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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나훈아와 마녀사냥 - 김성진

며칠 전 인기가수 나훈아의 기자회견을 두고 말이 많다. 그러나 그 동안 일부 인터넷을 타고 유포되었던 괴담과 소문을 해명하기 위한 기자회견장에서 오죽 답답했으면 바지까지 벗으려고 했을까?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회견에 대한 의견은 양극단으로 갈리는 것 같다. 거침없는 말투와 직설적인 표현에서 진실을 보았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1시간 가까이 원고도 없이 진행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열변이 오히려 철저히 준비된 또 한편의 공연이었다는 불신도 만만치 않다. 필자는 어느 주장이 맞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그렇지만 우리사회에는 왜 남의 주장을 믿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일까? 필자는 심리학 또는 사회학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다.인간에게는 상대에 대한 공격성 즉 잔인성이 내재하고 있는 것 같다. 아득한 원시시대부터 인류는 자연환경, 맹수, 외적 등 생존을 위협하는 것들과 싸우며 살아왔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잔인한 공격성을 체득하게 되었다.문명이 발전하면서 이러한 공격성은 사회에 이로운 방식으로 승화되어 왔다. 스포츠나 예술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인간에 내재된 공격성의 직접적 표출은 사라져왔지만, 그 본질까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언제든 기회가 오면 다시 분출하게 된다. 현대사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연예인에게서 그 공격의 먹거리를 찾게 되고, 일반인에겐 별 것도 아닌 일도 큰 사건으로 만들어 위안을 찾는다. 일종의 집단적 새디즘(가학주의)이라고 하면 지나친 것일까? 15세기에서 18세기 초까지 유럽을 휩쓸었던 소위 마녀사냥이나 1950년대 미국에서 있었던 매카시즘 선풍은 집단적 새디즘 즉 인간내면의 가학적 유희를 대중을 볼모로 삼아 교묘히 이용한 예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면 과연 현대사회에서 연예인은 일반인들의 먹거리여야 하는가? 그들의 사생활 보호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연예인도 당연히 인간 본연의 자유와 권리를 향유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연예인은 일반 서민들의 우상, 그것도 먼 우상이 아니라 가까운 우상이다. 그래서 그들의 사생활은 상업적 저널리즘 및 인터넷의 발달과 결합되어 일상의 화제가 된다. 선진외국의 경우에도 인기연예인을 둘러싼 얘기가 많다.그러나 우리나라는 그 정도가 유독 심한 것 같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그들의 생활이 일반사람들과는 다른, 보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때로는 절제되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은 아닐까? 연예인들이 대중적 인기와 함께 존경도 받으려면 즉, 진정한 우상이 되려면 사생활도 흠잡을 데가 없어야 할 것이다.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의 이중적 태도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자기중심적 잣대로 남을 재단하는 우리의 위선적 자세는 고쳐져야 한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스캔들, 내가 하면 투자고 남이 하면 투기라는 기준은 뛰어넘어야 한다. 이미 과거의 일로 역사에 기록된 마녀사냥과 매카시즘이 우리 의식 속에 행여 남아 있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되돌아보자. 잘못된 관행과 타성의 상징물이었던 공단의 전봇대뿐 아니라 우리 의식 속의 이중적 잣대도 뽑아야 하지 않을까? /김성진(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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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1.31 23:02

[타향에서] '건강 비법'은 생활 습관에 있다 - 이광연

새해가 시작된지 벌써 20여일이 흘렀습니다. 연초가 되면 마음을 다잡으며 올 한해에 꼭 지켜야 할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요. 특히 건강에 신경을 쓰시는 분들은 금연, 금주, 매일 한 시간씩 운동하기와 같은 계획을 세우지만 작심삼일이라고 보름, 한달이 지나면 처음과 같은 마음을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건강하게 오랫동안 살기 위한 비법은 복잡하고 특별한 게 아닙니다. 건강은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규칙적이고 절제하는 생활습관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오는 것이지요. 좋은 생활습관을 가지면 평균 수명이 11년이나 연장된다는 연구보고가 나올 정도로, 생활습관이 건강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새해 건강관리는, 보약보다 더 중요한 올바른 생활습관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우리나라 사람들이 건강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 하는 것은 운동이라는 조사가 나왔는데요. 규칙적인 운동은 평균수명을 4년 더 연장 시키는데, 그것도 건강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줍니다.규칙적인 운동은 고혈압, 비만, 골다공증, 중풍, 치매,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의 예방에 큰 도움이 되며, 심장마비가 일러날 확률을 절반까지 줄인다고 합니다. 또 피로 회복을 촉진시키고 인체의 면역력을 강화시켜 외부 환경에 대한 저항력도 증가시켜 줍니다.흡연은 여러분의 만수무강에 가장 큰 지장을 주는 적입니다. 평균적으로 담배 한 개비는 12분의 수명을 줄이며, 매일 한 갑씩 50년을 피면 7년, 매일 두 갑씩 50년을 피면 10년의 수명이 단축된답니다.또 술은 드신 이후에는 이틀간 금주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술에 의해 손상된 간과 위점막이 회복되는 시간이 최소 2일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적당한 술-1일 포도주 1잔-은 동맥경화를 막고 치매를 예방하며 말초혈관의 순환을 도와 건강을 증진시키니 금주(禁酒)라기보다는 절주(節酒)가 더욱 좋겠습니다.아울러 병은 커지기 전에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막는다는 속담이 있듯, 젊을 때부터 3대 건강 수치인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체크하여 성인병을 예방하는 것이 건강한 삶의 지름길입니다. 하지만 육체적 건강이 모든 것은 아닙니다. 몸이 건강해도 사회적인 노이로제나 개인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형성하지 못해 사회적, 가정적으로 안녕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건강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생활에서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법으로는 △긍정적인 태도와 사고 △많이 웃기(엔돌핀 분비)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칭이나 미온욕 등의 이완요법(부교감신경 활성) 등이 있습니다.도민과 전북일보 독자 여러분! 새해에도 원하시는 일 모두 잘되시고 항상 건강하세요./이광연(한의사경희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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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1.24 23:02

[타향에서] 중소기업인에게 관심과 격려를 - 유희태

「기업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주문이 들어와도 반갑지 않습니다. 힘만 들지 돈이 안 되거든요. 치솟는 유가와 원자재 값 인건비상승등으로 채산성은 악화되고, 값싼 중국제 상품들에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고, 공장을 계속 돌려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도 되구요, 종업원 구하는 것도 힘들지만 관리하기는 더 힘듭니다. 차라리 공장을 임대해 버리거나 사업을 정리하고 싶은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하곤 합니다. 좋은 방안이 없을까요?」최근 기업인들이 많이 하는 하소연이다. 일찍부터 기업을 영위하던 기업인은 물론 새로이 기업설립을 준비하는 예비 기업인들도 불안하기는 매 한가지다. 국내 경기는 쉽게 풀릴 것 같지 않고, 국제적으로는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 중국경제의 고속성장에 따른 후유증 예상으로 시장불안 지속, 경제 성장률 둔화 등으로 기업인들은 살얼음판을 걷게 된다.그뿐이랴? 대출 만기가 도래되면 신용 평점이 나빠졌다, 매출액이 감소하였다는 등 갖가지 사유를 대며 대출금 일부를 회수하려 든다. 이렇게 사면초가 상태에서 묵묵히 난관을 극복 해가는 기업인들을 마주 대할 때면 머리마저 절로 숙여진다. 금융인의 한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존경심이 우러나온다. 이러한 그들을 보면 네팔의 짐을 나르는 셰르파들이 떠오른다.네팔의 셰르파에 대해 들어 본 일이 있는가?몸집이 작은 그들이지만 놀랍게도 20, 30kg 여행 가방을 몇 개씩 짊어지고 히말라야를 오른다. 셰르파들이 거대한 짐을 옮기는 비법은 한 가지란다. 자신의 속도대로 천천히 걷는 것이며 그들은 묵묵히 고된 노역을 하는 착한 소처럼 느릿느릿 걷는다. 우보천리(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고 했거니와, 삶의 무게만큼 무거운 짐을 지고 그들은 수행을 하듯 천천히 산을 오른다.여기에서 배우는 우보천리(牛步千里)의 자세는 바로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다.끊임없이 치열한 경쟁에서 기업의 성장을 추구해야하는 중소기업인에게도 시사 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기업은 지역사회의 힘의 원천이다. 그래서인지 기업이 어려울수록 지자체 단체장들은 동분서주하기 마련이다. 잘나가는 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해서다. 수출실적이 저조하면 정부가 발 벗고 나서는 이치와 같다. 잘 나가는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장들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기업이 둥지를 틀고 주민들은 그 과실을 향유할 수 있다. 수년전 한 조찬 모임을 통해서 알게 된 N산업(주)의 K 대표 역시 존경받는 기업인 중 한 분이다.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그는 기업의 성장 발전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각종 모임 등에 참석하여 다양한 방면의 연사들의 강연 내용을 메모하면서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노력한다. 영업상 늦게까지 술을 마신 날도 예외 없다. 사장이면 그래도 여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 할런지 모르겠지만 시간은 마음에 우선순위를 둬야 생기는 법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잠을 줄여야 하며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에 있는 사장님들은 내 업종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도 알아야 한다. 이것이 이업종 교류회를 참석하는 이유이다. 또한 기업주들은 한결같이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애향심이 많다. 주위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는 보이지 않는 사랑을 실천해온 중소기업인도 부지기수다. 그 역시 마찬가지다.물론 일부 부도덕한 소수의 기업들로 인하여 기업인 모두가 오해받는 일도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실수로 인하여 대다수 기업인의 의욕을 상실시키고 사기를 꺾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기업을 통하여 종업원이 고용되고 그로 인하여 소득이 창출되며 가정의 생활의 질이 높아지고 경제가 안정된다는 엄연한 현실을 직시한다면 기업인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행동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대다수 기업인은 삶의 터전인 공장과 주택을 은행에 저당 잡혀 놓고 산다. 모든 정열을 기업을 영위하고 일으키는데 쏟아 붇는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더욱 그렇다. 기업인에게는 세무?회계?노사관계?금융. 사회적 책임 등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기업인은 한 마디로 종합 예술가이다. 공휴일에도 잠을 자는 시간에도 쉬지 못하는 게 기업인이다. 24시간 모든 생각을 기업의 생존에 초점을 맞추어 생활하는 그들이 애국자다. 자신은 물론 가족과 직원들, 그 가족들의 삶까지 어깨에 지고 묵묵히 나르는 외로운 이 시대의 세르파들인 것이다./유희태(기업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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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1.17 23:02

[타향에서] 이명박 당선인과 2008년 한반도 - 김근식

최근 한반도 정세는 안정 기조 속에 가변적 상황을 맞고 있다. 2.13 합의와 10.3 합의로 북핵문제가 핵시설 폐쇄를 넘어 불능화 단계로 진행하고 있지만 2단계 마지막 관문인 핵프로그램 신고가 아직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다. 핵시설 불능화와 달리 핵신고는 그 자체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신고한 내용에 따라 폐기단계의 협상 대상이 결정되기 때문에 북한과 미국 모두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유동적인 북미관계와 북핵문제를 감안하면 이명박 당선자가 가장 집중해야 할 것은 오히려 경제가 아니라 북핵문제와 한반도 정세이다. 지금 당장 핵신고 문제도 관건이거니와 이것이 해결된다 해도 폐기라는 최종단계의 담판이 남아 있다. 부시 행정부와 김정일 위원장이 핵폐기를 위한 마지막 협상에서 극적인 합의를 도출하느냐 아니면 결국 북미간 신뢰부족으로 과거의 대결국면으로 회귀하느냐는 지금까지 끌어왔던 북핵문제의 성패와 한반도 정세의 안정성 여부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이처럼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한반도 정세에서 차기 이명박 정부가 예의 야당 시절 주장대로 대북포용을 수정하고 강경기조로 선회하거나 북핵문제에서 대북압박으로 기울 경우 한반도 정세는 급격한 불안정으로 치달을 것이다. 햇볕정책을 비난하고 엄격한 상호주의를 내세워 북한에게 무작정 비핵화를 강요하는 정부라면 당연히 남북관계는 긴장하게 될 것이다. 출범 초기 팽팽한 신경전을 예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강경과 압박으로 나올 경우 남북의 대결 상황은 에스컬레이트될 것이고 북한은 핵문제에 대해 더욱 강경한 입장을 고집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대북 포용 기조를 일정하게 계승한다면 북미 협상을 지지 지원하고 남북관계 진전을 가속화함으로써 북핵문제 해결에 적극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주고받는 북미 협상을 후원하면서 정상회담 결과에 따른 남북관계 진전을 이끌어냄으로써 한반도 정세는 전반적인 안정성을 갖게 될 것이다. 핵폐기 협상을 성공적으로 진전시켜야만 이명박 정부는 그의 공약대로 '비핵개방3000'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을 개방시켜 일인당 국민소득 3천 달러를 10년 안에 만들겠다는 그의 공약은 북핵문제가 해결되어야만 실천이 가능하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없이는 안정적인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애초부터 시작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이명박 당선자는 어떤 일보다 북핵문제의 성공적인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갈림길에 놓여 있는 지금의 한반도 정세를 호전시킬지 아니면 대결의 국면으로 되돌릴 지 그야말로 중대한 선택을 맞게 될 것이다. 북미협상 조차 반대하면서 최악의 남북관계를 맞았던 김영삼 정부가 될 것인지, 아니면 남북관계 진전으로 북미관계 호전에 기여한 김대중 정부가 될 것인지 그 선택은 이명박 정부에 달려 있다김근식 교수는 남원 출신으로, 전북사대부고와 서울대 정치과를 졸업했다. 통일교육협의회 이사, 아태평화재단 연구위원 등을역임했으며. 현재 경실련 통일협회 정책위원장, 국방부 자문위원, 통일부 자문위원, 청와대안보실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근식(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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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1.10 23:02

[타향에서] 캥거루운전 단속 '유감' - 김성진

고속도로에서 차를 몰다 보면 최근 몇 해 사이에 스피드 단속카메라 설치가 부쩍 많아졌다는 것을 느낀다. 가벼운 상념에 빠져 속도계에 신경을 쓰지 않는 사이 순간의 속도위반이 카메라에 찍혀 벌금쪽지를 받기도 한다. 카메라 경보장치를 설치할까도 생각해 보지만 운전 중 내내 소리를 내는 경보기계는 운전의 즐거움을 앗아가 버리고 운전을 노역으로 전락시키는 것 같아 아직도 필자의 차에는 경보장치가 없다.그런데 어떤 운전자는 카메라 앞에서는 속도를 줄였다가 카메라만 벗어나면 크게 속도를 내는 곡예운전으로 다른 운전자를 불안하게 하는 경우를 가끔 본다. 요즈음 우리 언론에서 이를 캥거루운전이라고 하는 것 같다. 자유자재로 정지했다가 뛰는 캥거루의 모습에서 착안한 것으로 짐작은 가지만, 호주의 캥거루들이 이것을 안다면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지는 않을는지 . 이 캥거루 운전을 단속하기 위해 영동고속도로 일부 터널구간에 카메라를 설치한다고 한다. 카메라와 카메라 사이의 통과시간을 측정해 중간에 과속여부를 판단, 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지키고 벗어나면 마구 밟는 운전자를 적발해 내겠다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캥거루운전을 하여 교통사고의 위험을 높였으면 이런 생각까지 했을까 안쓰럽기까지 하다.그런데 고속도로에서의 자동차의 최고속도 제한은 도대체 왜 하는 것일까? 사고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일까? 경제속도를 지키게 함으로써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것인가? 아마도 교통사고 위 을 줄이기 위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교통사고는 고속도로의 굴곡도, 노면상태, 차선넓이, 교통량, 운전자의 운전능력 등과도 큰 연관이 있다. 이렇다면 아무 차량도 없는 새벽시간에 속도위반을 적발해내는 카메라단속은 그리 현명한 방법은 아닐 것이다. 필자는 사고의 위험이 큰 일부구간에서 캥거루운전을 단속하는 것은 찬성이다. 그러나 과속한 사람을 모두 찾아내기 위하여 모든 구간을 대상으로 캥거루운전을 단속하는 것은 시도조차 하지 말기를 바란다. 예컨대 서울톨게이트 출발부터 천안, 대전을 거쳐 전주톨게이트에 도착할 때까지 주요 구간의 통과시간으로 과속여부를 계산한다면 어떤 사회가 되겠는가? 속도위반은 그 자체가 죄가 아니다. 일종의 규칙위반이다. 게다가 독일 같은 나라에서는 고속도로에서 속도제한이 없지 않은가?개인의 모든 법규위반 행위를 이잡듯 찾아내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까? 사람들이 숨쉴 수 있는 틈을 주지 않고 몰아대는 사회는 죠지 오웰이 소설 「1984년」에서 그린 끔찍한 사회를 연상케 한다. 즉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작동되는 텔리스크린으로 모든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무시무시한 사회 말이다. 자유가 넘쳐흘러야 창의가 발휘되고 개인의 창의가 최대한 발휘될 때 사회의 발전이 있다고 본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이리라.△김성진 조달청장(57)은 김제 출신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워싱턴대와 경희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로 공직에 발을 디딘 후 재경부 금융정책과장, 경제협력국장, 국제업무정책관을 역임했다. 지난해 7월부터 조달청장으로 재직해오고 있다./김성진(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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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1.03 23:02

[타향에서] 전라북도의 텐배거(10배 성장)를 꿈꾼다 - 이상직

텐배거(Ten-bagger), 생소하지만 필자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이다. 배거(bagger)란 야구에서 루타를 의미하므로 텐배거는 10루타를 뜻한다. 월가의 영웅 피터린치가 처음 사용했는데, 투자자에게 10배의 수익률을 안겨주는 대박종목을 의미한다. 하지만 필자는 텐배거를 10배 성장이라는 상징으로, 역설적으로는 지금의 작은 차이가 뒤에 큰 차이로 나타난다는 경고로 받아들이고 있다. 72법칙(The Rule of 72)이란 것이 있다. 72법칙은 채권에 투자한 자금이 두 배로 증가하는데 얼마만의 시간이 소요되는지, 혹은 일정 기간 내에 투자원금이 두 배가 되려면 수익률이 얼마나 되어야 하는지를 구하는데 사용된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매년 4%씩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약 18년(72/4%) 후에 2배가 될 것이고, 매년 3%씩 성장한다면 24년(72/3%)이 소요될 것이다. 최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0년간(95 ~ 2005년) 지역별 요소투입과 산업과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전북지역의 GRDP(지역내 총생산) 연평균증가율은 5.7%로, 전국 16개 광역단체 가운데 최하위권이었다. 가장 높은 인근의 충남지역(10.4%)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타까운 현실이다.필자는 72법칙으로 전라북도의 미래를 계산해 봤다. 추세가 지속되어 전북과 충남의 잠재성장률을 각각 5%와 10%로 가정한다면, 전북은 15년 만에 2배 성장하게 되고 약 50년이 지나면 10배 성장하게 될 것이다. 반면 충남은 15년 후면 4배 성장을 달성하게 된다. 더구나 전북이 10배 성장하게 되는 50년 뒤에는 충남은 100배 이상의 성장을 이루게 된다. 상상하기 싫은 미래이다.핀란드의 노키아그룹, 1992년 화장지와 목재를 만들던 굴뚝회사였던 노키아는 1998년 미국 모토로라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휴대폰 제조업체로 변모한다. 산타클로스와 호수의 나라인 핀란드가 정보통신의 신세계로 바뀐 것을 보고 한 언론인이 핀란드를 노키아랜드라 부를 정도였다. 1992년 경영 악화 속에서 취임한 41세의 올릴라는 그룹에 생소하고 핀란드에 어울리지 않는 통신 분야에 진출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반발에도, 휴대전화라는 미래를 그렸고 이에 특화하여 집중했던 것이다. 전라북도의 현실은 올릴라 같은 창조적인 리더십, 미래에 대한 상상 그리고 선택과 집중 요구되고 있다. 만약 전라북도가 항공 산업의 메카가 된다면 허황된 것일까. 호수의 나라에서 휴대폰을 상상하는 것이 어려웠듯이 전라북도에서 항공 산업의 잠재력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공군의 정비창이 전라북도로 옮겨 오고 항공정비관련 산업을 지역에 유치하고 이전시키려는 도민들의 열정과 지방정부의 힘겨운 노력이 뒤따른 다면, 물류의 중심이 될 새만금을 상상하지 않더라도, 항공 정비 산업에서부터 전라북도는 특화된 입지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이런 것이 전라북도의 현실적인 잠재력이라고 생각한다. 필요한 것은 도전과 집중이다.60년대 국내 10대 기업에 들었던 동명목재, 경성방직 등 기업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1896년 미국의 다우지수에 편입되었던 12개 기업 중 유일하게 GE만이 현재 남아 있다. 이렇듯 성장은 고사하고 생존 자체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과 개인만이 승자가 될 것이고, 전라북도 역시 마찬가지 일 것이다. 한편으로 새로운 기회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전라북도가 식품산업 클러스터나 첨단부품소재산업 클러스터 등 지역에 맞고 경쟁력 있는 산업을 특화하고 유치하고자 하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필자 또한 기업인으로써 열악한 현실을 극복하고 미래의 비전을 완성시키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전라북도의 텐배거(10배성장)를 꿈꿔본다. /이상직(KIC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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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2.27 23:02

[타향에서] 유비쿼터스로 기름유출사고 예방하자 - 정창덕

지금 충남 태안 앞바다는 기름 유출 사태가 벌어져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사고 해역에 높이 1m의 I자형 오일펜스를 설치했지만 24m의 강한 파도 때문에 오일펜스는 무용지물로 전락해 급속히 해안으로 기름이 번지고 말았다. 기름띠는 폭 2Km, 길이 20Km(엷은 기름띠는 50Km)로 점점 진행 되고 있는 상태이고, 심지어 충청남도 태안지역 뿐만 아니라 전라북도 해역까지 확산되어 군산시 옥도면 연도 지역에서마저 타르 덩어리가 발견되었으니, 기름덩어리는 해류를 따라 퍼지고 있어서 확산범위를 예측하기가 곤란한 상태이다. 이번 기름 유출 사건은 인천대교 공사에 투입됐던 해상 크레인을 2척의 바지선으로 경남 거제로 예인하던 중 한 척의 바지선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해상 크레인이 유조선과 충돌, 발생하였고 사고불감증및 신속하지 못한 대처가 사상최악의 사태로번지게되었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고 발생 후에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처 수단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고를 미연에 방지 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사고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사고 가능성이 높은 구역, 장비 등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분석을 위한 기술시스템 적용이 시급하다. 이러한 모니터링 기술은 실시간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과 사고 발생시 신속한 경고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점에서 유비쿼터스 기술이 잘 활용될 수 있고, 그러한 기술 중에서도 USN과 텔레메트릭스 기술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USN)란, 우리 주변 어느 곳에서나 부착된 다양한 센서들을 통해 수집된 사물 및 환경 정보를 이용해 맞춤형 지식 컨텐츠를 생성하여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기반 인프라로서, 사회 및 경제적으로 일대 변혁을 가져올 중요한 핵심 산업이다. 이러한 USN기반의 유비쿼터스 기술을 재난 방지 시스템에 도입시켜 응용서비스 모델의 현장적용 가능성을 실증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증하고, 환경적 또는 외부 기후적 요인 등 여러 장애요인을 도출 한다면 사고 예방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또한,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텔레메트릭스를 활용한 감시시스템의 활성화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텔레메트릭스(Telemetrics)는 Tele(원거리)+Metry(계측학)+Electronics(전자학)이 합성된 말이다. 즉, 원격계측진단이란 의미의 산업 신조어로 각종 대상물에 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원격으로 취득분석해 해당 대상물의 상태를 원격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센서가 측정한 정보를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전 국토를 무선으로 제어관리하는 체제 구축이 가능해진다. 이를 이용해 국가주요 시설물의 안전도를 원격으로 실시간 측정, 분석, 제어하는 국가안전관리종합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초정밀 센서, 반도체, 무선통신 기능을 한데 합친 칩 즉, 시스템온칩(SoC)을 한강다리와 같은 대형건축물에 부착해 점검하고 지하배설배관 등에 부착해 부식정도를 감시하거나 수질현황을 감시해, 무선통신으로 전송하는 국가안전관리종합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미래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기간시설물은 물론, 화재, 교통, 전력설비, 환경에 이르기까지 국토 전반을 실시간 점검하면서 상태를 유지토록 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중요한 기술이다. 이런 기술뿐만 아니라 선박 자체에 유비쿼터스정보기술을 도입하여 재난이 발생하였을 경우 바로 재난대책본부 등으로 연락이 되어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질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이 된다면 이와 같은 대재앙의 발생을 막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현재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한사람이라도 도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지만, 이번 기름 유출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적절한 대비를 하고, 사고 후에도 신속한 조치를 취했더라면 사상 최악의 해양 오염 사고는 피할 수 있었지 않을까라는 큰 아쉬움이 남는다. 최첨단 기술의 도입으로 이와 같은 재난 발생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하루빨리 서해안의 아픔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바이다./정창덕(고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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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2.20 23:02

[타향에서] 이제는 과학기술이 답할 때다 - 유희열

12월 19일 제17대 대통령선거를 맞아 대선주자들이 앞 다퉈 쏟아내고 있는 공약들 중에서 핵심어는 단연 경제이다. 그 중에서 특히 일자리 창출 문제는 현재 국가 경제의 중요한 이슈인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기에 더욱 관심을 갖게 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경제 통계지표들을 살펴보면 아직 우려할 만한 징후가 나타난 게 없고 정상적으로 경제가 작동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경제 성장률이 작년보다 좋아지고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왜 모두들 경제가 힘들다고 난리일까? 또한 청년 실업율은 왜 계속 증가하고 있나? 이는 우리나라 경제의 동맥경화 신드롬 때문인데 이러한 증상은 기업의 투자부진, 미약한 혁신형 중견기업, 좋은 일자리 부족, 잠재 성장율의 하락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첫번째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이 기업의 신규 투자의 부진이다.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연평균 89~95에는 15.9%였으나 96~04에는 3.2%로 현저하게 줄었다. 또한 올해 경기가 좋아서 상장사들의 이익은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벌어들인 현금을 어디에 투자할지 찾지 못해 묵혀 두고 있는 현금이 자본금의 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된 제조업체 534곳의 유보율(자본금 대비 잉여 현금 비율)은 약 675%로 작년말 626%에 비해 49%p 높아진 것이며 대기업 일수록 이런 현실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두번째로 미약한 혁신형 중견기업이다. 종업원 규모 250명 이상 중견기업의 비중을 국제 비교(OECD, 2005년) 해봐도 독일이 2.2%,영국이 1.5%,일본 1.4%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0.2%에 불과해 중견기업층이 옅은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산업구조에서는 고임금과 양질의 근로조건을 가진 좋은 일자리 창출이 이뤄질 수 없다. 대기업에서 주로 창출돼 왔던 좋은 일자리 수는 국제분업화, 노동절약적 기술진보, 아웃소싱 등 비용절감 노력으로 인해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으며 소기업은 영세성을 면치 못해 생존차원에서 비정규직을 고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세번째는 좋은 일자리의 부족이다. 전체 일자리의 80%가 넘는 중소기업에는 인력난이 심각하다. 반면 공무원, 대기업, 공사등의 경우에는 경쟁률 100:1이 기본이다. 이렇듯 시장에 공급되는 일자리와 취업 희망자들의 기대감 사이에 큰 격차가 있고 게다가 늘어나는 일자리는 요즘 저임금의 서비스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반면 대기업들의 공장 해외 이전 움직임도 취업난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는 작년 한해 전체 매출액의 87%와 84%를 해외 공장으로부터 이루어낸 것 이었다. 네번째는 잠재 성장율이 계속 하락추세에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밝힌 지난 4년간 잠재성장률은 4.8%로 90년대 10년간 잠재성장률이 6.1%였던것에 비하면 1.3%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물론 최근의 잠재성장률 하락은 경제규모가 확대되면서 자본과 노동의 생산성이 하락한데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문제는 하락폭이 지나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율 하락 속도는 선진국은 물론이고 우리와 비슷한 발전 단계에 있는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빠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끊어야 할까? 최근 국부창출에 관한 World Bank의 보고서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이보고서는 국부창출의 80%는 신뢰, 법질서, 지식능력 등 intangible capital에 있다고 하였는데, intangible capital의 핵심은 바로 창의력이 높은 과학기술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기초연구를 강화하여 신기술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혁신형 중소기업을 활성화 함으로서 좋은 일자리가 많아져 결과적으로 잠재 성장율이 올라가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내야한다. 이를 위해 기술 창출형 R&D의 확대, 기술 사업화 강화, 창의적 인적자본의 축적, 과학기술 Eco-System 확립이라는 4가지 전략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야한다. 기술 창출형 R&D의 확대를 위해서는 기초연구강화를 위해 현재 25%에 불과한 국가 기초 R&D 예산을 50%로 늘리고, 창의적인 소규모 연구와 묻지마 연구를 확대하고 연구중심대학을 대학단위에서 학문단위로 하는 등 대학의 기초연구기반을 강화하며, 정부출연연구소에도 안정적인 연구비를 지원하여 기초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통섭형 연구기반 구축을 위해 고교 문/이과를 통폐합하고 연구원과 교수의 모빌리티를 향상하여 개방형 기초연구체제를 구축해야한다. 기술 사업화 강화를 위해서는 미국식 기술금융제도의 도입, ICT규제의 수평적 전환 등의 시장 친화적 R&D 환경을 조성하고 기업의 R&D투자에 대한 세제혜택을 확대해야한다. 창의적 인적자본의 축적을 위해 초중고 수학, 과학 교육 강화, 과학 영재 교육시스템 확립, 창조인력 양성대학 육성, 국제 인력유치 등과 같은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특히, 창조적 인력양성에 관한 법률제정도 고려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마지막으로 과학기술 Eco-system을 위해서는 정부가 지시기능보다는 종합조정과 나침판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하고 전문성과 컨설팅 개념으로 정부기관의 평가시스템을 개편해야한다. 이러한 과학기술혁신의 그랜드 디자인을 통해 창조적 과학기술 선순환체제를 구축해야 한다./유희열(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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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2.13 23:02

[타향에서] '방폐장 망령'이 되살아났다고? - 김대곤

누구나 실수를 한다. 일부러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개는 잘 모르거나 잘못 아는 데서 하게 된다. 문제는 그 결과다. 개인의 면구스러움에 그친다면, 웃고 넘어가면 된다. 그러나 남에게, 그것도 불특정 다수를 부끄럽게 만드는 경우는 간단히 웃고 넘길 일만도 아니다. 나도 그런 실수를 했다. 전북 정무부지사 때 일인데, 도민의 지식수준을 한참 낮은 수준으로 인식시키는, 그것도 국제적으로, 대단히 죄송스러운 실수를 한 적이 있다. 김종규 부안군수의 방폐장 유치 신청 직후, 전주에서 꽤 고명하시다고 알려진 몇 분의 대학 교수를 만난 일이 있다. 그 중 한 분이 ?고준위 폐기물은 폭발 위험성이 있어 방폐장이 부안에 오면 안된다?고 말씀 하셨다. 전문적 지식은 없을지 모르지만, 20여년 기자생활을 거치면서 누구보다 상식이 풍부한, 자칭타칭 「움직이는 소백과사전」에게 이해하기 힘든 소리였다. 핵물질이 폭발하기 위해서는 핵물질이 임계치에 도달해야 하는 것은 물론 높은 온도 등 복잡한 조건이 필요하다. 아무리 고준위라곤 해도 폐기물이 폭발한다? 그러나 그 분은 ?잘 몰라서 그렇다?고 내 의문을 일축했다. 워낙 강하게 말씀하시는 통에 더 이상의 질문은 하지 못했다. 그해 가을 도청 직원들과 일본 북부 로카쇼무라에 있는 핵폐기장을 방문했다. 일본 전문가들과 얘기를 하다가 그 교수의 말이 생각나 고준위 폐기물의 폭발 가능성을 물었다. 한 전문가가 픽 웃음을 터트리며 ?폭발이요? 뜨거워서 그렇지, 손으로 들고 다녀도 괜찮아요?라고 대답했다. 순간 얼굴이 뜨거워졌다. 명색이 정무부지사라는 사람이 상식에 어긋나도 한참 어긋나는 얘기를 했으니, 조소를 보내도 할 말이 있을 수 없었다. 나 개인이야 무식한 사람으로 평가돼도 별 문제가 없지만, 만에 하나 나로 인해 전북 도민의 수준이 평가절하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몸 둘 바를 모를 지경이었다. 순간적으로 그 교수 얼굴이 눈 앞을 스쳤다. 알고도 그렇게 말했다면, 그 사람은 교수 이전에 인간도 아니다. 모르고 그랬다면, 그런 교수 밑에서 배우는 학생들은 취직하기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방폐장문제로 시끄러울 때, 부안 주민들이 상식에 어긋나는 주장을 한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다. 자칭 똑똑쇠인 나도 국제적 망신을 했는데, 부안의 똑똑쇠들도 같은 실수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그런 주장을 하는 주민들보다 자신의 지식과 다른 얘기를 서슴지 않는 자칭 지식인들의 행태가 마음에 걸렸다. 12월19일은 대통령 선거일이다. 앞으로 5년 동안 우리를 편안히 잘 살 수 있게 해줄 대한민국의 대표를 뽑는 날이다. 법적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거나,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릴, 따라서 지금보다 덜하지 않을 혼란을 가져올 후보를 뽑거나, 마음에 꽉 차지는 않지만 그래도 고향과 나라의 발전을 위한 미래세대 대표의 손을 들어줄지를 결정해야 한다.그 날은 또 부안군수 보궐선거가 있는 날이다. 부안의 일부 단체가 김종규 전 군수의 출마 반대 성명서를 냈다는 보도를 봤다. 또 선거 승리를 위해 방폐장 망령을 되살리는 듯한 일부 단체 및 후보들의 주장은 명분도, 설득력도 없다는 한 기자의 칼럼도 읽었다. 찬반 주장은 주민을 피곤하게 만들 뿐이므로 반핵망령을 되살리는 것은 부안의 미래를 생각하는 군민들이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어쨌건 방폐장 유치에 성공, 쏟아질 돈벼락에 환호작약하는 경주시민의 태도가 부안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진다.보궐선거는 부안군민의 생각은 물론 부안과 전북을 바라보는 외지의 시각을 결정지을 수도 있다. 「나무 한그루, 풀 한 포기의 훼손을 용납하지 않는 청정(淸淨) 부안」을 강요 당할 수도 있고, 심기일전한 부안의 발전 가능성을 보일 수도 있다. 결과는? /김대곤(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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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2.06 23:02

[타향에서] 새만금에 '상상력'을 불어넣자 - 이상직

세계최장 방조제(33km)와 서울 여의도 140배 면적의 간척지(4만100ha)를 가진 기회의 땅이 열렸다. 세계의 부를 끌어들이고 있는 중국과 마주하고 있고, 깊은 수심으로 수십만 톤급의 대형선박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고, 15km 활주로를 만들어 우주항공 산업지역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약이 나올 정도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말이 실감난다.전라북도를 비롯한 각 지자체와 정치인 그리고 모든 도민들의 노력과 희생이 결실을 맺은 것 같아 지역 출신 기업인으로서 감개무량하기도 하다. 특별법이 통과되던 날 지역출신 몇몇 기업인들과 의기투합하여 술잔을 기울였는데, 지역이라는 연(緣)의 깊이가 새삼 느껴지는 자리이기도 했다. (전북도민의 노고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냅니다.)세계경제에 민감한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필자는 간혹 아시아시대라는 단어를 쓰곤 한다. 줄곧 태평양 건너 미국을 바라보며 살아왔지만 이제는 황해 건너 중국으로 눈이 자연스럽게 돌려지고 있는 변화를 표현한 말이다. 아시아시대는 미래학자인 존 내이스비츠(John Naisbitt)가 세계 경제와 문화의 중심이 서양에서 아시아로 그것도 중국으로 이동하는 것이 21세기 메가트렌드의 하나임을 강조하면서 한 말이다. 결국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 속도로 볼 때, 경제학자들의 예측대로 2025년에는 세계인구의 절반 이상이 세계 GDP의 50% 이상이 아시아로 쏠리게 될 것이다.『강대국의 흥망(The Rise and Fall of the Great Powers)』으로 유명한 폴 케네디(Paul Kennedy) 예일대 교수는 더 나아가 21세기에 한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이 아니라 중국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흡수하는 산업부문을 전략적으로 채택,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값싼 노동력도 광대한 시장도 없는 한국을 냉정히 평가한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도 장기적 관점에서 공감하고 있다. 우리는 그에 대한 해답을 금융 등 지식기반에서, 중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물류에서, 그리고 관광에서 찾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새만금을 유난히 주목하고 있는지 모른다. 새만금은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중국의 푸동과 같이 지식과 물류 그리고 관광이 집적할 수 있는 입지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새만금특별법이 현실화되기 위해서 경제자유구역지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한다. 적기에 외자를 유치하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인센티브가 필수적일 것이다. 한편으로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따른 다른 지역의 반발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 새만금을 동북아의 산업, 물류, 관광 허브로 개발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고, 아님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필자는 개발 초기단계부터 다른 지역의 지자체가 직접 참여하는 방안을 '상상'해봤다. SOC에 투자하여 개발이익을 투자자가 공유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새만금은 국민소득 4만불을 이끌어야할 국가적 규모의 프로젝트가 아닌가. 외자유치를 반드시 해외에서만 하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지자체와 주식회사를 설립하듯 공동으로 투자하여 장차 발생하는 부의 효과와 이익을 전북도민과 함께 다른 지역 주민들도 직간접적으로 향수하자는 것이다. 60~70년대 對일본이라는 입지로 부산과 울산 그리고 포항 등이 개발되면서 발생한 이익을 여타 지역에서는 전혀 공유하지 못하지 않았던가. 필자는 지자체가 재정을 운용할 때 적법 타당한 범위 내에서 적극적인 투자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김완주 전북지사는 새만금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요함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 알다시피 새만금 방조제 공사의 첫 삽을 뜬지 벌써 17년이 지났다. 애초에는 농지목적으로 조성되지 않았던가. 시대의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해 실기하는 사례를 우리는 수없이 봐왔다. 새만금에 상상력을 불어넣어 보자./이상직(KIC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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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1.29 23:02

[타향에서] 특별법과 새만금 이용 방안 - 정창덕

얼마 전 파주를 방문하면서 자연에 어우러져 감각 있는 도시의 맛을 느끼게 하는 파주 출판 도시에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다. 파주 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는 출판인쇄영상소프트웨어그래픽포토 등 출판 관련 산업을 한곳에 모아 놓은 협동화 국가산업단지로 출판물 생산과 유통이라는 산업적 측면 이외에 국제교류, 문화행사, 관광 및 레저, 학술과 기술 연구, 현장 교육과 연수 등을 포괄하는 보완적 기능의 문화적 측면도 포함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 건물들은 하나같이 특색 있는 모양을 갖추고 있어 각종 CF나 영화촬영소로도 각광받고 있었다.전북에서도 우리 지역만의 색깔을 가지고 무한한 발전을 기대 해 봄직한 지역으로 새만금 간척 사업 지구를 떠올려본다. 군산과 부안을 연결하는 33km의 방조제를 설치하여 얻게 되는 28,300ha의 토지는 전주시 면적의 두 배, 여의도의 약 140배에 이른다.새만금의 모든 것이 완성되기전에라도 기업유치와 관광객을위한 유비쿼터스를이용한 유토피아 드림체험관등을건설하여 새만금의 분야별 1년2년3년후모습을보여주는것이좋을듯하다 따라서 새만금 지역 개발 구상을 융합측면(IT,NT,BT)과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음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현재 가장 구체적이고 활발히 접근 할 수 있는 사업 계획 중 하나가 금융허브및 골프장등레저시스템 그리고 대학과 대기업 이전을 통한 교육과 산업도시로서의 발전이다. 이는 지역 일자리 제공과 함께 유비쿼터스( U)-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면 전북의 탄탄한 기반이 마련될 수 있는 사업계획이라 생각한다. 지난 10월에는 현대중공업의 선체블록 공장을 유치한 바 있고, 곧 동양제철화학과 두산인프라코어도 입주할 예정이다. 현재 고려대학교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해양 연구를 목적으로 한 고려대 새만금 캠퍼스를 추진 중에 있는 상태이다. 이와 더불어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대규모 항만 시설 구축을 하고 중국, 일본과의 교류를 하는 무역도시나 군사연구소, 방위 산업체 이전을 통한 군사도시로서의 발전 가능성 역시 생각 해 볼 수도 있겠다. 뿐만 아니라, 유비쿼터스새만금모델도시(U-City) 건설을 통해 수중호텔,새만금관광열차,긴급 재해 서비스, 인공지능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고, 노인 전문 병원 및 의료 서비스 제공, 노인에 대한 여러 지원을 제공하는 실버타운(Silver Town), 블록(Block)을 나누어 각 블록별로 각기 다른 언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도록 하는 글로벌(Global Town) 형성 등, 특색 있는 도시화 사업 계획 아이디어가 제안되기도 했다. 자연환경을 이용하여 해양생태공원, 조력풍력 발전소 건설, 영화와 방송 촬영 세트장 및 놀이공원 조성을 통한 관광객 유치 등의 관광사업 아이디어도 제안되고 있다. 하지만, 관광단지 조성이 지금 당장 지역 발전에 미칠 영향이 클지는 몰라도, 이미 다른 지역에서 추진 중인 아이템이거나 이미 구축되어 있는 것들이 아닌 새로운 아이디어로 접근 하는 것이 타 도시와 차별성을 유지하면서, 우리 새만금 간척 사업 지역만의 강점으로 추후의 발전 기반을 닦을 수 있는 방향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양한 아이디어 모색과 추진에 앞서 거주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고 계획적인 지역의 정책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거주자 세금 감면과 같은 세금 우대, 대중교통 무료 이용권,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 등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마련하고 친환경적인 방향의 사업계획을 진행하는 등, 현재 시점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한 이후, 어떤 아이디어를 추진할 것인지를 결정하여 사업 계획의 구색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무한한 발전의 땅 새만금 간척 사업지구가 특색 있는 도시로의 기반을 닦아 전북 지역 경제 발전, 그리고 더 나아가 한국 경제의 발전의 주축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정창덕(고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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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1.22 23:02

[타향에서] 전북을 아시아의 스위스로 - 유희열

1961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82달러였으며 당시 주요 수출품목은 텅스텐, 어류를 비롯한 1차 상품이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국의 1인당 소득은 구매력 관점으로 14배 증가했는데, 이와 같은 결과를 위해 영국은 2세기, 미국은 1.5세기가 걸렸다고 한다. 지난 40여년간 우리나라는 세계가 놀랄만한 엄청난 성과를 거둔 것이다. 세계 10개국만이 이룩한 수출3천억 달러를 돌파하고 세계 12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단기간에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GDP의 27.8%, 수출의 98.4%, 고용의 18%를 담당하고 있는 제조업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하지만 최근 제조업이 위기라는 시각과 함께 몇 가지 잘못된 인식이 있다. 첫째로 제조업은 사양산업이라는 것이고 둘째는 3D업종으로 개도국에만 적합한 산업이고 셋째는 산업발전의 패턴에 있어서 서비스업으로 job을 넘겨주고 있기 때문에 제조업이 점점 퇴색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럴까? 우선 사양산업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고 대신 사양기업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섬유산업의 경우 섬유산업관련 기업은 사라지고 있지만 산업은 계속 존재하고 있다. 세계 상위 섬유 수출국인 독일과 이탈리아를 보면 섬유산업이 급격한 쇠퇴를 하고 있다는 것조차 의문을 갖게 한다. 제조업이 3D 업종이라 개도국에만 적합하다는 주장 또한 잘못된 것이다. 현재 제조업이 가장 강세를 보이고 있는 곳은 독일, 일본 그리고 스위스이다. UNIDO(2005)의 자료에 따르면 스위스는 세계에서 가장 제조업이 강한 나라이다. 2002년 스위스의 1인당 제조업 생산고는 세계 최고였는데, 이는 세계2위인 일본에 비해서는 24%나 높고, 미국에 비해서는 2.2배, 중국의 34배, 인도보다는 156배나 높은 수치이다. 물론 저임노동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분야는 중국으로 이전이 되어 중국이 세계의 공장역할을 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핵심 기술 이나 고부가가치의 제조업 분야는 거의 선진국에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조업 자체가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제조업이 진화한다는 의미는 제조업이 기존의 포드 시스템처럼 물건만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이 IT기술과 결합하여 2.5차 산업화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금융, 첨단 IT산업, 의료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의 최대고객은 다름 아닌 제조업체인 것이다. 서비스산업의 발전은 제조업 발전의 중요한 전제요건으로 제조업의 발전 없이는 서비스업의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제는 제조업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불식하고 그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야 될 때다. 세계적으로 경제성장에 따라 제조업의 절대 비중이 점점 낮아지고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아지는 경제의 서비스화가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독일이나 일본은 제조업 자체를 줄이는 것보다 고부가가치의 제조업(정밀기기, 정밀화학, 정밀전자 등)을 더욱 심화(deepening)시켜가고 있다. 반면 미국과 영국은 제조업보다는 금융, 의료를 중심으로 하는 서비스업을 강조하여 세계금융의 흐름을 좌우하지만 상대적으로 제조업은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주력 제조업이 세계 5위권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은 전통적으로 제조업에 강세를 보이고 있고 경제규모나, 역사, 기술력을 따져보면 독일, 일본, 스위스 같이 기술의 고도화로 첨단 제조업을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제조업을 바탕에 두지 않고 바로 서비스업으로 넘어가는 것은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캠브리지대학의 장하준 교수는 홍콩과 싱가포르는 장기간 영국의 식민지 지배로 인해 몇 백년 동안 서구인들이 살아온 커뮤니티가 있고 문화가 체화되어 있어 금융허브가 자연스럽게 가능했으나 우리나라는 역사를 바꾸지 않고서는 금융허브가 되기 어려우며 제조업에 토대를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일은 세계최대의 수출국으로 주력 수출품은 자동차와 기계 산업 등의 자본재이기에 부가가치가 아주 높다. 또한 산업 구성이 제조업 중심으로 돼 있어 최근의 미국발 신용경색 충격에도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 일본의 제조업은 고도의 기술력에 의한 고부가가치 핵심부품을 기반으로 하므로 제조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져 해외로 나간 제조공장이 다시 일본으로 회귀하고 있다. 우리도 여기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일반적인 제조업으로는 경제를 살릴 원동력이 부족하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제조업에 적극 투자하여 제조업의 경쟁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력의 제고를 경제 난국 타개의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 중국에 나가있는 42,000개의 기업이 다시 한국으로 회귀할 때를 대비하여 서남권 해안에 대규모의 제조업 투자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상당히 유효적절하고 좋은 타이밍이다. 목포에 조선 산업단지가 예정되었고, 군산의 대규모 공업단지에는 기존 자동차 산업과 함께 조선, 중공업산업이 추가로 들어설 계획이라고 한다. 중국의 대부분의 제조업 열기는 대련에서 광동으로 이어지는 약 3억 명이 거주하는 연안지방에 있기에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새만금과 군산 등에서 이들의 열기를 흡수하여 적절한 시책을 준비한다면 엄청난 붐을 일으킬 것이다. 기업들이 뿌리를 박을 수 있도록 하드웨어적 인프라는 기본이고 소프트웨어적 인프라인 교육, 문화, 환경, 의료서비스 등을 충분히 마련해주어야 한다. 제조업의 선순환 사이클을 구축하기 위해 제조업 종사자를 존중하는 사회풍토와 안정적 노사협력문화를 유도하고 투자를 가로막는 각종 규제나 장벽을 풀어 제조업하기 편한 지역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이러한 투자와 인프라가 펌프의 마중물처럼 되어 전북지역의 제조업을 진화시켜 서비스업과의 융합을 통한 대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도의 첨단 기술 기업들이 속속 입주하고 중국이나 동남아로 갔던 기업들이 전북으로 회귀하여 전북지역에 첨단기술을 중핵으로 하는 제조업 르네상스가 일어나 한국은 물론 아시아의 스위스로 탈바꿈하기를 기대해본다. /유희열(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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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1.15 23:02

[타향에서] 전북이 아직 정신 못차렸다고? - 김대곤

논객(論客)들이 바빠졌다. 눈 앞의 대선을 앞두고 후보 선택에 머리가 아픈, 혹은 관심이 없는 유권자들을 위해 금과옥조 같은 글을 생산해낸다. 어느 후보가 우리를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해줄지, 지갑을 두툼하게 채워줄 수 있을지, 나라 발전의 보증수표인지를 예리하게 분석해준다. 후보들의 정책을 비판하고, 언행을 관찰해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갖췄는지도 알려준다. 그런데 이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안든다. 속이 보인다고 할까, 의도하는 바가 뻔히 드러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나는 새도 떨어뜨릴 정도의??세도??를 부리는 몇몇 신문의 논객들 글이 그렇다. 그들의 글을 읽다 보면??이번에도 한나라당 후보를 당선시키지 못하면, 우리는 완전히 망한다??는 절박감까지 묻어난다.논객들의 글이야 의견이라고 넘길 수도 있지만, 공정을 최대가치로 표방하는 기사에까지 그런 냄새가 풍기는 건 문제다. 새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라며 내세우는 정책이 한나라당 후보의 그것과 비슷하다거나, 여당 후보의 새로운 정책을 노무현 정부의??실정??과 연관시켜 비판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우연의 일치인지 궁금하다. 부정부패를 절대로 용납하지 못하는 그들이??불법과 투기의 백과사전??인 한나라당 후보에게 어떤 비판을 했는지, 노무현 대통령 시절 더욱 어려워진 서민들의 삶을 어쩔 수 없이 인계 받아야 하는 여당 후보의 책임은 왜 그리 강조하는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속이 보인다는 말 밖에는 할말이 없다. 외국의 경우 신문사가 지지하는 후보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한다. 그렇지만 기사는 공정하게 쓴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존경 받는 매체로 꼽힌다. 지식인이 지식인 다우려면 우선 판단기준이 명확해야 된다. 사람을 평가할 때의 자(尺)가 일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의 기준인 1cm가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는 1m가 돼서는 안된다. 같은 말이나 행동에 대해 누구는 비판하고, 누구는 이해해주는 태도는 논객의 자세가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말실수를 대통령으로서의 기본도 돼 있지 않다는 식으로 날카롭게 꼬집는 논객들이 한나라당 후보의 숱한 말실수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우리는 보고 있다. 여당 후보가 그런 식의 말을 했다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났을 것이라는 불만이 근거 없는 불평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대통령이나 후보나 모두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검증 받아야 하는 대상이다.문제는 글에도 마약과 같은 흡인력이 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비판적으로 보지만,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 논조를 따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지식인을 자처하는 전북 인사들 중에 전북 발전에 관심이 없는 신문사들의 논조를 자신의 의견인 양 내세우는 경우를 보게 되는 게 한 예다. 이미지에 불과한??경제대통령??주장에 동조하면서, 그들이 만들어 놓은 이미지로??고향의 아들??임을 호소하는 여당 후보에 냉소하는 모습도 좋은 예가 된다. 지역성을 거부하는 지식인임을 자부하지만, 남들도 그렇게 봐주는 지는 별개다.더욱이 그 결과에 대해서는 입을 다무는 게 더 문제다. 제일 한심한 얘기가??어떻게 돼도 요즘보다 못할 수는 없다??이다. 분명하게 얘기하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전북은 지금보다 훨씬 못해질 수 있다. 전북만 생각하자는 편협한 고향사랑을 주장하는 게 아니다. 전북을 살리는 길이 곧 나라를 부유하게 만드는 길이다.??전북은 아직 정신 못차렸어. 더 고생 해봐야 돼??라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말이 왜 나올까? /김대곤(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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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1.08 23:02

[타향에서] 그룹행사에서 느낀 전주의 문화콘텐츠 - 이상직

10월 중순 필자는 전주에서 행사를 하나 개최했다. 라는 것인데 계열사 천여 명의 임직원들이 모여 그룹의 비전을 공유하고 기업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해마다 여는 행사이다. 필자가 경영하는 KIC그룹은 13개 계열사가 전국 각지에 위치하고 있어 이런 행사는 그룹 구성원 간에 소통과 화합이라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 문화행사와 체육대회를 통해 임직원들은 호흡을 같이하고 땀을 흘리면서 우리는 하나다라는 동질감과 그룹의 힘을 느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커뮤니케이션의 장(場)은 없다고 필자는 생각한다.전주에서 열린 올해의 <한마음전진대회>는 다른 해와 달리 몇 가지 의미를 더 가지고 있다.우선, 그룹 임직원에게 필자의 고향인 전주를 제대로 알리고 싶었다. 전통과 문화가 남다른 곳이 아닌가.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점 십여 곳을 찾아 가도록 한 번거로운 일정이 뛰어난 맛으로 오히려 찬사로 되돌아오고, 한옥마을에 숙소를 배정받은 임직원이 다가와 뜨겁게 고마움을 표할 때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고향의 깊은 뿌리가 필자에게 다가왔다. 한편으로, 임직원에게 가능성이라는 무형의 자산을 느끼게 하고픈 마음도 있었다. 머지않은 장래에 전주는 새만금이라는 무한한 가치를 통해 대한민국의 중심축으로 거듭날 것인데, 임직원들에게 이런 전주, 새만금의 꿈과 전북의 비전을 미리 느끼게 하고 싶었음이다. 필자 또한 새만금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 그룹의 미래 신성장사업이 자리 잡게 될 전북을 임직원들이 미리 답사한다는 의미도 있는 것이다. 전주시민에게는 생생하고 활기찬 기업문화를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전라북도의 재정자립도가 매우 열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 소외된 기간이 길어진 탓에 도민들의 자신감과 열정이 희미해졌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여러 사람이 말하고 있다. 열정으로 가득한 천여 명의 임직원들을 통해, 아울러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출발해 그룹을 일군 한 사람의 성공을 통해 고향의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었던 것도 개인적 바람이었다. 그리고 필자가 앞서 본지의 <타향에서>란 지면을 빌어 약속했던 도내출신 기업인으로서의 책무를 잊지 않았음을 도민들에게 알리고, 또한 전북대에서 공학도를 위한 텐배거(10배성장) 전략 특강에서도 말했듯이 이 지역의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역할 등 스스로에게는 전북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앞장서겠다는 다짐을 되새기는 자리이기도 했다. <한마음전진대회>를 그룹차원의 행사로만 생각했다면 대형 휴양시설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게 임직원들의 편의를 위해서도 좋았을 것이었다. 그러나 필자는 앞서 얘기했듯이 도민에게 한 약속과 스스로의 각오를 다지기 위해 전체의 불편을 감수했다. 임직원들에게 장소에 대한 양보와 이해를 이끌어낸 후의 일이었지만, 임직원들의 후일담에서 전주방문이 타 지역의 행사보다는 몇 가지 느낀 점이 다르고 좋았다고 하니 기업문화를 한 단계 성숙시키는 계기가 된 것 또한 사실이다.다만 이번 행사의 한 취지, 즉 성장하는 것이 눈으로 보일 만큼 생동적인 한 그룹의 기업문화가 얼마만큼이나 고향 사람들에게 전달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시민들과 임직원들이 상호 교감하는 일정을 가지지 못한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전주는 뿌리 깊은 문화를 바탕으로 음식, 영화 등의 문화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일 것이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지역 내 문화 단체들 역시 예사롭지 않은 깊이로 임직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우리 그룹의 한 계열사와 교류하고 있어 이번 행사에서 특별공연을 한 도내극단 <명태>만 해도 뮤지컬 공연을 통해 중국에 진출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런 것 하나하나가 문화산업이고 고향 전주의 콘텐츠일 것이다. 필자 또한 전주를 중심으로 한 문화산업 클러스터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간다. 콘텐츠 발전기금 펀드가 그 한 예가 될 것인데, 또 하나의 숙제와 예향의 정취를 가슴에 안고 필자는 전주를 떠났다. /이상직(케이아이씨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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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1.01 23:02

[타향에서] 영화제와 유비쿼터스의 만남 - 정창덕

얼마 전 막을 내린 부산국제영화제는 유비쿼터스와 만난 최첨단 영화제였다.일명 u-PIFF 사업은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모바일 전자태그(RFID)폰(전자 태그 (RFID) 리더기가 내장된 휴대폰)을 통해 관람객에게 영화제 상영작품과 각종 이벤트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관객들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영화제정보를 제공받게 된다. 부산국제영화를 찾는 국내외 초청인사와 관람객들은 모바일 전자태그(RFID) 판독기가 내장된 휴대전화를 영화제조직위가 제공하는 태그(TAG)수첩에 갖다 대기만 하면 영화제 주요 일정과 상영작품 정보, 각종 이벤트와 뉴스 등을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보고 싶은 영화의 줄거리가 무엇인 지, 감독과 배우는 누구인 지, 언제 어디에서 볼 수 있는지, 현재 잔여 좌석은 있는지, 오늘 있을 이벤트는 무엇인 지 등 영화제의 모든 것을 자신이 가진 휴대전화를 통해 알 수 있어 필요한 정보를 구하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고 이리저리 발품을 팔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우리나라에는 세계 유명 영화를 상영하는 부산국제영화제 뿐아니라 자유독립소통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독립영화와 디지털영화, 제3세계 영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전주국제영화제(JIFF)가 있다. 이번 영화제와 유비쿼터스의 만남은 다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도 많은 콘텐츠들과 비즈니스 관련 사업들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독립영화와 디지털 영화, 제3세계 영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기 때문에 인지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앞으로의 유비쿼터스와 결합한 콘텐츠 개발은 독립영화의 발전과 인지도 상승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독립영화의 발전은 또한 영화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져 전북이 영상 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영화제 뿐만아니라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는 전북은 많은 드라마, 영화 세트장이 문화 관광지화 되어 있다. 한류 드라마 열풍이 일고 있는 지금 많은 중국, 일본, 동아시아 관광객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있으므로 유비쿼터스 환경의 자동 통번역서비스, 모바일 영화,드라마 광고서비스, 스타 이벤트 등의 적용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경치와 문화 콘텐츠들을 세계에 소개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현재 전주시에서는 문화산업진흥지구 지정을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문화산업진흥지구는 각각 영상 문화 산업과 유비쿼터스 관광문화산업의 거점으로 전주를 육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일원과 전주 정보영상진흥원, 한옥마을, 영화의 거리 일원이 그 장소로 포함 되어 있다. 이는 영화 및 디지털 영상과 U-city 기반 모바일 콘텐츠, 전통문화관광 등 3가지 분야를 연계해 전주를 디지털 영상 관광도시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기점으로 전주로부터 시작하여, 전북이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영화의 촬영지로 거듭나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경치와 문화를 세계의 많은 영화인들이 방문하여 보고 느끼고 그것을 배경으로 영화, 드라마를 촬영하여 우리나라 영화 촬영지 뿐만이 아닌 세계적인 영화 촬영지로서 발돋움 하고 최첨단 기술의 U-city를 보며 감탄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며 이 글을 마친다./정창덕(고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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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0.25 23:02

[타향에서] 전북을 복합소재산업 특화 지역으로 - 유희열

부품소재산업에 대한 중요성은 과거부터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으나 몇 가지 잘못된 이해가 있다. 첫째는 부품?소재산업의 대일 무역수지가 계속 적자라는 것이다. 둘째는 우리의 기술수준이 낙후되어있어 선진국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고 셋째는 그렇다보니 우리산업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부품?소재산업은 98년부터 흑자이고 일부 기술은 낙후되어있으나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아서 그렇지 상당히 높은 수준에 도달해있고 우리산업의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서 간과하고 있는 것을 지적한다면 바로 부품과 소재의 분류이다. 부품은 흑자산업인데 반하여 소재산업은 만성적인 적자라는 현실이다. 한국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서 세계 1위이지만 반도체의 핵심소재인 실리콘 웨이퍼와 LCD 액정은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렇듯 국내 주요 산업의 현실은 부품?완제품 흑자, 소재 적자라는 저부가가치의 이중적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동안 국내 기업이 절대적으로 의존해온 일본에 대한 소재산업부문 총 무역적자가 무려 449억 달러에 이른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산업의 기반이 되는 소재는 크게 금속과 화학, 세라믹으로 구분되며 부품?완제품 등 전방 산업의 성능?품질?가격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근간으로 공급사슬상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이다. 그러나 소위 100년 산업으로 일컬어지는 소재산업은 단기간에 육성하기 어렵다는데 문제가 있다. 장기간의 연구와 함께 개발투자 비용이 엄청나고 성공확률이 아주 낮은 고위험?고수익의 특성으로 소재원천기술 확보를 위해서 초기단계에서부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소재산업은 치열한 국제경쟁 속에서도 선진국이 느긋하게 향유하고 있는 알짜산업이다.정부는 2030까지 세계적 소재 30개의 원천기술을 개발?확보하기로 하는 이른바 소재 산업 발전방안을 내놓았다. 그동안 부품?소재를 묶어 지원해 왔던 것을 앞으로 부품개발은 민간 산업계로 점차 넘기는 대신 소재 개발에 정부투자를 보다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선택된 30개의 소재는 바이오, 차세대 반도체, 자동차, 에너지, 통신 등 차세대 성장 동력 산업의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늦었지만 개발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는 소재 기업에 대한 출자규제를 아예 없애고 해외에서의 공격적인 기술획득을 위해 인수?합병이 보다 용이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등 기업의 투자환경도 함께 개선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전라북도가 3대 신 성장 동력산업으로 추진 중인 첨단 부품?소재 공급단지 조성 사업이 국가사업으로 추진 필요성이 인정돼 사업의 탄력을 받게 되었다. 특히 소재의 가장 중요한 것이 기초기술인만큼 우선 연구기능을 확보하고 관련 산업을 유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이러한 연구 기능을 담당하기위해 KIST의 전북분원인「복합소재 기술연구소」의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등 전북이 21세기 우리나라 첨단 복합소재 연구개발의 허브로 성장할 기회를 맞고 있다. 전북이 소재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복합소재 전문인력 양성, 산?학?연 협력체제 구축, 혁신 인프라 구축, 금융세제지원 등에 대한 전략적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복합소재산업의 육성은 어렵고 힘든 과제이지만 차세대전지, 미래형자동차와 항공기, 지능형 로봇, 조선 등 그 시장성은 무궁무진하다. 늦게 시작했지만 일단 개발에 성공만한다면 장기간 블루오션이 될 수 있는 분야이기에 미래 국가의 먹거리를 위해 여기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다. 이제 그 중심에 전북이 서있는 만큼 복합소재산업의 독보적인 특화지역이 되어 지역경제 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경제를 살리는 역할을 감당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비단 필자만의 소망이 아닐 것이다. /유희열(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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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0.18 23:02

[타향에서] 전북의 밝은 미래를 엿보다 - 김대곤

'전북사랑나눔'이란 단체가 있다. 전라북도 거주 3백20여명의 회원이 참여하는, 유명하지도 크지도 않은 사회봉사 모임이다. 나도 회원이다. 서울 사는 몇 안되는 회원중 하나다. 모임의 창립 단계에서 가입 요청을 받았다. 봉사 자체보다 사진찍히기에 주력하는, 실제 활동보다 낯내기에 열심인 단체를 많이 봐왔기에, 그런 단체가 안될 것이라는 믿음을 전제로 회원이 됐다.이 모임은 2006년 11월 초 발족했다. 창립총회를 하던 날, 저녁 무렵부터 진눈깨비가 내렸다. 도로사정은 최악, 이런 날씨에 몇명이나 참석할지, 서울에서 온 내가 심란해졌다. 오후 7시 총회가 시작됐다. 당시 회원수는 1백30여명, 참석회원은 1백여명. 회원들이 모두 전주 거주자도 아니었다. 남원 순창 부안 등지에서 시간 맞춰 모인 사람들이었다. 낼 것만 있지, 받을 건 없는 모임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이었다. 괜히 감격스러웠다.회원들 스스로 회의장을 꾸미고, 먹을 음식을 장만한 조촐한 창립총회였다. 소위?자리를 빛내기 위해?초청한 유명인도 없었다. 회원들 간에 실제 활동 전에 선전부터 하는 모습은 보이지 말자는 공감대가 이뤄졌다는 얘기였다. 소위 명망가를 중심으로 요란하게 시작하는 단체, 그중에서도 사회에 봉사하겠다는 모임을 많이 보아왔다. 20여년 기자생활 때 그런 모임의 활동소식을 보도해달라는 부탁도 많이 들었다. 전북 정무부지사로 있을 때 그런 류의 행사에 자주 참석했다. 행사의 격을 높이기 위해 정무부지사 정도는 참석시켜야 한다는 강력한 권유 덕분이었다. 유감스럽게도 거창하게 시작한 모임들의 후일담은 거의 듣지 못했다. 회원 중에는 흔히 말하는 유명인사가 없다. 바로 옆집에 사는, 혹은 길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아저씨 아주머니들이다. 직장에 나가는 사람이나 집에서 가사를 돌보는 사람이나, 남녀를 불문하고 특별하게 내세울 게 거의 없는 평범한 분들이다. 그들이 선택한 봉사 아이템이 청소년교육이다. 소년소녀가장, 결손가정 아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다. 상대적으로 쉽게 할 수 있고, 사진 찍기도 좋은 경제적 지원 보다 리더십교육을 통한 자신감 부여와 대학 입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논술교육을 도와주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서였다. 고교 2학년 학생에게서 감동적인 편지도 받았다. 교육 받은대로 사람들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격려한 덕에 학생회장이 되었노라는 내용이었다. 4번 계획한 금년 교육 중 3번의 과정을 마쳤다. 웬만하면 모임에 참석했다. 크건 작건 남의 도움이나 돈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직접 몸으로 부딪치는 회원들의 모습도 자랑스러웠고, 학생들을 동생이나 자녀 돌보듯 신경써주는 태도도 보기 좋았기 때문이다. 그분들을 보면서 스스로를 되돌아 보는 시간도 가졌다.크게 내세울 게 없는, 역사도 실적도 거의 없는 작은 모임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이유가 있다. 내가 참여하고 있는 단체라서가 아니다. 남에게 요구하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봉사하려는 마음가짐이 아름답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남 탓 안하고, 드러내지 않으면서 남을 위하려는 태도가 우리의 미래를 열어가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런 분들이 주도세력이 될 때 전북의 발전은 저절로 이뤄지지 않을까? /김대곤(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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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0.11 23:02

[타향에서] '서해평화벨트(가칭)'에 붙여 - 이상직

추석을 앞두고 회사 경영으로 바쁘다는 핑계를 뒤로하고, 어린 시절 자랐던 곳을 둘러보며 모처럼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김제의 원평(초등학교)을 거쳐 모악산 자락의 금산사, 그리고 전주 중앙초등학교 교정에 이르기까지 어릴 적 동심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이 집이 어렸을 적 살았던 집이야? 너무 작다. 등 둘째 녀석의 호기심 어린 질문이 쏟아졌고, 삼삼오오 뛰놀고 있는 운동장이 아이 말대로 작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포근하고 아늑한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한편으로 희뿌연 흙먼지를 흩날리던 신작로가 아스팔트길로 바뀐 것 외에, 30~40년이라는 시간이 멈춰버리기라도 한 장소에서 무언가 허전함이 다가온 하루이기도 했다. 필자는 일 년에 두 차례는 주요 계열사 임원들과의 회의를 해외에서 하고 있다. 임원들이 세계 경제의 흐름과 변화를 직접 현장에서 느끼면서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었으면 하는 바램 때문인데, 올 두 번째 회의는 중국 상해에서 했다. 방문 길에 상해에서 98km 떨어진 우리 계열사의 현지공장이 있는 장가항(張家港)을 2년 만에 다시 방문했는데, 필자 나름의 예상을 조롱이라도 하듯이 빠르게 변해 있었다. 기업의 성장이 곧 지방정부의 성장이라는 기치 하에 2006년에는 전국 경제종합발전지수 100대 현(시)중 서열 3위를 차지하였다. 장씨(張氏) 일가의 조그마한 집성촌이었던 한 어촌이 10여년 만에 인구 120만 명의 잘 계획된 공업도시로 탈바꿈한 것이다. 중국의 성장을 많은 사람들이 실감하고 있다. 필자 역시 상해에 갈 때마다 변화의 속도를 피부로 느끼는데, 교통 혼잡을 피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항시 이용하는, 푸동공항에서 시내인 롱양역까지 8분만에 주파하는 쯔시엔푸라는 자기부상 열차가 그것이다. 중국은 이런 기술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푸동공항에서 290km 떨어진 항주(杭州)까지 29분만에 주파하는 자기부상철로공사를 시작하고 있다. 기마대의 스피드로 인류 역사상 최대 제국을 건설했던 칭기스칸을 쯔시엔푸에서 느꼈다면 필자가 너무 앞서가는 것일까. 중국은 더 이상 만만디(漫漫的)의 땅이 아니다.2007 남북정상회담이 10월 2일 평양에서 개최되었다.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평화와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를 모든 국민이 염원하고 있을 것이다. 필자는 특히 남측이 제안할 서해 평화 벨트(가칭)에 관심이 간다. 서해 평화 벨트 구상은 인천 - 개성 - 해주를 육지로 연결하고 서해상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는 것이 주요 골자로 되어 있다. 필자는 올 초 출간한 『텐배거-10배 성장전략』이라는 졸저에서 약간은 다른 측면에서 서해벨트를 상상한 바 있는데, 필자는 무한한 가능성의 땅 새만금과 스피드에 방점을 찍었었다. (중략)...서해벨트의 무한한 가능성을 외치며 상상한다. 문화와 물류 그리고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도시들 이른바 서해벨트, 우리 민족의 모순과 희망을 담고 있는 도시 개성, 세계 최대의 물류허브를 꿈꾸는 인천 그리고 거대한 세계문화의 땅 새만금, 이 서해벨트를 10분 내외로 넘나드는 자기부상열차가 눈앞에 펼쳐졌다. ...(중략)전라북도와 중국을 넘나들었던 올 9월은 참으로 만감이 교차했다. 하지만 서해(전북)의 가능성을 확인한 시간이기도 했다. 더 이상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인 논쟁이 난무하지 않는 전북. 기업인의 창의성, 지방정부의 리더십, 주민들의 열정을 모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는 전북. 이런 고향이 되길 기대해 본다. 우리라고 못할게 없다. 중국의 조그마한 어촌도 두바이 못지않게 오늘도 묵묵히 가치를 창조하고 있지 않은가. /이상직(KIC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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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0.04 23:02

[타향에서] 믿을 수 있는 먹걸이 전북이 열어가자 - 정창덕

얼마 전 중국에서 백반등의 화학약품을 가짜 달걀을 만들어 팔았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어떻게 사람이 먹는 음식을 화학 약품으로 만들어 팔려고 했는지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그렇지만 비단 중국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만두 파동, 김치 파동 등 여러 음식에 관한 믿지 못 할 일들이 있었다. 심지어 학교 식당으로 급식되는 음식까지도. 타지에서 생활을 하며 고향을 맛을 찾아 간 식당에서도 그런 음식을 먹게 될까 두려워하며 이제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 깨어져 가는 세상이 되어 가는 것 같아 그 기사를 바라보는 마음이 더욱 더 착찹해진다. 농경사회를 이루었던 예로부터 농부의 땀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쌀 한 톨도 아끼며 감사히 먹고, 먹는 걸로 장난치지 말라는 말을 어렸을 때부터 수없이 들으면서 자라왔지만, 이제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똑같은 말을 하기에 너무 부끄러운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어른들이 먼저 사람이 먹는 음식으로 장난을 치고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세상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신뢰를 지키며 작물을 키우고 재배를 하는 믿을 만한 농산품을 생산하는 농민들도 많다. 그럼 소비자로서 그 물품들을 믿고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그것이 바로 농산물 생산 관리 정보시스템이다. 농산물을 누가 어떤 방법으로 생산했는지어떤 첨가물을 첨가했는지에 대한 모든 정보를 입력할 수 있고, 읽을 수 있는 전자테그(RFID:컴퓨터기능이 바코드처럼 들어가서 데이터입력이가능하고 리더기를 통해읽을 수 있는,현재 교통카드 및 고속도로 하이패스 시스템에 적용)를 이용한 이 농산물생산관리정보시스템이다.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전자테그(RFID)를이용하여 많은 종류의 농산물에 대한 각각의 원산지, 재배방법, 생산자의 정보 및 출하정보 뿐만 아니라 유통과정에서도 입출고 관리가 가능하며 매장에서 소비자가 농산물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확인해 볼 수 있도록 개발된 시스템이다. 이웃 일본에서는 이미 실험을 끝내고 일부적용중이다 소비자는 매장에서 뿐만 아니라 인터넷 사이트 및 모바일을 이용하여 농산물의 생산정보를 확인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는 농산물의 유통경로의 투명성과 농산물의 안정성을 보장 받고, 생산자는 자신의 우수한 농산물을 직접 소비자와 유통업체에 알려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으며, 또한 더 우수한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마음도 생기게 되어 농업의 경쟁력을 향상 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2007년 06월18일자 뉴스에서는 농림부와 한국농림수산정보센터가 기존 농산물이력추적관리시스템의 업무프로세스 통합과 정보체계 표준화를 위하여 '07년 농산물이력추적 통합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자동화의 힘을 빌려서 소비자가 더욱 쉽게, 그리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사람과 사람간의 신뢰, 먹거리에서만은 꼭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산자들이 먼저 소비자를 향해 믿을 수 있는 농산물로써 손을 내밀었다. 이제는 우리 소비자가 원산지를 알 수 없는 수입 농산물보다 우리 농산물의 손을 잡아 줘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전자테그(RFID)는 한우및 수입쇠고기 판별시범사업 그리고 재고관리 도서관시스템,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적용되고 있다 이제 수입 농산물보다 믿을 수 있는 우리 농산물에 농산물생산관리 정보시스템을 적용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맛과 멋과 예향의 고장, 그리고 서울, 개성과 함께 한국 음식을 대표하는 전북! 믿을 수 있는 우리 먹거리로 만든 먹음직한 음식들로 풍성한 한가위를 떠올리며 이 글을 맺는다. /정창덕(고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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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9.27 23:02

[타향에서] 전북 생물자원, 곤명시와 연계를 - 유희열

오늘날 바이오산업은 21세기 국가 경쟁력을 주도할 핵심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물자원의 가치와 중요성도 날로 커지고 있다. 그 이유는 생명공학기술의 발달로 생물자원을 이용한 신품종, 신작물, 바이오신약 등 고부가가치 산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생물산업의 관심을 한층 고조시킨 식물에서의 쾌거는 최근 스위스제약사 로슈에서 스타아니스의 함유 성분을 이용하여 조류독감치료제인 '타미플루를 개발하여 지난해 21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일이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널리 재배되는 상록수의 일종인 스타아니스라는 나무의 열매는 중국요리 특유의 향을 내는 대표적인 향신료로 사용되어 왔다. 미국 그레이드사는 인도의 자생종인 님(neem)나무로부터 생물농약성분을 추출해 특허를 받기도 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시판되는 의약품의 60~70%는 생물자원에서 나온다고 하여 생물종의 분포와 서식지 등 생물자원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각국마다 진행되고 있다. 생물자원의 중요성을 인지한 선진국은 오래 전부터 개발도상국의 생물자원을 확보해 다양한 신약과 신품종 개발을 주도해오고 있다. 늦게나마 우리 정부도 바이오산업의 기초원자재인 생물소재를 확보하여 국내 연구자에게 공급함으로써 효율적 연구기반을 조성하고자 생명공학연구원을 주축으로 남아프리카, 말레이시아, 코스타리카 및 중국 곤명(昆明)에 생물소재 연구센터를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필자는 최근 중국 곤명에 소재한 한-중 생물소재 연구센터를 방문하여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현지 농업과학원 원장을 만나 중국과 공동연구 현안 및 활성화 방안을 협의한바있다. 봄의 도시란 뜻을 지니고 있는 곤명은 운남성(雲南省)의 성도(省都)로 운귀(雲貴)고원 해발 1,894m에 자리하고 있는데 기후는 아열대성으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철에는 온화하여 사람살기에 편하고 좋다. 중국 23개 성(省) 중에서 서남부에 위치한 운남성은 남한 면적의 4배에 달하는 광대한 지역으로 최저 76.4m에서 최고 6740m의 해발 지역으로 복잡한 지형 지리적 조건을 가지고 있으며 열대지역과 고원 만년설지역까지 다양한 기후분포 속에 양자강(長江), 메콩강(瀾滄江), 노강(怒江)의 상류가 지나가며 홍하(紅河), 주강(珠江)의 발원지인 5대 수계를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지형지리, 기후 조건이 수많은 생물들의 진화의 터전으로 보전되어 현재 중국 전체 31,142 식물종 가운데 운남성에 약 17,200종이 분포하며 동물, 곤충, 버섯류를 포함한 미생물류의 왕국으로 지칭될 정도로 생물다양성이 높다. 지리적 인접성도 좋아 태국, 미얀마, 라오스, 월남, 캄보디아, 네팔, 몽고, 러시아 지역으로의 자원 확보 전개도 가능하며 이 때문에 현재 대규모 공항을 건설중에 있다. 근래에는 세계 많은 나라의 국가 연구기관이나 유수의 바이오산업관련 기업들이 곤명시와의 협력을 통하여 생물자원확보, 천연신약개발, 기능성식품들을 개발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스위스, 일본, 미국의 대기업들은 곤명시의 식물연구원과 국제 공동연구를 추진 중에 있다 때마침 전라북도가 농업생명클러스터 중심지역으로 개발계획이 확정되었고, 특히 생명공학연연구원 정읍분원, 안전성평가연구소, 방사선연구원 등 식품의 안전성과 기능성확보를 위한 첨단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농촌진흥청과 그 산하 농업과학기술원, 농업생명공학연구원 그리고 한국식품연구원 등 농식품 관련 8개 공공기관이 혁신도시로의 이전이 예정되어 있어 생물다양성 연구 및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성장할 기회를 맞고 있다. 이러한 기회를 잘 활용하기위해서 생물자원의 보고인 곤명시와 지역간 협력관계를 맺고 바이오산업의 기초원자재인 생물자원을 확보하여 천연신약, 식품의약 및 기타 산업용 천연소재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생물자원 확보는 21세기 바이오경제 선진국 도약의 필요조건이며 현대를 사는 우리와 더불어 후손들의 경제적 먹거리로 남겨주어야 할 중요한 재산임을 잊지 말자 /유희열(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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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9.2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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