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2010 전북일보 초·중·고 논술대회 논제 및 대상작
◆ 초등부▲ 논제 도표 (가-1)과 (가-2)의 관계를 제시문(나)의 이야기를 활용하여 설명하고, 도표(가-2)처럼 계속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상상하여 쓰시오.(나) 문석이는 패스트푸드를 좋아한다. 특히 아이스크림은 언제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거기에 햄버거나 피자 또한 문석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다. 이런 음식들은 돈만 있으면 언제든지 살 수 있다. 문석이뿐만 아니라 그의 친구들 역시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콜라나 햄버거를 먹는 걸 아주 좋아한다.그래서 그런지 문석이는 비만이다. 어린이답지 않게 배가 불룩 나왔고, 혈압도 높다는 의사선생님의 진단을 받았다. 살을 빼야 하는데 쉽지 않다. 우선 먹는 것을 줄여야 하지만 그것도 어렵고, 운동을 하라고 하지만 힘들 뿐 아니라, 컴퓨터 게임에 빠지면 그럴 틈도 없다. 문석이의 부모님은 걱정이 태산이다.▲ 대상작김하은(정읍서초 6학년)제시문 (가)-1은 국내 총 생산량이 전보다 훨씬 더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제시문 (가)-2는 서울 평균 기온이 59년 사이에 무려 약 2도 정도가 높아진 것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므로 국내 총 생산량이 늘수록 서울 평균 기온도 늘어나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제시문 (나)에서는 패스트푸드를 매일 즐겨먹던 문석이가 배가 나오고, 혈압이 상승하게 된 이야기인데 우리나라의 온도가 계속 높아진다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기온이 계속 높아지면 사계절이 사라지게 될 수도 있다. 원래 우리나라 사계절은 여름은 덥고, 겨울엔 추운데 기온이 계속 상승한다면 추워야 할 겨울마저도 따뜻해져서 아름다운 우리나라 사계절을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또 동물들도 입는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적당한 온도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식물이 말라죽는다거나 추운 날씨에 살 수 있는 동물들이 살 수 없다. 남극에서만 살 수가 있는 펭귄이나 북극에서만 살 수 있는 북극곰이 살 곳을 잃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가 짜증나라로 변할 것이다. 더운 날씨에는 불쾌지수가 상승하여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는 안 좋은 사회가 될 것이다.단순히 기온이 2도 정도 올랐다고 아무렇지 않게 보다가는 점차 4도, 6도 올라가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우리는 미리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작은 고추가 맵듯이 기온 상승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소중한 사계절, 아름다운 동식물들, 밝은 사회를 잃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심사평논술은 단순한 입시의 수단이 아니다. 그보다는 논술이 모든 공부의 기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지 못하는 사람이 공부를 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이번 논제는 제시문을 바탕으로 도표를 추론하도록 했다. 문학으로 말하면 비유적인 것인데, 그게 어려웠던 모양이다. 많은 학생들이 논제 파악을 제대로 못했다. 그래서 심사에 애를 먹었다. 참가자 수가 적은데다가 논제 파악을 제대로 한 글이 적으니 심사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것이다.논술을 잘 하려면 논제 파악이 우선 돼야 한다. 그러니까 쓰라는 내용만을 쓰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경제적으로 부유하니까 인스턴트식품을 사먹게 되고 그래서 뚱뚱하거나 혈압이 높아져다는 식의 논리를 전개하고 있었다. 글에 담겨 있는 함의(含意)는 파악 안한 것이다. 논제가 요구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김판용(전주아중중 교감), 이봉휘(전북과학고 교사)◆ 중학부▲ 논제아래 제시문을 바탕으로 인간의 자유의지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을 정리하고 그것을 극복할 방안을 논술하시오.(가) 리벳의 실험뿐만 아니라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여러 실험도 자유의지에 대한 의문을 낳았다. 과학자들이 벌레나 달팽이 같은 단순한 동물의 뇌를 관찰한 결과, 이 동물이 어떤 행동을 보일 지 거의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여러 과학자들은 이 사실이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자유 의지에 따라 결정했다고 여기는 행동이 실제로는 뇌의 신경 세포가 정해진 법칙에 따라 활동한 결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 법칙은 어마어마하게 복잡다단하긴 하지만 자유의지와는 별로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이런 관점에서 '좀비 이론'이 나오기도 했다. 좀비란 죽은 채로 움직이는 시체를 의미한다. 물론 좀비는 상상속의 존재이다. 그런데 좀비 이론에서는 우리가 자유 의지는 물론이고 아무런 의식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래서 마치 좀비처럼 세상을 돌아다닌다 하더라도 지금과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청소년을 위한 뇌과학, 니콜라우스 뉘첼)(나) 우리는 실험에서 여대생들에게 각자의 성격에 대해서 거짓 정보를 줌으로써 그들의 자존심을 일시적으로 변화시켰다. 이들에게 성격검사를 실시한 후 학생들의 1/3에게는 그들의 성격이 완숙하고, 호기심이 많고, 깊이가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알려 주었다. 다른 1/3의 학생에게는 성격검사 결과, 그들의 성격은 성숙되지 못하고, 호기심이 별로 없으며, 얄팍하다는 등의 부정적인 평가를 주었고, 나머지 1/3의 학생에게는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았다.(중략)두 번째 실험의 일부로서 피험자들은 카드게임에서 다른 상대자들과 대결을 하였다. 이 게임에서는 돈을 걸 수 있었고, 따는 만큼 그 돈은 자기의 것이 된다고 알려 주었다. 게임 중에 피험자들은 상대방을 속일 수 있는 몇 번의 기회를 가졌다. 이 때 상대방은 속임수를 전혀 눈치 챌 수 없는 상황이었다. 피험자들이 속임수를 쓰지 않으면, 피험자들은 확실히 돈을 잃게 되어 있었고, 속임수를 쓰게 되면 상당한 양의 돈을 딸 수가 있었다.실험의 결과는 자존심을 낮추도록 설계된 정보를 받은 학생들은 높은 자존심 정보를 받은 학생들보다 더 많은 속임수를 사용하였다. 아무런 정보도 받지 않은 통제집단에 있는 학생들의 속임수 빈도는 두 집단의 빈도사이에 속하였다. (사회심리학, Elliot Aronson)(다) "하루 종일, 아니면 한 시간, 아니 지금 같은 식사 시간만이라도 '나'라는 말을 하지 않고 지낼 수가 있을까요?"모인 사람들은 재미있는 실험이 될 거라고 동의했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곧바로 시험해보기로 했다.(중략) 그러나 끊임없이 '나'라는 말이 끼여 들어 성공할 수 없었으며, 말을 하다가도 규칙 위반이라는 외침으로 중단되곤 했다.(중략)"이 게임은 도무지 안 되겠네요! 이런 식으론 얘기가 끝을 보지 못하겠어요." 마침내 이것을 게임이라고 부른 한 참석자가 그만하자고 말했다. 나는 이 기억할 만한 식사모임에서 우리가 나날의 대화에서 얼마나 자기 중심으로 되어 있는지, 우리 삶 속에서 얼마나 많은 '나'가 있는지 배우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라 믿는다.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대상작전주영(전주 우아중3)인류를 만물의 영장이라고 부르던 이유는 스스로 생각하여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이른바 '생각하는 동물' 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과학자들의 주장은 인간도 다른 동물들처럼 자유의지가 아닌 정해진 법칙에 따라 활동한다는 것이다.자유의지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사라들은 그들이 자유의지에 따라 행동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제시문 (가)처럼 자유의지는 신경 세포가 정해진 법칙에 따라 행동한 결과이다. 또 제시문 (나)의 실험에서 알 수 있듯이 타인의 말이나 정보에 의해 일시적으로 변화하거나 사실로 받아들여 그것을 자신의 자유의지라 여기기도 한다.책 〈끝없는 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은 끝없는 이야기라는 책을 읽다가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달아이를 만나는 모험을 하게 된다. 모험의 과정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자유의지대로 길을 선택하고 모험을 한 것이라 생각했으나 그 모든 것은 책에 쓰여 있던 것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같이 인간들의 자유의지는 뇌의 복잡한 법칙이나 타인에게서 얻는 정보 등에 영향을 받는 것이다.본능적인 뇌의 법칙과 수동적인 타인의 정보 등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되돌아보는 것이다. 평소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행동했던 것들, 그동안의 삶 속에 이미 익숙해져 습관이 돼버린 행동들을 떠올려 본다. 그 후 제시문 (다)에서처럼 간단한 말이나 행동이라도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오직 자기만의 말과 행동으로 다시 짜는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모두 비슷비슷하고 일반화되어 있는 것들에게서 벗어나 진짜 자신의 자유의지대로 살 수 있을 것이다.▲ 심사평중학부 논제는 '인간의 자유의지'라는 다소 철학적인 주제다. 인간이 사회 문화 그리고 자신의 육체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것은 중학생에게는 난해한 주제가 될 수 있었으나, 다소 추상적인 주제를 배경지식과 독서력을 바탕으로 구체화하며 논술하는 과정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은 가치 있는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대회 참가자는 우선 인간의 자유의지를 부인하거나 제약하는 여러 요소를 제시하는 논제를 극복하여 '인간의 자유의지'를 주장해야 했는데, 그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떤 글은 제시문에 경도[傾倒]되어 주장이 논제의 제시문에 휘말리는 모습을 보였으며, 어떤 글은 자유 의지의 개념 정의에 혼란을 보기기도 했다. 하지만, 몇몇 뛰어난 글은 제시문의 내용을 나름대로 비판·해석하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효과적인 논거로 이용하는 멋진 모습을 보였다./정미영(익산어양중 교사), 김지원(정읍감곡중 교사)◆ 고등부▲ 논제제시문 (가) ~ (다)를 바탕으로 유전공학의 현실을 (라)의 사회적, 과학적 합리성 측면에서 평가하고 유전공학의 발달이 가져올 긍정적, 부정적 변화에 대해 논술하시오.(가)1932년 소설가 헉슬리는 비참한 삶을 사는 가상 사회를 묘사한 그의 소설 『멋진 신세계』에서 우생문명(優生文明)을 상상하였는데, 그 당시에는 그가 상상한 사회가 20세기 말까지 실제로 실현될 수 있을 만큼 과학 기술이 발전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인간 게놈 유전자 지도 작성, 유전 질환 및 유전자 이상 검사 기술 향상, 새로운 생식 기술, 그리고 인간 유전자 조작 기술은 생명공학 세기를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그리고 이 기술들은 상업적 우생 문명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적 토대를 형성한다. 인간 유전자 검사 및 치료법이 발전하게 되면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인류의 유전자 구성을 다시 조작하여 지구상에서 인류의 생물학적 진화 과정을 직접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우생학적으로 개량된 새로운 우생 인간의 창조는 더 이상 무모한 정치 선동가의 꿈만은 아니다. 오히려 이제 곧 이와 관련된 잠재력이 큰 시장이 형성되어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우생 인간을 창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제레미 리프킨, 바이오테크 시대(나)1990년대 초반까지 생명공학 분야에서 깜짝 놀랄 만한 새로운 발견과 응용기술이 봇물처럼 발표되었다. 새로 발견된 많은 유전공학 기술은 이미 확립된 종래의 관습과 전통에 도전하는 듯 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새로운 발견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평가할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생물 세계를 조작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이 도구로 지구상의 생물을 지배할 수 있게 되면서, 다시 한번 새로운 우생 운동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되는 현실을 인정하려 드는 정책 입안자나 생물학자들은 실로 거의 없다.(중략)어떤 사람들은 새로운 유전공학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우생학 기술이 인간에 적용되는데 대하여 불쾌하게 생각할지 모른다. 이는 50여 년 이상 전에 나치가 우생학을 이용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우생 운동은 대학살을 자행했던 테러 통치 시대의 우생 운동과는 거의 닮은 점이 없다. 과거의 우생운동이 인종정화를 소리 높여 외쳤지만, 새로운 상업적 우생 운동은 경제적 효율성 증대, 성취 능력 향상, 생활의 질 향상과 같이 보다 실용적인 목적을 지향한다. 과거의 우생운동이 정치 이데올르기에 빠지고 공포와 증오가 그 동기가 되었지만, 새로운 우생 운동은 시장 창출 세력과 소비자의 욕구가 그 동인(動人)이 되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제레미 리프킨, 바이오테크 시대(다) 많은 분자생물학자들이 정보과학의 새로운 용어와 개념을 유전공학에 적용하게 되면서, 그들은 과학자에서 엔지니어로 변질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러한 변질을 거의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 분명하다. 분자생물학자들이 돌연변이와 유전병을 유전 암호의 에러라고 말할 때, 표면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암암리에 이들 에러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말았어야 하는 <버그 bug> 또는 <실수>이므로 이를 버리고 다시 프로그램하여 교정할 필요가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그래서 분자생물학자들은 컴퓨터 프로그램 엔지니어처럼 유전 암호 프로그램을 짠 다음, 이를 업그레이드하고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끊임없이 <에러>를 제거하고 프로그램을 수정해 나간다. 그러나 모든 인간은 많은 치명적인 열성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이 같은 작업은 의심스러우며 위험하기까지 하다.(중략)그렇다면 문제는, 인류가 실험실에서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하여 인류의 미래 세대를 조작하는 과정을 시작해야할 지 여부이다. <완전한> 인간을 최종 목적으로 하는 그 조작 과정이 가져오는 결과는 어떤 것일까?- 제레미 리프킨, 바이오테크 시대(라) 지나친 것은 모자라느니만 못하다는 말이 빈말이 아님을 우리는 산업사회의 발전에서도 확인한다. 가령 녹색혁명을 통해 인류는 엄청난 식량증산을 이룩한 반면에, 수십억 년의 장구한 세월을 통해 이룩된 생물종의 다양성을 순식간에 붕괴시키고 말았다. 그 결과 다름아닌 바로 인류의 생존 자체가 생태위기라는 새로운 '인위적' 장벽에 부딪히게 되었다.현대사회가 위험사회라는 현실 인식에 기초하여 울리히 벡이 주장하는 성찰적 근대화란 이처럼 '풍요사회'를 향한 근대화의 과정이 '위험사회'로 귀착되는 과정을 뒤짚고 반전시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산업 사회의 원리들 자체를 성찰하여 산업사회를 해체하고 새로운 사회를 구성하는 과정이다.(중략)결국 성찰적 근대화란 현대 기술과학의 가능성만이 아니라 그 한계도 함께 인식함으로써 과학에 대한 사회적 제어력을 높이는 과정이다. 이를 울리히 벡은 칸트의 명제를 빌려 이렇게 표현한다. '사회적 합리성 없는 과학적 합리성은 공허하고, 과학적 합리성 없는 사회적 합리성은 맹목적이다.'- 울리히 벡, 위험사회참고우생학(優生學)인류유전학 지식과 고도의 의료기술을 응용하여 유전으로 인한 열악한 심신 소질을 가진 인구의 증가를 막는 동시에 건전한 심신 소질을 가진 인구의 증가를 적극적으로 도모함으로써 인류집단의 유전형질을 개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학문.▲ 대상작김학춘(전주해성고 3)오늘날, 유전공학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실험실에서 가정의 식탁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는 실로 광대하다, 유전공학의 본래 목적을 생물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조작해 인류가 필요로 하는 물질을 생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기술이 의학 분야에 접목되어 신약개발이나 질병연구에 쓰이거나, 위생학이라는 분야를 형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유전공학의 발전이 과학적, 사회적 측면에서 합리적인가에 대한 논쟁은 계속 되고 있으며, 이는 곧 유전공학에 대한 찬반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과학적 합리성의 측면에서 지식과 기술의 발전은 진보를 향한 문을 열고 인류의 행복을 향해 나아가는 길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행동범위를 확장했다. 이 관점에서 기술의 진보를 막는 것은 곧 역사의 후퇴이다. 그렇기에 유전공학의 발전이 중지되어서는 안 되며, 유전공학의 발전은 스스로 그 문제, 즉 발전에 따른 부작용을 해결 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사회적 합리성의 측면에서 유전공학은 생산성을 늘려 인류의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긍정적인 것'일 수도 있고, 생물의 다양성을 파괴하고 인간을 기계로 만드는 '부정적인 것'일수도 있다. 후자의 입장에서는 '식량생산'에만 국한된 유전공학조차도 그 안전성을 입증할 수 없기에 중지되어야 하며, <천사와 악마>에 나온 대로 '자연에 대한 경이를 퇴색시키고 인류를 그저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는 무의미한 경주에 태우는 것'이다유전공학의 발전은 의약기술과 농업기술을 발전시켜 인류의 기아 문제와 질병으로 인한 고통을 해결할 수 있다. 또한 기술의 발전은 다른 분야의 문도 열어젖히기 때문에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베이컨이 <뉴아틀란티스>에서 밝혔듯이 과학의 발전으로 인한 물질 풍요는 정신 문화와 예술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도 있으며 이는 앞서 밝힌 대로 '인류사회를 한 걸음 진보시킬 수'있다.그러나 부정적인 측면 역시 존재한다. '다'에서 말한 대로 인류를 '개량'의 목적으로 봄으로써 존엄성을 침해할 수 있고 히틀러의 홀로코스트와 같이 악용될 소지도 있다. 또한 베르그송이 <창조적 진화>에서 밝힌 바와 같이 '약동하는 생명'을 간직한 각 생물의 고유한 진화 방향을 인위적으로 통제함으로써 생물의 다양성을 해칠 수도 있다.유사 이래 인류는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유전공학 역시 앞으로 인류의 수많은 생활모습을 결정할 중요한 갈림길이다. 사회적, 과학적 합리성을 검토하고 찬반의 의견을 종합해 최선의 해결책을 뽑아내는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 하겠다.▲ 심사평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요약이다. 요약은 '해석과 정리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가) ~ (다)를 통해 유전공학의 현실을 먼저 요약하기를 요구하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기 자신의 '해석과 정리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유전공학은 이제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유전자를 조작할 수 있고 우생인간을 창조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면 되는데 과도하게 설명하고 있다.논술과 수필, 설명문의 차이가 여기에서 발생한다. 요약하기로 자신의 '지식의 힘'을 내세우기를 원하는 것이 논술이고, 상대방을 이해시키기 위해 설명을 하면 설명문이 되며, 자신의 감정이 실리면 수필이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이 수필과 설명문을 쓴 점은 논술문의 형식적 특성을 잘 알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실수임을 알게 되었다.특히 (라)의 사회적, 과학적 측면에서 (가), (나), (다)를 평가하라고 하였을 때 대부분의 우수작에서 과학적 측면에서는 인정이 되나, 사회적 측면에서 옳지 않음을 이야기 하였다.그러나 문제가 되는 부분이 "유전공학이 가져올 긍정적, 부정적 측면에 대하여 논하시오"다. 이 부분에서 학생들은 대부분 긍정과 부정을 이어서 설명하고 있다. 논술문은 자기 주장에 대한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는 글이다. 긍정적, 부정적 측면에 대해 논술하라는 것은 두 측면 중에서 하나를 정해서 거기에 따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을 만족시키는 답안이 거의 없었다. 형식적 측면에서 제대로 학습이 되지 못한 부분이어서 아쉽다. 2011학년도에는 이러한 형식적 측면에서의 완성도가 높아진 대회가 되기를 기원한다./임창범(고산고 교사), 전을석(전북교육청 장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