복한 노후(老後)는 멀기만 한 것일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요즘 몸이 불편한 노인들이 웬만해서는 요양지설 가기를 꺼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요양시설을 갈 때마다 느낀 일이지만 시설이 너무 열악하다. 특히 근무환경이나 처우가 좋지 않으니 자연적으로 서비스의 질도 좋지 않다. 노인들도 사회 환경이 바뀌어 노후에 병들어 거동이 불편하면 요양시설에 갈 수밖에 없음을 잘 안다. 하지만 요양시설의 환경과 서비스가 나쁘니 가기 싫어하는 현실이다. 요양시설의 환경과 서비스 질을 높여 노후면 가장 가고 싶은 요양시설은 요원 한가? 법과 제도 개선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노인들을 따뜻하게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즈음 100세 시대라 하지만 인류의 역사로 볼 때는 점 하나다. 점 하나의 순간을 맞는 노인들이 안락하고 품위 있게 임종을 맞이할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최기춘 수필가는 〈대한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수필집 〈은발의 단상〉외 1권이 있다. 대한문학작가회, 영호남수필 회원이며 전북수필 부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임실문학회 회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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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0 16:46

어두운 터널을 건너는 법

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부장 지금 우리 모두는 삶이라는 기차를 타고 코로나라는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의 터널을 지나가는 중이다. 도착지는 서로 다를 수 있다손 치더라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암울한 나날이다. 잠시 출구가 보이가 싶더니, 다시 어두운 터널이 계속되고 있다. 모든 세대, 모든 공간에서 무엇을 할지, 어떻게 할지, 답답한 심정만 토로할 따름이다. 남아 있는 것은 터널을 달리는 규정 속도와 안전 수칙뿐이다. 기차 객실을 나와서 돌아다니는 것도 쉽지 않고, 최소한의 이동만 가능하다. 객실에서 웃거나 떠들 수도 없고, 음식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없다. 자연스럽게 긴장감은 높아지고, 감정은 날카롭다. 무언가를 해보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설프게 제안하거나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모두의 견제를 받게 된다. 몸도 마음도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생각할 수 있는 거라고는 언제쯤이면 이 터널의 끝을 만날까? 정도이다. 아무도 알 수 없고 예측 불가능한 질문만 붙잡고 하루하루 살아간다. 더 큰 문제는 달리는 기차 안에도 다양한 계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똑같은 상황에 있는 듯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누군가는 생존 자체가 위태롭고, 답답하지만 그럭저럭 살아가는 이도 있다. 경제적 불평등에 따른 삶의 질적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터널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편차는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의 상태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우두커니라는 단어가 아닐까. 우두커니라는 단어는 사전에 넋이 나간 듯이 가만히 한자리에 서 있거나 앉아 있는 모양으로 정의되어 있다. 처음에는 외부의 요인에 의해 우두커니 있었다면, 지금은 우두커니 있는 모습이 일상이 되고 말았다. 언제 나올지 모를 출구를 기다리면서 마냥 우두커니 있을 것인가. 혹여 지금 지나고 있는 터널의 끝을 만날 수 있겠지만, 만약 또 다른 터널이 그 앞에 놓여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두커니라는 단어를 만난 시를 읽어본다. 나는 가끔 후회한다/그때 그 일이/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그때 그 사람이/그때 그 물건이/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더 열심히 파고들고/더 열심히 말을 걸고/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더 열심히 사랑할걸.//반벙어리처럼/귀머거리처럼/보내지는 않았는가/우두커니처럼./더 열심히 그 순간을/사랑할 것을.//모든 순간이 다아/꽃봉오리인 것을,/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전문(<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문학과지성사/1989)) 대부분의 사람들은 터널의 끝과 출구만 생각하고 기다린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남는 것은 후회뿐이다. 한 게 없으면 추억도 없다. 삶의 축적이라는 관점에서 지속가능성 개념을 떠올릴 수 있다. 처음 이 개념을 사용한 것은 임업 분야였다. 나무를 베는 만큼 나무를 심는다는 의미에서 출발한다. 현재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다. 씨앗을 뿌리고 나무를 심는 일은 미래를 상상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10년 후, 100년 후, 나아가 1,000년 후를 상상하는 일이다. 지금 모든 것이 멈추고 의미 없어 보일지라도, 우리가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우리의 삶은 끝을 모르는 터널의 연속이다. 코로나라는 터널이 아니라도 원래 알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게 삶이다. 시인의 말처럼,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하자. 우두커니 앉아 있지 말자. 일어나 걷자. 홀로, 같이, 걷자. 서로 안부를 묻자. 더 많이 보고, 더 자주 듣고, 더 깊이 생각하자. 누군가는 터널을 탈출해야 가능하다고 말하겠지만, 속지 말자. 터널 안이든 밖이든, 씨앗을 뿌리고 나무를 심자. 그 결과는 우리의 몫이 아니다. 분명한 것은 만약 지금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10년 후, 100년 후, 1,000년 후 미래에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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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0 16:44

전북교육박물관, 계획부터 완성까지 최선 다해야

전북교육박물관 설립사업이 처음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박물관 설립의 밑그림을 그려야 할 기본용역부터 말썽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는 8일 전북교육청에 대한 3차 추경 예산심의 과정에서 전북교육청이 발주한 전북교육박물관 설립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의 적절성을 문제 삼았다. 올해 2-6월 실시한 용역이 부실하다는 게 핵심이다. 전북교육청이 4467만원을 들여 발주한 이번 용역은 교육박물관 설립이 과연 타당한지, 타당하다면 공간구성과 재원마련, 전시, 관리,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기본계획수립이 목적이다. 하지만 교육청이 공고한 과업내용서부터 엉성했다. 과업의 범위에는 교육박물관 설립예정지로 옛 군산초등학교를 적시해 놓고도 과업 세부내용에는 설립대상 후보지별 검토 및 분석을 하도록 했다. 또 참여연구진이 박물관학, 민속학, 인류학, 미술사학, 문화재학, 교육학, 역사학 석사학위 이상 또는 3급 정학예사 이상을 소지할 것을 명시했다. 그러나 연구진 6명 가운데 이 같은 학과를 나온 사람은 한명도 없었고, 법학이나 경영, 행정 등이었다. 더불어 과업내용서에서 요구한 공청회도 진행하지 않았고, 자문위원회 의견도 없을 뿐더러 용역 예산을 올릴 때 설립지를 특정하지도 않았다. 사업 적합성을 묻기 위한 도민 설문 대상도 교직원 60%, 학부모 40%로 했다 교육박물관은 사라져가는 전북지역 교육유산을 체계적으로 수집전시보존연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조선시대 이전 향교나 서당 등의 교육에서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근현대 교육에 이르기까지 발자취를 보존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역사 체험 및 교육공동체와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공간 역할이 기대된다. 실제로 서울교육박물관은 몇 군데 분산돼 있던 교육사료를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학교인 관립한성중학교 부지인 정독도서관으로 1995년 이관 설립했다. 종로구 북촌마을에 위치해 다양한 활동과 함께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대전 한밭교육박물관은 1992년, 부천교육박물관은 2003년, 대구교육박물관은 2018년 설립돼 체계적인 사료보관과 최첨단 체험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도 이왕 설립하려면 제대로 했으면 한다. 현재 전주 풍남초에 방치하고 있는 1만5000여 점의 자료 관리부터 살펴야 할 것이다. 전국 어느 지역 못지않게 계획부터 완성까지 심혈을 기울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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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9.09 18:18

군산~제주 추석연휴 운항 재개 특단 조치를

항공서비스는 주민 편익 및 지역발전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항공서비스가 있는 지역은 관광객과 바이어 유치, 기업투자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고 시간 경제적 이익에 크게 기여한다. 반면 그렇지 못한 지역은 그 반대현상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전북의 유일한 항공노선인 군산~제주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간 인수합병이 무산되고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3월 24일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그런데 7개월째 닫혔던 군산~제주 하늘길이 재개될 전망이라고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행수요가 해외 대신 제주로 쏠리면서 군산~제주 노선 재개에 긍정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서울 등 2~3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군산~제주 노선의 경제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취항 절차를 진행중이다. 군산~제주 노선은 지난해 기준 탑승률이 최대 93.8%를 기록할 만큼 흑자노선이다. 또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확보가 여의치 않은 국내 LCC 항공사들에겐 거점 항공사가 사라진 군산공항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요컨대 군산~제주 노선은 국내선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같은 대형항공사(FSC)에겐 손익분기점을 채우기 어려운 적자 노선이지만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LCC들은 경제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인근에 새만금개발의 호재가 있어 공항 활용도도 높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이 경영난 타개를 위해 지난 6월부터 점진적으로 국제선 재운항에 나섰지만, 성과를 나타내지 못해 최근 국내 수요를 집중 공략하고 있는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취항 시기는 추석 명절 전후가 될 전망이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항공 업계로선 제주 관광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석 연휴가 터닝포인트이기 때문이다. 남은 것은 절차 이행이다. 새 항공사가 취항하려면 미군의 군산공항 착륙허가, 제주공항 슬롯확보, 국토부-국방부 간 협의 등 세 단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제주항공은 지난 6월 미 공군에 활주로 허가신청을 낸 바 있다. 운항을 했던 기존 노선인 만큼 가급적 절차를 빠르게 이행해 추석 연휴 특수를 놓치지 않도록 관계 기관이 적극적 관심을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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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9.09 18:18

디지털 교도소

성범죄자 등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디지털 교도소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지난 3일 디지털 교도소에 이름과 얼굴 등이 게시된 고려대 학생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이 사이트의 위법성 문제가 제기됐다. 최근엔 가톨릭 의대 교수가 디지털 교도소에 엉뚱하게 자신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심각한 피해를 본 사실을 밝혀 적법성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디지털 교도소는 지난 3월 처음 등장했다. 조주빈의 성착취물 n번방 사건이 터지면서 성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만들어졌다. 해외에 서버를 둔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친인척이 n번방의 피해자라며 성범죄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에 분노했고 성범죄에 관한 관심을 높여 더 나은 세상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현재 디지털 교도소에 공개된 신상정보는 150여 명.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한 손정우와 n번방을 개설한 문형욱의 신상정보가 공개돼 있다. 또 철인 3종 고 최숙현 선수가 지목한 가해자 3명과 고 최희석 경비원을 죽음으로 몰고 간 심모 씨, 여행용 가방에 의붓아들을 가둬 숨지게 한 성모 씨 등 사회적 공분을 산 인물의 신상이 올려져 있다. 하지만 디지털 교도소의 신상공개 때문에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더 큰 문제다. 한번 성범죄자로 잘못 낙인이 찍히면 피해는 회복하기 힘들다. 성착취물 구매자로 신상이 공개됐던 의대 교수는 각종 욕설협박 전화나 문자에 시달렸고 지인과 대학 학회 교회 등 주변에서 의혹의 눈초리에 큰 고통을 겪기도 했다. 인터넷 사이트에 자의적인 신상 공개는 위법성 소지가 높다. 정보통신망법에서는 비방을 목적으로 사실을 적시하면 그 내용의 진위와 상관없이 명예훼손으로 처벌받는다. 더욱이 사법적 판단이 끝나지 않은 사안에 대한 사적 제재는 위법이다. 다만 지난 1월 수원지법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베드 파더스처럼 공익 목적으로 진실한 내용을 알리는 경우는 예외다. 양육비 지급 촉구를 위한 활동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국가와 사법부는 디지털 교도소처럼 사적 응징에 나서는 세태에 각성해야 한다. 성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과 공권력에 대한 불신 때문에 빚어진 만큼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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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2020.09.09 18:18

주입식 인재가 쓸모 없는 ‘인공지능 세상’이 다가온다

조봉한 이쿠얼키 대표이사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격돌 이후, 세상은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지배할 것처럼 격변하고 있다. 알파제로는 독학으로 바둑을 배워 알파고에게 전승을 거두었고, 지난 5월 OpenAI가 공개한 범용 인공지능 GPT-3는 대화, 글쓰기, 코딩,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과 유사한 능력을 선보여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알파고 충격 이후 4년 만에 일어난 놀라운 변화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가 산업혁명 이후 250년간 겪은 변화를 30년 안에 만들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는 요즘,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10년 후의 미래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이렇듯 세상은 무섭게 변하고 있는데, 이를 대비해야 할 우리의 교육은 어떨까? 산업혁명 시대에 어울리는 주입식 인재를 뽑는 입시 정책과 이에 맞춘 교과 과정을 주입식으로 소화해야 하는 교사. 상위권 대학에 합격해야 된다는 학부모들의 욕망, 이 욕망을 이권으로 만드는 사교육 시장이 우리 교육의 민낯은 아닐까?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학습하며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얼마나 가지고 있을 것이며,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인재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라는 책이 있다. 핵심은 국내 최고 대학이라 자부하는 서울대에서 A+를 받는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나 비판적 사고가 전혀 없는 주입식 인재일 뿐이며, 지금까지의 교육 정책이 이러한 결과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나 또한 서울대 졸업 후 미국 USC에서 공부하며 한국의 교육 정책이 글로벌에 비해 매우 뒤처졌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는 귀국 후 더욱 확고해졌다. 당시 초등 저학년이던 딸을 포함해 수많은 아이들이 미래의 핵심 학문인 수학을 대부분 포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인공지능을 공부하고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모든 것이 수학으로 통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대부분의 학부모는 수학 잘 한다를 입시 만점으로 생각하는데 이것이 문제다. 수학이 중요하고 수학을 정복해야 하는 이유는 입시 때문이 아니다. 수학을 통해 기계가 아닌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능력을 길러 인공지능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고, 인공지능을 설계하며 활용하는 인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핵심 능력은 무엇일까? 오랜 시간 수학을 다루면서 인공지능과 IT산업 경험을 토대로 연구한 결과 다음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1.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끄집어 내는 능력 2. 문제의 보이는 변화 와 숨겨진 변화까지도 파악하는 능력 3. 아는 것들 사이의 관계를 만들어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능력 4. 전후 사실을 논리적으로 전개하거나 논리를 추론하고 파악하는 능력 5. 숫자와 기호를 이미지로 상상하고 변형하며 새로운 사실을 파악하는 능력 인공지능 시대는 주어진 공식과 요령만 달달 외워 정해진 틀의 문제를 기계처럼 풀어내는 주입식 인재는 쓸모없다. 이는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산업 현장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냉혹한 현실이다. 내가 잘나가던 대기업의 임원직을 내려놓고 험난한 교육사업에 뛰어든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남들보다 좀 더 앞서 미래를 보았고, 수학을 통해 다섯 가지 핵심 능력을 길러낸 인재만이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정말로 아이들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수학을 통해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핵심 능력을 기르고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롭고 혁신적인 수학 교육법에 한시라도 빨리 눈을 떠야 한다. /조봉한 이쿠얼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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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0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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