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타향에서] 장수 기업의 비결 - 유희태

유희태(기업은행 부행장)

기업을 경영하는 것도 어렵지만 성공하기는 더욱 힘들다. 성공한 기업인의 경우 한 평생을 기업발전과 운명을 함께하였지만 2세에게 사업을 승계하라고 하기가 쉽지 않다. "오랜 세월동안 갈고 닦아 경쟁력을 갖춘 전통 산업기술을 물려주고 싶어도 배우려는 사람은 외국인이 대다수이니 걱정입니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국가의 장래가 걱정되고, 앞으로 새로운 사회적인 문화 형성이 필요 한 것 같다. 인간의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있지만 급여 생활자의 경우 직장에서 능력에 관계없이 일정한 나이가 되면 퇴직을 할 수 밖에 없다. 반면 연속성 있고 경쟁력 있는 기업을 영위하는 기업인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기업에 관여하면서 사회활동을 계속할 수 있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 한다.

 

산업변화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필자가 다니는 직장은 금융업인 만큼 많은 기업인을 만나게 된다. 급변하는 기업 환경 속에서 처절하리만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성공하기 위하여 불철주야 노력하는 기업인의 모습을 자주 대하게 된다.

 

인간의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있는 반면 기업의 수명은 점점 짧아져 가슴이 아프다. 대한상공회의소 발표에 따르면 유럽과 일본기업의 평균수명은 12~13년에 달하는데 비하여 우리나라 신설기업의 40%는 5년을 버티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필자가 7년 전에 만난 명화금속(주) 임 정환 대표는 벌써 칠순을 훌쩍 넘겼다.

 

20세에 기업을 창업하여 현재는 종업원 250여명의 종업원으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 이업종교류회와 봉사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나사제품 하나로 전문화함으로써 세계일류화 상품에 선정 되는 등 후배 기업인으로부터도 부러움을 받고 있다.

 

이 기업이 50여 년 동안 꾸준한 발전을 기할 수 있었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한 가지 업종으로 세계 1등 제품을 만들겠다는 각오와 열정으로 산업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응이다. 또 적극적인 기술개발 투자를 통해 시장에서 필요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의 귀결이라고 본다.

 

회사를 방문하면 나란히 진열된 200여개의 특허품과 자료들은 그간의 노력과 땀의 집합체다.

 

임 대표는 슬하에 4명의 딸을 두고 있다. 그는 전통산업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철강재를 원재료로 하는 기업을 경영하지만 2명의 딸에게 경영수업을 시키고 있다. 두 딸은 부친을 닮아서 그런지 기업주 자녀들의 모임인 차세대 이업종 교류회 모임에 참석해 정보교환과 적극적인 토론에 참여하는 등 대견스러운 모습니다. 대체로 오랜 전통을 이어오면서 작지만 강한 기업이 많은 나라 하면 일본을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기업의 장수에 대한 오랜 연구 과제중 하나로 '기업의 가족 승계'를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다. 직계가족이 경영을 이어 받는 것이 어려울 때나 자녀가 없을 시에는 입양을 시켜서라도 가족에 의해 기업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만큼 기업 환경의 많은 변화 속에서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어렵기 때문에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라고 하니 '가족승계에 의한 장수기업'을 심사숙고 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일본기업의 가족승계' 연구 눈길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듯이 국내 기업의 수명도 길어져야 한다. 임대표의 경우 기업의 변함없는 발전과 존속을 위해 딸 자녀에게 경영승계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 일류제품을 생산하는 이 기업을 자녀가 승계하여 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기술개발과 꾸준한 투자로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고, 투명한 경영과 윤리경영으로 기업경영을 꾸려간다면 장수할 기업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도 이제 장수기업의 비결에 대해 다양한 방면으로 분석하고 연구해야 한다. 일본에 천년의 역사를 지닌 떡꼬치 집이 있듯이 50년을 훌쩍 지나 100년이 넘도록 장수하는 중소기업이 많아질 때 많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고 사회의 경제적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가장 중요한 사회의 안전판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

 

/유희태(기업은행 부행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사건·사고경찰, ‘전 주지 횡령 의혹’ 금산사 압수수색

정치일반‘이춘석 빈 자리’ 민주당 익산갑 위원장 누가 될까

경제일반전북 농수축산물 신토불이 대잔치 개막… 도농 상생 한마당

완주‘10만490명’ 완주군, 정읍시 인구 바싹 추격

익산정헌율 익산시장 “시민의 행복이 도시의 미래”